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20화 (20/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020화

5장 마법사의 자만심을 부수는 방 법

꾹꾹.

뭔가가 볼을 쿡쿡 찌르는 감각에 천영은 눈을 부스스 떴다. 계속 감 기려는 눈을 억지로 뜨며 볼에서 느 껴지는 감각에 얼굴을 찌푸린 채 시

선을 위로 돌리자 안시르엘의 눈동 자가 천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녀는 깨어난 천영과 눈이 마주치더 니 빙긋 웃었다.

“내가 깨운 건가?”

이제 보니 볼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안시르엘의 손가락이었다.

“응.”

“미안,부드러워서 그만.”

“그건 됐고…… 나 왜 여기서 자고 있는 거야?”

슬쩍 상체를 일으켜보니 안시르엘 의 품에 반쯤 안겨있는 채로 자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태양이 중

천에 떠있고 텐트는 모두 걷혀있는 상태.

“우리 영이 어제 많이 힘들었잖 아.”

“……그 이상한 애칭은 또 뭐야.”

이곳엔 천영과 안시르엘 말고도 여 러 사람들이 앉아서 쉬고 있었는데 그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안시르엘은 오빠라는 호칭보다 애칭으로 부르는 쪽을 택한 모양이다.

“네오발 씨가 영이 깨우지 말라고 하셨어. 많이 힘들어서 잠을 좀 오 래 잘 수도 있다고.”

“그,그래? 별로 힘들진 않았는데.”

아무래도 천영이 늦게까지 깨어나 지 않자 깨우는 것보단 그냥 더 재 우는 쪽으로 판단을 한 모양이다.

어젯밤 네오발의 눈에는 어린 천영 이 리슬류에게 습격당해 하마터면 큰일이 날 뻔했기에 정신적인 충격 을 상당히 많이 받아서 일어나지 못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듯싶었다.

‘그냥 새벽 늦게까지 잠을 못자서 늦잠 잔 건데……

남자로써 멋지게 활약할 장면을 빼 앗긴 직후였기에 하도 분한 마음이 들어 밤늦게까지 침낭을 팡팡 두드 리다가 결국 새벽 4시쯤이 되어서야

간신히 잠들 수 있었다.

덕분에 다음 날 늦게 일어나는 것 은 당연한 순리. 하지만 천영이 어 린 모습이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이해를 해준 모양이다.

슬쩍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펴자 원정대원들이 슬금슬금 다가와서 걱 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천영아 괜찮아? 어제 많이 무서웠 을 텐데……

“괜찮아. 이제 우리가 지켜줄게.”

“어…… 음,고마워요.”

별로 무섭지도 않았고 힘들지도 않 았지만 괜히 사실대로 말하며 오는

호의를 거절할 정도로 멍청하진 않 았기에 천영은 그냥 받아주기로 했 다.

무덤덤하게 웃는 그의 모습을 보며 다른 사람들은 또다시 ‘어린데 힘든 일을 당하고 나서도 당차다니…… 대견한 아이야.’같은 생각을 하고 말았지만 천영이 알 길은 없었다.

“그나저나 그 개새…… 가 아니라. 리슬류는 어딨어?”

“저기 야영지 중앙에 가봐.”

자벤의 코트를 주섬주섬 챙겨 입은 다음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으 로 갔다. 근거리 전투계열 넥스터들

에게 둘러싸여있는 리슬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왠지 리슬류의 온몸에 피멍이 들어있었다.

“이 망할 변태 자식. 더 때리고 싶 은데 정말 죽을까봐 참는다.”

“후,죽여도 할 말이 없는 개새끼 이긴 한데. 년 그냥 죽을 생각은 관 두는 게 좋을 걸.”

“아 젠장 더 때려줘야 하는데 허약 해 빠져가지곤.”

묘하게 원정대원들이 신경이 날카 롭게 서있었다. 리슬류가 저렇게 구 타를 당할 정도로 엄청난 짓거리를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아직까

지는 밝혀진 부분이 없던 것으로 기 억한다.

설마 잠을 자고 있던 사이에 무슨 짓을 벌였는지 궁금해진 천영은 칼 에게 다가갔다. 그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기자 칼이 뒤돌아서 시선을 내린다.

“오! 꼬맹이 깼냐.”

“네,근데 리슬류 아저씨는 왜 저 런 꼴이 된 거예요? 밤사이에 무슨 일 있었어요?”

“응?”

무슨 소릴 하느난 표정으로 칼이 고개를 갸웃했다.

“너,어젓밤 일 기억 못하는 거

냐?”

“아뇨,기억은 하는데. 설마 어젯밤 에 제가 해코지 당했다는 이유 하나 가지고 저렇게 만든 건 아니겠죠?”

“맞는데. 너를 세뇌시켜서 납치하 려고 했다는 말을 대장 씨가 밝히자 마자 길길이 날뛰면서 저 꼴로 만들 어 버리더라. 참 무섭던데 조금.”

이거 뭔가 감동해야 하는 부분인 걸까. 천영은 이 상황이 무척이나 어색했다. 그가 납치를 당할 뻔했다 는 이야기 하나만으로 원정 대원들

이 진심으로 분노해서 리슬류에게 폭력을 휘두를 정도로 천영을 아주 깊게 생각해주고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 수 있었다.

천영은 아직까지 잘 모르고 있었지 만 그의 톡톡 튀는 매력적인 말투와 어린애답지 않은 똑 부러지는 행동 에 마치 천사가 강림한 듯한 외모가 전부 플러스 점수가 되어 이 삭막한 원정대에 있어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어있었다.

« 〇.W

W...•

천영은 어깨 아래로 홀러내리는 머 리카락을 살짝 쥐고 배배 꼬면서 고 민을 했다. 이거 참 그만두라고 해

야 하나.

아직 리슬류의 목적이 뭔지 알아내 지도 못했다. 분명 뭔가 수상한 끙 꿍이가 있는 것은 틀림없는데 그게 뭔지를 모른다.

그냥 이대로 데리고 돌아가도 크게 상관이 없으면 좋으련만 흑마법에 관해서는 술자에 이상이 생기면 이 미 펼쳐져 있는 마법에 큰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작게는 흑마법사 본체의 폭주부터 크게는 나라 하나가 탁한 기류에 의 해 오염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천 영은 원정대원들을 붙잡아가며 말릴 수밖에 없었다.

“저 그렇게까지 상처받지 않았으니 까 그만 두세요.”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우리가 어린애한테 창피한 모습을 보였구만.”

의외로 그의 말에 원정 대원들이 순순히 물러나자 천영은 리슬류에게 다가가 자세를 낮춰 시선을 마주했 다.

리슬류는 입이 청 테이프로 막혀 있었고 양손이 구속되어 있는 상태 였기에 말을 할 수도 마법을 쓸 수 도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리슬류에

게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청 테 이프를 떼는 수밖에 없었다.

“네오발 아저씨.”

“말해라.”

“리슬류 아저씨한테서 이야기를 좀 듣고 싶은데 청 테이프를 떼도 될까

요?”

그 말에 네오발이 슬쩍 원정 대원 들에게 눈짓을 하자 무기를 뽑아든 몇몇 사람들이 리슬류의 목에 그것 을 갖다 대었다.

“감사합니다.”

청 테이프를 뜯어내자 리슬류가 쿨 럭 대며 피가 섞인 침을 바닥에 뱉 었다.

“크흐흐. 왜 그냥 안 죽이는 거 지?”

“아저씨,크라켄한테 무슨 마법을 걸어놨죠?” a..\r

설마 단번에 거기까지 파악당할 줄 은 몰랐기에 리슬류가 눈을 크게 뜨 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천 영은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표정으 로 생글생글 웃었다.

“와아! 찍었는데 맞췄어요!”

“큭,이 망할 꼬맹이가……

퍽!

리슬류가 천영을 죽일듯이 노려보 자 바로 뒤에서 몽둥이를 들고 대기 하던 남자 한 명이 그의 머리를 살 짝 후려쳤다. 기절할 정도는 아니지 만 여태 누적된 데미지가 상당했는 지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했다.

“노, 놀래라……

갑자기 리슬류가 얻어맞을 줄은 몰 랐던 천영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런 천영의 모습에 리슬류를 때렸던 남자를 향해 다른 여자들이 구박을 날렸다.

“너,천영이가 놀랐잖아!”

“그게…… 나는 저 개자식의 눈깔 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건 그래.”

그들의 어처구니없는 대답에 한숨 을 푹푹 내쉰 천영은 고개를 가로저 었다. 당최 이 꼬맹이의 모습은 도 움이 되는 것 같으면서도 은근 방해 가 된다.

“말 해봐요. 무슨 마법을 걸어놨

죠?”

“흥,그걸 내가 말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

아무리 크라켄에게 마법을 걸어놨 단 사실은 알아도 무슨 종류인지는 알 수 없을 터였다. 그렇기에 천영 은 일단 의례적으로 질문은 했지만 역시나 쉽사리 대답해주지 않자 한 숨을 푹 내쉬었다.

‘뭔가 있는데. 알 수가 없단 말이 지.’

그렇다면 극단적인 방법만을 택할 뿐이다. 스스로가 불어내게 만드는 수밖에. 천영은 슬쩍 칼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그러자 마치 ‘뭐 어 쩌라고?’라고 되묻는 듯한 표정을 짓자 천영은 리슬류 몰래 목에다가 손가락을 긋는 시능을 했다.

그 보디랭귀지를 대충 이해한 칼은 자신의 검을 뽑아들고 리슬류의 목 에 가져다 대었다.

“어. 사실 우리도 별로 알고 싶지 는 않아. 그냥 죽어.”

직후 천영의 예상대로 리슬류가 반 응을 보였다.

“자,잠깐! 이대로 날 죽이면 크라 켄에게 걸어둔 마법이 폭주할 걸!”

“그게 무슨 소리야! 처음부터 네 말은 거짓말이었잖아! 크라켄은 곧 죽을 예정이라며!”

다른 원정대원이 소리를 치자 리슬 류가 코웃음을 쳤다.

“흥.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 죽을 예정인 크라켄이기에 더 크게 폭주한단 말이다. 내가 걸어둔 저주 는,술자가 죽는 순간 광폭화과 되 도록 설정되어 있거든.”

리슬류의 말에 네오발이 아슬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마법에 대해서 는 문외한인 네오발이었기에 리슬류 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판단하 려면 전문가에게 묻는 수밖에 없었 으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슬리 역시 주어진 스킬만을 기계적으로 외워서 사용할 줄 아는 껍데기 마법 사였을 뿐 천영처럼 마법에 대해 자

세히 공부하지 않았다.

“나,나도 몰라아……

“후우.”

아슬리가 울상을 지은 채 고개를 푹 숙이자 네오발이 한숨을 쉬었다.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없으니 답답 할 노릇이었다. 하지만 아직 어려서 흑마법에 대해서는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천영에게서 대답이 들려왔 다.

“사실이에요,네오발 아저씨.”

“……정말인가?”

“네,흑마법에 걸려있는 저주의 기 초가 분노를 자극시키는 종류의 것

이고 거기에는 무조건 ‘생명력의 에 너지화’가 따라오거든요. 놀랄만한 일도 아니에요.”

“그렇군.”

하지만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해서 어찌할 방도가 생기는 것은 아 니다.

네오발은 점점 더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그렇게나 믿고 따랐던 리슬류가 알고 보니 흑마법 사였던 데다가 꼬마를 납치해가려고 할 정도로 변태였다니. 지금껏 그리 픈에서 그 누구보다 리슬류를 의지 해왔던 네오발로써는 그 심력의 소 모가 상당해서 쉬고 싶을 정도였다.

“그 저주가 발동되면 무슨 일이 일 어 나죠?”

“나도 몰라! 재수가 없으면 주변에 있는 마을 몇 개가 지워지겠지. 정 말 운이 없으면 도시까지 습격당하 거나.”

“그 정도로 폭주가 심하다구요?”

“크크크. 대형 몬스터가 마지막 생 명의 불꽃을 태워버릴 때 얼마나 무 시무시한 힘이 나오는지 모르는구 나?”

물론 리슬류가 과장을 해서 말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크 라켄이 폭주를 한다는 것은 사실이

었고 그 여파가 어디까지 갈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결국 크라켄에게 걸려있는 마법을 풀어야만 한다는 소리.

천영은 흑마법에 대해 머릿속에 담 겨있는 정보의 바다를 펼쳐내서 천 천히 정리했다. 가끔 읽었던 책을 떠올리면 눈앞에 반투명한 창으로 그 책의 내용이 그대로 나타나게 된 다. 한 번 읽은 책을 절대로 잊어버 리지 않는 드래곤 종족의 특성에 게 임 시스템이 가미된 것이다.

‘술자가 사라지면 해제가 불가능 해. 하지만 아직 술자가 남아있을 때라면 안시르엘의 신성력을 빌려서

어떻게든 될지도 모르겠어.’

비록 천영은 레벨이 다운되어 1단 계 용언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하지 만 원래는 300레벨을 달성해서 6단 계의 마법을 목전에 둔 뛰어난 마법 사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은 마법 그 자체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자 연스럽게 받아들여 흡수하는 드래곤 종족이 된 상태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슨 속셈인지 대충은 알 것 같아.’

리슬류가 한 번 보여준 실드 마법. 그 마법이 워낙 급하게 발동되었던 터라 마나의 질과 어떤 계통의 마법 을 사용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말았는데,천영은 그 계통의 마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일단은 크라켄이 있는 쪽으로 가 보도록 하지. 살아 있다면 레이드하 면 된다.”

“알겠습니다.”

“결국 돌고 돌아서 원래 하던 일을 하러 갈 뿐이라는 거네요.”

네오발의 결정에 모든 원정 대원들 이 만장일치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크라켄이 몸을 뉘인 채 쉬고 있는 장소는 여기서 1시간이면 도착할 정도로 가까운 곳 에 있었다. 그런 원정 대원들의 결

정을 보며 리슬류는 비릿한 미소를 홀렸다.

‘크크크! 크라켄의 범위 내에 들어 가기만 해도 내 마법이 발동 된다 고! 멍청한 놈들.’

모든 것이 결정되자 행동은 속전속 결로 하기로 했다.

“지금 바로 이동하도록 합시다.”

뒷정리를 끝마친 원정대는 다시 대 열을 맞춰 계곡의 상류로 이동을 했 다.

크라켄이 슬슬 가까워졌기 때문인 지 상당히 많은 숫자의 몬스터와 조 우하게 되었지만 이 많은 인원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아무리 강한 몬스터라고 유명한 놈들도 하 나하나 쓰러졌다. 몬스터가 하도 많 아서 예상 시간보다도 훨씬 더 오래 걸리긴 했지만 마침내 크라켄이 몸 을 뉘이고 있는 평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크라켄의 상태는 한눈에 봐도 심상 치 않았다. 보랏빛의 기형적인 문자 가 몸 여기저기에 새겨져 있었고 기 력을 잃은 것인지 제대로 움직이지 도 못한 채 가만히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 불길한 모습에 네오발이 얼굴을 찌푸렸다.

“정말 죽이기도 미안한 상태군.”

이제는 천영에게 이야기를 들어서 알게 된 상식. 크라켄은 마지막 죽 는 순간에 누구에게도 피해를 입히 고 싶지 않아서 지상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그런 크라켄을 가만히 놔두 지 않고 수많은 지상 몬스터들이 덤 벼들게 되고 심지어는 원정대도 크 라켄을 잡으러 찾아온 상태인 것이 다. 하지만 가만히 놔두면 폭주한다 는 사실을 알아버렸으니,이대로 놔 둘 수는 없었다.

“최대한 빠르게 끝낸다.”

네오발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 이고 무기를 꺼내 들어 전투를 시작 하려는 순간 리슬류의 입에서 청 테

이프가 찢겨져 나왔다. 어느새 자유 로워진 양 주먹을 쥐었다 펼쳤다를 반복하던 리슬류가 기괴한 웃음소리 를 내기 시작했다.

“크크크크,키키키키키,케케케케헤 헤헤!”

“무,뭐야!”

“누가 풀었어!”

“빨리 다시 묶어!”

“늦었다! 멍청한 놈들!”

파앙!

반투명한 장막이 형성시켜 자신에 게 달려들던 원정 대원들을 모두 밀

쳐낸 리슬류가 양팔을 펼쳐 하늘을 향해 상체를 치켜세웠다. 그러자 몸 이 보랏빛으로 물들더니 공중으로 몸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무지막지한 마력이 주문 도 수인도 필요 없이 마법을 발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이었다!

“크하하하하! 감히 날 이 꼴로 만 들었겠다! 먹이들 주제에!”

리슬류가 손을 한 번 휘두르자 마 법을 캐스팅하던 마법사들이 피를 토하며 바깥으로 나가떨어졌다. 바 닥에 전조도 없이 마법진이 그려지 더니 흑의 마나로 이루어진 사슬이 튀어나와 자신에게 접근하던 원정대

원들의 몸이 묶였다.

그것을 스킬을 사용해 깨뜨리려고 했지만 이 사슬은 생각보다도 어마 어마한 강도를 자랑하고 있어서 그 누구도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하나둘씩 사슬에 몸이 묶여가는 와 중에도 탈태를 한 원정대원들이 신 체를 변형시켜 탈출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힘이 점점 더 빠질 뿐 모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젠장 힘이 빠진다.’

네오발도 결국 사슬에 몸이 칭칭 감긴 채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 모 습을 지켜보던 리슬류는 더욱 더 환

희에 찬 웃음소리를 내었다.

“크하하하,결국 이렇게 될 거였으 면서 뭐 하러 귀찮게 했느난 말이 다! 응?”

리슬류는 혀로 입술을 핥았다. 자 신에게 반항을 하던 이 넥스터들을 어떤 식으로 괴롭히며 힙을 흡수할 지 고민을 한다.

‘그렇지! 이 자식들은 특히 그 꼬 맹이를 아꼈지.’

그렇다면 이들을 효과적으로 괴롭 히는 방법은 간단했다. 모두가 지켜 보는 가운데서 그 꼬맹이를 마구 괴 롭히고 능욕하고 결국에는 스스로

자아를 포기할 때까지 겁탈한다.

아직 제대로 자라지도 않은 꼬맹이 를 벌써부터 취하는 것은 덜 익은 열매를 먹는 것과 같아서 조금 아깝 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넥스터들의 정신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해서 그냥 지금 바로 먹어치우기로 했다.

‘좋아. 근데…… 이 꼬맹이가 어디 로 간 거지?’

아까부터 묘하게 천영이 시야에 들 어오지 않았다. 워낙 작은 꼬맹이라 안보이는 건가 싶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안 보일 수는 없었다.

리슬류는 사방을 둘러보며 천영의 모습을 확인했다. 그 어디에도 없었 다.

‘어디 간 거지? 대체.’

리슬류가 당황하여 주변을 살피고 있을 때 아래쪽에서 익숙한 목소리 가 들려왔다.

“나 찾아?”

“……ir

그토록 찾고 있던 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리슬류가 즉시 고개를 내 렸다. 자신이 떠있는 곳의 바로 아 래쪽 즉 지금까지 발동시키고 있던 ‘속박과 굴레의 마법진’의 정중앙에

천영이 안시르엘의 손을 붙잡은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너. 이 자식…… 지금부터…… 어 라?”

천영을 찾은 것까지는 좋았다. 하 지만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어 째서인지 천영이 사슬에 의해 포박 되어있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이 마법진 내의 범위라면 무조건 걸려야 정상일 텐데……

그런 놀란 표정을 본 천영은 잡고 있던 안시르엘의 손을 놓았다. 상당 한 신성력을 빌려왔기 때문에 안시 르엘은 거의 기절할 것처럼 기진맥

진한 상태였다.

아무래도 아직 어린 드래곤이기에 스스로의 마나만으로는 이 작업을 할 수 없었다.

천영은 그 어떤 존재보다 아름답고 상큼하고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해맑 은 미소를 지으며 리슬류에게 ‘악마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저씨,해킹이라고 들어는 봤

어?”

어느덧 보랏빛의 마법진에는 안시 르엘의 신성력이 곳곳으로 침투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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