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맨틱 섹슈얼-112화 (11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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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자업자득이라고 하는 걸까. 상황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자극적이고 과격했던 쾌감의 충격이 너무 컸는지 밀리안은 자신의 몸에 손도 대지 못하게 했다. 원하는 대로 묶여주겠다고 살살 꼬셔도 어차피 제멋대로 끊어버리지 않냐는 불신에 찬 시선만 돌아왔다.

클레이는 그날, 마지막엔 결국 노란 소변까지 줄줄 흘리던 밀리안의 모습을 떠올리며 입맛을 다셨다. 침대뿐 아니라, 벽과 바닥은 물론이고 클레이의 몸까지 밀리안이 쏟아낸 것으로 더러워졌다. 도저히 그대로 있을 수 없어 욕실로 옮겨 씻기는데, 밀리안은 단순히 몸을 씻기는 행위조차 견디지 못하고 다시 물을 쏟아냈다. 완전히 정신이 나간 모습으로 질질 싸는데 그렇게 야할 수가 없었다.

‘거기서 참았어야 했는데…….’

하지만 어떻게 참을 수가 있을까. 초점도 안 잡히는 뿌연 눈으로 벌벌 떨며 우는 밀리안이 사랑스러워서 정욕이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밀리안 위에 올라타 밤새 섹스했다.

덕분에 밀리안은 신경을 곤두세운 채 몸을 사렸고, 벤틀로는 그녀를 짐승 보듯 흰 눈으로 보며 밀리안을 어미 새처럼 감싸고 돌았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어쩌라고. 일주일이나 밀리안 없이 굶은 상태에서 그렇게 야한 모습을 봤는데 참는 인간이 있으면 그건 성 기능이 제거된 고자일 것이다. 아니면 성자쯤 되려나. 이제야 완전히 마음이 통한 새파란 신혼이었다. 눈만 마주쳐도 불타오르는 게 당연하다고, 클레이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변명을 중얼거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그래도 같은 방을 쓴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만지게 해주지 않으니 잠시 채워졌던 욕망은 출구를 찾지 못하고 다시 쌓이기 시작했다. 클레이는 자신이 짐승이라는 말에 동의했다. 그 탐스러운 냄새가 나는 먹이를 먹지도 못하고 바라보기만 하는 짐승의 심정을 대체 누가 알아주려나.

게다가 그 빌어먹을 파티가 열릴 날짜는 눈치도 없이 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밀리안이 참여하겠다는 말에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호텔이 아닌, 교외에 있는 별장으로 결정했다. 모든 경우의 수를 통제해야 했다. 호텔은 자신의 손길을 벗어난 외부인이 침입할 가능성이 있고, 또 밀리안을 보호하기에도 적합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딴 파티보다 결혼식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걸’ 보고 밀리안이 결혼 날짜를 미루겠다고 할까 봐 미칠 지경이었다.

“돌겠네, 진짜.”

밀리안의 몸이 회복되길 기다리느라 미루고, 빌어먹을 파티로 인해 또 미뤄졌다. 청혼한 이후 여러 사정을 생각해 결혼식을 미루자고 말했었지만, 정작 안달이 난 건 자신이었다. 클레이는 자꾸 성급해지는 마음을 억눌렀지만, 심란한 기분은 여전했다.

그때 줄리아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사장님, 게빈 스튜어트 님께서 전화하셨습니다. 연결할까요?”

“……해.”

“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아, 줄리아. 잠시만.”

“네?”

“밀리안 말인데. 퇴사가 아니라.”

클레이는 드물게 말을 끌었다. 퇴사했다고 말하기 무섭게 상황이 정리되긴 했지만, 그 뒤로 밀리안의 몸이 급격히 안 좋아지면서 그의 복귀에 대한 생각을 미처 못했다. 몸이 다 회복되고 파티가 끝나면 회사로 복귀하겠다는 밀리안을 적극 지지했지만, 말해놓은 게 있으니 좀 난감해졌다. 예전이었다면 그런 것 따위 신경도 쓰지 않고 제멋대로 했겠지만, 이젠 달랐다. 밀리안은 단순한 애인도, 비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줄리아는 그런 클레이의 말을 이해한 듯 얼굴이 환하게 피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모두에게는 급격한 피로로 인한 휴직이라고 말해 두었습니다.”

“……고마워.”

“그, 사장님. 제 짐작이지만 혹시 밀리안과,”

“사귀고 있어. 곧 결혼할 거야.”

“―!”

결혼까지? 두 사람의 사이가 다시 좋아졌다는 건 다행이었지만, 결혼은 갑작스러웠다. 밀리안은 베타가 아닌가? 알파인 클레이 디어가 베타와 사귀는 것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결혼까지 한다고? 그럼 후계자는 어떻게 할 거지?

‘아니지. 그건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야.’

알파와 베타가 결혼하는 게 드물긴 해도 없는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이 신경 쓸 것도 아니었다. 줄리아가 빠르게 표정을 관리하고 침착해지자 클레이가 그녀를 유심히 바라봤다.

밀리안이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언제 다시 휴직계를 낼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는 곧 임신할 테니까. 가능한 한 아주 빠르게. 클레이는 아이를 가진 밀리안을 일로 혹사시킬 생각이 없었다. 비서의 능력으로는 밀리안을 따라올 사람이 없지만, 눈치도 빠르고 입도 무거운 줄리아라면 그의 자리를 주어도 괜찮을 것 같다.

“나쁘지 않아.”

“네?”

“아니야. 전화, 연결해.”

“―! 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줄리아가 황급히 나간 후, 내선 전화에 붉은 불이 들어왔다. 클레이는 버튼을 누르고 전화기를 들었다.

“무슨 일이야?”

[……일부러 늦게 받았지?]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빌어먹을. 사람이 기껏 걱정해서 전화하니까.]

“네가 왜 내 걱정을 하지?”

[그 ‘파티’의 이번 호스트가 너라고 하니까. 밀리안이 그걸 용납했다는 게 신기해서.]

걱정은 무슨. 소식을 듣자마자 좋다고 낄낄거렸을 게 분명했다. 이 전화도 그 연장선일 테고. 클레이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안 그래도 짜증 난 상태인데 아주 기름을 부었다.

[아, 둘이 헤어졌나? 그럼 조금 이해가 되네. 밀리안이 거기서 일하는 게 불편할 테니 우리 회사로 영입하고 싶은데……, 혹시 벌써 그만뒀어? 그래서,]

“끊어.”

[야, 잠깐!]

뚝-

게빈이 아직 할 말이 남았다며 소리를 질렀지만, 클레이는 가차 없이 전화기를 내려버렸다. 어차피 더 들어봤자 제 화만 돋울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클레이는 시계를 바라봤다. 급한 일은 모두 처리한 상태였고, 앞으로 며칠간은 외부 일정도 없다. 즉, 지금 퇴근해도 상관없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 * *

헬스 트레이닝을 마치고 샤워를 한 밀리안은 수영장으로 향했다. 벤틀로가 걱정된다는 듯 그의 뒤를 따랐다.

“요즘 너무 무리하시는 것 같습니다.”

“전혀 아닙니다. 조절하고 있어요.”

“그러다 쓰러지기라도 하면.”

“…….”

밀리안은 곤혹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클레이도 그랬지만, 특히 벤틀로는 자신을 굉장히 연약한 아이를 대하듯 굴었다. 클레이의 체력이나 힘에는 어떻게 해도 못 당하겠지만, 그렇다고 툭 건드리면 쓰러질 정도로 약하진 않았다. 물론 전적이 있으니 이렇게 걱정하는 것도 이해가 갔다. 하지만 그가 정신을 잃은 이유는 모두 클레이와의 관계 때문이었다. 만약 멀쩡히 생활한다면 이런 과도한 걱정을 받지 않아도 됐을 테지만, 그렇다고 그런 이유로 클레이를 계속 밀어낼 수는 없었다. 그녀가 다소 과격하긴 해도 섹스의 쾌락을 즐기는 것은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조금이라도 그녀에게 맞춰 체력을 올려야 했다.

“저 혼자만 자꾸 정신을 잃어요.”

“네?”

“체력을 조금이라도 올려야 클레이에게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밀리안의 말에 벤틀로가 탄식하며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맙소사. 그건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인간이 짐승에게 맞추는 게 아니라, 짐승이 인간에게 맞춰야지요.”

“……클레이도 인간이에요.”

“짐승입니다. 짐승이에요!”

벤틀로는 마치 가련한 어떤 것을 보듯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 애타는 설득이 시작됐다.

“주인님께 한번 맞춰주기 시작하면 더 제멋대로 굴 겁니다. 그러면 밀리안 님의 몸만 더 상할 거고요.”

“저도, 좋아서…….”

그래서 이러는 거라고 더듬거리며 변명하자 벤틀로의 얼굴이 참혹해졌다. 밀리안은 머쓱하게 시선을 피했다. 클레이가 조금 과한 면이 있는 건 사실이었다. 요즘 그녀의 접촉을 피하고는 있지만, 그건 싫어서가 아니라 너무 민감해진 몸이 감당이 안 돼서였다. 단순한 접촉에도 자지러지니 견디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점점 나아지고 있었고, 슬슬 클레이를 더 방치하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었다. 벤틀로에겐 클레이도 인간이라고 편을 들었지만, 솔직히 요즘 그녀의 눈빛은 굶주린 짐승과도 같았다.

‘그리고 나도 짐승이지.’

손을 대지 못하게 하니 클레이는 이젠 시선으로 그를 탐했다. 그녀의 욕망이 손에 닿을 듯 선명히 느껴졌다. 핥고 싶다, 잔뜩 빨아서 제 흔적을 남기고 싶다고 말하는 시선에 몸이 달아올랐다. 하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더 하겠다는 듯 그녀의 생각은 점점 구체적이고 노골적으로 변했다. 각인해서 좋았지만, 그로 인해 힘든 점도 뚜렷했다. 단순히 스쳐 가는 생각 정도로는 감각이 공유되지 않지만, 실체를 만지듯 집념을 담은 정욕은 마치 두 사람이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워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

고작 눈으로 보기만 해도 온몸에 그녀의 손길이 느껴졌다. 클레이의 시선이 살짝 아래로 내려가면……. 고작 생각만 했을 뿐인데, 그 순간 성기가 빨리는 감각에 밀리안이 몸을 흠칫 떨었다. 참았던 보람도 없이 바로 성기가 곤두섰다. 밀리안이 황망한 얼굴로 걸음을 멈추자 곁에 서 있던 벤틀로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밀리안 님?”

“아, 저는……, 오늘은 이제 쉬겠습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어서 침실로 돌아가 쉬십시오. 아니면 별채에 들르시겠습니까? 체셔가,”

“아니요! 방에서, 쉬겠습니다.”

“…….”

밀리안의 얼굴이 붉어질수록 벤틀로의 표정도 묘해졌다. 그는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마침 해야 할 일이 떠오른 참이니 잘 됐군요. 먼저 서재로 가보겠습니다.”

“네…….”

제발. 그의 간절한 외침을 들은 것처럼 벤틀로가 바로 등을 돌렸다. 그리고 짧은 한숨과 함께 결코 지나칠 수 없는 한마디를 내뱉었다.

“짐승이 하나가 아니었다니…….”

“―!”

혼잣말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큰 목소리에 밀리안의 몸이 흠칫 튀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하반신이 욕망의 흔적으로 도드라져 나온 상태였다. 하필 가벼운 트레이닝 바지만 걸친 채여서 가리지도 못했다. 밀리안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피부에 열이 올라 화끈거렸다.

* * *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그새 속옷이 모두 젖었다. 밀리안은 한숨을 쉬며 욕실로 들어가려다 멈칫 굳었다. 고풍스러운 원목 서랍장이 눈에 들어온 탓이었다. 밀리안은 저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알고 있었다. 우아한 외관과는 다르게 그 용도가 음란했다. 클레이가 제게 사용하는 온갖 물건들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저도 모르게 마른침이 넘어갔다. 저걸 건드리면 안 된다. 뭐가 좋은 거라고 계속 보게 되는 걸까. 하지만 자꾸 그날의 쾌감이 되살아났다. 홀린 것처럼 서랍장에 다가갔던 밀리안은 서랍장을 열어 검은 벨벳 상자를 잡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미쳤어.”

하지만 그럼에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밀리안의 눈이 정처 없이 흔들렸다. 무의식중에 시선이 벽에 걸린 시계로 향했다. 아직 클레이가 돌아오려면 멀었다. 빨리 쓰고 돌려놓으면 모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무리 안이 찔리는 쾌감에 길들었다고 해도 대체 무슨 생각을…….

밀리안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붉어지길 반복했다. 스스로 이걸 꺼내 사용할 생각을 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운데도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은밀한 쾌락을 바라듯 성기 안쪽이 조여들었다가 풀어지는 느낌이 생생했다. 이 와중에 욕망은 더 커지기만 했다. 요도 밖으로 밀려 나온 애액에 속옷이 완전히 젖었다. 클레이와 함께했던 밤이, 그 생생한 쾌감이 그의 이성을 장악했다. 밀리안은 몽롱하게 젖은 눈으로 ‘그것’을 들고 욕실로 향했다.

넣는 방법은 알고 있었다. 클레이가 가르쳐줬기 때문이었다. 이걸 사용했던 날도 그녀가 보는 앞에서 성기를 잡고 요도 안으로 집어넣었다. 밀리안은 뜨거운 숨을 흘리며 긴 금속 막대를 바라봤다. 열기에 바짝 마른 입술을 혀로 핥으며 옷을 벗었다. 축축했던 느낌대로 속옷은 그가 쏟은 액체로 흠뻑 젖어 있었다. 부끄럽다. 부끄러운데, 부끄러워서 더 성감이 뛰어올랐다. 갑갑한 속옷에서 벗어난 성기가 퉁, 하고 위로 튕겨 나왔다. 밀리안은 클레이가 만졌던 방식대로 뿌리 끝부터 귀두까지 손으로 천천히 훑었다.

“으음.”

클레이가 알면 혼날 텐데……. 마지막으로 남은 이성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하지만 이미 이성을 뛰어 넘어버린 충동이 그럼 그녀에게 기쁘게 벌을 받으면 된다며 그를 부추겼다.

‘벌.’

힘겹고 부담스럽지만, 그만큼 강렬한 자극으로 벌 줄 거다. 그 순간 동그랗고 좁은 구멍이 빠끔거리며 움직이더니 클레이에게 받을 쾌락을 기대하며 하얗고 짙은 액체를 질질 흘렸다. 밀리안은 차가운 타일 벽에 뜨겁게 달아오른 볼을 문지르며 선반에 올려둔 금속 막대를 들었다. 그리고 성기를 손으로 고정한 채 끝부터 천천히 밀어 넣었다.

“아아…….”

좁은 구멍이 강제로 확장되는 느낌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게다가 느낌이 왠지 달랐다. 클레이와 함께 있었을 때는 좀 더 머리끝이 쭈뼛 곤두서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달아올랐던 성감이 조금씩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거기에 닿으면 다를지도 모른다. 밀리안은 입술을 깨물고 더 깊숙이 안으로 밀어 넣었다.

“…….”

이게 아닌데. 분명 느끼는 곳을 눌렀지만, 아주 미약한 쾌감만 살짝 일었다가 금세 자취를 감췄다.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에 이물질이 들어간 것 같은 불쾌감만 솟았다. 밀리안은 완전히 열기가 가신 마른 눈으로 막대의 끝부분만 살짝 튀어나온 성기를 이상하다는 듯 바라봤다.

혹시 몰라 살짝 빼냈다가 다시 안으로 밀어 넣어 봤지만, 불쾌감만 커질 뿐 전혀 기분 좋지 않았다. 몸이 완전히 식어버리자 밀리안은 자신이 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싶어 자괴감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빨리 빼내고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은 뒤 클레이가 돌아오길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였다.

왠지 모를 섬뜩한 기분에 밀리안은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등줄기에 소름이 끼치고 머리끝이 쭈뼛 섰다. 익숙한 체취가 느껴졌다. 거리가 멀어지면 느낄 수 없었던, 결코 지금 느껴선 안 될 누군가의 감각이 너무 가까이에 있었다. 설마, 아니겠지. 불가능한 희망을 담아 완전히 고개를 들었을 때, 클레이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문가에 팔짱을 끼고 서서 그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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