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딥웹 MK-175화 (17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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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벌 프로젝트

영상을 통해서 내가 만난 여자들 외에 내가 프리 섹스 존이나 만남 사이트에서 만난 여자와, 이렇게 저렇게 잠깐 스쳐 지나가면서 몸을 섞어 화장지를 습득하는데 동원이 되었던 여자들이 케이지에 있었다.

인벤토리에 있는 여자들에 비해서는 나와 접촉한 빈도수나 내가 가진 애정이 훨씬 적었지만 어쨌거나 내가 만나 관계를 가졌던 여자들이 그 카테고리에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인벤토리와 케이지라는 카테고리 옆에 셸터라는 카테고리가 새로 생겨난 것을 보았다.

“……???”

한 사람을 셸터로 옮기는데 그때마다 따로 뭔가가 필요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곧바로 ‘마이 인벤토리’ 안에 있는 여자들을 살폈다. 아니지. 은호 형도 있었으니까 사람이라고 해야지. 인벤토리에는 내가 성관계를 하지 않은 준영이의 어머니와 손해미도 있었다.

연우와 은호 형, 핫 걸, 수영이…….

나는 눈을 빠르게 움직였다.

순위를 먹이는 것도 힘들 정도로 나는 내가 만났던 사람들에게 많이 빠져들고 의존하는 상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머슬 퀸과 류아, 이재인 트레이너도 나한테는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나는 멍하니 사이트를 들여다보면서 내가 뭘 해야 하는 건지를 생각했다.

‘내가 오해하는 걸 수도 있으려나? 내가 괴민반응을 하는 걸 수도 있을까?’

셸터라는 의미에 내가 너무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그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내가 올라야 하는 등급에 오르기 위해서 나는 화장지를 얻어야 된다는 건가?

‘설마. 그냥. 장난일 거야. 무슨 일이 정말로 일어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려고 했지만 마음은 쉽게 안정이 되지 않았다.

나는 그동안 몸캠 영상 사이트를 통해서 얻었던 아이템이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알고 있는 유일한 목격자이며 증인이었다.

몸캠 영상 사이트가 이제 와서 이상한 말을 늘어놓는 거라고, 그냥 그렇게 쉽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쉬는 날이었는데 나는 그릴로 달려갔다.

그릴의 주방에는 근도와 여러 사람이 나와서 새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요리연습에 한창이었다.

근도는 나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했지만 내 표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린 것 같았다.

“야. 임정우. 무슨 일 있어?”

근도가 나에게 물었다.

“어?”

나는 내 얼굴을 마른 손으로 문지르면서 멍청하게 되물었을 뿐이었다.

“왜 그래, 너? 얼굴이 창백하다. 어디 아프냐?”

근도가 말하자 다른사람들도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갑자기 그렇게 나한테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달갑지 않았다. 나는 근도에게 다가가 근도를 불러냈다.

근도가 걱정스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야.”

“어. 말해.”

“이런 거 부탁하는 거 좀 그렇긴 한데.”

내가 말 꺼내는 걸 어려워하자 근도가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괜찮으니까 아무 거나 말해. 못 들어줄 일이면 내가 어렵다고 말을 할 테니까.”

“그게…. 여자들 좀 만났으면 하는데.”

“뭐?”

근도의 그 표정의 변화.

뭔가 그걸 설명할 적당한 말이 생각나질 않는다.

어쨌든 그런 게 있었다.

근도의 얼굴 근육이, 뭔가가 꿈틀거리는 것처럼 씰룩씰룩하더니 그 녀석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히야아아. 이 자식도 남자네. 야, 임정우. 너 여자들이랑 많이 자 봤냐?”

갑자기 나한테 껌처럼 들러붙으며 물어대는 근도.

“일단 너는 떨어지고. 나 심각하니까 좀 알려줘.”

내가 근도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밀어내며 말했다.

“여자를 소개시켜 줘?”

근도가 물었다.

“아니. 그런 거 말고.”

“아아. 그냥 원 나잇 할 정도의 여자?”

“어. 비슷한데. 많았으면 좋겠어.”

“뭐? 이 새끼봐라.”

“아니. 그게 아니라. 네가 뭔가 잘못 생각하는 게 있는 것 같은데.”

“그래? 나는 네가 그룹섹스를 원하는 것 같다고 이해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으면 뭘 잘못 생각했는지 말해봐라.”

근도는 나를 희한한 놈으로 생각하고 웃어댔다.

“그룹섹스라기 보다. 그냥….”

이걸 어떻게 설명을 해야 되나.

몸캠 영상 사이트에 대해서는 절대로 말할 수 없고 화장지에 대해서도 말을 할 수가 없는데.

결국 나는 근도가 나를 오해하는 것을 그대로 놔둘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런 자리가 있기는 해?”

내가 초조하게 묻자 근도가 다시 웃었다.

“왜 없겠냐? 쌔끈하게 노는 클럽에만 가도 되는 거고. 너 정도면 먹어줄 걸? 근데 그런데서 만나는 애들은 믿을 수가 없을 테고. 괜히 즐기다가 성병만 옮겨오면 안 되잖아.”

“그…그렇지.”

“그럼. 그러지 말고. 우리 퀴진 모임이 다음주 초에 있는데 거기에 같이 나갈래? 내 친구여서 데려온 거라고 하면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리얼 그릴에 전격 스카웃 됐다고 내가 우리 퀴진의 떠오르는 스타가 됐잖아.”

근도가 나온 요리학원은 미슐랭 가이드 편집자중 한 사람이 운영하는 곳으로 꽤 영향력이 있고 들어가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곳인 모양이었다.

아무리 내 추천이 있었다고는 해도 그런 곳이었으니 근도와 근도의 무리들을 은 사장님이 군말없이 받아주었던 것 같기도 했고, 손님들이 그 요리를 좋아하고 칭찬하고 감격하는 걸 보면 그곳에서 보낸 시간이 헛된 것 같지는 않았다.

어쨌거나 근도는 나를 자기네 요리학원 모임에 데려가 주기로 약속했고 나는 그곳에서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나는 내가 내 친구의 지인들에게 그런 짓을 해도 되는 건지 걱정이 돼서 근도에게 몇 번 내 계획을 털어 놓았다. 거기에 나오는 여자들 중에 나를 싫어하지 않는 것 같은 여자들은 다 처묵처묵 할 거라고.

근도는 큰 소리로 웃으면서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그 중에 자기 애인은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면서.

어차피 여기 여자애들의 도덕관념으로 원 나잇은 크게 탓할 것도 안 된다고 말하면서, 근도는 내 페니스가 광란의 시간동안 계속 발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될만한 약을 주겠다고 말했다.

“아, 그거라면 됐어.”

내가 거절하자 근도는 그 말을, 나한테 더 좋은 게 있다는 말로 알아들은 것 같았다.

좋은 게 있으면 자기도 좀 달라고 말하는 근도를 대충 따돌리고 나는 그 날이 오기를 기다렸다.

나는 모임의 중간쯤에 합류했다.

여자들은 쌔끈했다.

나이도 각양각색이었고 인종도 그랬다.

압도적으로 백인이 많기는 했지만.

거기에서 나는 세레나라는 히스패닉 여자를 알게 됐는데 그 날의 내 목적이 여러 명의 여자와 빠르게 섹스를 하고 화장지를 얻는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었다면 충분히 내 관심을 가져갈 수도 있을만한 여자였다.

하지만 나는 내 목적 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즐기러 온 게 아니다. 일 해라. 임정우!'

그 사람들은 이미 맨하탄 여기저기의 핫 플레이스에 취직해 있었고 그덕에 나까지도 그곳들을 누비며 다른 손님들이 누릴 수 없는 각종 혜택을 받으면서 신나게 즐길 수가 있었다.

한 클럽으로 이동했을 때 근도는 이미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여자나 남자 할 것 없이 모두 약을 약간씩들 한 상태였다.

나도 나한테 권하는 것을 거절하지는 않았지만 내 몸에 약이 작용할 수 있는 순간은 몇 십 초도 되지 않았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내 주위의 많은 것들이 흐리게 번지는 것을 보았다.

기분이 묘해지고 긴장감이 사라졌다.

내가 이대로 날아오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멍하니 웃고 있는데 약효가 사라졌다.

나는 모두가 취해있는 사이에서 혼자만 제정신으로 남아 있었다.

세레나는 적극적이었고 나로서는 세레나를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질척이는 음악보다도 더 질척이며 다가오는 세레나를 한 팔로 안고 나는 세레나의 가슴을 더듬었다.

여기저기에서 그런 식의 몸부림이 보였다.

음악 소리가 워낙 커서 서로 키스하는 소리나 교접한 부위에서 나는 찌걱거리는 소리가 묻히는 것일 뿐, 이미 그 공간은 그런 소리들로 가득 넘쳐나고 있었다. 잠시 정적이 돌 때는 그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 작품 후기 ============================

한솔님. 오타 고쳤습니다. 감사욤~

쿠폰,추천,코멘트 감사합니다.

평점 1점은 그만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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