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091 화
이혜림,그녀의 마법은 아주 독특 했다. 남들과는 다른 시전 방식에다 가 언제 어디에서 튀어 나올지 모르 게 발동하는 페이크 실력도 아주 훌 륭했고 절대 그녀가 사용하는 주문 을 듣고 대처하면 되지 않을 정도로 항상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남들이 따라하려고 해도 어떤 그들 만의 노하우가 있는 것인지 도저히 흉내 내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앞서
나가는 그녀에게도 마법을 가르쳐준 스승 같은 존재가 있다고 들었다.
금색 별 마탑의 서천영. 비록 넥스 트를 플레이하던 시절에는 무명인데 다가 유명하지도 않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 도로 이름이 널리 퍼졌다.
식당에서 만난 그 마법사는 지나가 듯 이혜림에게 물었다.
“근데 서천영은 딱히 히든 클래스 도 아니지 않습니까? 듣자하니 특별 한 학파에게서 마법을 배운 것도 아 니고 그냥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마법을 사용한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그런데도 왜 서천영과 그 에게서 파생된 이혜림,렌티,케일런 의 마법이 특별한 것일까?
혜림은 피식 웃으면서 포도 주스를 한 잔 들이켰다. 바로 뒤쪽에는 셀 라임이 안시르엘에게 억지로 버섯을 먹이고 있었다. 물컹한 것이 싫다며 거부하던 안시르엘은 이내 셀라임의 힘에 굴복당해 눈물 젖은 버섯을 먹 고 만다.
“맞아요. 저희들이 쓰는 마법은 특 별한 게 없어요. 그래서 더 좋다고 생각해요.”
“네? 무조건 역사가 깊은 학파의
마법이 좋은 것 아닙니까?”
마법사의 말에 이혜림은 고개를 젓 는다. 솔직히 말해서 서천영을 만나 기 전의 이혜림이라면 그 말이 당연 하다며 맞장구를 쳤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특정 학파에서 연구하는 마법들은 대부분이 한 가지의 방향으로 깊게 파고든다. 화기 마법이면 화기 마법 만을,생체 마법이라면 생체 마법만 을,뇌전계 마법이라면 뇌전계 마법 만을. 물론 여러 가지의 다양한 마 법을 파고드는 학파도 많았지만 대 부분은 그 학파 특유의 ‘틀’이 정해 져 있었다.
“하지만 저희들은 그런 틀이 없는 마법을 사용함에 있어서 자유분방함 이 생겼거든요.”
“자유,분방?”
마법에 자유분방이 웬 말인가. 마 법사는 이해를 할 수 없었으나 무려 이혜림의 말이다. 절대 허투루 홀러 들을 이야기가 아니기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럼 대체…… 서천영은 어떤 마 법을 가르친 겁니까?”
그 질문에 이혜림은 남은 포도 주 스를 원 샷하고 싱긋 웃었다.
“일단 그 아저씨한테 처음 마법을
배울 때 이렇게 말했어요. 마법
으..w
“……잔대가리 잘 굴리는 놈이 이 긴다. 즉 정석대로 가면 털린다는 겁니다.”
서천영의 말에 수천명의 마법사 및 마법사 지망생들이 그게 무슨 소리 냐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픈의 마 법 역사는 그 뿌리가 너무나도 깊고 넓고 장대하게 퍼져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마법에는 ‘정석’이라는 이
름의 틀이 단단히 잡혀 있었다. 이 제 더 이상 마법사들은 그것에게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천영은 달랐다. 넥스트에 서 마법사를 선택해서 높은 레벨을 달성한 이들은 대다수가 ‘천재’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마법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것들 역시 멀리서 원거리 딜러로 서 누커,즉 폭딜러의 역할을 해주 는 방향으로밖엔 발전하지 못했다.
서천영은 솔플러이다. 당연하게도 시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한 방 딜 링기와 적을 지속적으로 묶는 대신 본인도 움직이기 힘든 서포트 마법
은 다양하게 발전시킬 수 없었다. 대신 그는 일대 일에서 승리하기 위 한 마법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물론 그 또한 아주 객관적인 입장 에서는 대단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대단한 것은 오히려 그것을 배우고 발전시킨 케일런과 이혜림,렌티였 다. 그들은 소위 말하는 진짜배기 ‘천재’였다. 천영은 그저 발상의 전 환이라며 계란의 바닥을 부수고 세 우는 법을 가르쳤더니 그들은 거기 에서 불사조를 소환한 것이나 마찬 가지일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시 키기에 이르렸다.
하지만 그 발상의 전환을 가르친
어머니가 천영이므로 그 셋은 여전 히 천영에게 콩깍지가 씌어있는 모 양이지만 천영은 그 모든 콩깍지를 무시한 채 그들의 마법을 오히려 본 인이 배우고 또다시 자신의 마법을 다른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용언과 입체 마법을 알게 돼서, 정말 다행이야.’
천영의 독특한 마법에,용언은 아 주 기가 막히게 잘 어울렸다. 비록 다른 종족은 사용할 수 없었지만 드 래곤이 된 이후 비약적으로 좋아진 두뇌와 마법 간파력을 통해 서천영 은 타종족 또한 언어 그 자체에 힘 을 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애초에 이런 것들을 가르칠 생각 은 없었는데…….,
적당히 똘똘한 학생들 모아놓고 용 의자나 색출할 생각이었는데 보는 눈이 많으니 그래도 조금은 팁이라 도 주자고 생각한 천영은 그 동안 드래곤으로서 자신이 생각해온 것들 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첫 째로 ‘암호화’입니다. 현재 그 리픈의 마법진에는 암호화가 제대로 걸려있지 않습니다. 그저 마법을 더 욱 어렵고 복잡하게 꼬아놓을 뿐이
죠
그렇게 말한 다음 천영은 오른손을 펼쳐 1서클의 평범한 불꽃 마법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이게 불꽃 계열 마법 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숙련된 격투가나 마법사라 면 이미 마나의 흐름을 읽는 순간 마법의 범위와 규모까지 파악했을 테지요.”
그것을 꺼뜨린 다음 이번엔 왼손에 마법진 하나를 펼친다. 그것은 아까 전의 붉은 마법진과는 다르게 푸르 고 밍밍한 색을 띄고 있는데다가 안 쪽에 있는 문양도 계속 뒤바뀌어 당 췌 무슨 마법인지 알아볼 수 없었
다.
천영은 제일 가까이에 앉아있던 마 법사에게 질문했다.
“이게 무엇으로 보이십니까?”
“..알 수가 없군요. 마나의 색
을 봤을 땐 수류계 마법 같습니다 만……
그의 대답에 천영은 빙긋 웃은 다 음 마법을 그대로 발현시켰다. 그러 자 방금 전과 완벽하게 똑같은 규모 의 작은 불꽃이 생성되었다.
“이게 암호화입니다. 자신의 마법 진에 ‘패스워드’를 설정하는 거죠. 이것은 마법 스크롤이나 설치식 마
법진에도 아주 유용……
천영이 말을 이어가기가 무섭게 마 법사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그것 을 필기했다. 그에 천영은 살짝 당 황했다.
‘이게 필기를 할 정도로 대단한 건
가?’
솔직히 그 정도로 대단하다고는 생 각하지 않았는데 어째서인지 마법사 들이 굉장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암호화라고? 저렇게 마나의 흐름 을 마구 뒤바꾸는 것이 가능한가?’
‘우리 길드에서 그 동안 개발했던 마나 뒤틀기와는 비교조차 되질 않
는군…… 패스워드라는 개념을 도입 하다니. 나중에 넥스트 출신 마법사 들에게 물어봐야겠어.’
‘저 마법이면 우리가 개발하고 있 는 경계-결계 마법진에 투자하는 마정석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겠는 데……
‘맙소사. 지금 당장 사부님께 연락 을 드리고 싶은데. 저 암호화를 배 워가기만 하면 그 동안 사부님이 고 민하시던 문제가 해결 될 수도 있 다.’
마법은 일종의 프로그램이다. 그리 고 천영은 마법을 프로그래밍이라고 생각하여 암호라는 개념을 도입했
다. 당연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애초에 인간의 지식으로 암호화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매 순간마다 수십만 번씩 유동하는 마나를 완벽하게 붙잡고 속성을 부 여하는 마법진에 그 마나를 다시 뒤 트는 암호를 부여한다니. 하지만 서 천영은 용언을 배운 뒤 여러 가지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거기에 프로그램이라는 개념까지 더하니 신 박한 마법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천영은 암호화에 대해 간단하게 설 명했고 벌써 그것만으로도 수업 시 간의 절반이 지나가버렸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천영은 자신만
의 다양한 립을 전수했다. 의외로 그리픈의 마법사들이 잘 모르는 주 문 뒤바꾸기라든가,수인으로 낚시 하면서 주문 외우기라든가 쓸데없는 립을 이야기를 하듯 하나씩 하나씩 정보를 풀어냈다. 그러자 마법사들 은 생전 처음 보는 방식의 마법을 사용하는 서천영에게 푹 빠졌다.
탕,탕!
천영이 발을 두 번 두드리자 왼손 에서 물의 구체가 튀어나왔다.
“수인은 그 자체에 마법과 공명하 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사 실 어떤 신체 부위로도 상관이 없습 니다. 이렇게 마나 그 자체에 특정
주파수를 전하기만 하면 자신이 원 하는 마법을 즉시 발동시킬 수가 있 거든요.”
오오,라며 탄성이 흘러나온다. 천 영은 은근히 이게 재미있었다.
‘나 의외로 선생님 타입?’
이런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천영 은 가끔 마법사들을 회피해 학생들 에게 질문을 던지곤 했다.
그들에게는 묻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간단했지만 학생들에게 있어 서는 이 수많은 현직 마법사들이 모 인 자리에서 자신의 지식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리콜에 대한 리트무리우스의 매개 변수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규격체를 억압시키는 세 가지의 함수에 대해……
“……마법사가 Le Call-By-ball을 완성했을 때 가장 먼저 취해야 할……
그 질문에 완벽하게 대답한 학생들 은 눈에 띄게 다른 마법사들의 주시 를 받게 되었다. 그러자 대답하지 못하고 쩔쩔맨 학생들은 얼굴이 창 백해지더니 식은땀을 홀리기도 했 다. 이런 중요한 자리에서 대답을 하지 못한 것은 인생 최악의 실수라
고 그들은 생각할 것이다.
‘흠,저 아이들은 그냥 뛰어난 건 가? 아니면 정말 뭔가 있는 건가?’
천영은 ‘용의 큐브’를 가지고 있을 만한 학생을 찾아보았지만 쉽사리 걸려들지 않았다. 분명 용의 큐브를 가지고 있고 그것의 영향을 받았다 면 마법 실력이 일취월창 했어도 이 상하지 않을 텐데 아직까지는 잘 눈 에 띄지 않았다.
‘그래도 의심 가는 몇몇은 있어. 그렇다면 떡밥을 던져봐야겠지.’
“다음 수업은 ‘효율적인 마법 사 용’입니다.”
여태 한 번도 마법 교과서를 이용 해 수업을 하진 않았지만 천영도 이 ‘효율적인 마법 사용’이라는 항목이 모든 초중고등 진행과정에 담기는 항목이라는 사실 정도는 알았다.
“으흠, 효율적인 마법 사용이 라……
“그 정도야 뭐……
그 이름을 듣자마자 학생이 아닌 몇몇 현직 마법사들이 살짝 불만이 생긴 둣 자세를 바꿨다. 아무래도 이미 졸업을 한 그들에게 있어서는 전혀 필요가 없는 수업일 테니까. 그들은 자신들이 무조건적으로 효율
적인 마법을 사용한다고 믿고 있었 다.
“여기 불꽃의 구슬이 있습니다.”
오른손에 화록 하고 불꽃의 구체가 타오른다. 2서클의 마법. 하지만 그 위력은 강하지 않다.
“이것을 강하게 던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 질문에 몇몇 마법사들이 대답한 다.
“마나를 더욱 많이 집어넣습니다.”
“필연적으로 캐스팅이 길어지게 되 겠죠?”
“그럼 더 고서클의 마법을 사용합 니다.”
“그 역시 캐스팅 시간이 길뿐더러 애초에 저는 2서클의 불꽃 구슬 마 법을 더 강하게 던지는 법에 대한 해답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나를 복합적으로 중첩 시켜……
“……그것 또한……
수많은 마법사와 학생들이 대답했 지만 모두 오답이었다. 결국 아무도 정답을 말하지 못하자 천영은 말괄 량이처럼 씩 웃으며 답했다.
“정답은 더 강하게 던지면 됩니
다.”
“예?”
어처구니가 없는 정답에 누군가가 황당하다는 듯 의문을 토해냈다. 다 른 마법사들 또한 저게 무슨 말이냐 며 옹성거리기 시작했지만 여태 천 영이 보여준 모습이 있어서 아무도 반박하진 않았다.
천영은 웅성거림이 잦아들기 시작 하자 다시 입을 열었다.
“여기 두 개의 마법진이 있습니다. 하나는 ‘회전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마법이고 하나는 ‘불꽃 구체’마법입 니다. 당연하지만 두 속성은 서로
상충되는 것이라 합칠 수가 없습니 다.”
천영의 양 손에 두 개의 마법진이 펼쳐진다. 마법사들은 천영이 또다 시 뭔가를 보여주자 입을 다물고 경 청했다. 그 두 개의 마법진으로 솔 직히 뭘 할 수 있겠느냐는 표정이 가득했다. 별로 기대하지 않는듯했 던 그들의 얼굴은 잠시 후 경악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여기에 ‘는’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결합합니다. 그럼 ‘회전하는 불꽃 구체’가…… 완성됩니다.”
지이엉,화록!
두 개의 마법진 사이에 정체불명의 문양이 떠오르더니 순식간에 결합되 었다. 고작 2서클에 불과했던 불꽃 구체 마법은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 기 시작하더니 그 크기마저도 부풀 어 오르기 시작했다. 마법사들은 느 낄 수 있었다. 그 사이에 어떠한 마 법의 유동조차 없었다는 사실을.
그 순간 깨달을 수 있었다.
‘애초에 두 개의 마법을 따로따로 캐스팅하면 비효율적이야.’
‘하지만 두 개의 마법을 한 번에 사용한다면?’
‘저 정체불명의 문자를 이용해,새
로운 속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 면?’
마법사들은 심장이 벌렁거리는 것 을 진정시키지 못한 채 자리에서 벌 떡 일어나기도 했다.
“자,자자잠깐!”
“방금 그게 뭐였소? 다,다시 보여 주시오!”
“맙소사 저게 가능하단 말인가?”
그들이 뜨거운 반응에 천영이 깜짝 놀라 뒤로 살짝 물러났다.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체일룬에게 좀 말려보라고 말하려다가 그 역시 입을 쩍 벌린 채 경악하고 있는 것
을 본 뒤로는 그냥 포기했다.
“이것은 제가 개발한 특수 문자 4 개입니다. 각각 ‘은, 는, 이,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특정 속성을 결합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한글을 본떠서 만든 이 문자는 당 연하게도 용언에게서 파생된 것이 다. 용언의 발톱만큼도 따라오지 못 하지만 타종족들이 ‘언어’ 그 자체 에 힘을 부여할 수 있도록 만든 이 마법은 마법계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발견이 아 닐 수 없었다. 마법사들은 흥분하여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저 단순한 단어에 무시무시한 힘이 담겨져 있
다는 사실을 그들은 깨달을 수 있었 다.
‘틀림없어! 저게 바로 로드웰 마법 전에서 보았던 그거다!’
‘맙소사. 저 문자만 있으면 비효율 적이라고 사용할 수 없었던 수많은 마법 도구들을 부활시킬 수 있겠 어!’
가장 먼저 늙은 노인 한 명이 자 리에서 일어났다.
“저,저희 클랜과 계약하여 ‘특수 마정석 골렘’ 제작을 하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뭣하면 저희가 직접 찾 아가겠습니다!”
“이번에 속성의 힘이 깃드는 지팡 이를 제작하고 있는데,혹시……
“‘아크람’ 클랜의 클랜장입니다,부 디 저희와……
학생과 마법사들이 입을 쩍 벌렸 다. 누구라도 이름만 댄다면 알만한 유명인사들이 서천영에게 손을 벌리 고 있었다. 아무리 금색 별 마탑의 마법사라도 한 대기업의 수장인 그 들과는 쉽사리 손을 잡을 수 없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그 모든 대기 업의 주요 간부들과 수장들이 자신 을 ‘을’이라고 자칭하며 서천영에게 손을 뻗었다.
안타깝게도,천영은 그들의 진면목 을 모른다. 그저,
‘아 갑자기 왜들 지랄이야?’
라는 생각에 검지를 들어 입가에 가져다 댄다.
명백히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 그 어리고 깜찍한 외견에 비해 상대적 으로 늙은이들을 상대로 하면 상당 히 버릇없어 보일 수도 있었으나 이 자리의 그 누구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천영의 카리스마에 눌 려 모두 입을 꾹 다물고 자리에 착 석할 수밖에 없었다.
‘맙소사. 대기업을 모조리 뿌리쳤
‘저 노친네들을 말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조용히 시키다니……
물론 천영은 그들에게 관심조차 주 지 않았다. 그저 이 용언과도 아주 흡사한 마법을 보여주고선 특별한 관심을 보인 학생 하나를 찾아낸 이 후로 그녀만을 주시하고 있는 중이 었다.
‘파트라슈,가서 이름 알아와.’
조용히 파트라슈를 보낸 다음 천영 은 수업은 재개했다. 이 문자의 사 용법과 어떤 의미를 부여하면 되는 지 어떤 속성에 사용할 수 있는지.
당연하게도 전부 알려주진 않고 맛 보기만 알려주었다. 천영 또한 이것 의 가치를 알고 있어 공짜로 이 많 은 사람들에게 전수할 생각은 없었 다. 애초에 이것은 네청 만을 위해 개발한 마법이기도 했으니.
“그럼 이것으로……
마법사들의 속이 간질거리게 정말 궁금해서 미치도록 만들어버린 천영 은 시간이 되자 칼퇴근을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이 자리에는 천영에게 호의를 가진 사 람만 오지 않는다. 천영이 수업을 진행하는 내내 잠자코 있던 어떤 검 은 로브의 남자는 갑작스레 손을 들
더니 천영에게 의문을 표했다.
“잠깐,메이지 서천영. 질문이 있습 니다.”
“네? 말씀하세요.”
그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주변 에 있는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저 사람 룬 필리오 아냐?’
‘맞아. 설마 저 사람도 이 자리에 왔을 줄은 몰랐는데……
‘머리가 기가 막히게 좋다는데 인 성이 별로라더라.’
룬 필리오. 갈색 나무 마탑의 일급 연구원. 그 실력은 이미 마탑주의
자리를 차지하고도 남았을 정도라고 하지만 전대 마탑주는 룬 필리오보 다 실력이 뒤떨어지는 자에게 마탑 주의 자리를 물려주고 은퇴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르지만 추리 정도는 할 수 있었다.
그냥 성격이 더러워서 그랬다.
“쯧쯧,저 늙은이 남 잘 되는 꼴 못 보는 건 알아봤지만……
룬 필리오는 자신을 향한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질문을 시작한다.
“당신이 지금 이야기한 마법에는 커다란 오점이 있습니다. Rella Pos 에다가 ‘는’을 접목시켰을 때 Using
의 기본적인 오류가 발생하여 퍼스 트 네임 (First name) 에 제한을 걸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네임 영역의 4가지 규칙을 따져보았을 때 String S2를 접목시키는 것이 불가능한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질문에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저들끼리 웅성댔다.
‘무슨 소린지 알겠어?’
‘글쎄. 하여튼 뭔가 잘못 됐단 거 아냐?’
‘흠,듣고 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하 구려.’
‘하지만 그럴 땐 역방향으로 함수
를 제시하면 되지 않겠소?’
‘오호,그럼 또 새로운 방향의 영 역이 탄생하는군. 이거 재미있어.’
마법사들은 룬 필리오의 지적에 천 영이 어떻게 대답할지 기대하는 눈 치였다. 짧은 시간 안에 웅성거림이 잦아들었고 모두가 반짝거리는 눈빛 으로 천영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지 금 이 순간 천영이 어떤 식으로 룬 필리오에게 반박할지 궁금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천영에게는 칼 퇴근이 중요했다.
“예,거기 혹시 이름이?”
“메이지 룬 필리오라고 하오.”
“네,그거 숙제로 해오세요. 그럼 이만 해산.”
그렇게 말하며 천영은 그대로 나가 버렸다.
순식간에 학생 취급을 당해버린 룬 필리오는 그 자리에서 이를 악물고 분노를 삼키다가 주변에 있는 마법 사들과 심지어 학생들마저 자신을 비웃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는 도망치듯 자리에서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