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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웹 MK-209화 (209/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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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조교하기

"다른 과목을 선택한 애들이랑 점수 차이가 너무 나잖습니까. 시험 범위 내에서 저희는 정말로 열심히 공부를 했다고요."

나는 다시 한 번 말했다.

"충분하지 않았던 거죠."

"네?"

"충분하지 않았던 거라고요."

"뭐가, 말입니까?"

"그것까지 내가 말해야 되나?"

"우리 노력이 부족했다는 겁니까?"

그 말을 듣기 전에는 그냥 단순히 다른 애들이 안돼 보여서 그곳에까지 온 거였고 재시험을 요구한 거였지만 그 말을 듣고부터는 슬슬 나도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럼 시험 범위는 애초에 왜 정해주신 겁니까? 그 범위 안에서는 시험 문제로 낼 만한 게 없던가요? 그러면 문제 낼 만한 것도 없는 걸 몇 달 동안 주구장창 가르치신 겁니까?"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은형 교수가 나를 노려보았다.

"그쪽 교수님들은 학생들한테 그러라고 가르치나보죠?"

이은형 교수가 말했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하다가, 다른 학과 애들은 점수를 그럭저럭 괜찮게 받은 것 같더라는 말을 들었던 게 떠올랐다.

그러자 혹시 이게 나 때문에 그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 문제에 대해서 전혀 얘기를 듣지 못한 건 우리 과 애들뿐이었던 건가?

내가 강의를 안 들은 것 때문에?

그리고 학장님이 직접 그 얘기를 하면서 문제삼지 말라고 한 것 때문에?

설마라고 생각하면서도 이은형 교수의 얼굴을 바라보자 왠지 그럴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았다.

이게 시험 문제로 나올 줄 알고 있었는지는 다른 과 애들에게 물어보기만 하면 알 거였다. 아마 그랬다고 하더라도 이은형 교수는 조교나 다른 학생들 탓을 하면서 자기는 우리한테도 알려주라고 말했다고 시치미를 뗄 것 같아 보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강의를 들은 학생 중에는 인턴으로 방학 동안에 회사에 다니기로 한 학생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온 점수로는 그게 취소될 겁니다."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거죠?"

"학업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그 자리가 꼭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라면 이렇게까지는 안 합니다만 그건 시험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나는 내 얼굴이 점점 굳어가는 걸 느꼈다.

목소리도 좀 거칠어진 것 같기는 했다.

"잘 하면 한 대 치겠네요?"

이은형 교수가 말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나는 지금까지 내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고요. 내가 부족하다고 느꼈으면 나는 구질구질하게 매달리지 않고 현실을 직시했을 거예요."

별로 그래 보이지 않는다고 쏘아주려다가 의자를 빼는 걸 보더니 이은형 교수가 말했다.

"좋아요. 그럼 재시험을 허용하도록 하죠."

"예?"

나도 모르게 표정이 너무 밝아진 듯했다.

"대신 점수는 50프로만 반영하는 걸로 합니다. 100점짜리 답안이면 50점을 주죠."

이제 아예 나를 갖고 놀겠다는 거군.

나는 너무 오래 있었다고 생각하며 일어섰다.

역시 대화는 내 적성에 안 맞는다고 생각하면서.

“별 것 아닌 일로 시간 뺏어서요. 가보겠습니다.”

나는 교수 연구실을 나와서 앞에 대충 세워두었던 차에 올랐다.

벌써 내 차 주위에 아이들이 까맣게 몰려들어 있었다.

남자들은 차 주인이 설마 학생일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던 듯하다가 나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남자들은 내 차에 관심을 보였고 여자들은 그 차를 가진 나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나한테서 관심을 꺼줘야 할 때였다.

나는 그 과목을 같이 들었던 타 학과 학생들을 찾아갔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게 맞았다는 것을 알았다.

시험 문제에 대해서 미리 아무 말도 듣지 못한 건 우리뿐이었던 것이다.

나는 차에 올라 그곳을 빠져나와 예대와 기숙사 사이의 한적한 곳으로 이동했다.

거기에는 조용히 차를 세울 곳도 있었고 오고 가는 사람들이 없었다.

나는 그곳에서 스마트폰을 열어 몸캠 영상 사이트에 접속했다.

“교수님. 뭘 믿고 그렇게 도도하세요.”

나는 영상 속의 교수님을 보면서 말했다.

나는 영상의 처음부터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

주위는 어두웠다.

배경은 전에 핫 걸의 영상을 봤던 것과 조금 비슷한 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훨씬 더 적극적이었고 수위가 높았다.

방금 교수 연구실에서 나한테 도도하게 굴었던 교수님이 핫 걸보다도 훨씬 더 과감하게 야외플을 즐기는 사람이었다는 게 신기했다.

새벽이었지만 조명 때문에 그리 어둡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 밤에는 날씨가 차서 그랬는지 교수님은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었다.

날씨가 딱 그 정도로 애매했다.

낮에는 25도를 넘어가면서 반팔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두꺼운 외투를 걸친 사람들이 공존하는 딱 그런 시기.

‘근데 이건 누가 어디에서 찍은 거야?’

내 머릿속에는 우선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은 화면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미 영상의 끝까지 봤던 나는 교수님이 노팬티라는 것을 알고 있다.

코트는 야무지게 여며져있고 끈으로 묶어져 있지만 그 안에는 아무 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주위에는 한동안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교수님은 차가운 새벽 공원을 혼자서 가로질러 걸어갔다.

여자 혼자서 그런 짓을 하기에는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한데도 그렇게 위험을 감수하는 여자들이 종종 있기는 한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교수님이 아무에게나 눈에 띄기를 바라면서 그곳에 계획없이 나온 것은 아니었다.

교수님이 정자같이 생긴 곳을 지나 가파르게 올라가는 계단에 가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이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잠시 후에 도착한 사람이 교수님에게 손모양으로 무슨 표신가를 했다.

교수님은 자신과 함께 야외플을 즐길 사람을 구했던 것 같았다.

야외에서 자기가 벗는 것을 바라봐줄 어떤 사람을.

아무리 인적이 없는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그 시간에 산책을 하러 오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 건데 저건 너무 겁이 없는 짓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처음에 들었었지만 남자가 오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이 이미 시간을 맞춰서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신호를 확인하고 자기들이 약속을 했던 사람들이라는 걸 알았지만 그 후에도 거리를 좁히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 교수님은 그곳에서 코트 단추를 풀었다.

적당히 높이도 높고 조명의 뒤쪽으로 가 있어서 무대 비슷한 분위기가 났다.

얼마 안 가서 나는 그들 사이에 정해진 룰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남자는 교수님이 초대한 관객이었고 교수님의 쇼를 볼 수 있었지만 가까이 다가가서는 안되는 모양이었다.

그런 룰이야 실제로 만난 이후에 얼마든지 깨지게 될 수도 있을 텐데 교수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곳에 남자를 불러낸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강간을 당할 수도 있고 신체나 생명을 위협당할 수도 있을 텐데.

아니면 다른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건지.

코트에 강력한 호신용 무기를 갖고 있어서 그걸로 자기가 해치울 수 있다고 믿는 건가?

하여간 상황은 그런 식으로 흘러갔다.

교수님은 곧 완전한 나신이 되었다.

그렇게 하는데 5초도 걸리지 않았다.

끈을 풀고 코트를 벗어서 바닥에 떨구기만 하면 되는 거였으니까.

교수님은 코트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그것을 잘 펴서 바닥에 깔았다.

그때까지 잘 드러나지 않았던 교수님의 하이 힐이 그때부터는 확연히 드러났다.

교수님은 다른 것을 전부 벗은 후에도 하이 힐은 벗지 않았다.

보는 입장에서는 그 편이 훨씬 더 자극적이었다.

어느 정도 긴장감을 극복했는지 교수님은 조금 더 밝은 곳으로 이동했다.

조명을 받은 교수님의 몸은 화려하게 빛났다.

과하게 크지 않은 가슴은 탄력을 유지한 채 예쁜 모양을 지녔고 귀여운 젖꼭지가 차가운 공기에 노출돼서 단단하게 바짝 올라붙어 있었다.

조명을 쏘고 있는 것도 아닌데 화면에 그런 것들이 놀랍도록 세밀하게 잡혔다.

나와 교수님 사이에 액정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되는 순간도 생겨났고 그대로 교수님을 향해서 손을 뻗기만 하면 교수님에게 닿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작품 후기 ============================

왤케 집중이 안 되지...

졸리고 멍만 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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