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트 [RUST]-46
이 실장은 부산으로 내려가는 고속열차에서 생각에 잠겼다.
혼자 내려가는 길, 양복 안 주머니에 넣은 명함 한 장.
‘형님, 애들은 제가 입단속 시켜서 내려가겠습니다.’
고속열차로는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안쪽에 도착하는 것과는 달리, 승합차로 가면 그보다 2시간은 더 잡아야 했다. 준비 시간까지 생각하면 5~6시간. 부산에 도착해서 상황을 확인하고 호텔 살롯 사장을 만나 볼 수 있는 시간은 대략 3시간.
그렇지 않아도 미칠 것 같은 머리통에 불이 붙은 것 같았다.
아무리 급하게 끌어모은 애들이라고 하더라도 월급은 줘야 할 것 아닌가? 회사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보면 최 전무가 중간에 빼돌렸다는 말이 사실 같았다. 자기가 아니면 자기 위에 최 전무뿐이었다.
이 실장은 유 이사에게도 화가 나기 시작했다. 굴러먹던 자기를 스카우트해서 번듯한 자리와 명함 파줬다고는 하나, 애들 월급 슈킹하는 새끼를 모르고 있었다면 조직 관리에 무능한 양반이라는 소리였고, 알면서 묵인했다면 보기랑 달리 씨발 같은 년이라는 의미였다.
어느 쪽이든 이 실장은 빡칠 수밖에 없었다. 자기 믿고 따라온 애들도 있는데, 2달을 날로 부려 놓고 부산에 끌고 내려가서 샬롯이랑 치고받아라? 그것도 실전으로? 절반 이상 병신 될 텐데? 그것도 칼이나 쇠 파이프를 썼을 때 일이었다.
호텔이니 문 닫아걸고, 서로 총질하기 시작한다면? 얼마가 죽어 나갈지 예상하기 힘들었다. 정말 애들이 총을 거꾸로 잡을 수 있었다. 돈도 안 주면서 나가 죽으라는데, 곱게 나가 죽을 사람이 어딨겠는가?
게다가 문제는 또 있었다. 안 팀장이 명함을 받았다는 것은 이미 그 전에 호텔 샬롯 사장이 안 팀장에게 접근했다는 의미였다. 과연 안 팀장 하나일까? 막상 부산에서 일을 치를 때, 누군가 배신이라도 한다면 정말 치명적이었다.
씨발
그렇게 따진다면 안 팀장이 자기 목을 걸고 이 실장을 살려준 거나 다름없었다. 샬롯에서도 사람을 심어 놓는 판국에, 같은 집안 식구라고 손을 뻗지 않았을 거로 생각하는 건 순진한 생각이었다.
애들 사이에 최 전무가 심어 놓은 애들도 있을 거고, 유 이사가 심은 애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김 실장이 심어 놓은 애들도 있겠지. 자기와 김 실장 사이가 나쁘다지만, 김 실장에게 붙은 애들이 없다고 보긴 어려웠다.
“동구야. 양 팀장.”
[예 형님.]
“아무래도 우리 애들 가운데 여럿, 이쪽저쪽에 끈대고 있는 것 같다. 티 나지 않게 찾아보고. 부산 내려오면 누가 뭐라고 해도 움직이지 말고 있어. 뭐라고 하면 내 이름 대고.”
[알겠습니다.]
“···그리고, 고맙다.”
[아닙니다. 형님 제가 더 고맙습니다.]
“그래, 수고해라.”
[예. 금방 내려가겠습니다.]
어느새 꺼내 들었는지, 이 실장은 샬롯 호텔 사장 심은영의 명함을 만지작거렸다.
‘죽이 되든 밥이 되는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건가?’
세상 살기 참 좆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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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식당.
훈훈한 분위기가 가라앉을 즈음. 기순이 노트북을 꺼내 테이블에 올려놨다.
김 양은 호텔 사장이 호출했다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루는 김 양을 지긋하게 쳐다봤다. ‘나는 아직 너를 보고 있다.’라는 표정이었다. 김 양은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기순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곤,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양이랑 회사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알았는데, 너랑 나랑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더라.”
“뭔데.”
“우리는 그냥 조폭이라고 생각했었잖아. 뭔가 스케일이 큰 기업화된 마약 조폭.”
“그렇지.”
마약까지 유통하는 거대그룹화된 조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열차에서 준 홍 과장 파일. 그 가운데 간신히 하나를 여는 데 성공했다. 근데 하필 그게 홍 과장의 일기장, 프로파일 작업, 신문 기사 스크랩, 그런 게 뒤섞인 폴더였다. 그걸 보니까 단순하게 이 새끼들은 조폭 기업이다. 이렇게 끝날 일이 아니야.”
“···내용이 뭔데?”
“조사자료는 외국 애들이 한국 와서 분탕질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더라, 처음에는 무슨 외국인 혐오증 있는 인간인가 했었다.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어쩐지 늑장 대응하는 경찰. 외국인 범인은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케이스만 수십이 넘어갔으니까.”
“······.”
“이게 또 좆 같은 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부 지문등록 하니까 지문 남으면 컴퓨터 돌려서 어떻게 신원 확인이 가능한데, 외국 애들은 그냥 그런 거 없이 한국을 활보하니까 사고 터지면 찾기 힘든 거야. 그래도 어떻게 발로 뛰어서 꾸역꾸역 찾아 넣었더니 또 금방 풀려나네?”
“······.”
“증거가 있어도 범인 쪽에서 대형 로펌 끼고 변호하면 초범이니 국제관계니 하면서 집행유예로 끝이고, 대부분 본국송환이나 추방으로 끝. 그러면 여권 위조해서 또 들어오고. 그냥 한국이 외국 범죄자들에게 맛집 취급이더라는 자료를 읽다 보니, 그 홍 과장이란 사람 대체 뭐 하는 사람이었나 싶더라.”
“뭐 하는 사람이긴, 사람 인생 전문적으로 조지는 좆같은 새끼지.”
마루의 생생한 표현에 기순은 뭐-하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어쨌든, 중국에서 뭔 애들을 투입해 한국에서 대기업 연구자료를 물리적으로 뽑아가려고 했던 사건이 있었는데, 그거 막으려고 했다가 블랙 요원들 여럿 죽고 다치고, 한국 특수부대도 여럿 상한 일이 있었더라. 이유가 우리는 생포하려고 하는데 저쪽은 죽이겠다고 하니, 어쩌겠어? 거기에 중국 대사관에서 나온 새끼가 고기 방패로 있어서. 더 그랬다고 하더라고.”
“미친, 실화냐?”
마루는 어이없었다.
“나도 읽으면서 황당하더라. 하여튼, 중국 특수부대인지 공작부대인지 그런 애들이 안방처럼 드나드는 것도 모자라 삼합회 계열 폭력배들이 들어와서 약을 대놓고 팔지 않나, 이유인즉 한국은 마약 관련 법이 초범에는 아주 관대하다나? 그렇게 범죄조직들이 하나둘씩 똬리를 틀더니 나중에는 장기밀매, 인육 캡슐, 여자·아동 전문납치 조직이 자리를 잡았지. 그렇게 별 새끼들이 전부 ‘한국 맛있어요.’ 하는 상황이 된 거야.”
한국의 밤거리는 생각보다 어둠이 깊었다.
“이게 중국만 이런 게 아니라, 일본 야쿠자, 러시아 마피아, 동남아 특히 베트남이랑 필리핀 갱 애들까지. 하다못해 요즘엔 남미 쪽까지 들어와서 지랄을 내고 있더라고. 언론에서 다루지 않아서 그렇지.”
“하- 그래서. 그게 회사인지 조직인지 월드랑 무슨 상관인데?”
기순이 노트북을 휙 돌려 마루에게 화면을 보여줬다. 뭔가 그림? 조직도? 그런 게 있는 화면이었다.
“그러니까 월드 그룹은 단순 조폭이 기업화한 게 아니라, 반대였다는 말이야. 외국에서 침투한 공작원들을 외교 문제없이 처리하려면 뭐가 제일 간편할까?”
“교통사고?”
“그렇지. 뭔가 사고로 위장하는 게 좋지. 근데 그러기 힘들 땐? 물리적으로 충돌해야 할 상황이면? 공권력은 걸리는 게 많고, 그렇다고 우리도 대놓고 특수부대 출동시키고 블랙 요원 풀어서 사생 결판내기도 눈치 보이면?”
“조폭을 보내서 처리한다? 아니면 조폭으로 위장한 애들을 보내든?”
“그래. 어차피 저쪽도 폭력조직원으로 위장하고 들어왔으니, 이쪽도 기업형 조폭으로 조지는 거지. 뒤져 나가도 양측 정부는 우리는 그런 일 모름. 폭력배들끼리 시비붙은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였을 뿐. 이렇게 하기도 좋고.”
“그럼 월드가 그런 뒤처리하는 회사라고?”
“전부 확인한 건 아니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단순히 뒤처리만 하는 회사는 아닌 거 같아 일단 뒤에 그룹이 붙잖아, 거기에 블랙 요원들이 왔다 갔다 하니까, 파란 집도 지분이 있다고 봐야 하고, 인식표 없는 특수부대들이랑 같이 일하기도 했다니, 똥별들도 지분이 있고, 산업 스파이 조진다면서 PMC, 시큐리티 만들어 놓은 대기업도 지분 있고, 이런저런 핑계로 국민의 알 권리 어쩌고 하는 애들도 지분이 있다고 생각할 거고, 여의도에 있는 사람들도 지분이 있다고 하겠지.”
마루는 ‘존나 복잡하네.’ 그러고 말았다. 마루의 간단한 감상평을 듣자, 담담하게 이야기하던 기순이 갑자기 지질 병을 냈다.
“복잡해? 그걸로 끝? 씨발 이제 알겠어? 엉? 내가 새벽에 왜 그렇게 지랄 떨었는지 알겠냐고!”
갑자기 분노 맥스인 기순을 보고 마루가 ‘왜? 또.’ 하는 표정을 지었다.
“네가 그랬잖아! 사고 터진 걸 온 세상이 합심해서 덮는 거 같다고. 이제 왜 그랬는지 알겠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알겠냐고? 월드 축산 지하 창고에 무기가 왜 있었겠냐고! 씨발 거기 금괴랑 돈이랑 그거 똥별이니, 여의도 인간들이니, 국민의 알 권리니, 그런 애들한테 배분 가는 거였으면? 회사가 널 추격하는 걸 포기하겠냐?”
“아니 갑자기 그렇게 급발진을 하면 이상하지, 이야기가 왜 그렇게 되는데.”
“뭐? 진짜. 와- 너 정말- 그래 그럼 이야기가 어떻게 되는데?”
기순의 속 터진다는 표정을 보고도 마루는 태연하게 답했다.
“이해하고 말 것도 없고, 그러니까 월드 그룹이 단순한 조폭 기업이 아니다. 정부, 군부, 국회의원, 언론에 기업형 조폭까지 지분 나눠서 만든 회사다. 외국에서 들어와 분탕질 치는 애들, 법적으로 공권력으로 해결하기 애매하면 얼굴마담을 내세워 회사에서 조지고, 뒤처리는 다 같이 합심해서 한다. 그 과정에서 수익 생긴 건 모았다가 분배한다. 이거잖아.”
“그래.”
“그거 수익 모은 거, 짱 박아둔 무기랑 장비, 그걸 내가 슈킹 했는지 어떻게 알 건데? 뭐 정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어떻게 안다고 해도 며칠은 걸리겠지. 그리고 며칠 뒤에 우리는 바다에 있을 거고. 걱정부터 하지 말고 그냥 최대한 빨리 뜰 준비나 해서 뜨면 되는 일이잖아. 괜히 쫄아서 스트레스받지 말고, 다 먹었으면 일어나자. 짐 온다며? 정리할 것도 많다며? 빨리해야 빨리 뜨지.”
마루가 간단하게 교통정리를 해버렸다. 그 태연하고 단순한 언행 때문인지, 치솟았던 혈압 때문인지 기순은 머리가 핑 돌았다.
근데, 곁가지 다 때려치우고 나면, 마루의 말이 맞았다. 어차피 좆된 상황이고, 월드의 뒷배가 사실상 뭐든 월드가 사실은 유니버스였든 그걸 알았다고 변하는 건 없었다.
“하- 씨발 새끼. 그렇게 말하면 열 낸 내가 병신 같잖아.”
“몰랐냐?”
초성으로 ㅋ을 표현한 듯한 미소를 지은 마루가 밖으로 나갔다. 기순은 노트북을 덮다 말고 생각에 잠겼다.
김 양의 말대로라면 마루와 김 양이 거의 60명 넘게 보냈다고 했다. 월드 축산에서 최소 20명 이상, 저격으로 15명, 부산 외곽에서 둘이 합해 23명. 거기에 홍 과장, 최 실장, 백 실장 같은 사람들과 부산 보안팀은 그냥 팀장과 부팀장까지 보냈다고 했다.
여러 세력이 모여 만든 월드 그룹이니 빈자리에 자기 사람 채우겠다고 갈등할 것이고. 경험 많은 조직원들이 대거 죽었으니, 조직력 부분에서도 약해졌을 것이다.
월드 그룹이 사실상 약화 된 상황. 이런 상황에서 외국계 애들이랑 대규모 유혈 사태가 벌어진다면? 그 여파가 어디까지 튈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근데 따지고 보면 마루 말대로 그걸 걱정할 이유가 없었다.
“아유- 마루 새끼 꼭 묘하게 짧게 쳐요.”
그것도 절묘하게. 어쩌면 그래서 잡히지 않고 잘 도망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하지 않고 바로 짧게 쳐버리고 움직였을 테니까.
자식- 사람 민망하게 하기는 머쓱한 표정을 감춘, 기순이 노트북을 챙겨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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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로우킥을 때렸다. 한 번, 두 번, 세 번···. 때릴수록 맑아지는 머리.
유 이사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고 있었다. 지원 병력도 소식이 없었다.
여기는 샬롯 그룹의 힘이 막강한 지역이었다. 4대에 걸쳐 지역에 뿌리내린 샬롯에게 시간을 주면 줄수록 어려운 싸움이 됐다.
“야- 본사에서는 아직도 연락이 없어?”
“예. 유 이사님 사무실로 연락했지만, 회의 중이시라는 답변만 받았습니다.”
“아니 무슨 아침 8시부터 회의야. 본사에 무슨 일 있는 거야?”
“샬롯 그룹과 협의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서울에 있는 샬롯 본사를 막는 동안, 샬롯의 인적자원 공급처가 되는 이곳을 쳐야 했다. 서울에 있는 샬롯이 경제적인 규모에 있어서는 압도적이겠지만, 인적자원 수급에 있어서 만큼은 이곳 샬롯을 따라갈 수 없었다. 충성심 깊은 인재라는 건 그렇게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유 이사님께 다시 연락드려. 시간이 촉박하다고. 오늘 점심 전에 들이쳐야 한다고.”
점심시간이 되면 호텔 식당가에는 사람들이 제법 모였다. 점심을 호텔에서 먹는 사람들이니 제법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들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니 초장부터 관리해야 하는데···.
최대한 아침에, 되도록 점심 전에. 해결을 보는 게 베스트였다.
“그리고 이 실장은 어떻게 됐어? 다 왔으면 샬롯 호텔 인근으로 보내서 주변 통제, 관리 시작하라고 해.”
“예.”
일단 쪽수 많은 이 실장 애들로 호텔을 틀어막고, 여차하면 몸 빵을 시킨 뒤, 정예만 추려서 호텔 사장실로 직행한다. 위기를 느낀 호텔 사장이 탈출하도록 유도, 잡는다. 생포가 베스트 어려우면 제거.
최전방에 있는 이 실장 애들 희생이 크겠지만, 어차피 양아치 찌꺼기들 끌어모은 건데, 금방 다시 모을 수 있을 거다.
“저 실장님. 이 실장 애들 UN 공원에서 꼼작도 하지 않겠다는데요?”
“뭐? 이기영 그 새끼가 그렇게 말했어?”
“부실장이라고 안 팀장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작전권 나한테 있다고 했고?”
“본사에서 그런 명령 받은 적 없답니다. 자기들은 이기영 실장 말 외에는 듣지 않는다며 그대로 대기하고 있겠답니다.”
“똥개 새끼들이 어디서! 하- 이래서 근본 없는 것들이든 말든 대충 끌어모으면 안 된다니까. 이런 새끼들은 모았으면 빨리 써버려야지, 그냥 뒀다가는 아주 해충이 돼요. 해충이. 좆같은 새끼들. 이기영 십새끼한테 전화 돌려서 샬롯 호텔 인근 지역 통제랑 관리 들어가라고 해. 그리고 유 이사님한테서 아직도 허가 떨어지지 않았어?
“예 아직도 회의 중이라고 하십니다.”
진짜 이대로 가다간 동네방네 소문 다 나겠다.
아요-
쾅!
로우킥에 소파가 들썩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직원 하나가 문이 채 열리기도 전에 소리쳤다.
“김 실장님! 떴습니다. 유 이사님과 부산 샬롯 호텔 작업, 허가 나왔습니다. 본사 공식 명령입니다.”
김 실장이 주먹을 꾹 쥐고 몸을 돌렸다.
짧게 친 머리, 흉터 있는 한쪽 눈썹이 유달리 도드라졌다.
“애들 장비는 다 챙겼지? 부산 보안팀 애들이랑 같이 호텔 밖에 있는 야쿠자 애들부터 조진다. 작전 실행 시간은 오전 8시, 10시까지 주변 야쿠자들 궤멸시키고, 샬롯 호텔로 간다.”
“예.”
“부산 애들 가운데 근처 토박이 애들 팀마다 하나씩 껴서 움직이라고 해, 네비를 보니 마니, 길을 찾니 마니, 하다 삽질하지 말고. 야쿠자 새끼들 한 놈도 놓쳐서는 안 돼, 생포는 없다. 바로 처분하고 처리반 대기하고 있다, 바로바로 처리하게 하고.”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기영 십새끼는 호텔이랑 호텔 주변 통제하고, 개미 새끼 하나 빠져나가지 못하게 포위하고 있으라고 해. 본사 허가가 떨어졌으니, 명령권 누구에게 있는지 알겠지.”
“예.”
김 실장이 마지막으로 때린다는 것처럼 힘있게 로우킥을 때렸다.
빠아아앙!
일인용 소파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데굴데굴 굴렀다.
시원하다는 얼굴로 김 실장이 선언하듯 발걸음을 옮겼다.
방탄복을 껴입은 직원들이 중무장을 한 채, 뒤따랐다.
“좋아.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