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1 ----------------------------------------------
그딴건 없다
나는 연우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서 연우의 얼굴을 올려다보면서 씩 웃고는 연우의 붉어지는 얼굴을 손가락으로 톡 건드렸다.
“공항에서 전화하지.안 피곤하냐?”
“안 피곤해요. 비행기 안에서 계속 잤어요.”
“샤워할래?”
“아뇨.”
“해라. 땀냄새나.”
“…정말요?”
또다시 확 붉어지는 연우 얼굴.
너한테서 그런 냄새가 날 리가 없잖아.
연우는 왜 이렇게 잘 속는 건지.
나는 웃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는 동안 더웠어?”
“그런 거 아닌데….”
가만히 놔두면 얼굴이 붉어지다 터져버릴 것 같아서 농담이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씻어. 뜨거운 물에 몸 담그고 있으면 피로 좀 풀릴 거야. 오빠도 씻어야 되니까. 그동안은 찾아올 사람 없다고 대충 있었는데 이제 이연우님도 오셨으니까 인간답게 하고 있어야지. 출근은 언제부터?”
“이틀 쉬다가 나오래요.”
“잘 됐네. 물 받아놓을게. 쉬고 있어.”
“네.”
돌아보자 연우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 연우가 있었다.
***
욕실에 들어간지 얼마 안 돼 오빠가 다시 나왔다.
그리고 말없이 귀에서 이어링을 빼서 서랍에 넣었다.
나를 보고는 머쓱해 하면서, 네가 말하기 전에 이렇게 했어야 되는 거였는데 미안했다고 말했다.
나는 오빠에게 다가가서 이어링을 다시 귀에 걸어주었다.
오빠가 나를 바라보았다.
“이래야 내가 이거 가지고 가끔 잔소리도 할 수 있죠.”
“그럴 것 같아서 빼려고 한 건데?”
오빠가 그렇게 말하더니 씨익 웃었다.
“물 받아지는 동안 먼저 씻어야겠다. 먼저 정신 좀 차려야겠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갈아입을 옷을 캐리어에서 꺼내려면 시간이 걸렸다.
내가 들어갔을 때 오빠는 물을 맞고 있었다.
샤워 꼭지에서 물줄기가 쏟아져 오빠의 등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오빠는 벽에 손을 짚고 있었다.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이었다.
쉴새없이 쏟아지는 물방울이 오빠의 넓은 등을 타고 내려가 엉덩이골을 지나 허벅지를 타고 내려갔다.
오빠의 벗은 몸이 낯설었다.
어깨도 넓어졌고 근육이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팽팽하게 유지돼 있었다.
문소리에 오빠가 나를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피곤해보이는 얼굴이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오빠의 눈빛은 예리하게 살아서 빛나고 있었다.
나는 오빠에게 다가가서 오빠의 등을 안았다.
오빠는 내 팔을 쓰다듬다가 뒤로 돌아 나를 안았다.
오빠의 입술이 나를 향해 겹쳐져 왔다.
오빠의 약속을 간절히 바랐던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가 세상의 다른 어떤 누구도, 나를 바라보는 것처럼 보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고 겨루기 위해서 애쓰는 것을 포기해 버린 지금, 나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오빠한테서 들었던 이름들을 뉴스 매체를 통해서 다시 듣게 됐을 때, 나는 황당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냥 스쳐 지나가듯 만났던 사람들이 다들 날고 기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 오빠가 여전히 나한테 관심을 가질지 걱정이 됐다.
그 사람들은 그냥 뛰어나고 대단했을 뿐만 아니라 오빠를 좋아했다.
그런 건 모를 수가 없는 사실이다.
나는 내가 오빠의 곁으로 돌아와도 되는 건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처음에는 자의로 떠나있었지만 돌아오는 길은 쉽지 않았다.
내가 떠나 있는 동안 오빠 옆의 빈자리가 너무 견고하게 채워졌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빠는 나에게로 와서 내가 있을 자리가 어디인지를 말하면서 화를 냈다.
오빠가 그렇게 격렬하게 화를 내 주어서 고마웠다.
아직 그 자리가 내 자린지 몰라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나한테, 자리를 비워뒀다고 화를 내 준 오빠 때문에 나는 다시 돌아올 수가 있었다.
오빠는 내 입술을 머금었다가 떼고 나를 바라보며 내 뺨을 손가락으로 쓸었다.
오빠의 손바닥 안에 내 뺨이 담겼다.
나는 오빠의 목을 끌어 안았다.
그리고 이어링을 한 귓불에 입을 맞췄다.
오빠는 이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때문에 눈을 깜박거렸다.
그러면서도 물을 잠그지는 않았다.
오빠한테 안긴 나한테는 정작 물줄기가 떨어지지도 않았다.
오빠의 넓은 품 안에 안긴 채로 나는 오빠의 보호막 아래에서 안전했다.
오빠가 물을 잠갔을 때 오빠는 좀더 선명해진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타올로 대충 우리 두 사람의 몸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고 나를 안았다.
오빠의 팔 안에서 나는 그야말로 솜털처럼 들렸다.
오빠에게 안겨서, 가까이에서 빛나는 그 눈을 마주 바라보면서 내 피가 뜨겁게 끓어 올랐다.
나는 오빠의 입술에 키스하고 싶어서 입을 오물거렸다.
오빠가 나를 보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오빠가 그렇게 웃어주면 오빠가 익숙하게 느껴졌고 안심이 됐다.
오빠가 지을 수 있는 다른 표정을 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빠는 상대방에 대한 동정을 모두 거둔 그 순간에조차도 나를 바라보는 눈길을 멈추지 않았다.
내가 그곳에 계속 잘 서 있는지, 내가 안전한지, 내가 계속 안전할 것인지를 살폈다.
나는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에 상관없이, 오빠의 눈길이 계속 나한테 닿는 동안은 나에게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 거라고 믿을 수 있었다.
오빠에게 안겨가는 동안, 거울에 우리 모습이 잠깐 비치는 게 보였다.
나는 오빠의 팔에 안겨진 것 말고도 그 아래에도 안전장치가 하나 마련돼 있는 것을 보았다.
오빠의 페니스가 직각을 이루며 서 있었다.
그것을 본 순간부터 오빠의 페니스를 입 안에 머금고 빨고 싶어졌다.
오빠가 나를 침대 위에 천천히 내려 놓았다.
침대가 출렁거리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오빠가 내 옆으로 올라올 수 있도록 옆으로 비켜 주었다.
오빠가 나를 향해 몸을 굴렸고 내 입술올 노리면서 다가왔지만 나는 그대로 오빠의 얼굴 밑으로 빠져나가 검고 무성한 털 아래에 얼굴을 묻었다.
“흐으으윽!!”
오빠의 낮은 신음소리가 내 위에서 들려왔다.
오빠가 내 머리를 손으로 감쌌다.
나는 오빠의 페니스를 손으로 잡았다.
기둥이 다 잡히지도 않고 손으로 감싸도 손가락이 서로 닿지 않는다.
오빠의 입에서 더운 숨소리가 나왔다.
나는 내 손길에 오빠가 달아오르는 것이 좋았다.
어떻게 해 줄 때 오빠가 가장 뜨겁게 느끼는지, 나는 그 순간들을 일일이 기억해 두고 싶었다.
오빠의 귀두에는, 방금 전까지 샤워기 아래에 있다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쿠퍼 액이 흥건했다.
나는 그곳에 살짝 혀를 가져갔다.
“흐으으응!!”
오빠의 고개와 허리가 뒤로 살짝 튕겨졌다.
하지만 한 번 좋아했다고 해서 다음에도 다시 그걸 해 주면 오빠의 몸은 전처럼 반응하지 않는다.
자극의 낭비없이 천천히 달궈주면서 오빠가 내 앞에서 꼼짝 못하게 하고 싶지만.
가능할지는. 아마도 불가능할 듯.
나는 반들반들하게 빛나는 귀두에 입을 맞췄다.
미국에 있는 동안 오빠가 보고 싶었고 오빠의 많은 것이 보고 싶었지만 특히 오빠의 귀두가 보고 싶었다.
오빠의 얼굴이나 눈이나 날카로운 콧날, 따뜻한 미소 같은 여러 가지를 제치고 오빠의 귀두가.
가끔 케익 위에 얹어진 윤기 흐르는 체리를 보면 나는 오빠의 귀두를 떠올렸다.
그리고 다시 그것을 눈 앞에 두고 원 없이볼 수 있게 된 지금, 나는 우리가 섹스를 하려는 중이라는 것도 잊고 오빠의 귀두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스타워즈에 나오는 남자가 쓰고 있는 것 같은 이상한 철 모자같이 생긴 오빠의 귀두를 손가락으로 몇 번 쓰다듬었더니 오빠가 헉헉거리면서 이제 기둥을 쓸어 달라고 했다.
나는 한 손으로는 기둥을 쓸면서 다른 손으로는 다시 귀두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입을 벌려서 귀두를 앙 물었더니 오빠의 고개가 한 번 더 격렬하게 뒤로 젖혀졌다.
오빠는 이런 걸 좋아해. 천천히 혀로 건드리다가 입 안에 무는 것.
나는 내가 오빠에 대해서 알고 있는 이런 정보들이 좋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감사합니다~ zz 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