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딥웹 MK-253화 (25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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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스노우맨의 은밀한 밤]

“뭐야. 내가 올 걸 미리 알고 있었어?”

놀래주려다가 괜히 기운이 빠져서 내가 말했다.

“근도 셰프가 알려줬죠. 여자 집에 말도 없이 몰래 갑자기 찾아오는 건 죄악이예요. 머리도 안 감고 샤워도 못하고 있었으면 어쩔 뻔 했어요.”

“으으으. 로마아아아!”

나는 나를 향해 날아온 털뭉치 한 덩이를 나도 모르게 덥석 안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 자식좀 봐. 많이 컸네?”

로마는 나를 기억하는지 내 얼굴을 핥기에 바빴다.

“응. 알았어. 반가워하는 건 여기까지만 하자.”

로마는 내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나한테는 볼 장 다 봤다는 듯이 픽 돌아서 새 장난감을 가지러 달려갔다.

내가 이거 보여줬던가? 하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기는 했지만 내가 자기를 보고 있지 않은 걸 알고 시무룩해하면서 장난감을 물고 방석 위로 올라갔다.

베니타가 내 목을 끌어 안았다.

“보고 싶었다고요.”

베니타가 말했다.

“정말? 나같은 사람은 완전히 잊고 새로 연애하느라고 바쁠 줄 알았는데?”

“나도 그러려고 했는데 일 하느라고 그럴 시간도 없었어요.”

베니타는 나에게 그동안 리얼 그릴에 있었던 변화에 대해서 말해 주었다.

근도가, 자기가 졸업한 학교에 나가서 강의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나도 놀랐다.

“일은. 한 번 붙기 시작하면 무섭게 붙는 것 같더라고요. 아무도 원하지 않거나 모두가 원하거나. 그 둘 중 하나인가 봐요. 중간이라는 게 없는 것 같은 느낌? 우리도 언젠가는 셰프처럼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어요. 셰프 덕에 나도 가끔 방송 출연도 같이 하고 파티 출장도 같이 나가고 그래요.”

“다행이네. 힘들었을 텐데. 용케 남아 있었네?”

나는 베니타의 모습을 부지런히 살피면서, 베니타의 뺨을 쓰다듬고 어깨에 두 손을 올려 놓은 채 말했다. 오랜만의 재회는 감격스러웠다. 하고 싶은 말도, 듣고 싶은 말도 많았지만 동시에, 이 얘기들을 다 집어치우고 빨리 베니타를 안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금은 리얼 그릴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나는 그게 오히려 우리한테 좋게 작용했다고 봐요. 그동안에는 리얼 그릴의 화려한 명성만 보고 날아온 불나방들이 많았거든요. 그런 사람들은 왠지 따로 겉도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리얼 그릴이 조금 주춤하는 것 같으니까 바로 리얼 그릴을 떠나버리더라고요. 지금 남은 사람들 사이에는 끈적한 동지애 같은 유대감이 생겼고요. 그래서 지금은 전보다 일하는 분위기가 훨씬 더 좋아요.”

베니타가 말했다.

베니타도 말을 하면서 내 얼굴을 만졌다.

“그러겠네.”

“보고 싶었어요. 정말 많이. 정우씨가 여기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그리고 떠나고 난 직후에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보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랬어? 그럼 전화라도 하지.”

“번호를 알려줬나?”

“아. 그래? 근도한테 물어보지.”

“전화번호는 알고 있었어요. 근데. 내가 전화해도 되는 사이인지 그걸 모르겠어서.”

“그런 게 어딨어? 그냥 전화하면 되는 거지.”

“그렇게 편한 사이였던가 싶어서요.”

“생각도 많다.”

나는 베니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누군가와 여자의 가슴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가 베니타를 떠올렸었던 기억을 해냈다.

그 생각으로 혼자 픽 웃고 있는데 베니타는 내가 왜 웃는지도 모르고 따라 웃었다.

“칵테일 만들어 줄게요. 완전 잘 나가는 거 있어요. 내가 개발한 건데.”

베니타가 자신만만하게 말하면서 칵테일을 만들러 갔고 나는 베니타를 따라갔다.

우리는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동안 헤어져 있느라 서로가 공유하지 못한 이야기들.

그러나 얘기를 나누면서 그것은 쉽게 공유되었다.

베니타는 리얼 그릴의 라운지 바가 이제 자기에게 얼마나 소중한 곳이 되었는지에 대해서 말했다.

이제는 처음 보는 사람이 와도 겁먹지 않고 자기가 먼저 말을 할 수도 있게 됐다고 했고, 기가 센 사람이나 갱스터 같은 사람이 와도 주눅들지 않고 상대를 한다고 말했다.

내 머릿속에는 완전 기가 센 뚱뚱한 흑인 할머니가 떠올랐고, 베니타가 이제 능수능란하게 손님들을 다루게 됐다는 말에 몇 번이나 그게 정말이냐고 물었다.

“거기에서 주워들은 정보로 투자해서 돈도 좀 벌었어요.”

베니타가 말했다.

그거야말로 놀라운 소식이었다.

“일단 꽐라 돼 버리고 나면 자기 입이 나불거리면서 하는 말이 자기네 회사의 내부 기밀인지 뭔지 알 게 뭐겠어요? 나 말고도 그렇게 돈 번 사람들이 꽤 돼요. 내가 주식을 사면 사람들이 와서 묻기도 하고요. 리얼 그릴 아침 미팅 후에는 오늘 매수할 주식에 대해서 내가 브리핑 하는 시간을 따로 가져야 할 정도예요.”

“정말이야?”

“뻥이예요. 순진하시기는.”

헐.

베니타는 나한테 한 방 먹인 게 재미있었는지 막 웃어대다가 칵테일 잔을 내게 밀었다.

“우리, 같이 짠 해요.”

“그래. 짠.”

우리는 잔을 부딪쳤다.

베니타는 나에게서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칵테일을 마셨다.

“이거 괜찮다. 베니타가 만든 거라고?”

“네. 이걸 따라 만들어 보려는 사람들은 많은데 아무도 완벽하게는 따라 만들지 못했어요.”

“이거 이름이 뭔데?”

“정우.”

“뭐?”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했더니 사람들이 주문을 못하더라고요. 저거요, 그거요, 라고만 하고. 그래서 저스틴의 소중이라고 네이밍을 했어요. 셰프가 정우씨 영어 이름이 저스틴이라고 하길래.”

“근데 왜 내 소중이?”

“맛이 화끈하잖아요.”

내 소중이가 맨하탄의 한 라운지 바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을 줄이야.

베니타는 나에게 다가오더니 내 턱과 목을 쓰다듬다가 키스했다.

“이제 진짜 저스틴의 소중이를 먹어봐도 되는 거죠?”

베니타가 말했다.

“그건. 이거랑은 맛이 좀 다를 텐데. 감당할 수 있겠어? 혀에 닿는 순간 취하고 중독돼 버릴 수도 있어.”

내 말에 베니타가 눈을 찡긋거렸다.

베니타는 고혹적으로 웃으면서 내 목을 감고 입술을 맞추더니 내 앞에서 천천히 내려가 무릎을 꿇었다.

내 버클을 푸는 소리가 웅장하게 울렸다.

그리고 뒤이어 지퍼가 내려가는 소리.

나는 베니타가 나를 제대로 벗길 수 있도록 얌전히 있어 주었다.

바지가 무겁게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베니타는 내 손을 잡아주고 내가 발목에서 바지를 빼도록 기다렸다.

내가 바지를 벗어버리자 베니타는 내 드로즈 밴딩에 손가락을 넣어 끼우고 내렸다.

“하아아~~이!”

베니타가 내 소중이를 보고 인사를 건넸다.

그 녀석은 베니타가 나를 벗기는 그 순간까지 그 안에서 혼자 얼마나 땀을 흘리고 있었는지 내 드로즈 앞부분에 동전만한 얼룩이 생겨 있었다.

그걸 모른 척 넘어가 줄 리가 없는 베니타가 으흠? 하고 나를 보면서 음흉하게 웃었다.

“그거.그냥 땀이야. 얘가 원래 땀이 많아.”

그러고 있는데도 쿠퍼를 한 번 더 울컥 쏟아내는 녀석.

베니타는 내 소중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녀석이 쏟아낸 끈적한 액을 손가락 끝에 묻히고 혀에 댔다.

“하아아아. 이거야 말로 최고의 맛이다.”

“워워. 그건 레시피로 못 쓰잖아. 칵테일 주문 들어올 때마다 쿠퍼를 누구 꼬추에서 짜내려고!”

“그래도 오늘은 가능하잖아요.”

저는 문제없어요, 라는 듯이 내 페니스에서는 쿠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다.

베니타는 그냥 한 소리가 아니었는지 정말 새 칵테일 잔을 가지고 와서 내 쿠퍼를 잔에 대고 잔을 돌돌 돌려가면서 내 은실이 그곳으로 떨어지게 했다.

찹찹찹찹 거리면서 아예 맛을 보는 베니타.

얘가 헤어질 때까지만 해도 상태가 괜찮았는데 갑자기 왜 이러지?

“그건 그냥 놔두고 일로와.”

그 말에 로마가 벌떡 일어섰다.

지 이름이랑 비슷한 말이 나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확실치는 않았는지 그냥 일어서서 나 불렀냐는 듯이 우리를 바라보고 대기 상태로 있기만 했다.

“아냐, 로마. 너 부른 거 아니야. 너는 그냥 계속 놀아. 다 끝나면 너하고도 놀아줄게.”

로마는 다시 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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