소설리스트

딥웹 MK-130화 (1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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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야

코야 리코를 만나러 일본에 갈 준비를 하면서 나는 그 얘기를 연우에게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했다.

결국에는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연우가 그 일에 대해서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고, 연우의 마음을 괜히 불편하게 할 필요가 없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내가 다른 여자들과의 육체적인 관계를 포기하는 게 어려울 거라는 것은 연우와도 이미 몇 차례 얘기를 한 적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그 얘기를 했을 때는 분위기가 꽤나 험악해졌었다.

“이미 충분히 알아들었으니까 귀가 닳도록 매번 말할 필요는 없어요!!”

라고, 연우가 굉장히 화를 내버렸던 것이다.

그러고는 엉엉 울어버리기까지 했는데, 그래. 내가 죽일 놈이지. 내가 죽일 놈이야.

나중에는 내가 너무 미안해하면서 너무 연우 눈치를 봤더니 결국 연우가 먼저 풀어주기는 했는데 그때 큰 깨달음을 얻었다.

한 얘기를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면 연우가 굉장히 빡친다는 것.

깊이 빡쳤을 때의 연우는, 이연우 성격 좋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냐고 수소문해서 일일이 따지게 만들고 싶을만큼 무섭다는 것.

‘그래. 그래. 조용히 갔다 오는 거야.’

돌아왔을 때는 내 똘똘이의 발기 문제도 완전히 해결돼 있기를 바라면서 나는 가방을 꾸렸다.

***

코야 리코는 공항에 나와 있었다.

그리고 논스톱으로 나를 축제가 벌어지는 마을로 데려갔다.

나는 코야에게 왜 다른 번역가를 구해서 작업을 하지 않았냐고 물었고 코야는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코야는 어느 정도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알았다.

그래서 요구하는 것도 까다로웠던 듯했다.

코야는 자기가 내 번역 초고를 퇴짜 놓은 것에 대해서 사과했다.

나도 그다지 원고가 마음에 들었던 게 아니라서 최선을 다하지는 못했다고 말하면서 소소하게 복수를 했다.

코야 리코의 얼굴은 당장에 붉어졌고 너무 당황한 것 같아서 내가 뒷수습을 해 줘야 했을 정도였다.

그 정도 선에서 휴전을 하기로 하고 우리는 초야 축제에 대해서 얘기했다.

그걸 축제라고 부른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좀 낯설게 느껴졌다.

초야 축제에 참가하는 여자들이 그걸 좋아하는지, 나는 그게 궁금했다.

내가 그걸 물었더니 어느 정도는요, 라고 코야가 대답했다.

“거기에 참가하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은 참가하지 않아도 되는 겁니까?”

“표면적으로 강제하는 방법은 없지만 그러면 눈치가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외부 세계와 교류가 거의 없고 보수적인 곳이예요. 전통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곳이고요. 여자나 남자 모두, 때가 되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게 당연한 곳이고요.”

“초야 축제 때는 난교가 이루어지는 건가요?”

“난교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여자들은 한 차례의 경험만 하게 돼요.”

“그럼…. 남자들이 여러 명 동원되겠네요?”

“능력에 따라서 다르겠죠. 이번에는 특히 더 많은 거고 다른 때는 세 명, 네 명 정도라서 어떻게든 됐나봐요. 그리고 꼭 사정을 해야 하는 게 아니고 삽입을 하면 되는 거니까.”

코야 리코는 역시 코야 리코답게 내 앞에서 그런 말을 잘도 하고 있었다.

그동안 출판사를 끼고 연락을 하거나 메일을 주고 받기는 했어도 얼굴을 마주 보고 얘기를 하는 건 처음인데.

어쨌거나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건 몰라도 발기력이 좋아야 하고 발기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남자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야의 말대로, 사정이 목적이 아니라 삽입이 목적인 거니까.

나는 자연스럽게 온천에 대해서 물었다.

코야 리코는 곧바로 그곳의 노천 온천에 대해서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나온 홍보대사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노천 온천 홍보대사 같다고 내가 말하자 코야 리코는 자기가 실제로 그 온천 홍보대사라고 말했다.

정말요? 라고 물으면 깔깔대고 웃으면서 농담이예요, 라고 할 것 같아서 나는 믿기지 않는 것을 그냥 믿기지 않는대로 놔두었다.

코야는 나를 놀려먹을 기회를 놓친 것 때문에 억울해 하는 것 같은 얼굴이었다.

“가을엔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데 가을의 노천 온천은 또 그것대로 그 맛이 있거든요. 나는 가을의 노천 온천이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주위에 단풍 나무들이 있고 온천에 그 색깔이 그대로 담기면 굉장히 희한한 기분이 들어요. 그런 색 물 속에서 몸을 담고 있으면 몽환적인 기분이 들죠. 현실감이 좀 사라지고.”

코야 리코의 열변에 나는 금방 기대감을 가졌다.

단풍으로 물든 온천. 거기에 단풍잎이 드문 드문 떨어져 있기라도 하면 정말 운치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온천 여관이 영업을 안 하는데 제가 부탁을 했어요. 한국에서 오신 특별한 분이 계셔서 꼭 그곳에서 묵어볼 수 있게 해 드리고 싶다고 했죠.”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러다가 나는 문득 호기심이 일어 코야를 바라보았다.

“혹시 그 마을 출신입니까?”

코야는 대답대신 씽긋 웃어보이기만 했다.

어쩐지.

상상으로만 풀어낸 얘기라기엔 대단한 현실감이 묻어있더라니.

“그곳 출신이면 취재니 뭐니 그런 걸 따로 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요? 다 아는 사람들이고 친척들이겠는데. 그 분들이 잘 알려주지 않아요?”

내가 물었다.

“그래도 형식을 갖춰서 들어가면 좀 더 진지하게 얘기를 하게 마련이니까요.”

“그래요? 나는 오히려 반대일 것 같은데.”

“사람마다 다르죠.”

코야 리코는 여전히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어린 나이에 성공한 여자 특유의 자신감과 오만함, 치기 같은 것이 보였지만 그게 밉게 보이지는 않았다.

뭔가 코야에게서는, 커다란 상처를 억지로 감추고서 자기는 아무렇지 않다고 호기를 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나서 나는 코야를 괴롭히고 싶다는 마음을 일찌감치 접어버렸다.

우리는 여관에 가서 짐을 풀기전에 먼저 노천 온천에 갔는데 코야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가을의 노천 온천은 대단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부드럽게 펼쳐진 계곡이 나에게는 낯설지 않았다.

그곳에서 여자들이 놀고 있었던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영상에서 봤던 것과 똑같은 계곡이었다.

석양과 단풍으로 주홍빛으로 물들어 있는 온천을 보고 나는 감탄했다.

아름답다는 생각만 할 뿐 족쇄를 찬 것처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부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나에 비해서 코야는 그 지역 출신답다고 해야 할지, 스스럼없이 그 앞에서 옷을 벗었다.

절경을 대하는 태도도, 그곳에 직접 사는 사람과 지나가면서 구경하는 사람 사이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았다.

“뭐해요? 들어와요.”

“가운도 없는데요?”

“그런 게 뭐가 필요해요? 온천은 아무 규칙도 안 만들었어요.”

나는 잠시 멍해진 채로 넋을 잃은 듯이 코야를 바라보았다.

코야는 차근 차근, 남김없이 옷을 전부 벗고 온천에 발을 담갔다.

그런 코야를 보고 있다가 나도 곧 코야를 따라했다.

나는 코야가 앉은 곳에서 일부러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초면에 너무 가까이 앉는 것은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였지만 내가 둔 거리 때문에 코야의 몸을 제대로 구경할 수가 있었다.

내 페니스는 그간의 부진을 씻고 그대로 벌떡 일어섰다.

페니스가 순식간에 단단해지면서 배꼽 근처까지 올라가 달라붙어 버렸다.

오랫동안 뽑아내지 못한 탓에 고환은 단단하게 차올랐고 붉은 귀두에서는 짜릿짜릿한 통증까지 느껴졌다.

코야 리코는 나를 의식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저 자연스럽게 온천을 즐기고 있을 뿐이었다.

그곳에 자연과 자신만 있는 것처럼.

나야 땡큐지.

코야가 눈을 감고 있는 동안 코야의 몸을 마음대로 훑어볼 수 있으니.

볼륨감이 넘치는 잘 빠진 몸매의 코야는 물 속에서 팔을 움직이며 찰방거리면서 물결을 일으켰다.

매끈하게 잘 빠진 몸을 보면서 어찌나 흥분이 되는지 이제 내 페니스에서 느껴지는 동통이 점점 강해졌다.

나는 코야가 눈을 감고 있는 틈을 타서 물 속에서 페니스를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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