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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The other side
“나에 대해서 아세요?”
“네. 찾아봤어요. 젊은 여자가 현장 감독이라는 게 좀 이상하기도 하고. 대충 찍어서 몇 개 검색어로 돌려보니까 그냥 나오던데요?”
“혹시. 미리 말 안해서 화났어요?”
“아뇨. 무슨요. 내가 그럴 깜냥이나 됩니까?”
나는 와인이나 축내면서 유재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재경이 자기한테 애인이 있다고 말했던 것과, 유재경이 중견 기업의 차남과 열애중이라는 기사가 겹쳐서 떠오르기는 했지만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럼. 혹시 기사도 봤어요? 열애설 난….”
유재경이 물었다.
“네.”
“그거. 사실 아니예요.”
“네?”
“그런 일 없었다고요. 선을 보라고 양쪽 집에서 난리를 냈고 그래서 한 번 만나기는 했는데 그게 다예요. 정말로 그냥. 마음에 안 들더라고요. 회사를 키우려면 그 정도 희생은 해야 된다고 하시는데 말도 안 되잖아요. 여기에서 더 키워서 뭐 하게요? 이 정도 회사 유지하면서도 먹고 살만큼 버는데. 그동안 시끄러운 소리 내는 거 싫어해서 별로 반항 없이 살았더니 이번 일도 쉽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나보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내려와 버렸어요. 원래는 본사에서 이사급으로 있었는데 지금이 훨씬 편해요.”
유재경이 말했다.
“그 얘기를 왜 합니까?”
“…….”
“애인은 있다면서요.”
“봤잖아요. 아직 인사는 안 하셨나? 밖에 있는 내 포터요. 추우면 따뜻하게 해 주고 비오면 비 피하게 해 주고 바람 피하게 해 주고. 저런 게 애인이잖아요.”
이 아가씨도 사차원일세.
나도 모르게 내 입꼬리가 올라가 버리고 만다.
“아…. 너무 오래 있었나봐요. 손님들 오기 시작하겠네요. 근데 어떻대요? 반응 괜찮아요?”
“뭐가요? 아. 팬션? 그건 안 물어봤는데요? 반응을 뭘 신경 써요. 사람 많이 안 오면 조용하고 더 좋지.”
“에에? 자기 일 아니라고 너무 쉽게 말하신다.”
“은호 형도 어차피 여기 그냥 조용히 와서 쉬려고 만든 걸 걸요? 그 형도 북적북적한 거 싫을 텐데? 그래도 연중 내내 놀리는 건 미안하고 자기는 며칠만 와서 있을 거고 하니까 수목원이니 팬션이니 그런 걸 만든 걸 거예요.”
“도대체 돈이 얼마나 있으면 그렇게 돼요?”
“돈 많은 거에 별로 관심 없는 것 같더니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
말을 하면서도 고개는 음식이 차려져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한 번 더 돌고 와요. 진짜로 민폐 아니니까. 잘 먹는 거 보니까 좋네요.”
내가 말했다.
“그, 그럴까요? 진짜 요리 잘 하네요. 우리 자기 안 데리고 왔으면 나도 와인 마시는 건데.”
“아. 내가 태워다 줄 테니까 마셔요. 지금부터 안 마실게요. 그리고 몇 시간 있다가 가면 되잖아요. 그때는 음주단속에 걸려도 아주 순결하다고 나올 걸요?”
몇 시간이 지날 필요도 없이 그냥 몇 분만 지나도 내 몸에서는 알콜 성분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거였다. 하지만 유재경에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으으으. 왜 하필 다 내가 좋아하는 와인들만 있는 거야. 내가 원래 이렇게 유혹에 약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주사 있죠? 있을 것 같은데. 와인은 방에 가져가서 마시는 게 어때요? 취하고 나서 옮기려면 힘들 것 같은데. 아예 지금 방으로 자리를 옮길래요?”
유재경은, 머리로는 괜찮다고 말을 하려는 것 같았지만 입이 발성을 거부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어차피 여섯 채나 있는데. 방도 다 비었고. 쉬는 날에는 쉬어야죠. 그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내가 쐐기를 박는 말을 하자 유재경은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가 있어요. 초록색 머리로 가 있을래요?”
팬션들 지붕이 전부 다 버섯 머리 모양이라 (꼴리게) 내가 말했다.
유재경은 기대감으로 꽉 찬 눈을 빛내고 먼저 나갔고 나는 셰프에게 음식 몇 가지를 다시 조리해 달라고 부탁하고 와인 몇 병과 함께 유재경이 기다리는 곳으로 향했다.
유재경은 황홀하다는 듯이 내가 들고 간 것을 반겼다.
하지만 정작 먹거나 마시지는 못했다.
내가 앞에서 너무 빤히 쳐다봐서 그랬을 것이다.
“거기에 다른 게 들어가는 게 자꾸 생각나서 힘드네요.”
나는 유재경의 배를 보면서 말했다.
“…뭐가요?”
“쉽게 거기를 불룩하게 만들어줄 어떤 거.”
“그게 뭔데요?”
유재경은 스무 고개를 하는 것처럼 갸웃거렸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돼서 유재경에게 다가갔다.
유재경은 앉아있었고 나는 서 있었다.
나는 유재경의 얼굴을 감쌌다.
그리고 하나 하나가 조합으로 들어와 내 머릿속에 각인 돼 버린, 그 아름다운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그냥 술만 마시라는 건 줄 알았다고 말하지는 않을 거지? 여기까지 온 건. 너도 생각이 있었던 거지?”
유재경의 입술을 엄지로 문지르면서 물었다.
당장이라도 입을 벌리고 거기에 거칠게 내 페니스를 밀어 넣고 허리를 움직이고 싶은 생각 때문에 내 이성의 끈은 아슬아슬할 정도로 팽팽하게 당겨졌다.
유재경이 나를 바라보았지만 오래 보지는 못했다.
나는 체리와 생크림이 얹어진 조각 케익을 가져와 그 위에 묻은 생크림을 손가락으로 훑고 유재경의 입술에 살짝 묻혔다.
그리고 그것을 샅샅이 빨았다.
“흐으읍!”
유재경은 미약하게 나를 밀었다.
“하자. 하고 싶어. 넌 싫어?”
내가 유재경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옷 위로 유재경의 가슴을 주무르고 손을 밑으로 내려 유재경의 그곳을 만졌다.
유재경은 몇 번이나 망설였다.
내가 자신의 버클을 풀려고 할 때는 내 두 손을 꽉 붙잡았다.
나는 유재경의 아래에서 무릎을 꿇은 채 허락해 달라는 눈을 하고 유재경을 바라보았다.
유재경은 내 손을 더 세게 쥐었다.
나는 유재경의 뺨을 감싸고 유재경의 입술에 깊이 키스했다.
유재경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하고 싶어. 넣고 싶어. 너를 축축하게 적시고 싶어.”
다시 버클에 손을 가져갔을 때 유재경은 흡, 소리를 내면서 다시 내 손을 잡았다.
그러나 내가 가만히 뿌리치자 손을 뗐다.
지퍼를 내리자 조그만 리본이 붙어있는 귀여운 브리프가 나왔다.
내가 바지를 내리려고 하자 유재경이 흔들리는 눈동자로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나는 유재경의 허벅지 위에 두 손을 얹은 채 유재경을 바라보며 결정을 기다렸다.
유재경은 한참만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유재경의 두 손을 잡아 내 어깨에 걸쳐 놓고 유재경의 허리를 일으켰다.
카고 바지와 브리프를 한꺼번에 내리자 귀여운 몸이 드러났다.
“예쁘다.”
나는 부드러운 살결을 만지면서 말했다.
그리고 유재경을 일으켜 세웠다.
나는 잠시 유재경의 몸을 감상했다.
그러다가 서둘러 내 옷을 벗었다.
유재경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내 몸을 보고 놀라워했다.
그래도 감평을 하지는 않았다.
나는 유재경에게 다가가 유재경의 몸을 안았다.
매끈과 등과 허리와 엉덩이를 쓰다듬으면서 유재경의 몸을 내 쪽으로 끌어 당겼다.
우리 둘 사이에 낀 페니스에서는 엄청난 양의 쿠퍼 액이 흐르고 있었다.
묽은 정액처럼 나오는 그걸 보면서 유재경은 내가 벌써 사정을 하는 건 줄 아는 것 같았다.
“못…넣어요.”
유재경은 내 페니스를 보고 말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재경은 안심을 하는 것 같은 얼굴이었다.
이미 자기 몸을 보면서 벌써 사정을 해 버린 것 같으니 자기로서는 삽입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라고 마음을 놓아버린 것 같았다.
나는 천천히 유재경의 안에 손가락을 넣고 손가락을 흔들 듯이 움직이면서 그 안을 유린했다.
유재경은 머뭇거리고 어색해 하면서도 내 손가락을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그저 메트로놈처럼 양 옆으로만 흔들어대다가 나중에는 원을 그리듯 동글게 파댔다.
유재경은 점점 몸에 느낌이 오기 시작하는지 안절부절했다.
나는 두 개, 세 개로 손가락을 점점 늘려갔다.
유재경의 몸은 점점 익숙해지면서 내 손가락을 받아냈다.
그곳이 점점 넓어지며 벌어졌다.
유재경도 점점 쾌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