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딥웹 MK-177화 (177/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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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벌 프로젝트

내 앞으로 좀비떼들같이 한 무리의 여자들이 다가왔다.

약에 취해 있어 평소보다 훨씬 쉽게 용기를 낼 수 있었던 모양이었다.

“왜? 내가 마음에 들어?”

나는 가장 가까이에 있던 여자의 발목을 잡아 끌었다.

그리고 내 바지를 아예 벗어던져 버렸다.

내가 페니스를 깊이 밀어넣고 박아대는 동안 여자의 머리가 소파에 계속 부딪쳤다.

나는 여자를 안아 내 위에 앉히고 몇 번 더 허리를 짓쳐 올리다가 사정을 했다.

좀비처럼 다가왔던 여자들과 섹스를 하고 바지를 주워 입으려는데 바지가 없었다.

중요한 건 바지가 아니었다.

그거야 근도를 불러서 사다 달라고 해도 되는 거고 구해다 달라고 해도 되는 거니까.

하지만 그 안에 있던 스마트폰이 문제였다.

나는 내 옆에 있던 여자한테서 스마트폰을 빌렸다.

약에 쩔어있는 터라 말이 서로 제대로 통하는 수준이 아니어서 스마트폰을 거의 뺏다시피하고, 패턴을 어떻게 풀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여자는 패턴을 풀어주었고 나는 스마트폰을 귀에 댄 채 벨이 울리는지 잔뜩 집중하고서 일어섰다.

룸 안에서는 들리는 소리가 없어 밖으로 나갔다.

밖에 있던 사람들이 내 차림을 보고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다가 나는 웨이터로 보이는 한 남자가 내 스마트폰을 정장 바지 안에서 꺼내는 걸 보았다.

“야, 인마!”

웨이터는 내가 홀로 약에 취하지 않은 것을 보고 놀란 것 같았고 그대로 내 주먹에 얻어맞았다.

몇몇 사람이 다가왔고 근도와, 그곳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도 달려왔다.

근도는 내 스마트폰이랑 바지를 가져갔다는 얘길 듣고 내 바지를 찾아다 줬고, 나에게 다가와서 그냥 조용히 넘어가주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

근도의 요리학원 동기가 그곳에 취직해서 특별히 그곳에 온 거고 웨이터라는 사람도 근도의 동기와 앞으로 계속 일을 같이 해 나갈 사람인데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근도의 동기가 앞으로 생활하는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거였다.

나는 그런 게 어딨냐고 소리를 질렀다가 리얼 그릴의 주방에서 봤던 보조원들과 셰프 사이의 서열을 생각하고 겨우 화를 누그러뜨렸다.

나는 근도에게만 인사를 하고 그곳을 나왔다.

그리고 화를 누그러뜨리고 기분 전환을 하려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화장지를 사용해서 영상을 다운받았다.

어떤 영상이 더 좋겠다는 그런 생각도 없었고 캡쳐 사진을 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나는 등급을 올리고 셸터 아이템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영상을 세 개 정도 받았을 때 등급이 올랐고 마침내 셸터 아이템 하나가 생겨났다.

아이템은 자주색으로 빛났고 오른쪽 어깨에 3이라는 숫자를 달고 있었다.

“세 명을 셸터로 옮길 수 있다는 건가?”

나는 '마이 인벤토리'에 들어가서 연우를 드래그 해 셸터로 옮겼다.

그 후에는 은호 형을, 그리고 한참 생각을 하다가 핫 걸을 셸터로 옮겼다.

그렇게 하면서도 나는 이게 과연 의미있는 짓인 건가 하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불길한 예언을 들은 사람처럼 그 일에 매달렸다.

전에 모아놓고 사용하지 않은 화장지까지 해서 화장지는 제법 많이 남아 있었다.

나는 영상을 몇 개 더 다운받았고 5라는 숫자를 가진 갈색 셸터 아이템을 획득했다.

머슬 퀸과 류아를 셸터로 옮겨놓고 나는 잊고 있었던 걸 미안해 하며 수영을 셸터로 옮겼다.

그 후에는 이재인 트레이너와 대대장님을 옮겼다.

거기까지 마쳤을 때는 안심이 됐다.

솔직히 다른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내가 심적으로 입는 데미지가….

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내 눈에 들어온 코야와 아이미.

아이미는 은호 형을 도와서 우리 사업 전반에 관여하고 있는데 아이미가 없다면 우리가 입게 되는 타격이 클 거였다. 그리고 은호 형이 아이미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은호 형이 아이미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리고 코야는.

코야는 류아가 붙잡고 있어야 되는 밧줄인데…!

준영이 어머니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준영이랑 수영이 힘들어할 거고.

그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니 신경쓸 사람들이 계속 늘어갔다.

‘근데 정말 셸터라는 게 왜 필요한 건데….’

나는 화장지 여섯 개를 더 사용해서 영상을 다운받았지만 다음 등급으로 올라가는데 필요한 포인트를 채우기에 역부족이었다.

내가 가진 화장지를 다 써서 영상을 다운받는다고 해도 등급을 올리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을 깨닫고 나는 그것을 그만두었다.

뭔지도 모르는 아이템에 전부 다 허비하느니 나중에 디나이얼 아이템 같은 게 하나 더 나올 때를 대비해 보자는 생각도 들었다.

내 머릿속에서 우선 순위를 차지하고 있던 캐릭터들이 셸터로 이동한 후라서 내 마음은 더욱 굳어갔다.

다음날 리얼 그릴에 갔을 때 근도가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스마트폰을 훔쳐간 웨이터에게 더 화를 낼 수도 있었을 텐데 그 정도에서 멈춰줘서 자기 동기가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웨이터를 고소할 수도 있었지만 만약 그렇게 했다가는 우리가 룸에서 얼마나 질펀하게 놀았는지에 대해서도 밝혀지게 되고, 그게 나한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 그만둔 거였는데 근도가 너무 고마워해서 사실 조금 미안해질 정도였다.

“임정우. 내 친구들이 널 좀 소개해 달라는데. 그 방에서 완전히 날렸다면서? 나도 애들이 약에 취해서 한 말을 다 믿는 건 아니지만 정복자 징기스칸 같았다던데? 말 같은 페니스를 가지고 여자들을 전부 다 정복했다며. 사실이야? 아니. 아니다. 가능한 일이 아니지. 거기 있던 애들이 몇 명이었는데.”

근도는 저 혼자 답을 내 놓고 슁 가버렸다.

나는 리얼 그릴에서 은 사장님과 함께 매출 증대 방안에 대해서 미팅을 하고 주방과 홀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독려하고 이런 저런 잡다한 일들을 하다가 다시 또 한가해진 시간에 직원 휴게실 귀퉁이에 앉아 쉬다가 나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내가 다운받아 놓고 보지 않은 영상이 수북했다.

나는 그제야 조금 안정된 마음으로 캡쳐 사진들을 하나씩 보기 시작했다.

'말 안 듣는 시바견을 키우는 요리사'라는 제목이 영상에 달려 있었다.

천장에 매달린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방 안의 장면이 모두 잡혔다.

키가 크고, 뒤통수가 동그라니 예쁜 동양 여자였다.

돌아보았을 때 바닥에서 뭔가를 찾는 것 같더니 로오오오마아아아아, 라고 부르자 조그만 강아지가 뛰어왔다.

발에 하얀 양말을 신은 것 같은 어린 시바견이었다.

로마라.

시바로마라는 거군.

로마는 제 주인의 발치에 딱 달라 붙어 있다가 자기가 꼭 필요한 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리고 슬슬 또 물러나 장난을 치러 갔다.

왠지 전체적인 인상이 보이시해 보였고 가슴이 깊이 파인 민소매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글래머와는 완전히 거리가 먼 몸매였다.

막 가슴이 부풀기 시작하는 소녀같은 그런 몸이라고 해야 할까.

나머지 부분의 성장은 원활했는지 키도 크고 다리와 팔이 시원시원하게 빠져 있었다.

엉덩이는 조그맣고 앙증맞은 게 작은 바지에 가려져 있었다.

내내 주방에서 뭔가를 만들더니 다시 로오오오오오마아아아아, 하고 큰 소리로 불렀다.

이미 한 번 달려왔다가 자기 밥이 안 만들어진 걸 알았던 로마는 이번에는 쉽게 속지않겠다는 듯, 제 주인이 부르는데도 오지 않고 있었다.

여자는 조그만 그릇을 스푼으로 저으면서 킁킁 거리고 냄새를 맡아보고 스푼에 혀 끝을 대 보더니 아주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지금…. 개밥 맛 본 거? 아 드러!’

내 얼굴이 저절로 찡그려졌다.

“로오오오오오마아아아아아.”

여자는 한 번 더 로마를 불렀고 로마는 엉덩이를 조금 일으켰다.

로마의 입에는 개 뼈다귀 모양의 장난감이 들려 있었고 발로는 장난감 자동차를 누르고 있었다.

강아지가 자동차도 가지고 노나? 하면서 나는 그들의 홈비디오 같은 그것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여자는 자기가 만들어 놓은 걸 주걱으로 퍼서 자기 다리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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