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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버킷 리스트
그러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여행 계획을 세웠고 연우의 벤츠를 타고 토나올만큼 긴 거리를 차로 여행하기로 했다.
결과를 미리 말하자면, 우리는 출발한지 네 시간도 안 돼서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아무 것도 얻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곳에서 나는 정말로 짜릿한 오럴을 경험했다.
몇 십 킬로미터가 쭉쭉 뻗어있는 도로에 우리 말고는 다른 차가 한 대도 없었다.
지루하다고 느낄 즈음, 내 바지 위로 연우의 손이 올라오더니 연우가 내 물컹한 페니스를 조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당연히 연우의 장난이 거기에서 멈출 거라고 생각했기에 집중하려는 생각도 하지 않았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연우의 자극은 계속 되었다.
“왜 그래?”
나는 연우를 보고 물었다.
연우는 그저 빙긋 웃고는 내 페니스를 계속 조물락거렸다.
“하고 싶어?”
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면서 물었다.
연우는 여전히 웃을 뿐이었고 내 페니스를 계속 어루만졌다.
옷 위로만 만지더니 나중에는 내 벨트를 풀고 지퍼를 내렸다.
“어쩌려고. 연우야.”
나는 연우가 뭘 하려는 건지 확신하지 못한 채로 엉덩이를 들어 주었다.
“뭐, 뭐야, 이연우?”
엉덩이를 들어주기는 했어도 뭘 기대하고 그런 거냐고 나를 놀릴 줄 알았더니 정말로 바지를 벗긴다?
“야아앙!!”
운전대 아래로 고개를 숙이고 그대로 냠! 입안에 무는 연우.
이 아가씨가 미국 물 먹더니 뭐가 이렇게 과감해졌나 하면서도 연우의 머리를 쓰다듬기만 했다.
역시 좋은 기분.
거기에 미친듯한 스릴이 추가된다.
지나다니는 차가 없다고는 하지만 꽤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위기감 때문에 속도를 조금 줄이기는 했지만 긴장감은 조금도 줄지 않는 느낌이었다.
결국 엑셀을 밟은 채 나는 연우의 입 안에 정액을 토해냈고 연우는 쿨렁거리며 쏟아져 나오는 것을 고스란히 받아 삼키고 내 페니스를 말끔하게 빨고나서야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허…!”
멘붕이라는 말을 써야할 바로 그 타이밍이었다.
“아, 진짜!! 뭐야. 너무 좋잖아!!”
나는 연우의 얼굴에 팔을 뻗어 쓰다듬으며 말했다.
목숨 걸고 할 짓은 아니지만 안전이 확보된다면 다시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다.
아니면, 실제로 차를 운전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옆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화면으로 차에 타고 있는 느낌이 들게 하면서 오럴이나 섹스를 할 수 있는 이벤트 장소를 만들어서 상품화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순간적으로 스칠 정도였다.
환상적인 카 섹스(그것도 섹스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지 약간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의 추억을 안고 나는 연우를 그곳에 남겨둔 채 혼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몇 가지 일들이 다이나믹하게 벌어졌다.
준영이는 지방 국립대학에 합격했고 손해미는 우리 학교에 합격했다.
준영이와 머슬 퀸은 장거리 연애가 불가피해졌고 머슬 퀸은 아메 류아 때문에 한국을 떠나있는 때가 많아서 준영이가 일찍 군대에 갔다오는 걸로 두 사람이 계획을 세운 모양이었다.
그리고 내 복학도 코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복학 전에 코야의 [스칼렛 오르가즘]을 번역하느라고 나는 거의 그 일에 매달리고 있었다.
아버지의 전화를 받은 것은 그때였다.
아버지하고 통화를 한 것은 오랜만이라서 나는 반갑게 전화를 받았고 아버지는 시간이 되면 술이나 한 잔 하자고 말했다.
“좋죠. 주말에 제가 갈까요?”
나는 활달하게 말했는데 아버지의 목소리에는 기운이 없는 듯했다.
무슨 일인가 하고 가 봤을 때 아버지의 얼굴에는 근심이 어려 있었다.
“무슨 일이예요, 아버지?”
나는 아버지를 보자마자 내가 물었다.
아버지는 심각한 표정으로 나에게 자리를 권했다.
내가 오기 전에 이미 여러 잔을 혼자서 비운 듯했다.
“뭔데. 아빠. 무슨 일 있어, 정말?”
나는 아버지의 잔에 술을 따르면서 말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추측해 보았다.
내 생각으로는 별로 큰 일이 일어날 게 없을 것 같은데.
최근에 일도 잘 되고 아버지의 회사도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뒤에서 알게 모르게 나와 은호 형이 끊임없이 지원사격을 해 주고 있어서 잘 안 되기가 어렵기도 했고 아버지의 사업 수완이 빛을 보기도 했다.
아버지 역시 은호 형이 이런 저런 정보를 주면서 투자처를 알려주면 그때마다 은호 형을 잘 따라다니면서 투자를 해서 상당히 재산을 불려놓은 상태였다.
그러니 아버지가 그런 얼굴을 하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아버지의 입에서 무슨 얘기가 나올지 알지 못한 채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 너. 은 과장님이랑 얘기해 본 게 최근에 언제냐?”
아버지가 물었다.
“은 과장님? 은 과장님 왜? 최근에도 뵌 것 같…. 음. 그게 언제지? 뵌지 좀 오래된 것 같기도 하네? 마지막에 약 타러 갔을 때 보고 못 봤나? 근데 왜요?”
“흐우우우우.”
아버지는 한숨을 깊이 쉬었다.
“요즘에 나를 피하는 것 같아서 말이야. 내가 벼르고 벼르다가 드디어 청혼을 했는데 말이야. 좋다 싫다 말도 없이 그 후로 나를 피하는 것 같아.”
“에에? 과장님이요? 정말? 왜애? 과장님도 아버지 좋아하는데? 과장님한테 무슨 일 있는 건가? 혹시 아버지. 과장님 모르게 바람피다가 들킨 거 아니예요?”
“내가 너야, 인마?”
“에? 그건 또 무슨 소린데요?”
“내가 너처럼 연우 두고 다른 여자들 막 만나고 다니냐는 말이야!”
아버지는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얘기를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나는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들었다.
연우가 미국으로 간 게 나 때문이라는 얘기였다.
나는 처음에 아버지에게 따지듯이 물었지만 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연우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아버지를 잠시 자리에 혼자 두고 연우에게 전화를 하러 나갔다.
연우는 내 전화를 받고도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고서 천진하게 굴었고 나는 내가 아버지에게서 들은 얘기가 사실이냐면서 연우를 윽박질렀다.
연우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와. 오는 거다. 바로. 알았어?!!!”
“오빠….”
“잔소리하지 말고 와!”
내가 화났다고 생각했는지 연우는 쉽게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우야. 나 때문에 네가 거기에 있는 거라는 걸 알고 오빠가 어떻게 사냐. 어?”
“…….”
“오빠도 애써볼 테니까. 와. 일단 오는 거야.”
“나한테 실망할 수도 있을 거예요.”
“실망시켜. 그래도 참을게. 내가 이 모양인데 내가 너한테 어떻게 화 내.”
“내가 집착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직 겪은 일도 아닌데. 근데. 너. 막 집착하고 그럴 거야?”
슬쩍 겁이 나기는 했다.
그래서 물었다.
연우도 대답을 하는데 시간이 걸리는지, 답이 바로 나오지는 않았다.
“그렇게 될지도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
“너어어어어무 심하지만 않으면 오빠가 참을게. 근데 너어어어어무 심하게 그러는 건 안 돼.”
“…….”
“그러기로 하는 거다. 어?”
“알았어요.”
“그럼 거기 일, 언제 정리할 수 있는 건데?”
“오래 걸리지는 않아요.”
“그럼 오는 거야. 알았어?”
“네.”
“미안하다. 네가 혼자 마음 고생하는 것도 모르고. 진짜 멍청하게 굴었네.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어.”
“내가 말을 안 했는데 오빠가 어떻게 알겠어요.”
연우와의 얘기를 그렇게 마치고 나는 아버지에게로 돌아갔다.
아버지는 내가 없는 동안 또 빈 술 병을 여러 개 만들어 놓았다.
“아빠. 이제 그만 마시고. 과장님한테 무슨 일이 있는지 내가 만나서 얘기 들어볼게. 응? 그러니까 그만 마시고. 과장님이 만약에 아버지가 싫어져서 그런 거면 확실히 말했을 거예요. 무슨 사연이 있는 거겠지. 내가 만나볼게요. 만나서 얘기해볼게요.”
아버지는 이러라 저러라는 말도 없이 한숨만 쉬어댔다.
우리 새엄마가 지금 흔들리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이거야말로 중대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