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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야
“그게 아니라. 우리는 나이 차이가 한 살도 되지 않거든요. 우리 때에 유난히 많은 아이들이 태어났대요.”
그런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알 필요는 없었기에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가만히 놔두면 일찍 태어난 순서대로 해서 자기들끼리 쭉 줄을 서고 생일까지 읊어댈 것 같은 기세였다.
초야 축제는 나에게 프리 섹스 존이나, 만남 사이트 정도의 의미밖에 갖지 않았다.
다만 여기에서는 성경험이 없는 여자들을 상대로, 여자들에게서 순결을 거두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섹스를 하게 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들을 통해서 화장지를 얻기만 하면 되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면 되죠?”
내가 말하자 그때까지 줄곧 말해왔던 여자가 나를 바라보았다.
“원래 하던 방식대로라면. 초야를 치르는 여자들은 각자 방에 들어가 있고 선생님이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해 주시면 돼요.”
해주신다라.
이건 뭐.
갈수록 분위기가 좀 이상해지는 것 같기는 했다.
왠지 내가 사이비 종교의 지도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 여자들은 나에게 전적으로 복종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
나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라 자기 마을에서 퇴출당하지 않고 마을에서 인정받기 위해서 그러는 거기는 했지만.
온천 여관에는 방이 여섯 개가 있었다.
여섯 개의 방에 모두 한꺼번에 들어가지는 않았고 한 방에 하나씩 들어가고서 순서가 되지 않은 여자들은 계곡이나 온천으로 가서 놀다가 순서가 되면 올 모양이었다.
별로 긴장감도 없는 듯한 모습이, 진짜로 그들에게는 이것이 축제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나는 미리 차려진 식사를 하고 샤워를 마쳤다.
들어가기 전에 혼자서 스마트폰을 켜고 몸캠 영상 사이트에 접속해서 현재 스코어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늘 저녁이면 디나이얼 아이템을 얻게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나는 첫 번째 방으로 들어갔다.
그 뻘쭘함이라니.
“안녕하세요. 이시시타 아라이입니다.”
이시시타는 나에게 줄곧 대답을 해 주었던 본가의 여자였다.
스물 세 살이었고 제법 당차게 생긴 여자 같지만 웃을 때 꼬마 악마처럼, 양쪽에서 토끼같이 뻗은 니가 드러나 귀여웠다.
밖에서 얘기를 할 때는 보이지 않았었지만 둘이서 얘길 하면서 보니 웃음이 귀여웠다.
“집성촌이면 다들 성이 이시시탄가? 코야는 필명이라서 그런 거고?”
내가 물었다.
“처음엔 집성촌이었지만 이제는 다른 성씨를 가진 사람들도 많아요. 초야 축제를 계속 하는 건 풍습을 잇는 의미가 더 강하고요. 근친혼을 방지하자는 의미는 이제 아주 적어졌죠.”
“풍습?”
“좋은 기운을 가진 사람들과 첫 관계를 하면 그 사람의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다고들 하니까요.”
풍습이 생겨나는 이유만큼이나, 풍습이 유지되는 이유도 희한했다.
"다른 성씨의 사람들이 많이 있으면 적당히 그 중에 골라서 연애를 해도 되는 것 아닌가? 초야 축제를 치를 것 없이."
"그렇긴 한데. 초야 축제 때까지 순결을 지키는 건 우리의 전통이니까요."
뭔가 말이 안 맞는다.
근친혼을 막으려고 이웃 마을 사람과 결혼을 하고, 그 이웃 마을 사람들은 처녀를 싫어하고, 그래서 온천 여관에 찾아온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처녀들의 순결을 가져가게 한 거라면서 이제는 초야 축제때까지 순결을 지키는 게 전통이라니.
그러다가, 전통이라고 이어져 오는 것들이 그렇게 다들 모순적인 면을 띄게 될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전통이 생겨난 취지는 점점 퇴색되고 잊혀지고, 시대에 따라 또다른 의미들이 계속해서 부여되다보면 그럴 수 밖에없을 거라는 생각.
“좋아. 그럼. 아라이. 좋은 기운을 줘볼까?”
“네. 잘 부탁드립니다.”
섹스를 하기 전에 그렇게 쾌활한 녀석은 본 적이 없었다.
뭔가 운동 경기에 앞서서 으쌰으쌰하는 것 같은 분위기로 잔뜩 업 시켜놓고 '이제 맡겨만 주세요' 라는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으니 뭘 어쩌라는 건가 싶었다.
분위기가 천천히 무르익어가면서 흥분이 되어가며 서로 탐색전을 펼치는 그런 과정이 은밀하게 진행이 돼야 할 텐데 아라이는 그런 분위기 따위는 개나 줘 버리라는 듯이 패기가 넘쳤다.
“어…. 아라이. 아라이라고 불러도 되지?”
“네.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불러주세요!”
“어. 아라이. 용감하고 씩씩한 건 좋은데 이런 분위기에서는 그런 게 좀. 응. 안 어울리는 것 같아.”
“어머. 그럼 어떻게 할까요?”
아라이는 자기가 아주 잘 하고 있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가 엄청나게 당황을 한 것 같은 표정이었다.
“아니. 아니야.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라이한테는 아라이만의 스타일이라는 게 있겠지. 내가 한 말은 못 들은 척 해 줘.”
“그래도 이미 다 들어버렸는데요? 아하하하하하.”
그저 인생이 즐겁기만 한 녀석인가보다.
내가 아라이의 목에 손을 감고 아라이의 얼굴을 천천히 끌어 키스를 하려고 했더니 아라이는 목에 힘을 주어 버텼다.
결국 나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라이. 내가 리드하면 거기에 좀 따라줄래?”
“아! 그래야 되는 거예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몰랐어요. 저는 저를 잡고 일어나시려는 줄 알고.”
“그래. 그랬던 것 같네. 그런데 혹시 산골이라서 인터넷 연결이 안 되거나 컴퓨터도 못하고 그래? 혹시 야동 같은 것도 본 적 없어?”
“야동요?”
이 녀석.
정말로 아무 것도 모르는 건가?
나는 아라이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어주고 내 바지 버클을 풀었다.
“그럼 지금까지 남자의 물건을 본 적도 없어?”
“어렸을 때 남자 애들 고추를 본 적은 있죠.”
“그래? 고추말고 진짜 자X를 본 적은 없어?”
아라이의 얼굴이 붉어졌다.
“만져본 적도 없고 빨아본 적도 없어?”
“…….”
“아라이.”
나는 그 말이 나를 흥분시켜서 물었던 거였는데 아라이에게는 그게 부담스러운 질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
아라이가 알고 있는 남자들 중에는 처녀가 재수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아라이에게는 내 질문이 추궁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라이. 내가 네 첫 남자가 되는 거지?”
“부탁드립니다!!”
역시 씩씩하게 아라이가 대답했다.
“그래. 나도 잘 부탁해.”
나는 페니스를 드로즈에서 꺼내면서 말했다.
아라이의 눈 앞에서 내 페니스가 점점 발기되었다.
아라이는 처음에 조그만 했던 페니스가 발기되며 단단해지면서 굵기와 길이가 커지는 것을 보고 경악스러운 듯이 눈이 점점 커졌다.
“아아아아아아????”
아라이의 눈과 입이 거의 비슷하게 동그랗게 떠졌다.
“그거! 왜 그러는 건가요????”
“발기되는 거야. 사랑할 준비가 되는 거지.”
“우와, 대단한데요? 그리고. 어. 그게 이제 여기로 들어오나요?”
아라이가 자신의 성기를 가리키면서 물었다.
“응. 거기로 들어갈 거야.”
“네! 부탁드립니다!”
아라이는 벌렁 드러누워서 자신의 허벅지를 두 손으로 잡고 다리를 들어 올렸다.
“그런 자세는 어디에서 배웠어?”
“엄마가 알려줬어요. 이렇게 하고 있으면 나머지는 선생님이 알아서 해 주실 거라고 했어요.”
“음. 그래.”
귀여운 녀석.
나도 아라이의 말처럼, ‘이제부턴 맡겨만 주세요!’다.
내가 아라이의 입술에 키스를 하자 아라이는 코로 숨을 쉬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다.
내가 아라이의 입술을 막으면서 이리 저리 방향을 바꿔가며 코까지 누르게 되자 아라이는 놀라서 바둥거렸다.
“선생님? 이러면 숨은 어떻게 쉬죠?”
발갛게 부풀어 오른 입술을 쫑알거리며 아라이가 말했다.
“몇 초 정도 안 쉰다고 해도 안 죽어.”
“아아!!!”
대단한 깨달음을 얻은 것 같더니 몇 초만에 아라이는 내 어깨를 토닥거렸다.
“선생님??”
“왜?”
“정말로 숨이 많이 막히는데요?”
“알았어. 코는 누르지 않도록 할 테니까 그럼 코로 숨을 쉬어봐.”
“넵!”
아라이는.
굉장히 열정적으로 코로 숨을 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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