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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나이얼 아이템
이재인 트레이너는 근성이 없다고 나를 몰아세웠고 한 번만 더 해 보라고 하면서 나를 도와주었다.
그러면 나는, 이건 당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젖먹던 힘을 쥐어 짜내 주는 거라는 듯이 얼굴을 잔뜩 구겨가면서 횟수를 채웠다.
그러다가 이재인 트레이너가 프로토 샵의 메니저로 뽑혔다는 소식을 들은 날, 이재인 트레이너는 나에게 그 소식을 전해주었다.
이제 자기는 그쪽으로 출근을 하게 될 거라면서 잔뜩 들뜬 얼굴로 그 얘기를 전한 이재인 트레이너는 앞으로 나를 못 보게 되면 서운할 것 같다고 했다.
“거기에선 몇 시에 퇴근하는데요?”
내가 물었다.
“다섯시면 일은 전부 끝날 것 같아요.”
“그럼 끝나고 여기에 와서 일하면 되잖아요.”
“거기가 시설은 훨씬 좋고 운동하기도 편해요. 여긴 회원님들이 많아서 내가 원하는 운동 루틴대로 하는 게 힘들 때도 있거든요.”
“아아…….”
내가 풀 죽은 표정을 하자 이재인 트레이너가 나를 바라보았다.
“혹시 괜찮으면.”
“네?”
활짝 밝아지는 내 얼굴.
“개인 트레이닝을 해 주기로 한 것도 있으니까 거기에서 할까요?”
“다른 사람들은요?”
“다른 사람들은 이미 다른 트레이너들한테 넘겼어요.”
“근데 나는 왜요?”
“전에 말했잖아요.”
“뭘요? 언제요?”
생각나는 게 있을 것 같기도 했지만 모르는 척 물었다. 나한테는 사기를 치지않고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고 했던가 하는 그 얘기일 것이다.
“아. 그래서 어쩔 거예요? 그렇게 할 거예요?”
“나야 좋죠.”
이재인 트레이너의 얼굴도 밝아졌다.
이재인 트레이너의 계약서에는 프로토 샵에서 개인 트레이닝을 하는 등 영리목적의 행위를 금하는 내용이 명기되어 있었다.
이재인 트레이너는 지금 그 내용을 위반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 계약서에 적힌 갑이 나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근데 돈은 돌려드릴게요. 돈을 받으면 안 되거든요. 그곳에서 피티를 하는 등의 영리목적 행위는 금지돼 있어요. 사실은 외부인을 출입시키는 것도 금지되는 건지 몰라요. 그런데 계약서에는 그 내용이 확실히 없었으니까 문제가 되면 일단 우겨보기로 하고….”
어라. 이 분 좀 보소. 내가 누군지 모르고 계약서 조항 가지고 위험한 줄타기를 하려고 하신다.
나는 그 상황이 재미있었다.
내가 누군지 모르고 나를 위해서 위험을 감수해 주려는 이재인 트레이너를 보고 있으려니 자꾸 웃음이 나오려고 해서 웃음을 참느라 혼이 나기는 했지만.
그리고 내가 상상하고 계획하고 원했던 생활이 시작되었다.
프로토 샵에는 각종 운동 머신들이 들어찼고 그것을 이용해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재인 트레이너는 머신에 대해 설명해 주고 운동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혼자서 일 하는 것이 벅찬 감이 있을 것 같아서 다른 사람을 추가로 채용해 주었냐.
그건 아니고.
그냥 예약제 시스템으로 변경해 운영하도록 했다.
와서 상담을 받고 싶은 사람은 예약을 하고 와서 볼 수 있도록.
영업 시간 외에 이재인 트레이너는 온전히 내가 가질 수 있었다.
나답지 않게 아직 이재인 트레이너에게 확 다가가서 대시를 하지는 못했지만 그 썸타는 기분도 나쁘지 않아서 밀당을 이어나가는 중이었다.
이른 시간에 영업이 끝나고, 나는 시간을 맞춰서 그곳으로 향했다.
이재인 트레이너는 그날 성사시킨 계약이 많았다면서 자랑을 했고 자기한테 이런 기회를 준 정스 짐 대표이사님한테 너무 고맙다는 얘기를 했다.
그 얘기를 나한테.
자기는 몰랐겠지만 제대로 인사를 하고 있는 거다.
이재인 트레이너는 대회에 맞춰서 목표를 세웠고 사람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운동 루틴을 짜서 그걸 수행해 나갔다.
그러면서 내 운동도 봐 주었다.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나한테 자기가 운동할 때 보조를 해 달라는 말도 했다.
나를 어디다 써 먹겠다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거나 나도 거부를 하지는 않았다.
“다쓰, 여쓰, 일고오오오, 여들!”
다섯, 여섯, 일곱, 여덟을 그렇게 세고 있는 이재인 트레이너 때문에 자꾸 웃음이 나려고 해서 내가 팔을 부들부들 떨자 이재인 트레이너가 바벨을 잡아 걸어주었다.
“왜요? 힘들어요?”
“아니. 왜 그렇게 세요?”
“아. 또 이상하게 셌어요?”
“아저씨 같잖아요.”
“아저씨한테 배워서 습관이 돼서. 이게 잘 안 고쳐지네요. 정신차리고 하면 되는데.”
크크크크 거리면서 이재인 트레이너가 말했다.
같이 번갈아가면서 운동을 하다가 내가 벤치에 누워 덤벨을 들어올리고 이재인 트레이너가 벤치 끝에 앉아 내 팔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서 잘 안 올라올 때마다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밀어 주었다.
당연히 잘 안 올라갈 일이 없었지만 도와주고 싶어하는 의미가 강한 것 같아서 나는 '힘없는 남자' 코스프레를 열심히 하는 중이었다.
내 시선은 힐끔힐끔, 이재인 트레이너의 벌어진 다리쪽으로 향했고 이재인 트레이너도 그것을 어느 정도 눈치챈 것 같았다.
이제 역사적인 순간이 다가온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그날 분위기를 끌어 올리기로 했다.
운동 루틴에 상관없이 그 날은 새로 들어온 머신으로 여러 가지 운동을 조금씩 해 보는 중이었다.
이재인 트레이너는 10킬로그램짜리 봉을 앞으로 잡고 스쿼트를 하면서 몸을 풀어 주고 있었고 나는 조용히 그 뒤로 가서 주위에 널려 있던 원판들을 정리했다.
이재인 트레이너는 그때까지도 내가 가까이 다가온 것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듯했고, 나는 이재인 트레이너의 뒤로, 거의 기습적이라고 할만큼 준비 동작 없이 다가갔다.
“힘이 빠지나봐요?”
내가 말하자 이재인 트레이너가 나를 돌아보았다.
데드 리프트를 할 때마다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무거운 중량을 들어올리는데 갑자기 다가갔다가 자칫 부상이라도 당할까봐 그러지 못했는데, 가벼운 봉을 들고 스쿼트를 하는 지금은 괜찮을 것 같아서 나는 거사를 단행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내가 이재인 트레이너의 뒤에 바짝 붙어서 뒤에서 안은 자세로 봉을 같이 잡자 이재인 트레이너가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별로…. 도움이 안 되는데요?”
이재인 트레이너가 말했다.
“잘 생각해보면 도움이 될 걸요?”
이재인 트레이너는 그 상태로 스쿼트를 계속 해야 하는지 난감해 하는 것 같더니, 하던 동작을 반복했다.
그때마다 위 아래로 같이 움직이는 내 곳은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이제는 옷 안에서 계속 머무는 게 힘겨운 지경에 이르러서 나는 슬그머니 그것을 밖으로 꺼내 놓았다.
그러자 그 다음부터는 확실하게 그것이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재인 트레이너는 잠시 멈칫하더니 봉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대로 멈추었다.
그동안 그만큼 밀당을 했으면 충분했던 거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이재인 트레이너의 몸을 감싸 가슴을 주무르고 다른 손으로는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내려갔다.
“으…. 회, 회원님….”
나는 이재인 트레이너의 아랫배를 꾹 누른 채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내 페니스를 위 아래로 문지르다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이재인 트레이너의 입술에 찍어누르며 키스를 했다.
놀란 듯이 벌어지는 입에 혀를 밀어넣고, 아직 들어가지도 못한 페니스를 눌러 압박하면서 허리를 움직였다.
“회워, 회원님, 여기에서 이러시면….”
이재인 트레이너는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싫지 않잖아요. 싫었으면 이 지경까지 끌고 오면 안 되는 거였고요. 이 시간에 이런 곳에 이런 옷차림의 젊은 남자 여자 두 사람이 있는데. 뭘 생각했어요?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 못했어요?”
내가 귓가에 대고 소곤거리자 이재인 트레이너가 소름끼친다는 얼굴로 눈을 질끈 감고 헐떡였다.
빙고. 귀가 성감대인 거다.
내가 혀를 내밀어 귓불을 핥기 시작하자 흥분감으로 이재인 트레이너의 무릎이 꺾이면서 몸이 아래로 추욱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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