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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의 중심에는 긴 금발을 우아하게 틀어 올린 클레이 디어가 있었다.
목까지 덮은 금욕적인 드레스는 그녀의 육감적인 허벅지 중간에서 트여 아래로 길게 내려갔다. 클레이의 다리가 움직일 때마다 나비 날개처럼 얇고 부드러운 드레스가 안쪽으로 감겼다 흩어졌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드레스는 상의는 금욕적이었으나, 아래로 내려갈수록 은밀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의 시선이 계속 그녀의 다리에 스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한번 시선을 주면 쉽게 떼지 못했다.
그녀의 곁을 노골적으로 맴돌던 남자가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말을 걸었다.
“오늘 굉장히 아름다워요.”
“그래?”
“네. 정말…….”
남자는 매우 사랑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곱슬거리는 은발이 조명에 비춰 찬란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시선을 끄는 것은 손바닥만 한 수영복만 걸친 그의 몸이었다. 탄탄한 가슴, 옅은 갈색빛의 작은 유두, 좁은 허리, 길게 뻗은 다리. 모두 매력적이었다. 클레이 디어의 시선이 무감하게 그의 전신을 훑었다.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제 몸을 노골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남자는 이 파티를 위해 고르고 골라 선정한 모델 중 하나였다.
클레이 디어는 정기적으로 알파를 위한 파티를 제공했다. 명목은 자선 파티였지만, 밤이 깊어질수록 참석한 손님들은 아름다운 외모의 서버들과 끈적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아주 작은 수영복만 겨우 걸치고 찬연한 몸매를 뽐내며 그들과 즐겁게 대화하고 있는 서버는 모두 모델 출신의 오메가였다. 그들의 에이전시는 클레이 디어의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갖은 로비를 했다. 이곳에 참석한 알파는 모두 저명한 인사들이었기에 그들에게 선택되면 든든한 스폰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제 이름은 애덤이에요.”
“그래, 애덤.”
“오늘…….”
사랑스러운 남자는 붉어진 얼굴마저 사랑스러웠다. 천성적으로 애교가 많은 것 같았다. 클레이는 검은색 레이스로 짜인 장갑을 낀 손으로 애덤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벌써 흥분을 한 건지 손바닥에 닿는 유두가 단단했다.
평소라면 고민의 여지도 없이 침실로 끌어들였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녀는 손에 감기는 부드러운 피부를 밀어냈다.
“미안. 오늘은 파트너가 있어서.”
“아…….”
이 음란한 파티의 호스트답게 클레이 디어는 금욕적인 얼굴과 달리 변태적인 섹스를 즐긴다고 유명했다. 그리고 그녀를 상대했던 오메가들은 클레이 디어를 찬양했다. 그녀는 미치도록 황홀한 섹스를 한다고.
끊임없이 스캔들을 뿌리던 클레이 디어가 근래 잠잠한 것이 이상했지만, 파트너를 정했다는 건 상상하지 못했다. 애덤은 실망한 얼굴로 그녀를 애타는 눈으로 바라봤다.
“그럼 파티를 즐겨줘.”
“……네. 마이 디어.”
클레이는 애덤의 풀죽은 속삭임에 작게 웃었다. 디어. 그녀의 성이지만 참 사랑스러운 어감이었다. 그녀가 누구보다 친애하는 누군가가 치를 떨 정도로. 이런 파티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두 번 다시는 열지 말라는 조건을 내밀던 남자가 보고 싶었다.
어두워진 조명 아래 서 있는 사람은 얼마 없었다. 이제 호스트가 필요하지 않은 시점이 되었다.
그녀는 홀을 빠져나와 자신의 침실을 향해 걸었다. 간신히 걸쳐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얇은 힐은 매우 높았다. 클레이 디어의 체중을 온전히 받히고 버티는 게 신기할 정도였지만, 그것을 신고 걷고 있는 클레이의 걸음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언제 숨은 거지?’
클레이는 제 품에서 야하게 울었던 남자를 떠올리며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침실은 별장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었다. 견디기 힘들면 그곳에서 쉬라고 말했다.
야하고 음탕하지만, 순종적인 오메가는 그녀의 말을 따랐으리라. 그 음탕한 몸을 다른 알파에게 드러냈다면 용서하지 않을 거다.
클레이 디어는 천천히 걸었다. 자신의 오메가가 애타게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마침내 침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사랑스러운 향기가 그녀를 향해 몰아쳤다. 음탕하고 달콤한 냄새. 헐떡이는 숨결이 그녀의 귓가에 녹아내렸다.
파티에 참석한 매력적인 오메가들의 유혹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던 몸이 제 오메가가 내는 옅은 냄새에 발정했다. 가슴이 단단해지고 아래는 촉촉하게 젖고 있었다.
그녀는 침대에 쳐진 반투명한 휘장을 손으로 걷었다. 자신의 남자가 곧게 발기한 하체를 손으로 꾹 누르며 헐떡이고 있었다. 야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밀리안.”
“늦었…….”
“미안해. 오늘따라 늦게 끝나서. 착하게 잘 있었어?”
“하아, 제발, 빨리…….”
안달이 난 모습으로 그녀를 향해 팔을 뻗는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귀여운 남자를 왜 이제야 발견한 걸까. 그와 이런 관계가 된 이후 항상 드는 생각이었지만, 가장 가까이에 두고서 몰랐다는 게 짜증이 날 정도였다. 클레이의 우아한 손이 남자의 턱을 들어 올렸다.
“이제 빼도 좋아.”
“……빼주세요.”
클레이가 소리 내어 웃었다. 그 무뚝뚝하던 남자가 이렇게 야하고 애교가 많을 줄 상상도 못 했다. 완벽해. 제 취향을 그대로 직격 하는 오메가였다. 그녀는 자신의 오메가를 아낌없이 찬양했다.
제 손을 핥으며 채근하는 오메가를 더 기다리게 할 수 없었다. 요도에 깊게 박아 놓은 장난감을 빼주기 위해 그녀의 손이 남자의 입술에서 빠져나갔다.
파티가 시작하기 직전, 그녀는 밀리안의 요도에 긴 막대를 넣고 콘돔을 끼웠다. 그리고 섹시한 속옷 위에 검은색 슈트를 입혔다. 목을 덮은 헨리넥 셔츠, 하얀색 장갑까지. 얼굴 외엔 살결이 드러내지 못하도록 그녀가 특별히 준비한 의상이었다.
밀리안은 답답한 얼굴을 했지만, 그래도 반항을 하지 않았다. 해봤자 의미 없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인지하고 포기해버린 거다.
자신의 허락 없이는 소변조차 보지 못하도록 막아버렸다. 파티가 끝나기 전에 풀어달라고 애원할 줄 알았는데 남자는 잘 버텼다. 그동안의 교육이 효과를 발휘한 걸까. 그녀는 은밀하게 웃으며 남자의 단단한 성기에서 콘돔을 벗겼다. 그 정도의 자극도 버티지 못하겠다는 듯 밀리안의 몸이 파득 튀었다.
거대한 성기는 혈관까지 곤두설 정도로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그 끝에는 정액의 색과 동일한 요도 플래그 끝이 동그랗게 보였다. 그녀의 손이 그 끝을 장난스럽게 문질렀다.
“하윽! 읏! 아, 아아!”
“즐거웠어?”
“제, 제발. 으읏!”
“이제 제법 즐기게 된 것 같아.”
클레이 디어는 숨을 헐떡이는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 여신을 닮은 아름다운 얼굴로 음탕하게 속삭였다.
“빨아줄까?”
“흡!”
“내 입 안에 싸는 거야. 응?”
“해, 해줘요. 제발……!”
남자는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애원했다. 해 준다고 한 사람은 그녀인데, 마치 제가 요구한 것처럼. 클레이의 입술이 길게 휘었다.
“다리 벌려.”
“아!”
여자의 명령에 남자는 거의 울 듯한 얼굴로 다리를 벌렸다. 버티는 게 힘든지 아름다운 근육으로 짜인 허벅지가 경련하고 있었다.
그녀는 머리를 내려 잘게 경련하는 귀두 끝에 입술을 묻었다. 남자의 손가락이 아름답게 틀어 올린 그녀의 머리 안으로 파고들었다. 이빨로 동그란 요도 플래그 끝을 물고 천천히 뽑아 올리자 귓가를 적시던 신음은 고통과 쾌감으로 거의 울음처럼 변해버렸다.
거기서 끝을 내주면 좋을 텐데 여자는 자신의 성격이 나쁘다는 걸 새삼 자각했다. 완전히 뽑혀 나오기 직전, 그대로 아래로 쑤셔 박았다.
“아아아!”
남자의 비명이 침실 안을 가득 울렸다. 전립선을 직통으로 자극당하는 쾌감은 고통보다 커서 괴로울 정도였다. 눈물로 흐려진 눈이 원망을 담아 짓궂게 웃고 있는 그녀를 향했다.
“당신이란 여자는 대체…….”
“네 알파야. 당신이 선택한.”
그래도 기분 좋지 않았어? 그녀는 손가락 끝으로 잡은 요도 플래그를 다시 뽑았다 집어넣었다. 남자의 손이 값비싼 실크를 쥐어뜯었다. 투둑, 얇은 시트가 그대로 찢어졌다. 그에게 지불하는 연봉보다 비싼 시트였지만, 그다지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모습을 감상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비용이 들어도 상관이 없었다. 밀리안 디모시는, 자신의 오메가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남자기 때문이었다.
클레이 디어의 향이 짙어졌다. 그것만으로도 남자는 충분히 괴로운 상태였는데, 섬세한 손이 그의 성기를 잔인하게 짓이겼다. 섬세한 레이스가 하얀 선액으로 흠뻑 젖어 불편할 텐데 그를 바라보는 클레이의 얼굴은 미동조차 없었다.
“너무 좁아.”
사실 그동안 상대의 크기 따위를 배려해가며 섹스를 한 것은 아니었으나, 이 예쁜 성기가 그녀로 인해 잘못된다는 가정은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예전에는 그런 것조차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와 섹스를 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뚝뚝한 베타. 그나마 일은 성실해서 다행이었지만, 너무 고지식해서 일 외의 사적인 대화는 거의 없었던 남자가 오메가일 줄이야. 그것도 자신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해 만든 것 같은 오메가.
남자의 신음이 고통을 띄었을 때, 클레이는 더 장난치지 않고 요도 플래그를 뽑아냈다. 그리고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액체를 입 안에 가득 담았다. 비렸지만 그 이상으로 달콤하다. 그녀는 자신의 오메가의 애액을 남김없이 핥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