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러스트-213화 (213/280)

러스트 [RUST]-213

일본 제약회사 지하가 떠올랐다.

비밀 연구실 복도를 갉은 흔적들과 양탄자 조각이 겹쳐 보이는 순간. 마루는 바로 무전을 때렸다.

“모두 밖으로!”

[치직- 예?]

[삐이익- 흔적을 발견했습니까?]

“전부 나와요.”

그렇게 빈집을 수색하던 국토안보국 요원들과 김 양이 밖으로 나왔다.

“여기서 뭔가 본 거 없어? 바퀴벌레라든지 쥐라든지.”

[없으··· !?]

없다고 대답하려던 김 양의 얼굴에 느낌표와 물음표가 동실 떠올랐다.

[있음. 쥐 한 마리 있었음.]

그러니까 미어캣처럼 꼿꼿하게 쳐다보면 쥐. 마루가 눈을 가늘게 떴다.

“크기는? 우리 일본에서 봤던 거랑 비슷한 크기야?”

[크기는 일본에서처럼 그렇게 크지는 않았음. 내 팔뚝 정도?]

“한 마리만 있었어? 확실해?”

마루의 진지한 목소리에 김 양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쥐라면 쥐똥이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국토안보국 직원 가운데 한 사람이 손을 들고 말했다. 집이 시골이라 쥐들이 많아서 아는데, 쥐가 많으면 주변에 쥐똥이 있다고 했다.

“근처에 쥐똥이 보이지 않는 거 보면, 쥐는 상관 없는 거 같은데요?”

“일본에 있던 쥐들은 떼로 몰려다녔어도 쥐똥 같은 거 없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당시 일본에선 그랬다.

“일단 쥐가 있다고 생각하고 대비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쥐가 아니면 바퀴벌레일 수도 있으니까 그쪽 대비도 하고요.”

“뭘 준비할까요?”

“불을 무서워하니까 마을 주변에 네이팜 뿌려서 태워야죠.”

“방화선까지 생각하면 중장비가 필요하겠습니다.”

일단 마을에 쥐가 있다면 도망치지 못하게 해야 했다. 땅덩이 넓은 미국에서 사방으로 퍼진다면 답이 없을 테니까.

“효과가 있을까요?”

“일단 숫자를 줄이는 게 중요합니다. 어쨌든 100마리 퍼지는 것보다, 10마리라도 줄이는 게 좋으니까요. 아-하수구 쪽으로도 도망치지 못하게 막아야 합니다. 네이팜 뿌려서 하수구 안으로 불 지르고, 빈집 전부 태우고 일단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죠.”

“일단 본부에 연락해서 중장비랑 인력 확충하겠습니다.”

“그러세요.”

일본처럼 괴물 쥐가 나왔을지 모른다는 보고가 국토안보국으로 전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괴물 멧돼지, 괴물 곰, 괴물 늑대 때문에 난리 난 국토안보국이 또 뒤집혔다. 덴 브라운 과장은 바로 마루에게 연락했다.

[일본에서 본 괴물 쥐가 맞습니까?]

“실물을 보진 못했지만, 희생자들의 흔적이 없는 걸 보면 그렇습니다.”

[흔적이 없는 게 흔적이라니.]

덴 브라운 과장은 다시 위장약을 삼켰다.

[알겠습니다. 주 방위군에게 지원을 요청하겠습니다. 중장비 그리고 요원들을 주가로 보내도록 하지요.]

“화염방사기와 네이팜부터 보내주십시오. 바퀴벌레 살충제도 같이.”

[바퀴벌레요?]

“일본에서 바퀴벌레도 있었거든요. 쥐인 것 같지만, 혹시라도 바퀴면 모르니까 말입니다.”

[후- 알겠습니다. 네이팜과 화염방사기를 넉넉하게 보내드리겠습니다.]

“헬기로 가능하겠습니까?”

잠시 이어진 침묵.

[비행기 추락사고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원인은 버드스트라이크.

헬기가 됐든 비행기가 됐든 고도를 낮추는 순간, 새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는 말. 옐로우 스톤 국립공원 인근에서 시작된 새들의 이상행동이 점차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덴 브라운 과장의 음성은 침통했다.

[···그래서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이 세워질 때까지, 헬기 지원은 힘들 것 같습니다.]

하늘길이 아주 끊긴 건 아니었지만. 확실히 위험한 수준이었다. 10대가 이륙하면 2~3대가 추락하는 꼴이었으니까. 20~30%가 이착륙으로 손실된다고 가정해 보라. 쉽게 항공 운송을 선택할 수 있을까?

심지어 추락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헬기 수송? 어려웠다. 당장 괴물 쥐라는 증거가 확실한 것도 아니었고, 심증만으로 최소 20~30% 손실을 각오한 수송작전을 진행하기엔 힘들었다.

[군부 일각에서는 화학 무기를 사용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작전지역 인근 시민에게 해독제를 지급하고 집을 최대한 밀폐하게 한 뒤, 미친 동물들이 나오는 서식지에 광역으로 살포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시민을 대규모로 대피시키는 건 불가능했다. 그러니 약간의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작전을 펼치자는 말.

“지하수도 그렇고 식수와 토양이 오염될 텐데요?”

희생도 희생이지만, 이후 제독이 가능할까?

[일부 한정된 지역에서만 작전한다면 제독 가능합니다.]

3차대전에 대비했었던 미국이었기에 방사능전과 생화학전에 대한 준비도 있었다. 군부는 이를 염두에 둔 작전을 주장했다.

다른 곳이라면 전술핵이라도 쐈겠지만, 지금 괴물들이 출몰하는 지역은 하필 옐로우 스톤 화산이 있는 국립공원이었다.

핵폭발의 충격으로 옐로우 스톤 화산이 터지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북미 대륙이 쑥대밭이 될 터. 그러니 핵 말고 독가스를 이용하자는 말.

덴 브라운 과장이 이렇게까지 자세히 이야기할 줄 몰랐던 마루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일본에서 비밀 실험실을 직접 보고 거기에 있던 실험체들과 싸워본 사람은 블라디마루 씨와 동료뿐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이상 사태에 대해 제일 기만하게 반응할 수 있는 자들도 블라디마루와 동료였다.

만약 저쪽에서 계획했던 일이 성공해 블라디마루를 해부했다면, 이후 벌어질 사태에 대한 조언이나, 대처 방법도 동시에 날아가 버렸을 것이다.

덴 브라운 과장은 진중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방법이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말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방법이라도 흘려듣지 않겠다고 말하는 덴 브라운 과장의 말에 흔쾌히 그러리라 대답하는 마루였다.

“독가스 작전은 보류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괴수들은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놈들이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인근 마을이지만 곧 작은 도시 지역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군부에서는 독가스 말고 다른 생각이 없었습니까?”

[기갑부대를 이용하고 대전차 미사일을 이용해서 공격하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사실상 쉽지 않습니다.]

“일단 이쪽부터 정리하고 다시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그러지요.]

옐로우 스톤 쪽 괴수 이야기는 이 마을을 정리하고 난 뒤로 미루기로 했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 무렵 중장비 몇 대와 기갑차량에 탑승한 주 방위군, 국토안보국 요원, 연방수사국 요원들이 한 번에 몰려왔다.

[연방수사국은 왜?]

“마을 단위 실종 사건이라고 자기들이 수사하겠다던데?”

김 양의 표정이 순간 ‘이 뭐···.’로 변하며 힐끗 새로 온 애들을 봤다.

[군대도 오기로 했었음?]

“과장이 주 방위군에 지원 요청한다고 하더니 왔네. 근데, 네이팜을 사용하는 군사작전이라고 자기들이 지휘해야 한다고 하더라.”

김 양이 마루에게 눈빛을 보냈다.

‘괜찮음?’

‘괜찮지.’

‘진짜임?’

‘그럼.’

좋지 않은가? 자기들이 책임지고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다는데 손뼉 치며 환영이었다. 지휘권이 어쩌니 수사권이 어쩌니 그러면서 시간만 끌지 않으면 좋겠는데. 저쪽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알아서 하라고 하고 우린 가자.”

[진짜?]

김 양이 반색했다.

[알겠음.]

주 방위군과 연방수사국에서 둘을 잡으려고 했지만, 통할 리 없었다. 현장은 두 기관이 알아서 하라고 하고 국토안보국이 빠지는 모양새가 됐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시작하고 마무리 짓지 못한 느낌이라 그렇기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자기들이 하겠다는데.”

“연락이 끊긴 동네가 더 있어서, 저희는 그쪽을 확인하러 갑니다.”

슬쩍 협력을 요청하려는 국토안보국 요원의 말에 마루가 턱짓했다. 주 방위군과 연방수사국이 차린 캠프 방향이었다.

“갈 때 저쪽 사람들 몇 명 데려가시죠.”

“하하-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지금 돌아가는 걸 보니, 앞으로 자주 보게 될 사이인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어깨를 으쓱한 마루가 ‘저쪽도 안 데려갈 거면서 우린 왜?’ 하는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악수하고 헤어지자는 의미. 작게 숨을 내쉰 요원이 마루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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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소각 작전을 앞두고 방위군 지휘관과 연방수사국 요원이 한자리에 앉았다.

마을의 봉쇄와 소각은 주 방위군이 실행하기로 했다. 연방수사국에서는 마을을 소각하기 전, 모든 집을 먼저 수색해야 함을 주장했다.

“작전권을 주 방위군이 갖는 것에 대해 불만 없습니다. 다만 그쪽도 연방수사국을 존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소각 전에 수색을 먼저 했으면 합니다.”

“수색이요?”

“괴물 쥐나 거대 바퀴벌레가 있을지 모른다고 하지만, 목격자도 증거도 없는 상황입니다. 만약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

“다른 무언가의 증거가 남아있을 수도 있고, 패닉룸 같은 곳에 숨어있는 생존자가 있을 수도 있는 일 아닙니까?”

연방수사국 입장은 그랬다. 국토안보국이 한 사람의 말에 너무 휘둘린다고 생각했다. 그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인정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라.

혹시라도 생존자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 아니던가? 집들을 전부 수색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포위 소각해 버린다는 작전을 태연히 말하는 것을 보면 위험했다. 그리고 ‘위험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주 방위군도 동의했다.

“그럽시다. 어차피 방화선을 파고 마을을 봉쇄하려면 몇 시간은 걸릴 테니까 말이죠. 다만 봉쇄가 끝나면 바로 소각 작전을 시작할 테니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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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익- 클리어-]

[삑- 클리어- 2층 올라가겠다.]

[치이익- 지하 갑니다.]

연방수사국 요원 2명과 주 방위군 8명이 빈집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딸깍- 딸깍-

“전기가 나갔나 봅니다.”

“누전 차단기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

병사 하나가 고개를 끄덕이곤 거실 밖으로 나갔다.

연방수사국 요원 하나가 바닥에 남은 양탄자 조각을 집어 들었다.

후레쉬에 비춰 보자, 붉은 흔적이 역력히 드러났다.

피가 묻은 양탄자 조각이었다.

“이게 그거 같습니다.”

국토안보국에서 애지중지하고 있는 블라디마루 칼린이 말했던 양탄자 조각. 그런 게 있으면 증거품으로 확보해야지 그냥 두면 되나?

비닐 팩에 양탄자 조각을 넣은 요원이 플래시로 바닥 부분을 살폈다. 예상대로 짙은 얼룩이 군데군데 남아있었다.

찰칵- 찰칵-

증거 사진이 담겼다.

“여기 이쪽에도 흔적이 있습니다.”

소파 아래로 불빛을 비춰 보니, 마루 아래쪽으로 구멍 같은 게 뚫려 있었다.

“소파 밀어봐.”

바닥 끌리는 소리와 함께 소파가 옆으로 치워졌다. 그리고 드러난 흔적. 마루에 뚫린 구멍.

“이게 무슨 구멍이지?”

구멍 아래쪽은 지하실로 연결된 것 같았다. 플래시를 옆으로 돌리자, 소파 뒷부분에 가려졌었던 흔적이 빼곡하게 보였다. 뭔가가 갉고 긁은 흔적들. 벽 여기저기가 긁히고 갉혀 숭숭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쪽에 흔적이 있습니다.”

“이건···.”

투다다다닥-

지하로 뚫린 구멍을 타고 울리는 총소리. 요원들도 권총을 빼 들고 몸을 아래로 숙였다.

끄아아아--

길게 뽑히다 틀어막히는 것 같은 비명이 순간 끊겼다.

[치이익- 무슨 일이야?]

[삐이익- 지하에서 난 소립니다.]

[전부 거실로 모여.]

순식간에 1층 거실로 보인 군인들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앞에 모였다.

“랜디, 로베로, 샘.”

호명된 세 사람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타고 조금씩 내려가는 찰나, 사방의 벽이 울렸다.

꾸그그그-

뭔가 벽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끄직끄직-

총구를 사방 소리 나는 방향으로 돌릴 때마다 전술라이트가 휙휙 돌아갔다. 겉으로 보이는 이상은 없었다. 상사는 좌우를 살폈다. 소리만 날 뿐 아무것도 없었다.

“상사님!”

“노렌 상사님!”

어떻게 하냐고 묻는 병사들. 노렌 상사가 마른 침을 삼키려는 찰나. 제일 처음 계단을 내려가고 있던 랜디 상병이 욕설과 함께 총을 쏴대기 시작했다.

“FUCK!!!”

투다다다다닥!

“랜디!”

상사가 랜디의 이름을 외쳤지만, 대답이 없었다. 욕설과 함께 필사적으로 총을 쏴대던 상병의 발치에 검고 굵직한 뭔가가 달라붙었다.

끄아아악!

비명-----을 타고 벽과 바닥, 계단을 꽉 채우듯 밀려 올라오는 꿈틀거림. 계단을 내려가느라 엉거주춤한 자세로 있던 로베로와 샘도 미친 듯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 탄창을 하나 채 비우지도 못하고 꿈틀거리는 것들의 파도에 휩싸인 두 사람.

고통에 입을 벌리자, 벌린 입으로 들어가는 꿈틀거림.

쥐?

“씨발 전부 밖으로 나가!”

병사들이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천장이 무너진 것처럼 위에서 쥐들이 후두둑 떨어졌다. 끄직- 긁히는 소리와 함께 벽에 구멍이 생겼다. 뚫린 구멍에서 쏟아져 나오는 쥐들.

바닥에서 벽에서 천장에서 사방이 순식간에 쥐떼로 뒤덮였다.

파바바바박!

크직- 천장에서 떨어진 쥐가 팔뚝에 달라붙어 이빨을 박아 넣었다. 엄지손가락 한 마디만큼 뭉텅 떨어지는 살점.

!!!

신음을 내뱉기도 전 목에 달라붙은 쥐가 물어뜯었다. 고통을 견디지 못한 팔이 방아쇠를 당긴 채 사방으로 총구를 흔들어댔다.

벽에 구멍을 뚫던 총구가, 옆으로 휙 돌아가 동료의 몸을 향했다.

퍼퍼퍼퍼퍽!

둔탁한 충격과 함께 쓰러진 병사. 방탄복을 입어 생명을 건지나 싶었지만, 바닥은 이미 바글바글한 쥐들로 가득했다. 순식간에 쥐에 뒤덮여 산채로 분해되는 모습.

구조를 바라며 살려달라. 들어 올린 팔은 여기저기 뜯어 먹혀, 빨간 근육과 허연 뼈가 드러났다.

불과 몇 초? 십 초?

사방으로 총을 쏴댄 노렌 상사가 몸을 창문 밖으로 던졌다. 거실 창문을 깨고 밖으로 나간 노렌 상사의 눈에 들어온 것은 수 천마리의 쥐떼가. 방위군 캠프를 휩쓸고 있는 모습이었다.

차륜형 장갑차 설치된 화염방사기가 불을 뿜었지만, 사방에서 몰려드는 쥐떼를 동시에 불태울 수는 없었다. 화염방사기를 조종하던 병사가 순식간에 당했고, 열린 해치로 쏟아져 들어가는 쥐떼들.

멀찍이 마을을 포위하듯 치솟아 오르기 시작한 불길. 불의 벽이 마을을 감싸기 시작한 모습. 사방이 쥐떼였고. 온통 불길이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뜨끔.

날카로운 통증이 노렌 상사의 발목을 찔렀다. 아킬레스건이 끊기며 풀썩 주저앉은 노렌 상사의 얼굴을 쥐들이 뒤덮었다.

잠시 뒤, 거대한 불꽃이 마을을 휘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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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이이이잉-

김 양은 마루의 등에 딱 달라붙었다. 왜 오토바이에 환장하나 했더니, 이런 맛이 있었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김 양이었다.

걸어서 갔으면 3~4시간은 갔어야 하는데 오토바이 좀 밟으니 20~30분도 안 걸리게 생겼다. 아지트에 도착하자마자 샤워하고 푹 쉴 생각에,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던 오토바이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

끼이이익-

??

갑자기 오토바이를 세워버리는 마루가 김 양에게 말했다.

[그거 엑소슈트 쥐들이 뜯지 못했었지?]

갑자기 무슨?

[불에도 강했고.]

네? 불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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