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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The other side
한 층은 오피스텔로 만들고 한 층은 수영에게 신발 매장으로 내 주고 한 층은 이재인에게 피티샵을 내 주고 한 층은 교수님의 학회실?
뭘 하든 공간을 놀릴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임대중인 12층으로 올라갔다.
복도 안쪽이 전부 비어 있었고 창문에는 불투명한 코팅지가 붙어 있었다.
집기는 하나도 없고 넓기만 한 공간이 텅 비어 있어 을씨년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래도 관리하시는 분이 성실한지, 비어있는지 오래 된 것 같은데도 바닥에는 먼지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관리실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서 교수님에게 그곳의 주소를 보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는 관리인에게 오십 만원을 주고, 이 건물 앞의 유동 인구 등에 대해서 자세히 물었다.
관리인은 성실하게 답을 해 주었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준 돈이 너무 과하다고 느끼지 않을 정도로 관리인이 스스로 느끼면 충분했다.
나는, 사무실이 마음에 드는데 진지하게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다면서 시간을 갖고 구석구석 둘러봐도 되겠냐고 물었고 관리인은 흔쾌히 그러라고 말했다.
나는 다시 윗층으로 올라갔다.
교수님이 도착하기까지 아직 시간이 있는 것 같아서 나는 그 주위를 돌아 다니면서 사람들이 얼마나 다니는지, 어느 연령대, 어떤 성별의 사람들이 다니는지 그런 것들을 일일이 체크했다.
그리고 주차장으로 낯익은 차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교수님이었다.
나는 복도에 있었고 교수님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는 것을 보았다.
교수님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걸어왔다.
그러나 정확히 내 앞으로 걸어오면서도 나를 보지 못했다.
나는 교수님이, 내가 알려준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고 교수님이 문을 잡아당길 때 내쪽에서도 문을 잡아 당겼다.
교수님은 당연히 닫힐 줄 알았던 문이 닫히지 않자 놀라는 얼굴이었다.
그래서 한 번 더 힘을 주어 닫았고 그때는 나도 이미 안으로 들어가 있었기에 문은 얌전히 닫혔다.
아니. 얌전히 닫혔다는 건 틀린 말이고 문을 닫는데 너무 큰 힘이 주어져서 쿠당, 소리를 내면서 요란하게 닫혔다.
교수님은 문 닫히는 소리에 놀라 깜짝 놀라 들썩였다.
빈 사무실에 교수님과 같이 다시 들어갔을 때, 코팅지를 뚫고 들어온 빛이 어스름하게 사무실 안을 비추며 들어오고 있었다.
교수님은 주위를 둘러 보았다.
사람을 불러놓고 내가 어디에 간 건지 이상한 모양이었다.
교수님은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이 갑자기 울리는 바람에 깜짝 놀랐고 교수님도 처음에는 그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교수님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내 스마트폰이 어디에 있는지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내 모습만 보이지 않는 게 아니라 내가 인식을 제어해서 나에 대해 보지 못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은 내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도 보지 못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고 거기에서는 계속해서 벨이 울렸는데도 교수님은 그 소리를 갑자기 듣기 못하는 것처럼 굴었다.
그것 역시 인식 제어의 영역에서 이루어진 일인 듯했다.
‘나. 생각보다 꽤 많은 걸 할 줄 아는 모양인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흥미롭게 교수님을 바라보았다.
교수님은 내가 전화를 받지 않자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볼 것도 없는 사무실을 두리번거렸고 가방을 벽에 기대놓고서 서성거렸다.
앉아있을 의자도 없었고 등도 달려있지 않았다.
교수님은 내가 장난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았다.
교수님은 그 후로도 몇 번 나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내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이 교수님 앞에서 울어대는데도, 그리고 교수님 앞에 내가 서 있는데도 교수님은 나와 스마트폰 소리를 인식하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밝은 빛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였는지 교수님은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코팅지가 비바람에 조금 떨어져 나간 곳으로 가서 그 틈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나는 내가 어떻게 하면 인식 제어 상태를 풀 수 있는지 알 것 같았다.
만약에 카린이 나에게 그 방법을 묻는다고 해도 말로는 설명해줄 수 없을 것 같다.
그것은, 뭐라고 해야 하나, 직관적인 그런 거였다.
교수님은 내가 소리도 없이 그곳에 나타난 것을 보고 비명을 지르더니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나는 교수님을 너무 놀라게 해버려서 미안해졌다.
“죄송해요. 들었는줄 알았어요. 몇 번을 불렀는데도 안 보셔서 장난하시는 줄 알았어요.”
무릎을 꿇으라고 하면 기꺼이 꿇었을 정도로 교수님은 너무나 놀란 얼굴이었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다.
아무런 기척도 없이 갑자기 나타난 거나 다름이 없었으니.
창가에 기대있던 채로 스르르륵 주저 앉아 버린 교수님의 다리는 본능적으로 모아져 있었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기가 돼 버렸다.
교수님의 시선에서 내 상태를 감출 방법이 없었다.
미친 듯이 일어서서 바지를 찢으려는 듯 껄떡대고 있는 그 녀석을.
불알도 꽉 차오른 상태로 꿈틀거렸다.
교수님은 그 모습을 보고야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았다.
내가 교수님을 열렬하게 원하고 있다는 내 바디 랭귀지가 교수님의 마음에 들었던 것이리라.
나는 정장 차림이었다.
교수님은 내가 정장을 입은 모습을 볼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정스 짐 가맹점을 내고 싶어하는 사람과 상담을 하고 오느라고 그 차림이었던 건데 교수님은 정장을 입은 내 모습이 퍽 마음에 든 눈치였다.
정장이 내 몸의 핏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었다.
그야말로 단무지를 옆으로 눕혀 놓은 것처럼 발기된 페니스가 고스란히 보이고 있을 테니까.
와이셔츠 아래의 근육질 몸도 그렇고.
가만히 놔두면 교수님의 입에서 그대로 침이 흘러버릴 것만 같은 분위기.
“마음에 드세요?”
내가 말하자 교수님은 그제야 자신의 시선이 너무 노골적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린 듯했다.
나는 교수님을 놀래킨 죄도 있고, 이런 곳에서 교수님을 잔뜩 흥분시킨 후에 갖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서 교수님을 벗기기 전에 교수님에게 이벤트를 마련해 주었다.
나는 터지기 직전인 것처럼 부풀어 오른 페니스를 노골적으로 주무르며 교수님을 바라보았다.
교수님은 처음에는 내 시선을 그대로 받아냈지만 나중에는 그러지 못했다.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왜 고개를 돌려요, 교수님. 계속 봐요.”
내가 말하자 교수님이 다시 나를 바라보았지만 바지 위로 계속해서 내가 페니스를 주무르는 것을 보고는 흡, 하고 작은 소리를 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이 굉장히 귀여워 보였다.
“다리 벌려봐요, 교수님. 팬티 벗고요. 스타킹 신었어요?”
“으, 응….”
“그럼 다 벗어봐요. 스타킹이랑 팬티랑.”
나는 고개를 뒤로 젖힌 채로 말했다.
한 손으로는 고환을 주무르고 다른 손으로는 페니스를 만지면서.
빨리 그것들을 해방시켜 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느긋하게 교수님의 그곳을 구경하고 싶기도 했다.
집기가 있건 없건, 사람이 있건 없건 사무실은 사무실이었다.
뒤에는 빌딩 창문이 있고 거기로 빛이 들어오고 있고.
그 분위기가 묘하게 나를 자극했다.
교수님이 구두를 벗고 스타킹과 팬티를 벗었다.
“스커트 위로 올리고 다리 벌려봐요. 교수님. 잘 안 보여.”
교수님이 천천히 다리를 벌렸다.
꿀꺽하고, 침이 저절로 목으로 넘어갔다.
그런 교수님을 보면서 나는 천천히 와이셔츠 단추를 풀어내려가며 셔츠를 벗었다.
교수님의 시선은 그대로 내 피부와 근육에 와 닿아 박혔다.
나는 교수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구둣발로 교수님의 그곳을 가만히 건드렸다.
“하으으으!”
교수님은 다리를 오므리며 무릎을 붙였다.
“벌려.”
교수님은 다시 다리를 벌렸다.
“벗겨줘.”
교수님은 내 벨트를 풀었다.
밴딩에 손을 가져가 드로즈를 내리자 폭발 직전이었던 페니스가 맹렬한 기세로 튀어오르며 교수님의 얼굴을 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