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깊게 맞물려 잠시 머물던 입술이 느릿하게 떨어졌다. 열이 올라 더 부드러워진 입술이 최후의 순간까지 더 붙어 있고 싶은 것처럼 아주 천천히 멀어졌다. 차정한이 떨어지는 입술 위로 간지러운 소리가 나게 입 맞추고 내 뺨을 매만졌다.
“안 되겠다. 내일 진짜 가지 마.”
“응? 갑자기?”
“너무 예뻐서 안 되겠어. 나만 볼래.”
“…그런 얘기 애들이 들으면 욕해. 죽었다 깨어나도 걔들이 날 그… 그…. 네 말처럼 볼 일은 없어.”
“보면 큰일 나지. 죽었다 깨어난 보람도 없이 나한테 다시 죽을 텐데.”
다시 운전석 쪽으로 몸을 바로 세운 차정한이 카페 옆 으슥한 주차장에서 차를 뺐다. 핸들을 쥔 차정한의 손가락을 보다가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저 손이 내 허리를 꽉 쥐고 움직여서 멍들었던 것도 떠오르고, 또 저 손가락이 안에 들어왔던 것도 떠올랐다. 핸들에 걸쳐진 마디가 길쭉한 그의 손가락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다니… 고개가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나는 화끈대는 귓가를 괜히 손으로 몇 번 꾹 눌렀다.
“사람 없고 좋네.”
차정한의 말대로 공원 옆 주차장이 텅 비어 있었다. 하긴 이 겨울, 이 밤에 공원으로 산책을 나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었다. 그것도 아파트 근처 공원도 아니고, 도심 한가운데에 만들어 놓은 공원이라 더 그랬다.
“여기 커피.”
차정한과 따뜻한 것을 한 잔씩 들고 차에서 내려 공원으로 들어갔다. 내일 날이 풀린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말이 맞나 싶을 만큼 밤공기가 차가웠다. 그래도 모든 것을 또렷하게 뒤덮는 쨍한 겨울밤의 공기가 싫지 않았다.
“진짜 여기 우리밖에 없나 봐. 좋다. 너랑 둘만 있어서.”
“정한이 너랑 걷는 거 진짜 오랜만이다. 너 데뷔하고 나서는 이렇게 같이 걸어 다닐 일 거의 없었잖아.”
“맞아. 그럴 일이 없었지. 문에서 문까지 다 차로 가고, 기껏 걸어 봤자 백화점 안에 걷고, 주차장에서 집까지 올라가고, 레스토랑 들어가고 그런 게 다였지.”
“우리 대학 다닐 땐 그래도 많이 걸었는데. 학교에서 집까지도 매일 같이 다니고, 여기저기 그냥 맛있는 거 먹으러도 다니고.”
“대학 다닐 때 생각하면 좋기도 한데, 싫은 일도 많아.”
“뭐가 싫었어?”
“온 대학 사람들이 다 너 좋아했잖아.”
나랑 같은 대학을 다니고, 또 매일 같이 만나 같이 보낸 건 맞나 싶었다. 어떻게 저렇게 기억이 다를 수가 있을까. 농담이면 그러려니 할 텐데 차정한은 꽤 진지했다.
“나랑 같은 대학 다닌 거 맞아?”
“내가 이름도 다 댈 수 있어. 네 옆에서 알짱대고 붙어서는 과제니 시험이니 핑계 대면서 네 팔 잡고, 손목 잡고, 어깨에 팔 두르고, 자취방으로 불러대고. 차선우, 김성진, 아, 최주안. 오진영, 이태석, 박승재랑 또 아, 그… 도서관에서 하지 말고 자기 집으로 가자고 하던 새끼 있는데.”
“말이 과격해졌어.”
“아! 한민호! 난 그 새끼가 제일 싫었어.”
“네가 말하니까 진짜 이상한 일 있었던 것 같잖아. 과제, 시험이 핑계도 아니고, 진짜 그거 하려고 모인 거고…. 팔 잡고, 뭐 손목 잡고? 그런 건 생각도 안 나. 자취방 가서 한 건 도서관보다 거기가 편하니까. 나만 간 것도 아니고 다들 모인 건데.”
“다들 모이는데 왜 난 못 가게 했어.”
“…넌 다른 과였잖아.”
“같은 대학 다니면 다 받아 주고 하는 거지.”
차정한이 말하는 그 순간들은 내게 잘 기억도 나지 않는 날들이었다. 과제를 하려고 만나 과제를 했고, 시험공부를 하려고 만나 같이 시험공부를 했던 정말 그냥 평범한 날이니 특별히 기억할 것도 없었다.
“그럼 좋았던 건 뭐야?”
“다 너지.”
“…….”
손가락이 스쳤다. 소매 아래로 차정한의 손가락이 감겨 왔다. 겨우 손가락만 얽혀 흔들리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내 인생에 좋은 기억은 다 너야.”
“…….”
“너 만나고 난 겨울이 딱 두 번 왔거든. 이 일 하기로 하고 너 매일 못 보고 바쁘게 다니다가 너 없이 안 되겠어서 너한테 매달리러 네 집에 갔을 때. 너 기다리는데 참 춥더라. 그때 그 생각 했어. 아, 겨울 진짜 오랜만에 왔네.”
“…….”
“그리고 또 한 번은 이번 겨울. 너랑 떨어져 지내던 그때.”
차정한이 고개를 기울여 나를 보며 웃었다. 은은한 가로등 불빛 아래 보이는 차정한의 웃음에 어쩐지 울고 싶어졌다.
“한 번씩 너는 어떤 사랑을 할까 궁금했었어.”
“…….”
“네가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분명 너처럼 따뜻하고 착한 사람이겠지. 말도 안 되게 다정하고, 착한 네가 좋아할 사람이 궁금했는데 솔직히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컸어.”
“…….”
“너 뺏기기 싫었거든. 네가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이랑 같이 있고 싶어 할 거고, 매일 나랑만 같이 있을 수는 없게 될 거 아니까 생각만 해도 싫더라. 너한테는 진짜 미안했고, 내가 이기적인 것도 아는데 널 뺏길까 봐 너무 무서웠어.”
손가락이 조금 더 깊게 얽혀들었다. 조금 더 단단하게 힘을 주어 손가락을 전부 얽은 차정한이 놓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만큼 강하게 내 손을 쥐었다.
“그런데 네가 날… 날 사랑한다는 거야.”
“…….”
“난 너처럼 좋은 사람이 아니니까 날 좋아한다는 말이 놀라우면서도… 좋았어. 널 남한테 뺏기지 않아도 되니까. 처음에는 그랬어. 한다는 생각 수준이 그거밖에 안 됐어. 한심하지.”
“정한아. 너 좋은 사람이야.”
“…내가?”
“나는 나보다 네가 더 따뜻해.”
“…….”
“내 일이라면 늘 나보다 더 기뻐하고, 슬퍼하고… 한 번도 건성으로 대하는 적이 없었잖아. 내가 뭘 부탁하든 넌 정말 단 한 번도 귀찮아한 적이 없어.”
정말 단 한 번도 차정한은 내가 하는 말을 귀찮아하거나 내가 하는 말을 건성으로 듣고 넘긴 적이 없었다. 무슨 일을 하다가도 내가 말을 하면 늘 귀를 기울였고, 시선이 내게 향했다. 지나가며 그냥 하는 말도 흘려듣는 법이 없었다.
“언제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데.”
“나한테는 당연한 일이야. 널 믿고, 널 보고, 네가 항상 나보다 먼저 보이는 거…. 그거 진짜 당연한 건데.”
겨울을 금세 봄으로 만들고, 차가운 공기를 청량하게 만드는 차정한의 웃음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나는 웃는 차정한을 바라보며 그 웃음을 따라 입술을 움직였다. 우리 둘의 발소리와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 외에는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밤의 한가운데에서 나의 웃음은 나뭇잎처럼 흔들리고, 차가운 바람처럼 움직였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장면이 또 늘었다.
“…….”
“…….”
흔들리는 차정한의 앞머리, 흔들리지 않는 눈동자. 나의 웃음을 바라보던 차정한이 고개를 기울여 내 입술 위로 아주 가볍게 내려앉았다. 이곳에 존재하는 유일한 따뜻함이 입술 위로도 내려앉는 것에 나는 잠깐이지만 눈을 감았다. 차정한은 입술을 떼고 무너지듯 흐트러진 숨을 몰아쉬었다.
“너 보느라 숨 쉬는 걸 잊었어.”
“…….”
“다 마셨어?”
차정한은 내가 들고 있는 컵을 가져가 흔들어 보고는 근처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추워서 금세 다 마셔 어차피 버려야 할 거기는 했지만, 어쩐지 급한 움직임으로 대신 버려 주는 차정한을 보니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잘 되지 않았다. 눈치가 없는 편은 아닌데 가끔 차정한의 행동은 내가 한 번에 이해할 수 없고, 파악할 수 없을 때가 있었다.
“차까지 뛸 수 있지?”
“…어?”
다시 내 손을 꽉 쥔 차정한이 다시 입구 쪽으로 완전히 몸을 돌렸다. 내 허락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그 얼굴을 보다가 차정한의 손을 마주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 위로 쏟아지는 깊은 밤의 차가운 바람을 마주하며 내달렸다. 곧 이 차가운 모든 것들을 뒤덮을 열기를 향해.
#71
?
?
차 뒷문이 열리며 몸이 밀려 들어갔다. 내가 겨우 안으로 타자 차정한의 상체가 안으로 쑥 들어와 입술이 맞물렸다. 차정한은 내 입술을 머금으며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맞물린 입술 사이로 어느새 달아오른 숨이 뒤섞였다. 차정한은 내 코트를 어깨 뒤로 넘겼다. 나는 차정한이 벗긴 코트에서 팔을 빼내고, 그의 코트를 똑같이 어깨 뒤로 넘겼다. 차정한은 코트가 귀찮다는 듯 아무렇게나 마구 팔을 빼내고 아무렇게나 뒤로 던졌다.
“나 내일 너 못 내보내. 갈 생각하지 마.”
“그 얘긴 아까 다… 아, 천천히….”
“가서 그 새끼들 보고 아까처럼 웃고 할 거 아냐.”
단추를 풀자 차 안의 서늘한 공기가 피부로 달라붙었다. 바깥처럼 추운 건 아닌데 그래도 조금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차정한이 그런 내 어깨에 입을 맞추며 물었다.
“히터 틀까.”
조금 따뜻하면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차정한이 내게서 떨어지는 게 싫어 고개를 저었다. 차정한은 고개 젓는 나를 보며 씩 웃었다.
“더워질 거야, 이제.”
웃는 얼굴로 고개를 내린 차정한이 내 쇄골 위로 입을 맞췄다. 살짝 그 뼈 위를 입술로 물듯 머금다가 미끄러뜨리며 내려간 그가 유두 위를 입술로 꾹 누르다가 혀로 문질렀다. 추위와는 상관없는 오싹함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 머릿속을 헤집었다. 나는 차정한의 머리칼을 쓰다듬다가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 그의 뺨을 매만졌다.
“아…….”
조용한 차 안으로 차정한이 입술 움직이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쪽쪽 빠는 민망한 소리가 귓가에 달라붙을 때마다 부끄러움과 동시에 열이 올랐다. 나는 반대쪽으로 입술을 옮겨 혀를 굴리는 차정한의 뒷머리를 느릿하게 쓸어내리다가 그의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유두를 입속에 넣고 혀로 굴리던 차정한이 그대로 고개를 들어 급히 입술을 파고들었다.
“음….”
손을 내려 허리를 매만진 차정한이 내 바지와 속옷을 동시에 내렸다. 벌써 몇 번 겪은 일이지만, 아직도 차정한 앞에서 옷을, 그것도 바지와 속옷을 이렇게 벗는 것은 여전히 부끄럽고, 또 여전히 익숙하지 않았다.
속옷과 바지가 발목에 걸리자 차정한은 그대로 힘을 주었다. 속옷과 바지, 그리고 신발이 한꺼번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리를 오므리니 차정한이 그 사이로 손을 넣어 허벅지를 벌렸다. 느릿하게 허벅지 안쪽을 매만지는 손길에 허리가 움찔대고,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얼마나 큰 쾌감이 밀려들지 알기에 나는 묘한 기대감에 사로잡혀 차정한을 기다렸다.
“…하으…….”
차정한은 애를 태우는 것처럼 허벅지 안쪽만 살살… 아주 살살 문질렀다. 가볍게 쥐기도 하고, 손바닥으로 감싸듯 매만지는 움직임에 히터를 틀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체온이 올랐다. 뭔가 급히 해 줄 것 같은데 차정한은 이상할 만큼 움직이지 않았다.
“왜… 왜 보기만 해….”
“어떻게 해야 네가 내일 꼼짝도 못 하고 집에만 있을까 생각하는 중이야. 몇 번을 하면 네가 내일 못 일어날까. 약속이고 뭐고 나 올 때까지 침대 밖으로 한 발자국도 못 나오게 할 거야.”
조금 더 깊게 손을 움직인 차정한이 그의 성기가 드나드는 곳 위를 손끝으로 돌리듯 문질렀다. 숨이 그 손길을 따라 흐트러졌다. 손을 뗀 차정한이 그대로 몸을 숙여 고개를 파묻었다.
“아…!”
차정한의 얼굴이 다리 사이로 파묻히는 순간 머릿속은 물론 눈앞까지 다 흔들렸다. 나는 얼른 차정한의 어깨와 머리를 밀어냈지만, 차정한은 내 손을 잡은 채 내 성기에 입술을 댔다.
“흐읏… 하, 하지 마…. 안 돼, 응? 싫어…….”
차정한은 고개를 조금 들어 나를 보다가 다시 얼굴을 내렸다. 그의 고개가 숙어지는 순간 뜨겁고 축축한 것이 성기를 감쌌다. 나는 차정한에게서 손을 빼내 얼른 다시 머리를 밀어냈다.
“하으… 너, 진짜… 하지 마…. 아….”
내 말을 잘 들을 거라더니 다 거짓말이었다. 차정한은 하지 말라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조금 더 내 것을 깊게 물었다. 그의 머리를 밀던 손에서 힘이 빠지고, 몸이 자꾸만 흐트러졌다. 내 것이 차정한의 입속에 들어갈 거라고는 생각, 아니 생각 근처에도 가 본 적이 없었기에 자꾸만 머릿속이 흐려졌다. 이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주의 일이 아니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그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잘 보이지가 않아 더 감각이 크게 느껴졌다. 입이 벌어졌다가 다물리고, 혀가 움직여 문지를 때마다 허리에 힘이 들어가고 다리가 멋대로 움직였다. 차정한의 머리를 밀던 손은 어느새 그의 머리칼을 헤집고 들어가 차정한이 보내는 감각을 따라 움직였다.
“정한아… 이제, 이제 아… 그만해…. 으응… 하으, 이상해……. 할 것 같아.”
웅얼대는 소리가 들렸다. 성기를 문 채 뭐라고 말을 하는 것 같은데 해도 된다고 하는 것 같았다. 소리도 소리인데 문 채 계속 뭔가 말을 해서 자극이 너무 심했다. 밀려드는 사정감에 버티기 힘들어 얼른 밀어내려 애썼지만, 이번에는 밀려 줄 마음이 없는지 차정한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밀수록 더 앞으로 움직여 괴롭혔다.
“하아… 흐으, 으응… 제발….”
배 속으로 물결이 치는 것처럼 쾌감이 번지기 시작했다. 점점 짙고 깊은 곳으로 퍼지기 시작하는 쾌감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안 된다는 생각에 고개만 겨우 젓는데 차정한이 고개를 뒤로 뺐다. 그래도 다행히 그의 입에 사정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었다.
“하으… 하아…… 너, 너 진짜 말, 말 안 듣고….”
차정한은 거친 숨만 몰아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그러나 싶어 바라보는데 차정한이 그대로 내 허리를 두 손으로 잡아 아래로 끌었다. 나는 눕듯 미끄러져 내려갔다. 차정한은 그대로 다시 내 다리 사이로 얼굴을 파묻었다. 이번에는 앞이 아니라 그보다 더 깊은 곳이었다.
이번에는 상황 파악이 늦었다. 그가 드나드는 곳으로 축축하고 말캉한 것이 닿았을 때도 솔직히 이게 뭘 하는 건지 알지 못했다.
“아…!”
몸속으로 뜨겁고 자유롭게 모양이 변하는 것이 들어온 뒤에야 그게 차정한의 혀라는 걸 알았다. 안 된다는 말도, 미쳤냐는 말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간지럽고, 찌릿했다. 빨리는 소리가 나다가 다시 조금 더 깊게 파고든 물컹하고 축축한 것이 마구 안을 찔러댔다. 단단한 것의 느낌과는 또 달랐다. 나는 손 하나 쓰지 못하고 차정한에게 부끄러운 곳을 보인 채 머물렀다. 차정한의 머리칼을 쥐다가 힘이 빠져 그조차도 놓쳤다.
“아…… 아… 으응….”
차정한이 온몸을 애가 타게 핥는 것만 같았다. 혀가 안을 헤집고 움직일 때마다 허리가 비틀리고, 눈물이 났다. 입술이 눌리고, 혀가 안에서 돌아가는 느낌에 그대로 사정했다. 차정한은 내가 사정하는 동안에도 혀로 안을 헤집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나는 사정하면서도 사정감을 느꼈다.
느릿하게 혀를 빼낸 차정한이 정액이 묻은 내 아랫배에 혀를 댄 채 가슴까지 핥아 올렸다. 차정한의 혀가 닿는 곳마다 열이 오르다 못해 터질 것만 같았다. 나는 이제 차정한이 뭘 어떻게 하든 그를 밀어낼 수가 없었다. 그럴 힘이 일단 없었고, 차정한을 밀어내고픈 마음도 사라졌다. 온통 그가 준 기분 좋은 감각에 사로잡힌 머리는 차정한을 끌어안는 방법밖에 알지 못했다.
“하…. 유현아. 넌 어떻게 거기까지 그렇게 예뻐.”
“…무슨,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제발… 그런 말은 혼자…. 아니, 혼자 생각도 하지 마….”
“왜. 예쁜 걸 예쁘다고 말도 못 해? 너도 알아야지. 네가 얼마나 예쁜지.”
“…….”
“문제는 알아야 할 너는 모르고, 몰라야 할 다른 새끼들은 안다는 거지.”
차정한의 혀가 들어왔던 곳 위로 단단한 게 닿았다. 차정한은 나를 시트로 완전히 눕힌 채 몸을 포갰다. 뒷좌석이 좁은 차도 아닌데 다 큰 남자 둘이 이렇게 있기에는 그리 넉넉한 느낌도 아니었다. 차에서 이렇게 누워 본 일도 없고, 누군가와 몸을 겹쳐 본 적도 당연히 없기에 이 공간이 차라는 것을 솔직히 지금도 믿을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 그런 생각… 하지도 않아……. 네 머릿속에서만… 아…….”
“아직도 기억나. 하…. 입학했는데, 선배라는 것들이 다…. 너만 보고, 피부 좋다고 만지고, 머릿결 좋다고 또 만지고. 내가 모를 줄 알았지.”
“그건 그냥… 아!”
말하면서 입구에 문질리던 차정한의 성기가 안으로 확 파고들었다. 변명, 아니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고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차정한은 단숨에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 말문이 막히다 못해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나는 차정한의 목을 겨우 끌어안고 그에게 매달렸다.
“아…. 그냥? 유현아, 그게 그냥 한 행동이야? 여자 선배도 아니고, 그 씨발…. 아, 남자 새끼들이 너한테 손댔는데, 그게 그냥이야?”
“그런, 하으…, 으응…. 그런 걸 누가 손, 손댔다고 말해….”
“네가 말하면 다 너만 보고, 웃고… 대학 괜히 갔다고 생각한 게 한두 번이 아니야.”
깊은 곳을 확 찌르고 들어온 차정한이 빠르게 허리를 움직였다. 뒤로 빠졌다가 안으로 확 치고 들어올 때마다 단숨에 머리끝까지 쾌감이 퍼졌다. 배 속을 꽉 채운 그의 성기가 몸을 완전히 뚫고 움직이는 것 같아 그에게서 떨어지면 안 될 것 같았다. 나는 차정한의 목을 끌어안은 채 그의 거친 움직임에 속절없이 흔들렸다.
“집도 큰데, 내 방에 가둘걸. 대학이고 뭐고 나만 보고 살게 할걸. 아…. 읏, 어때. 유현아. 다시 그때로 가서 가둘까? 나만 보고 살래? 하….”
“흐으, 으응! 아, 아! 하으, 읏… 아!”
한 곳만 계속 강하게 찍어대는 움직임에 허리에 힘이 확 들어갔다. 잔뜩 고였던 것이 확 터져 나오는 감각에 어둠이 밝게 물들었다. 차정한이 흠뻑 젖은 내 눈가에 입 맞추며 핥았다. 나는 턱을 조금 들어 그를 향해 입술을 벌렸다. 맞물리는 건 순간이었다. 차정한은 내 혀를 뽑을 것처럼 잔뜩 헤집으며 민감해진 나의 감각을 다시 빠르게 자극했다.
“정한아… 아…! 천천, 천천히….”
“하…. 알았어. 천천히.”
알아들은 것처럼 입으로는 천천히라고 말하며 차정한은 조금도 힘을 빼지 않았다. 안을 가득 채운 그의 성기가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더 커져 이제는 내 몸 전체가 그의 것으로 가득 찬 것만 같았다.
“나랑 방송국… 아, 다닐 때도 너 눈독 들인 것들이 한둘이었어? 이현준… 그, 읏, 씨발…. 이름만 말해도 빡치네. 그 새끼부터 너 빼가려고… 하, 너한테 연락하고, 아…. 끊어질 것 같아, 유현아….”
노골적인 말에 아래에 힘이 더 들어갔다. 차정한은 낮게 숨을 내쉬며 내 유두 위를 손끝으로 살살 굴렸다.
“힘 조금만, 아… 이러다 잘리면, 하…. 너 내 거 계속 넣고 다녀야 해.”
“무서운… 하으, 말하지… 아…….”
“조금만…. 그래, 살살…. 그렇지, 조금만 더….”
차정한은 나를 달래듯 유두를 살살 매만지다가 허리로 손을 내려 손가락을 야릇하게 움직였다. 감각이 모여든 허리 위를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느낌에 확 힘이 들어갔던 아래에서 천천히 힘이 빠졌다. 미간을 구긴 차정한이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느릿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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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감각이 고이고 오르던 곳에 느릿하게 쾌감이 뚝뚝 떨어졌다. 더 콸콸 쏟아져 완전히 넘치기를 바라는 마음이 찰랑대며 나를 괴롭혔다. 나는 감고 있던 눈을 떠 어둠 속 선명해진 차정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몸이 위아래로 흔들려 차정한의 얼굴도 그 움직임을 따라 자꾸만 움직였다.
“다시, 하아… 다시 그때로 가면…. 으응, 꼭… 가둬 줘…. 너만, 아… 정한이 너만… 보고 살게. 그거, 흣… 어려운 일 아니야. 꿈같은… 일…… 아!”
겨우 멍이 가신 허리 위로 다시 차정한의 손가락이 감겼다. 꽉 쥐면 어떤 쾌감이 밀려드는지 이미 겪어 보았기에 차정한의 마디가 기다란 손가락이 힘있게 허리를 쥐기만 했는데도 사정감이 밀려들었다.
“아…! 아, 음, 응! 으응, 아!”
차정한은 더 말을 할 수도 없을 만큼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그가 있는 힘껏 깊은 곳을 인정사정없이 찌른 순간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사정감과 함께 액이 터져 나왔다. 나는 무엇이라도 붙들고 싶어 손을 뻗었지만, 결국, 무엇도 잡지 못한 채 팔을 늘어뜨렸다. 허리를 뚫고 손가락이 정말 들어올 만큼 꽉 움켜쥔 차정한이 잔뜩 느낄 수밖에 없는 곳을 사정하는 중에도 내내 찌르며 들어왔다.
“나만, 나만 보고 살 거야? 정말, 아… 그럴 거야? 내가 너… 읏, 어디도 못 나가게 할 건데? 집 밖에도 못 나가게, 하…. 해도 괜찮아? 유현아… 아…. 지유현….”
“하으… 으응……!”
잔뜩 흥분에 달아오른 얼굴로 나를 내려 본 차정한이 내 이름을 부른 순간 나는 깊은 곳을 찔리며 또다시 몸을 비틀었다. 분명 사정할 때처럼 머리끝까지 쾌감에 올랐는데 조금 전처럼 사정액이 터져 나오는 느낌이 나지 않았다. 나는 아랫배에 아직 잔뜩 고인 쾌감에 놀라 눈을 떴다. 차정한이 그런 나를 보며 입술을 끌어 올렸다.
“계속 가는 거야?”
“그런, 그런 것 좀 묻지… 하으!”
부끄러운 생각과 몸은 달랐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데 차정한의 말이 맞았다. 나는 차정한이 파고들어 안을 건드리기만 해도 허리를 비틀고, 발끝에 힘이 들어갔다. 차정한의 말대로 그가 건드리기만 해도 나는 계속 가 버렸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는데 정액을 뱉어내지 않고도 몸에 고인 쾌감에 지배당하고 무너졌다.
깊은 곳으로 뜨거운 것이 쏟아지는 느낌에 전신이 녹아내리듯 흔들렸다. 차정한은 내 허리와 등을 끌어안으며 내 몸을 일으켰다. 거의 빠졌던 차정한의 성기가 다시 맞물려 안으로 깊게 들어왔다. 나는 차정한과 마주 보며 그의 허리 양쪽으로 다리를 내리고 주저앉았다.
“하아…….”
차정한은 내 얼굴을 쥐고 느릿하게 입술을 빨고, 혀를 옭아맸다. 뜨거운 손이 땀이 난 내 등줄기를 쓸어내리다가 움직여 보라는 것처럼 허리를 토닥였다. 나는 차정한의 얼굴을 보며 허리를 들썩였다. 움직일 때마다 맞물린 곳에서 질척한 소리가 났다. 꼭 비가 오는 날 물웅덩이를 발로 밟는 것 같은 소리였다. 찰박대는 소리에 뺨과 목덜미로 열이 더 올랐다.
내가 내려앉을 때마다 차정한은 몸을 완전히 맞추는 것처럼 성기를 찔러 올렸다. 몸이 찔꺽대며 맞춰졌다가 빠지고, 또 맞춰졌다가 빠지는 것을 반복하니 온몸에 불이 난 것 같았다. 조금 남아 있던 부끄러움도 사라지고 이제 차정한만 보였다. 나는 그의 어깨를 잡은 채 조금 더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내가 빠르게 움직이면 차정한 역시 내 속도에 맞춰 허리를 쳐올렸다.
나는 몇 번이나 눈을 감은 채 극렬한 쾌감과 마주했다. 몸이 완전히 이상해진 건지 차정한이 움직이기만 해도 세상이 요동쳤다. 성기 끝으로 몰려드는 감각과 손끝까지 전해지는 쾌감에 말도 할 수 없고, 소리도 제대로 낼 수 없었다. 나는 내가 내는 소리도 제대로 듣지 못한 채 그저 흔들렸다.
“흐읏… 아, 아… 응, 읏! 으응… 아…!”
움직임이 과격해지고 몸이 맞물리는 소리도 조금 더 커졌다. 고개와 몸이 저절로 뒤로 젖혀졌다. 차정한은 내 허리를 받친 채 있는 힘껏 위로 허리를 쳐올렸다.
“정한… 흣, 정한아… 아, 잠깐만… 하으, 더… 더….”
“내일 난… 하, 진짜 몰라. 아….”
이번에는 더 해 달라는 의미가 맞았다. 차정한과 닿아 뜨거운 게 너무 좋고, 떨어지기 싫었다. 히터를 틀지 않았는데도 달아올라 더워진 공기와 그보다 더 뜨거운 차정한의 체온에 내 머리도 어떻게 된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더 해 달라는 말을 소리 내어 할 수는 없을 테니까.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만큼 강한 힘이 안으로 쏟아졌다. 깊은 곳이 찍힐 때마다 눈앞이 하얗게 변했다. 나는 그 어떤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또 사정했다. 뭐가 나오기는 하는 건지 나오는 게 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저 차정한의 어깨나 팔을 잡은 채 본능적으로 이끌릴 뿐이었다.
“아…….”
깊게 찔러 박은 채 차정한은 내 허리를 양손으로 쥐고 꽉 눌렀다. 내가 위로 올라가면 차정한은 늘 이렇게 나를 꼼짝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쾌감이 고여 내가 정신을 못 차린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