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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섹슈얼-116화 (116/144)

-외전 2-

클레이가 작게 웃었다. 이곳에서 당장 도망치고 싶어 하는 것과는 달리 밀리안은 굉장히 탐이 난다는 얼굴을 하고 방을 샅샅이 훑고 있었다. 특히 침대 기둥에 매달린 ‘클레이의 결혼 선물’에선 시선이 한참이나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도 가리고 싶어 한다. 클레이는 이것이 어린 시절부터 욕망을 절제하게끔 강요당한 결과물이라고 판단했다.

“그거 알고 있어? 사람이 너무 참다가 한순간에 터지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는걸.”

건강한 방법으로, 적당한 주기에 맞춰 해소해야 한다. 게다가 이런 특별한 욕구는 제어하는 방법을 배우고 습관이 될 때까지 습득해야 한다.

클레이가 밀리안을 끌고 침대로 향했다. 바짝 긴장한 몸이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전혀 심각하지 않은 일인데, 덜덜 떨기까지 해서 안쓰러울 정도였다. 그녀는 구속구 하나를 들어 밀리안의 왼손에 끼웠다. 그리고 다른 하나를 더 가져와 밀리안에게 건넸다.

“내 손에도 끼워 줘.”

“……클레이.”

“하나씩. 천천히 가르쳐 줄게. 당신이 무서워하지 않도록.”

위험한 욕망을 가진 초보자에게 감금부터 가르쳤으니 단계를 과하게 뛰어넘은 셈이었다. 그러니 상식적인 생각만 하고 살던 남자가 겁을 먹은 것도 무리가 아니다. 조금씩 가르쳐야지. 클레이는 마른 입술을 핥았다. 그도 부족해 간지러운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순진한 아이를 타락시키는 기분이 든다. 그건 어딘가 배덕한 쾌감을 불러일으켰다.

“걱정하지 마. 내가 컨트롤해 줄 테니까.”

전문가의 말에 따르라고 클레이가 가벼운 어투로 말하자 밀리안의 눈이 순간 사나워졌다.

“다른 남자가 생각날 말은 하지 마세요.”

“그러니까 당신으로 덮어 줘.”

그를 끌어당기며 몸을 뒤로 젖혔다. 침대 기둥에 연결된 가는 사슬이 찰랑거리는 소리를 냈다. 클레이는 제 위를 덮은 밀리안의 볼을 쓰다듬었다.

“괜찮아. 당신으로 인해 내가 잘못될 리가 없어.”

사실 잘못돼도 괜찮았지만, 그건 영영 비밀로 해야겠다. 생각하는 대로 내뱉었다간 이 겁이 많은 남자는 도망쳐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에. 클레이는 볼을 쓸고 있던 손을 뒤로 넘겨 밀리안의 뒤통수를 잡고 제게 내렸다.

입술이 부딪치기 직전, 밀리안이 물었다.

“정말, 조금씩 배우다 보면, 이 이상한 충동을 제어할 수 있습니까?”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게 아니라? 의심스러운 눈빛에 웃음이 나왔다.

“당연하지. 당신이라서 가능해.”

“…….”

한 치의 고민도 없이 흘러나오는 대답. 그리고 진실을 입증하는 듯한 안정적인 심장 소리. 밀리안은 어깨에 잔뜩 들어간 힘을 천천히 빼냈다.

“클레이.”

“응?”

“사랑해요.”

내가 사랑한 사람이 당신이라 다행이야. 당신은 강해서, 내가 아무리 미쳐도 그대로 날 받아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밀리안이 클레이의 어깨에 얼굴을 비비며 속삭였다. 간지러운 행동에 클레이가 오만한 얼굴로 웃었다.

“나라서 사랑한 거겠지.”

“……맞습니다.”

당신 말이 모두 옳아요. 밀리안이 순순히 시인했다. 그의 손이 클레이의 허리를 쓸었다. 셔츠 안으로 손이 들어가 늘씬한 몸을 쓸다 가슴을 감쌌다. 부드러운 자극에 클레이가 작게 신음하며 상체를 들썩였다.

“이제 뭘 하면 되나요? 가르쳐주세요.”

“뭐든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위험하다 싶으면 제어해주겠다고 클레이가 약속했다. 하고 싶은 대로. 그녀의 말을 곱씹던 밀리안은 가만히 웃었다. 그리고 손에 쥔 가슴을 조금 더 힘주어 잡았다.

“이렇게요?”

“하아, 고작 그걸로 만족할 수 있겠어?”

클레이가 아예 셔츠를 끌어 올려 가슴을 그대로 드러냈다. 풍만한 살이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위아래로 출렁였다. 꼿꼿이 솟은 붉은 유두가 눈을 잡아끌었다. 밀리안이 마른침을 삼켰다. 한 손으로 잡고 있던 가슴을 아래에서 받쳐 위로 올리자 유두가 그의 입술에 닿기 좋은 위치로 올라왔다. 클레이는 등을 살짝 띄워 그의 얼굴에 가슴을 비볐다.

“당신 마음대로 해줘.”

물어뜯어도 상관없으니까. 찬란한 머리카락을 시트에 화려하게 펼치고 여자는 남자를 부추겼다. 그를 위한 몸이니, 그가 마음껏 즐기길 바랐다. 자신 역시 그럴 테니.

* * *

하지만 밀리안에게는 경험치가 너무 부족했다. 그녀를 끌어안고, 가슴을 만지고, 키스하고. 그게 다였다. 어떻게 감춰뒀던 욕망을 끌어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 클레이는 어색한 얼굴을 한 밀리안을 보고 픽 웃었다.

“망가트릴까 봐 무섭다더니.”

“……클레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볼래?”

클레이의 제안에 밀리안은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순진하긴. 내가 무슨 짓을 시킬 줄 알고 그렇게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 하지만 이래서 밀리안이 귀여운 거였다. 클레이가 화사하게 웃었다.

그녀는 밀리안을 뒤로 밀고 그 앞에 엎드렸다. 한껏 가련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올려다봤다.

“정말, 이것만 하면 풀어주는 건가요?”

“클레이? 무슨…….”

당황한 밀리안에게 대답을 해주는 대신 클레이가 그의 성기를 손으로 잡았다. 당장 배우를 해도 어울릴 정도로 그녀의 표정은 처연했다.

“너무 커서, 무서워요.”

“……이게 뭐, 아, 잠깐, 잠깐만, 흣!”

“쉬이. 당신은 지금 내 약점을 잡고 억지로 휘두르는 중이야. 내 입에 한 번, 가슴에 한 번, 내 안에 한 번. 총 세 번 사정해야 날 놓아주겠다고 했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그런 말을 대체 언제 했냐고, 밀리안이 제 성기를 입에 담으려는 클레이의 머리를 황급히 뒤로 밀었다. 하지만 순순히 밀릴 클레이가 아니었다. 그녀는 제 머리를 잡은 밀리안의 손 위에 제 손을 얹어 그대로 유지하게 했다.

“그래. 이렇게, 내 머리를 잡고 강제로 성기를 입에 집어넣고 흔들어.”

“못 해요. 못 합니다. 제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합니까?”

“정말? 내가 하고 싶다고 해도?”

“읏.”

“응?”

클레이는 엎드린 상태로 그의 상체를 밀어 쓰러트렸다. 등 뒤에 쿠션이 있어 반쯤 상체를 세운 상태가 된 밀리안은 여전히 혼란스러워 보였다. 그녀는 그의 다리 사이로 기어가 붉은 입술을 벌렸다.

“여기에 듬뿍 싸주세요, 주인님.”

“너무……변태 같아요…….”

“새삼스럽긴.”

언제는 안 그랬냐며 클레이가 짧게 코웃음쳤다. 그녀는 쉽게 넘어오지 않는 밀리안을 살살 굴렸다.

“배우기로 했잖아. 그럼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지.”

“아무리 그래도 제가 어떻게 당신을 그런 식으로 대해요.”

“한 번 선을 넘어봐야 알 수 있다니까.”

“……거짓말하지 마세요.”

“정말이라니까. 그리고 이 정도는 평범한 연인들도 해.”

별거 아닌 역할극일 뿐이라고, 클레이가 그를 설득했다. 평범한 사람들도 한다는 말에 불신에 가득 차 있던 밀리안이 멈칫했다. 살짝 넘어온 느낌이었다. 클레이는 본격적으로 그를 유혹했다.

엎드려 있던 탓에 풍만한 가슴이 더 도드라졌다. 그녀가 머리를 살짝 흔들자 길고 풍성한 머리카락과 함께 가슴이 출렁였다. 밀리안의 시선이 그곳으로 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클레이는 상체를 더 숙여 꼿꼿이 솟은 성기를 가슴 사이에 묻었다.

“빨리 절 사용해주세요, 주인님.”

거칠수록 좋다며, 조금 전에 피해자처럼 굴던 건 싹 잊고 패턴을 바꿨다. 가슴 사이에 뭉개졌던 성기에서 끈적한 물이 줄줄 새어 나오고 있었다. 클레이는 손으로 가슴을 모아 성기를 문지르며 “주인님 변태.” 하고 속삭였다. 야릇한 눈웃음과 함께 아랫입술을 핥는 붉은 혀가 야했다.

다분히 연극적인 행동임에도, 밀리안의 눈이 젖었다. 본능적으로 허리를 흔들면서도 그는 여전히 미심쩍은 듯이 물었다.

“정말, 아, 평범한, 사람들도, 읏, 이런 걸, 한다고요?”

“당연하죠, 주인님. 응……. 좀 더 세게 쳐주세요. 주인님의 큰 자지로 가슴 얻어맞는 거 너무 좋아요.”

말이 주인님이지, 행위를 유도하는 사람은 명백히 클레이였다. 밀리안은 클레이의 저질스러운 말에 수치스럽다는 듯 얼굴을 붉혔다. 제발 그런 말 좀 하지 말라고 해도 클레이의 언어는 더 난잡해질 뿐이었다. 그래서 문제였다. 반응하지 않아야 멈출 텐데, 밀리안은 그녀의 말에 착실히 성기를 세우고 느꼈다.

허리가 저절로 움직였다. 말캉하고 부드러우면서 탄력적인 가슴 사이를 오가는 게 미치도록 좋았다. 그가 흘려대는 체액으로 흠뻑 젖자 마치 가슴이 아닌, 그녀의 질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다.

“아아…….”

시야가 까마득히 멀어지는 느낌에 밀리안은 머리를 뒤로 젖혀 젖은 신음을 흘렸다. 그는 여자가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다리를 더 넓게 벌린 채 허리를 흔들었다. 모두 의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클레이는 제 가슴 사이로 빼꼼 얼굴을 내미는 성기의 끝에 쪽, 입을 맞췄다. 밀리안에게 모든 걸 맞춰주겠다던 처음 의도와 굉장히 많이 달라졌지만, 좋은 게 좋은 거였다. 밀리안도 좋아하고, 자신도 즐거우니 나쁠 이유가 없었다.

좀 더 세게. 좀 더 거칠게. 클레이의 주문에 따라 밀리안의 행동도 점차 달라졌다. 종래엔 그녀가 부추기지 않아도 알아서 허리를 흔들었다. 밀리안의 성기가 제멋대로 움직일 때마다 마찰에 의해 하얗던 가슴이 점차 붉어졌다. 살갗이 따갑기까지 했지만 좋았다. 가슴이 성기가 된 것 같다. 클레이는 밀리안이 더 느끼도록 가슴을 더 조이며 밀리안을 올려다봤다. 그는 이성이 나간 젖은 눈으로 그녀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과 점점 거칠어지는 숨결로 그의 절정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클레이는 입술에 묻은 밀리안의 체액을 혀로 핥으며 속삭였다.

“싸주세요, 주인님.”

가슴과 얼굴이 온통 주인님의 것으로 뒤덮일 정도로.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밀리안이 눈을 질끈 감고 허리를 강하게 추켜올렸다. 성기의 반 정도가 모은 가슴 밖으로 튀어나와 하얀 액체를 흩뿌렸다.

“아, 클레이, 흣, 비, 비키, 아흣, 으읏!”

“으응.”

얼마나 양이 많은지 얼굴은 물론이고 머리카락과 상체가 전부 그의 사정액으로 범벅이 되었다. 클레이는 손으로 눈가를 쓸어 그의 체액을 닦아냈다. 점도가 높은 액체가 예민하게 달아오른 피부를 타고 천천히 흘러내리는 기분은 굉장히 묘했다.

클레이는 엎드린 상태로 기어서 밀리안의 몸 위로 올라갔다. 숨을 헐떡헐떡 내쉬며 절정에서 내려오고 있던 밀리안이 제 체액으로 더러워진 그녀를 보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씻어야,”

“응. 핥아주세요, 주인님.”

당신 입으로 전부 닦아달라는 클레이의 목소리는 지나칠 정도로 야릇하고 야했다. 그녀는 제 가슴 아래에 손으로 받쳐 올렸다. 안 그래도 풍만한 가슴이 그녀의 행동으로 인해 더욱 도드라졌다.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성기를 치대서 붉게 달아오른 살결 위로 희뿌연 체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밀리안이 도망치지도 못하게 그의 뒤통수를 잡고 가슴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빨아, 밀리안. 당신이 뿌린 우유야.”

“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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