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84 ----------------------------------------------
4부. The other side
"바다 냄새가 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당신의 머리카락을 흔듭니다. 파도 소리가 들립니다. 이제 내가 스물에서부터 하나까지 거꾸로 세면 하나씩 셀 때마다 당신의 몸과 마음은 더욱 깊이 이완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를 세면 당신은 아주 깊은 이완상태에 들어가 완전한 휴식을 경험하게 됩니다. 스물. 열 아홉. 열 여덟. 열 일곱….”
그 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고 나는 내가 정말로 바다에 서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러면서도 한세영의 존재와 나의 상태에 대해서 잊지 않았고 금방이라도 일어날 수 있었다.
“셋, 둘, 하나."
천천히 숫자를 거꾸로 세던 한세영의 목소리가 드디어 하나를 외쳤다.
나는 이제 다 왔다고 생각했다.
내가 원하던 곳에 이르렀다고.
"당신은 이제 깊고 평안한 이완상태에 들어와 있습니다. 밝고 평화로운 빛이 당신의 머리 위를 비춥니다. 당신은 따뜻함을 느껴요. 그 빛이 당신을 구석구석 채우고 당신은 완전히 회복됩니다. 당신은 빛에 둘러싸여 있고 그 빛이 당신의 얼굴을 감쌉니다. 당신은 어린 아이입니다."
한세영의 목소리가 내 머리와 몸을 같이 감싸는 것 같았다.
그것은 좋은 기분이었다.
"당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누구인가요?"
그러나 더이상은 아무런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한세영은 나에게 상상하기를 권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거기에서 아무 것도 찾을 수가 없었다.
한세영은 몇 번 더 시도를 해 보다가 아무래도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를 최면 상태에서 깨어나게 했다. 내가 최면에 걸렸다고 말하기도 뭣했고 나는 그대로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한세영이 하는대로 가만히 누워서 한세영의 말을 듣고 있었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다섯에서 하나까지 거꾸로 세겠습니다. 다섯을 세면 당신은 모든 기억을 그대로 가진 채로 깨어나게 됩니다. 당신이 느꼈던 감정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또렷해집니다. 하나. 상쾌해지고 가벼워집니다. 둘. 더 가벼워지고 당신의 머리가 맑아집니다. 셋. 머리가 더 가벼워지고 맑아집니다. 넷. 다섯. 눈을 뜨고 당신은 맑은 기분으로 깨어납니다.”
한세영은 내가 자신의 뜻대로 최면에 걸리는지 확인을 했다.
나는 한세영의 암시에 걸리지 않았다.
한세영은 차라리 잘 됐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내 스마트폰을 가리켰다.
카린에게 전화를 하라는 뜻이라는 것을 나는 한참 있다 깨닫고 아아, 하고서 전화를 걸었다.
카린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한참만에 전화를 걸더니, 비행기가 이륙하는 중이어서 전화를 못 받았다고 했다.
내가 내 목숨을 맡기고 신신당부를 해 놨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엄살 좀 부리지 말라면서 그렇게 뒤질 인간이었으면 벌써 뒤졌겠다고 말을 하는데 할 말이 없었다.
나는 한세영을 바라보았다.
한세영이 여기에 온 이유는 나한테 최면을 걸려는 이유가 아니었다.
내가 아무리 모르는 척 하려고 해 봐야.
“내가 그렇게 아무 매력이 없나?”
한세영은 이제 서운하다는 기색까지 내비쳤다.
아으으으.
나는 그냥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여자하고만 하고 싶은데.
한세영이 못 생겼다는 건 절대 아니었다.
그냥 내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 뿐이다.
“하. 거참 어지간히 비싸게 구네.”
갑자기 한세영이 세게 나온다.
이 누나. 이렇게 나오니까 무섭다.
사람을 둘로 만들어 버렸다는 얘기도 막 갑자기 그냥 떠오르고.
“임정우. 그렇게 비싼 몸이야?”
이 누나가 갑자기 나를 콱 안더니 내 몸을 마구 쓰다듬었다.
“누, 누나. 왜, 왜 이러세요…!”
“누나? 얘 되게 귀엽게 구네? 누나? 그래. 누나랑 한 번 하자고. 누나가 임정우랑 떡 한 번 치려고 멀리까지 왔잖아.”
아. 진짜.
이거 왠지 내가 당할 것 같은 분위기.
생각보다 센 누나다.
“나만 거절할 이유는 없는 거잖아.”
“누나. 제가 연상은 좀 그래요. 그냥 몇 살 차이는 어떻게든 커버를 하기는 하는데. 우리는. 나이 차이가 좀 많이 나잖아요.”
원래는 연상이든 연하든 여자기만 하면 괜찮다고 생각을 갖고 있기도 했지만 여자에 굶주림 없이 풍족한 생활을 하다보니 이렇게 돼버렸다.
“웃기지 마. 나를 연상이라고 생각하지 마.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도 않잖아.”
거울은 보시는지요?
“누나. 혹시 그때 그 형은 마음에 안 들어요? 제가 소개시켜 드릴게요.”
카린을 팔아보면 되겠다는 생각이 나서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말했지만 완전 단호했다.
“됐거든? 자꾸 이러면 굉장히 자존심 상한다. 앞으로 나 안 볼 거야? 안 봐도 돼?”
안 되는데.
이 누나 봐야 되는데.
나는 눈물을 머금고 셔츠를 올렸다.
아주 벗지는 않고 목 뒤로 넘겨 걸어 버리고서 누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부드럽게 하는 법은 모른다.”
“어. 나한테 반말하니까 섹시하다.”
누나는 그렇게 말하고 자기 옷은 자기가 벗냐고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체적으로 좋은 비율이었고 가슴도 나쁘지 않았지만 진짜 괜찮았던 건 누나의 엉덩이였다.
착 올라 붙은 것이 통통하고 탄력이 넘쳤다.
사과를 잘라서 엎어 놓은 것보다 조금 더 위로 올라 붙었고 탄력이 넘치고 엉덩이 끝부분이 벌어져서 서로 닿지 않았다.
“허리 라인이랑 골반 라인봐. 여기서 여기까지 죽인다, 누나.”
나는 누나를 엎드리게 해 놓고 누나의 위에 바짝 엎드렸다.
못 먹겠다고 극구 사양했던 과거의 나를 찾아가 양 볼에 싸닥션을 날려주고 싶을 정도로 꽤 좋은 상품.
내 페니스가 누나의 엉덩이를 지나 등까지 올라갔고 누나는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
“누나. 누나 묶고 해도 돼?”
“응.”
묶은 채로 엉덩이를 마구 농락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나는 누나의 손목, 발목을 묶고 세트로 구색을 갖추려고 누나의 입에 재갈도 물렸다.
“불편하지는 않지?”
“응.”
응이라는 말은, 입에 재갈이 물려 있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니까.
나는 누나의 엉덩이를 붙잡았다.
그리고 누나가 미처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으으으으으읍!!”
“그러니까 기회 줄 때 도망가지.”
애액이 조금 나오기는 했지만 그걸로는 어림도 없었다.
나는 페니스를 누나의 엉덩이 밑으로 내려 누나의 비부에 열심히 드나들면서도 누나의 엉덩이를 귀여워 해 주었다.
미친 듯이 박아대자 누나의 입에서 연신 비명 소리가 나왔다.
갑자기 류아가 생각났다.
내가 보고 싶다고 류아가 잠깐 다녀간 적이 있었는데 촬영이 진행되는 도중이었다.
잠깐, 정말로 아주 잠깐, 짬을 내서 온 거였고 하루도 안 되는 시간을 같이 있다가 돌아갔는데 류아가 찍어 보낸 영상을 봤더니 가관이었다.
연기를 하는데 목이 완전히 잠겨버린 것이다.
나한테 깔려서 계속 비명을 질러대느라고 목이 완전히 쉬어서 자갈밭 걸어가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목소리가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줄 법도 했지만 장소를 빌리는 일이 너무 어렵게 진행되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극중에서도 설정이 약간 바뀌어서, 류아가 섹스를 격렬하게 하면서 비명을 질러댄 탓에 목이 가 버린 걸로 되어 있었다.
지금 이 누나가 그렇게 부르짖고 있는 거다.
내일이 되면 이 누나도 목이 완전히 나가 버릴 텐데 가관이겠네 하면서 나는 계속해서 찍어 박았다.
“으으흐으으응!!”
누나는 처음 몇 분 동안은 괴로워하면서, 묶인 다리를 움직이며 버둥거리더니 어느 순간부터 쾌감을 느끼기 시작하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내가 누나의 등을 덮고 다시 엎드리자 누나는 헉헉거렸다.
숨은 제대로 쉬게 해 줘야 할 것 같아서 재갈을 풀어 주었더니 누나의 비명 소리는 점점 더 커져갔다.
내가 다시 피스톤질에 열을 올리자 누나는 고개를 마구 저어댔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듯이.
“좋아. 세상에. 너무 좋아!!”
누나가 말했다.
적당히 할 걸.
이걸 좋아할 줄 알았나.
계산 착온데.
한 번 즐기는 건 상관없지만 나를 막 좋아하게 되거나 그러면 곤란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