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선조교기록 (79)화 (79/313)



〈 79화 〉4월 28일 월요일 PM 5시 (14)





 : 보통 세이프 워드라고 하면
 : 단어를 생각하기 쉬운데

소으랑 : 그럼 아니에요?

 : 끝까지 듣자 서윤아


소으랑 : 네엥~

 : word긴 하지만 꼭 단어만 쓰는 건 아니야
나 : 동작이나 재스쳐라던지 문장 같은 것도 되고
나 : 서로 간에 세이프 워드라고 인식하고 있는 거면
나 : 사실 그게 뭐든 딱히 상관없어

소으랑 : 그럼 막 되게 이상한 단어도 돼요?
소으랑 : 돼지고기라든지


나 : 배고파?

소으랑 : 약간……ㅎㅎ


나 : 그럴 시간이긴 하네
 : 아무튼
 : 니가 쪽팔림과 민망함을 감수할 수만 있다면
나 : 그리고 내가 그걸 세이프 워드라고 인식하고 있다면
나 : 돼지고기든 소고기든 말고기든
나 : 좋은 쪽을 골라잡으면 

소으랑 : 많이 민망할까요?ㅋㅋㅋ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예를 한번 들어보자

소으랑 : 하지 마요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거 하지 마요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또 상상하게 만들어서
소으랑 : 이상한 기분 들게 하려고


나 : 알기 쉽게 설명해준대도 싫다 그러네
나 : 배우려는 의지가 없구만


소으랑 : 자기도 즐기고 있으면서ㅋㅋㅋㅋㅋ
소으랑 : 배우려는 의지는 무슨ㅋㅋㅋㅋ
소으랑 : 제가 모를  알아요??

나 : 알았다 알았어

소으랑 : 그러면서 맨날 저한테만 야하다고
소으랑 : 음란한 년이라고 그런 말이나 하고

나 : 원하는대로 존나 밋밋하게
나 : 전혀 실감나지 않고
나 : 몰입할 수 없도록 설명해줄게
나 : 하면 되잖아


소으랑 : 아니, 뭘 또 그렇게까지……ㅋㅋㅋ

나 : 사실 뭐, 그래
나 : 존나 민망하고 쪽팔릴 수도 있어
나 : 분위기는 한창 무르익어가고
 : 너도 적당히 달아오른데다
 : 옆에선 니 주인이 뭔가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나 : 거기다 대고
나 : 큰 소리로 돼지고기를 외치면
 : 그 순간 정적이  흐르면서
 : 시발
나 : 상상하니까 웃기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플레이고 나발이고 웃느라 산통  깨질 듯


소으랑 : 돼지고기는 안 되겠다ㅋㅋㅋㅋㅋ
소으랑 : 좀 멀쩡한 걸로 해야지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멀쩡하고 안 멀쩡하고를 떠나서
나 : 맥락이 없다는 게 중요한 거지
나 : 뜬금없을수록 더 좋고
나 : 그런 점에선 돼지고기라도 괜찮아

소으랑 : 그래도 저건  아니잖아요ㅋㅋㅋ
소으랑 : 플레이 할 때마다 계속 생각날 텐데ㅋㅋㅋㅋ

나 : 그래서 애써 만들어놓은 분위기를
나 : 자기 때문에 조지기 싫은 애들은
나 : 제스쳐 많이 쓰기도 해

소으랑 : 어떻게요??


나 : 정해진 동작을 신호로 삼는 거지
 : 예를 들면
나 : 음
나 : 정해진 손가락으로
나 : 정해진 숫자만큼
 : 내 등과 뺨을 동시에 두드린다거나


소으랑 : 모스부호도 아니고ㅋㅋㅋ

나 : 아니면 보통은  하는 행동들
나 : 손가락으로 정해진 모양을 만들던가
나 : 그것도 아니면 행동이랑 말을 섞어서 쓰던가
나 : 미리 합의가 됐으면 방법은 많아

소으랑 : 주인님 뺨에 세 번 뽀뽀하기 같은 건요?


나 : 절대로 안 되지

소으랑 : 안 되나……ㅋㅋㅋ


나 : ㅇㅇ
나 : 플레이 중에 나올  있는 행동은 안 돼

소으랑 : 아
소으랑 : 긍까 평소에  쓰는 말이나
소으랑 : 일부러 하려고 생각하지 않으면
소으랑 : 절대로 할  없는 행동들을
소으랑 : 세이프 워드로 쓰는 거네요?

나 :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나 : 너무 어렵지 않을 

소으랑 : 말하기 힘드니까?


나 : ㅇㅇ


소으랑 : 근데 우린 어차피 단어밖에  쓰잖아요
소으랑 : 제가 뭐, 주인님 등을 두드릴  있는 것도 아니고

나 : 그러니까 하나만 정하면 되잖아
나 : 보통은 플레이 중에 팔다리가 묶이거나
나 : 입을 막아두는 경우를 대비해서
나 : 두세 개 정도는 만들어두는 편이거든


소으랑 : 나 그럼 오렌지 할래요
소으랑 : 아니면 귤도 좋겠다


나 : 왜 죄다 감귤류야

소으랑 : 제가 좋아하거든요ㅋㅋ


나 : 오렌지
나 : 뭐, 나쁘진 않은데
나 : 민망하지 않겠어?

소으랑 : 어……;;;


 : 세이프 워드를 써야 하는 상황을 상상해보고
나 : 그래도 문제가 없다 싶으면 결정해
나 : 일단 한  정하면 바꿀 수 없으니까


소으랑 : 못 바꿔요????

나 : ㅇㅇ

소으랑 : 왜요??


나 : 귀찮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난 또 뭐라고ㅋㅋㅋㅋㅋ
소으랑 : 중요한 이유가 있나 싶었잖아요


나 : 구글 계정 비밀번호도 바꾸기 귀찮아서
나 : 처음 만들었던  그대로 쓰고 있는데
나 : 맨날 비밀번호 바꾸라고 지랄이나 하고 말이야
나 : 나한테 그런 종류의 성실함을 바라지 마


소으랑 : 귀차니즘이 병이면
소으랑 : 낭님은 중증일 거예요 진짜
소으랑 : 환자야 환자


나 : 아무튼 잘 생각해봐
나 : 난 딱히 오렌지라도 상관없다

소으랑 : 상관없는  아니라
소으랑 : 어느 쪽이든 좋은 거겠죠ㅋㅋ


나 : 당연한  아니냐
나 : 어차피 쪽은 니가 파는 건데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오렌지 그렇게 이상한가


나 : 생각이라도 함 해보라고
나 : 예를 들어준다고 했더니
나 : 걷어차기나 하고 말이야

소으랑 : 아
소으랑 : 주인님


나 : 그런 사람 모른다


소으랑 : 낭님ㅋㅋㅋㅋㅋㅋㅋ


나 : ㅇㅇ


소으랑 : 저 완전 진짜 대박인 아이디어 생각났어요


나 : 묻어둬
나 : 꺼내지 마

소으랑 : 아 왜요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일단 들어봐요ㅋㅋㅋㅋㅋㅋ

나 : 뭔데

소으랑 : 플레이 중에는 절대로 꺼낼 일 없는
소으랑 : 그런 단어를 세이프 워드로 써야 하잖아요

나 : 그렇지

소으랑 : 그럼 낭님 이름이라도 되는 거 아니에요?

나 : 이건 또 무슨 미친 소리야

소으랑 : 미친 소리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근데 그렇잖아요
소으랑 : 플레이 중에는 주인님이라고 부르니까
소으랑 : 이름으로 부를 일은 절대로 없고
소으랑 : 분위기를 깨는 것도 아니니까 민망하지도 않구
소으랑 : 오히려 더 로맨틱한 것 같은데……ㅋㅋㅋ
소으랑 : 완전 대박 아님?

 : 머리 쓰지 마라 서윤아
 : 그러다 열 난다


소으랑 : 왜요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되게 좋은 생각 아니에요?
소으랑 : 진짜 완벽한  같은데

나 : 
나 : 오렌지로 결정
나 : 짝짝짝

소으랑 : 왜 맘대로 정하고 그래요ㅋㅋㅋㅋ

나 : 로맨틱은 옘병이
나 : 뒤지게 쳐맞은 다음에도
 : 로맨틱할 수 있는지 보자 한번


소으랑 : 씨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안 그래도  잡아먹으려고 덤비는 년이
나 : 이름까지 알려주면 평소에도 막 불러재끼면서
나 : 실실 쪼개는 모습이 눈에 훤하다


소으랑 : 제가 뭘 언제 그렇게 덤볐다구 그래요
소으랑 : 주인님 앞에선 기어다니기 바쁜데


 : 됐고
나 : 아무튼 니 취향에 맞게 정했으니까
나 : 앞으로는 플레이 하는 도중에
나 :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그만두고 싶다
나 : 힘에 부쳐서 더는 안 될  같다
나 : 아니면 이건 내가 바라는 방향이 아니다
 : 그럴 때 오렌지라고 말하면
나 : 즉시 그만두고 쉬게 해줄 테니까 써먹어
나 : 혹시라도 잊어버리지 말고


소으랑 : 제가 낭님도 아니고ㅋㅋ

나 : 맞아
 : 우리 서윤이는 똑똑해서
나 : 안 그럴 거야


소으랑 : ㅎㅎ

 : 어쨌든 뭐, 됐다
나 : 이걸로 한시름 덜었네
나 : 또 빠트린 게 있나 생각 좀 해봐야겠다

소으랑 : 근데요 낭님
소으랑 :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나 : 뭐가  남았어?


소으랑 : 갑자기 궁금해져서……ㅋㅋㅋ
소으랑 : 오렌지라고 말하면 꼭 그만둬야 돼요?

나 : 뭔 소리야 그건 또

소으랑 : 아니, 그렇잖아요
소으랑 :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해서
소으랑 : 차에서 내릴 필요까진 없지 않음?
소으랑 : 잠깐 멈췄다가 다시 달릴 수도 있고


 :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소으랑 : 이건 좀 아니다 싶긴 한데
소으랑 : 그만두고 싶진 않을 때는
소으랑 : 어떻게 해야 돼요??


나 : 음


소으랑 : 아까처럼 도저히 안 될 것 같으니까
소으랑 : 조금만 수위를 낮춰달라던가
소으랑 : 그런 걸 말하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나 : 그럴  세이프 워드를 단계별로 만드는 수밖에 없지

소으랑 : 오옹


나 : 오렌지가 정지의 의미라고 한다면
나 : 사과가 일시정지
 : 딸기는 볼륨조절 같은
 : 그럼 포도는 재생목록 정도 되려나


소으랑 : 무슨 동영상 플레이어에요?ㅋㅋㅋㅋㅋㅋ


 : 그런 식으로 쓸 수도 있다는 거지

소으랑 : 그럼 몇  더 만들까요?
소으랑 : 낭님 말대로 과일 시리즈로다가ㅋㅋ

 : 근데 굳이 우리가 그럴 필요는 없어
나 : 애초에 세이프 워드가 나올 상황이란 게
나 : 체력적인 문제라면  말할 것도 없고
나 : 플레이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그러는 거라면
나 : 일단 멈춘 다음에 문제를 해결하고
나 : 다시 시작하는 편이 훨씬 나아

소으랑 : 


나 : 니가 보기엔 어떨지 모르지만
나 : 나도 그다지 능숙한 인간은 아니고
나 : 넌  그대로 초짜잖아


소으랑 : 낭님은 충분히 능숙해 보이는데

 : 그리고 얼굴이  보이는 온플인 이상
나 : 괜히 어설프게 분위기 깨지 않으려고
 : 눈치 봐가면서 조절하는 것보다는
나 : 확실하게 멈춰 서서 짚고 넘어가는  좋지

소으랑 : 이미 다 생각해놓고 계셨어요?


 : 당연하지

소으랑 : 진짜로 고민 많이 하시는구나
소으랑 : 난 갑자기 궁금해져서 물어본 건데ㅋㅋ

나 : 그럼 뭐하겠냐
 : 정작 중요한 걸 잊어버리는데
나 : 쓸모가 없다 쓸모가

소으랑 : 에이
소으랑 :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
소으랑 :  그래요 또ㅋㅋㅋ
소으랑 : 낭님 맨날 깜빡깜빡하는 사람인 거
소으랑 : 제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나 :  혼자 웃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니까 그러지

소으랑 : 그렇게 심각한 건가……?


 : 너한테는 응석부리지 말라고 채찍질 해놓고
나 : 정작 나는 게을러터졌다는 게 중명된 거라서
 : 진짜 뭐라 할 말이 없다

소으랑 : 잘은 모르겠지만
소으랑 : 반성하고 담부터 안 그러면
소으랑 : 되는  아니에요?


나 : 이러면서 반성하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마

소으랑 : 어떻게 신경을 안 써요ㅋㅋㅋㅋ


나 : 우리 서윤이가 말도  듣고
나 : 그럭저럭 불평불만 없이 잘 해내니까
나 : 뭘 시켜야 하는지만 생각했지
나 : 정작 중요한 부분에서 배려가 부족했던 것 같다


소으랑 : 
소으랑 : 적응 안 돼ㅋㅋㅋㅋㅋ
소으랑 : 분위기 바뀌는 속도를 못 따라가겠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우울하다 서윤아


소으랑 : 으앙ㅠㅠ
소으랑 : 울 주인님 어떡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 울던가 웃던가 하나만 해라

소으랑 : 기운 좀 내봐요ㅋㅋㅋ
소으랑 : 빨리 고생했다고 우쭈쭈 해줘야죠ㅋㅋ
소으랑 : 쓰담쓰담도 해주고
소으랑 : 근데  쳐져 있으면 어떡해요

나 : 별로 힘이 나는 위로는 아니다
나 : 그렇지 서윤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그렇잖아요
소으랑 : 별로 고민할 만한 일도 아닌데
소으랑 : 혼자 심각하니까ㅋㅋㅋㅋ
소으랑 :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소으랑 : 감도  잡히고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래그래

소으랑 : 글구 낭님은 저더러 파트너도 아니라 그랬으면서
소으랑 : 왜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을 해요ㅋㅋㅋㅋㅋ

나 : 어째 말에 뼈가 있는 것 같다?


소으랑 : 사실인데요 뭘

나 : 그렇긴 한데
나 : 너 아까도 비슷한 소리 하지 않았냐

소으랑 : ㅎㅎ

나 : 기억 안 나?
 : 가장 처음에 첫 번째 영상 찍기 전에
나 : 자기소개 연습이나 한 번 해보라고 했더니
나 : 시키는  안 하고
나 :  욕만 실컷 했잖아ㅋㅋ

소으랑 : 그게 왜 욕이에요ㅋㅋㅋㅋ
소으랑 : 사실대로 말했는데
소으랑 : 걱정해줘도 귓등으로도 안 듣고
소으랑 : 맨날 술이나 먹고 다니고

나 : 사실적시가 명예훼손인 나라에 살고 있는데 

소으랑 : 글구 칭찬도 많이 했는데ㅋㅋㅋ
소으랑 : 그건 왜  빼놓고 기억해요


나 : 아무튼
나 : 니가 그렇게 말했잖아
나 : 내가 왜 너보고 파트너도 아니고
나 : 길들이는 섭도 아니라고 하는지
 : 도저히 모르겠다고

소으랑 : 네
소으랑 : 말했었어요


나 : ㅇㅇ

소으랑 : 근데 그게 왜요?

나 : 뭐가

소으랑 : 뭔가 이유가 있어서
소으랑 :  꺼낸  아니에요?

 : 딱히?
 : 니가 파트너 운운하길래
나 : 갑자기 그게 떠올라서 말해본 거야
나 : 언제부터 이유 생각해가면서 떠들었다고

소으랑 : 그럼 물어봐도 돼요?

나 : 뭘


소으랑 : 왜 그렇게  부르는지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리고 낭님은 오래 알고 지내면
소으랑 : 진짜 정나미가 떨어지고 그러는지
소으랑 : 나 말고 다른 여자랑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
소으랑 : 아무튼 이따가 말하자고 미뤘던 것들
소으랑 : 전부 다요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배고프다며
나 : 밥 먹으러 가
 : 고기 먹어
 : 고기


소으랑 : 지금은 낭님이 고파요ㅋㅋ

나 : 개소리하고 있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이런 건 안 좋아하시나
소으랑 : 나름 회심의 애교였는데

나 : 애교에 넘어갈 정도로
나 : 호락호락한 사람 아니다

소으랑 : 그럼 어떡해야 알려줄 건데요??

 : 하

소으랑 : 왜 한숨을 쉬고 그래요ㅋㅋ


나 : 그냥 넘어가면 나중에  이거 가지고
나 : 이럴 거면 왜 이따가 얘기하자 그랬냐고
나 : 한동안 내내 사람을 못살게 굴 텐데


소으랑 : 낭님 안에서 전 대체 어떤 이미지인 거임;;;


나 : 내가 많이 익숙해졌는지
나 : 요즘 들어 부쩍 말이 많아진 강아지


소으랑 : 그렇게 시끄럽진 않았잖아요ㅋㅋ


나 : 시끄러우면 좀 어때
 : 기죽어서 짓눌려 지내는 것보단
 : 훨씬 건강하고 좋은 거지


소으랑 : 낭님은 얌전한 여자가 좋지 않아요?

나 : 딱히 그렇지만도 않은데
 : 왜 자꾸 내 취향을 물어보냐 넌


소으랑 : 걍 궁금하잖아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다른 분들은 집주소까지 다 알고 있는데
소으랑 : 전 낭님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으니까
소으랑 : 글구 저한테는 암것도 안 알려주시고
소으랑 : 이따가 얘기하자고 넘어갔으면서ㅋㅋㅋㅋㅋ
소으랑 : 약속도 안 지키니까ㅋㅋㅋㅋㅋㅋ


나 : 우리 서윤이도 가만 보면
 :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는
나 : 존나 꿋꿋하게 하는 스타일이야
나 :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소으랑 :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하지 말고요ㅋㅋ

 : 딱 하나


소으랑 : 넹?

 : 저 중에서 제일 궁금한 거
 : 딱 하나만 물어보라고
 : 대답해줄 테니까

소으랑 : 나머지는요?

나 : 나중에 그럴 기분이 들면

소으랑 : 몬가 불합리한데……ㅋㅋㅋㅋㅋ


나 : 싫음 말고


소으랑 : 싫은 건 아니고ㅋㅋ
소으랑 : 그럼
소으랑 : 음
소으랑 : 저거 대답해주세요
소으랑 : 맨날 저한테 강아지라고 그러면서
소으랑 : 파트너나 섭이라고는 절대로  하잖아요
소으랑 :  그러는 거예요??

나 : 딱 하나만 물어보라 그랬더니
나 : 제일 말하기 싫은 화제를 던지네

소으랑 : ㅎㅎ

나 : 지금은 진지한 얘긴 하고 싶지 않은데

소으랑 : 전 낭님이 해주는 얘기면
소으랑 : 뭐든지 좋은데ㅋㅋㅋ


나 : 우리 서윤이
 : 갈수록 능글맞아지네
나 : 그런 말도  하고

소으랑 : ㅎㅎ

나 : 넌 남자 몇 번 만나다 보면
나 : 여우 되겠다 불여우

소으랑 : 딴소리 하기 있어요?ㅋㅋ


 : 하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얘는 왜 남이 말하고 싶지 않다는 건
나 : 죄다 까발리려고 그러는 걸까
나 : 남의 비밀이 그렇게 탐나?


소으랑 : 주인님도 맨날 그러잖아요
소으랑 : 싫은데 억지로 막 캐묻고
소으랑 : 말꼬리 잡아서 유도심문하고
소으랑 : 함정 파서 잡아채고

나 :  누가 그렇게 팩트로만 때리랬어

소으랑 : 제가 누구 보고 배웠겠어요

나 : 이젠 한 마디를 안 지려고 하네
나 : 사자 새끼를 키우는 기분이다 진심


소으랑 : 어흥
소으랑 : 빨리 대답해줘랑
소으랑 : 약속했잖느아앙

 : 그래
나 : 귀엽다 귀여워
나 : 나 참


소으랑 : ㅎㅎ

나 : 뭐, 언젠가 하려고 했던 얘기긴 한데
나 : 그게 오늘일 줄은 몰라서  당황스럽네
 : 잠시만
나 : 생각 좀 정리하고


소으랑 : 네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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