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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138화 (137/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138화

하룻강아지,범 무서운 줄 모른다.

만약 한 달 전의 셀라임이었다면 눈앞의 사내,웨지스턴을 보고도 별 다른 감흥 없이 상대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셀라임은 하룻강아 지가 아니었고 산전수전 다 겪은 사 냥개였다. 그리고 사냥개였기에 자 신의 한계를 명백히 알고 있어서 눈 앞의 범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버 렸다.

본능이 몸을 옥죄인다. 손이 덜덜 떨리고 심장이 쿵광대며 뛰었다. 마 치 중력이 몸을 짓누르는 것처럼 발 이 떼어지질 않았다.

‘웨지스턴……

저 사내가 뿜고 있는 자신의 앞에 있는 모든 것을 죽이겠다는 그 싸이 코 같은 패기가 아니었다면 셸라임 이 먼저 말을 걸었을지도 모른다. 비록 이곳은 출입금지 구역이고 경 비원이 쓰러져있긴 했어도 절대 웨 지스턴이 저지른 짓이 아닐 것이라 고 생각했을 테니까.

왜냐하면 웨지스턴은 게임 ‘넥스

트’에서 상당한 유명인에 탱커였으 며 또한 그 성격이 굉장히 유쾌하고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기 때문. 누 구에게나 친근감을 주는 그 미소하 며 사람들에게서 항상 미소를 짓게 만들지 않고서는 본인이 죽을 것 같 은지 항상 모두를 웃게 만드는 말재 간까지.

정말 미워할 점이 단 하나도 없었 던 그 사내가 지금은 살기만을 풀풀 풍기는 싸이코 살인마가 되어있었 다.

셀라임이 검을 꽉 쥐고 경계어린 표정을 짓자 웨지스턴이 고개를 갸 웃했다.

“응? 잠깐 너,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아하! 기억났어! 너,셀라임이지? 음음. 나도 인터넷 엄청 많이 하거

드 ”

그렇다면.

“이건 보스전이 아니라 PVP가 되 는 건가? 흐음. 뭐 어때. 원하는 걸 얻으려면 죽고 죽여야지. 나는 서천 영의 물건을 홈쳐야 되고 너는 지켜 야하고. 그렇잖아?”

“……뭐라고?”

셀라임은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지금 이 남자가 뭐라고 지껄인 건지 재차 이해해야할 필요가 있었다.

“PVP(Player VS Player)라니…… 이 세상에는 더 이상 ‘플레이어 (Player)’라는 단어는 없어.”

“무슨 소리야? 같은 플레이어끼 리.”

넥스터가 그리픈으로 막 넘어왔을 때까지만 해도 사실 그들을 칭하는 단어는 넥스터가 아니라 플레이어였 다. 하지만 이 세상을 게임과 혼란 하여 미쳐버린 인원이 아주 가끔 존

재했고 그들과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며칠 되지 않아 지구인들을 지 칭하는 단어는 플레이어에서 넥스터 로 변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게도 이 세상을 게임이라고 착각하는 사 람들은 넥스터라는 단어를 쓰지 않 기 때문.

‘……말도 안 돼. 아직도 저런 미 친놈이 살아있다고?’

이 세상을 게임이라고 착각하는 정 신병자들은 당연히도 오래 살지 못 한다. 그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아무 리 강하고,아무리 생명력이 끈질겨 도 ‘이 세상은 게임이다.’라는 전제 가 깔려 있는 이상 목숨이 쉽게 바

스러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사 실.

하지만 눈앞의 웨지스턴은 1년 동 안 죽지도 않은 채 심지어는 셀라임 자신보다도 강해져서 등장했다.

“……웨지스턴,이 세상은 게임이 아니야. 정신 차려.”

셀라임의 그 말에 웨지스턴의 표정 이 갑작스레 흉학하게 일그러졌다.

“추하구나,셀라임. 너야말로 게임 과 현실을 혼돈 하지 마.”

흠칫.

그 기세가 더욱 강해지자 셀라임은 황급히 마음을 다잡았다. 정신을 안

정시키는 버프를 몰래 걸고 검에다 가 신성력을 흘려 넣는다. 그러면서 긴급 호출 버튼을 누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상대는 자신보다 월등히 강한 존 재. 이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곳 을 지켜야만 한다. 이곳은 무려 자 신이 승배하는 ‘용’이 애지중지하는 물건을 보관한 신성스러운 장소. 목 숨을 걸어서라도 지켜야만 했다.

‘최대한 도망치면서 싸워야해.’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웨지스턴이 난데없이 도약했다. 위로 아주 느릿 하게 하지만 묵직한 힘을 담아서 셀 라임에게 내려가며 검을 내려쳤다.

황급히 검을 들어 올려 웨지스턴의 검격을 막아내자 그녀가 딛고 있던 바닥이 움푹 파였다.

쿵!

“으옥!”

엄청난 압력이었다. 셀라임은 믿을 수 없다는 둣 눈을 크게 떴다. 마검 사라는 클래스도 사실 마냥 좋지는 않다. 동레벨의 검사보다 신체 능력 이 뒤떨어지며 동레벨의 마법사보다 마법의 위력이나 사용가능한 마법의 숫자도 적다. 하지만 마법과 검술을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기에 강해보 일 뿐이다.

하지만 지금 웨지스턴은 순수한 신 체 능력만으로 셀라임을 압도했다. 이미 그는 마법 따위 쓰지 않아도 셀라임을 웃도는 수준의 강자가 되 어 있었다.

까가가각!! 쿠응!

검과 검의 마찰이 일어나며 또다시 셀라임이 딛고 있던 바닥이 파였다. 덜덜 멸리는 팔에 신성력을 불어넣 으며 버텨보았지만 웨지스턴이 입꼬 리를 씩 올리며 기합을 넣자 금이 가던 바닥은 아예 양옆에 있던 기둥 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쿠우응! 우지끈!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기둥 2개가 무너지자 웨지스턴과 셀라임이 동시 에 뒤로 물러났다. 직후 웨지스턴이 허공에 바람 덩어리를 생성하여 짓 밟은 다음 아직도 도약하고 있는 셀 라임을 향해 쏘아졌다.

까앙!

허공을 날던 웨지스턴의 검이 셀라 임의 검과 부딪힌다. 제대로 자세를 잡지도 못한 채 검을 간신히 받아친 그녀는 바닥을 한번 구른 다음 하늘 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신성력이

담긴 폭풍이 살짝 몰아쳤지만 웨지 스턴은 또다시 허공을 밟은 채 옆쪽 으로 이동해 90도로 꺾어서 다시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다.

퍽!

바닥을 굴러 검을 피해낸다. 머리 맡에 검이 꽂혔었다는 사실이 간담 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웨지스턴은 바닥에 검을 꽂아 넣은 상태로 질질 끌더니 셀라임을 향해 바닥을 찢어버리둣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작은 지진이 발생하며 그녀 가 서있던 자리가 두 쪽으로 갈라졌 다. 옆쪽으로 잽싸게 도약한 다음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검을 내치자 웨

지스턴이 날린 불꽃 덩어리가 갈라 졌다.

“허억,허억……

도저히 공격 타이밍이 나오지 않는 다. 막는 것조차 벅찼다. 웨지스턴 특유의 기동성은 셀라임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고 잠깐의 빈틈이 생기는 것 같을 때에도 마법을 날려 대는 바람에 도망치는 데에 급급했 다.

숨을 고르며 셀라임은 웨지스턴을 노려보았다. 어떻게든 어떻게든 빈 틈을 찾아야만 했다. 철벽과도 같은 방어 태세를 자랑하는 저 자를 무너 뜨리기 위해 무슨 수라도…….

‘……잠깐. 저거 뭐야.’

셀라임은 초인적인 감각을 가진 성 기사이자 성직자이기도 하다. 신성 력을 다루기에 웨지스턴의 종족이 원귀에 가깝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 다. 하지만 성직자의 그 눈으로 보 이지 않는 뭔가를 캐치할 수 있었 다. 인간을 초월한 감각에 불길한 것을 보는 눈으로.

……웨지스턴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절대 볼 수 없 는 그것. 그의 눈물은 정말 기묘하 게 가려져서 어지간해선 볼 수 없을

정도였지만 셀라임은 간신히 볼 수 있었다. 웨지스턴은 울고 있었다. 언 제부터인지 도저히 알 수도 없을 정 도로 엄청난 양의 피눈물을 쏟아내 고 있다.

셀라임의 입이 덜덜 떨렸다. 그녀 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웨지스턴, 너 대체…… 얼마나 죽 인……

그녀는 진작 눈치 첼 수 있었다.

“……대체 누구를 죽인 거야?”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웨지스턴 은 너무 강했다. 이 세계에 와서 잠

도 안자고 사냥만 한다고 쳐도 저렇 게 강해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셀 라임은 알고 있었다.

그리픈에 도착한 넥스터들이 강해 질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셀라임 역시 겪어보아서 안다. 자 신과 ‘비슷한 경험’을 해버린 이혜 림과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에 깨달을 수 있었다.

넥스터들은 살인을 하게 되면 더욱 강한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더욱 소중한 사람’을 죽일수록 얻 는 힘이 훨씬 높아진다.

웨지스턴의 비정상적인 강함. 그리

고 세상을 향해 절망한 듯한 저 피 눈물. 셀라임은 그의 감정을,슬픔을 감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의 질문에 웨지스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러더니 그저 피식 웃 는다.

“헛소리는 그만하지. 흐음,아무래 도 경비가 몰려올 것 같은데. 슬슬 끝내야겠어.”

그러면서 웨지스턴의 몸에 산들바 람이 일더니 순식간에 셀라임과의 거리를 좁혔다.

tt……ir

절대 그녀는 방심하지 않았다고 자

부하고 있었다. 웨지스턴의 모든 움 직임을 살살이 파헤치고 읽고 있었 는데 나이트의 인지 속도조차 벗어 난 웨지스턴의 바람 같은 움직임에 는 도저히 대응할 수 없었다.

서걱!

잽싸게 몸을 비틀긴 했지만 허리를 크게 베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피가 왈칵 쏟아져 나온다. 급히 손 으로 상처를 틀어막고 뒤로 도약하 자 땅에서 불꽃의 기둥이 솟아올랐 다.

순간 웨지스턴의 주먹이 셀라임의

명치를 후려치고 검으로 찍으려는 것에 간신히 피해서 바닥을 굴렀다. 그러자 돌덩어리가 그녀의 등에 걸 렸고 눈앞에 발이 그녀의 머리를 걷 어찬다.

웨지스턴은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 았다. 그 누구보다도 잔혹하게. 그 누구보다도 잔인하게. 마치 그래야 만 한다는 것처럼. 그래야만 이 세 상이 현실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것처럼.

잔인해졌다. 악독해지고,악랄해지 고,지저분하고 추잡해졌다. 웨지스 턴은 그렇게 강해졌다.

그러니까. 셀라임도 죽일 생각이었

다.

“어흑,윽……

이 세상은 어차피 게임이다. 이건 살인이 아니야,그저 플레이어를 죽 이는 것일 뿐. 그러니까 죄책감은 없다.

셀라임이 엉금엉금 기었다.

어느덧 장소는 서천영의 성물을 보 관하는 장소인 ‘칼라할리시스’의 문 앞까지 도달해 있었다.

셀라임은 피투성이가 된 얼굴을 들 어 웨지스턴을 쳐다보았다. 그는 아 무런 느낌도 없다는 듯 그저 ‘승리’ 를 만끽하는 게이머마냥 환한 미소

를 지으며 셀라임에게 검을 겨누었 다.

“후후,원망하지 말라고.”

그러면서 검을 내려친다.

•까앙!!

“윽 r

“...‘?,,

무언가에 가로막혔다. 웨지스턴은 황급히 물러났다. 허공에 갑작스레 나타난 붉은색의 결계는 웨지스턴이 있는 힘껏 내려친 검격을 아주 간단 히도 막아냈다. 셀라임 또한 자신의 앞에 난데없이 나타난 결계에 눈을 어리둥절 떴다.

“이,이건……?”

직후 기억이 스멀스멀 떠오른다. 서천영이 이곳에 용의 큐브를 맡기 면서 불안한 표정으로 한동안 체류 했던 기억.

‘나는 남의 물건 흠치는 건 참 좋 아해. 난 존나 나쁜 새끼거든. 근데 내 물건 도둑맞는 건 죽어도 싫거

드,

그러니까 내 품이 아닌 다른 장소 는 솔직히 불안하다. 그렇게 교황에 게 말했다. 그러니까.

‘내 물건은 스스로 지켜야지.’

라며 서천영이 이곳에다가 온갖 마

법을 도배해놓았다.

드드드드득!!

신성물 보관 창고의 문 위에 걸려 있던 사자머리 조각상이 고개를 돌 렸다. 눈을 번뜩인다.

[침입자,발,견] [처분…… ‘제거’]

그러더니 사자머리 조각상이 입을 쩌억 벌렸다. 그곳에서 붉은색의 레 이저가 웨지스턴을 향해 쏘아진다.

지이잉!

“으옥!”

아무리 나이트의 반응 속도라도 빛 을 피할 순 없다. 그저 감각에 맡겨 공격이 닿기 전에 움직이는 것이 전 부일 뿐. 하지만 공격은 사자머리 조각상의 레 이 저뿐만이 아니 었다. 사방에서 그저 장식품으로 여겨졌던 기둥과 마법진,그림,조각상에서 빛 이 번쩍이고 바닥에 깔려있던 카펫 에서 마법진이 웅웅대며 빛났다.

셀라임은 여유를 얻은 덕분에 상처 를 조금씩 치유할 수 있었다.

갑작스레 바닥에서 날카로운 송곳

이 솟구치거나,양옆에서 보라색의 반투명한 결계가 나타나더니 웨지스 턴의 몸을 짓이겨버리기 위해 충돌 한다. 모든 것을 찢어버리겠다는 둣 한 소용돌이가 몰아치고,하늘에서 지속적으로 불꽃이 붙은 돌덩어리가 떨어진다.

그 모든 혼란의 과정에서 셀라임은 자신이 피해를 입지 않는단 사실을 깨달았다.

서천영이 설치해둔 이 조각상들은 아주 놀랍게도 셀라임을 보호한다고 생각하여 그녀가 상처입지 않는 쪽 으로 궤도를 수정하는 것이다.

‘……오빠는 이 자리에 있지도 않

으면서 또 나를 도와주는구나.’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셀라 임은 다시 한번 웨지스턴에게 검을 겨누었다.

다리 근육에 힘을 주고 힘차게 도 약하여 웨지스턴에게 날아간다. 도 중에 셀라임과 부딪힐 뻔한 마법 몇 개가 허공에서 소실된다. 절대 셀라 임을 상처 입히지 않겠다는 것처럼. 다만 그 마법보다 더욱 위력적인 셀 라임의 검격이 웨지스턴을 향한다.

까앙!!

이제 마검사라는 이점은 사라졌다. 셀라임은 항시 발동되는 마법을 아

군으로 삼아 웨지스턴을 상대할 수 있었다. 웨지스턴이 마법을 쓰려면 한손으로 수인을 맺어가며 한손으로 는 검을 휘둘러야만 했다. 그러므로 양손이 아닌 한손을 쓰게 되면 위력 은 당연히 떨어진다. 반대로 셀라임 은 양손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다. 그리고 부가적인 마법 또한 서천영 이 공들여서 설치해둔 것들이라서 더욱 효과적이고 위력이 높았다.

마치 이 모든 상황을 예견했다는 것처럼. 웨지스턴이 움직이는 곳마 다 넝쿨이 흐물거리고,바닥이 녹아 내리고,마그마가 솟구치고,물 덩어 리가 생성된다. 그 모든 공격을 받

으면서도 웨지스턴은 정말 초인적인 감각으로 모든 공격을 막고 피해냈 다.

그야말로 천하무적.

아마 이 세상에 ‘넥스터’ 중에서 이 웨지스턴을 이길 수 있는 자는 존재하지 않으리라. 하지만 상황은 역전되었다.

셀라임은 초감각을 집중하여 사방 에서 날아오는 모든 마법을 캐치했 다. 마법의 궤도를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역으로 마법이 명중될 수 있 도록 웨지스턴의 움직임을 유도한 다.

그렇게 폭풍처럼 웨지스턴을 몰아 친 결과 조각상에서 발사된 레이저 한 발이 그의 허리를 살짝 스쳤다.

그렇다. 고작 살짝 스쳤을 뿐이다. 셀라임이 입은 상처에 비하면 터무 니없이 약한 상처.

그럼에도 웨지스턴이 무너져 내렸 다.

“끄,끄아아아아악!!”

“……뭐야?”

“아,아파! 아프다고! 젠장할,아파 아아!!”

셀라임 역시 지쳐서 공격을 멈추었

지만 마법은 그러지 않았다. 계속해 서 웨지스턴을 타격하고 그는 피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바닥을 뒹굴었 다.

고작 허리를 살짝 스쳤다고 하기엔 너무 과도한 비명이었다.

그리픈으로 멸어진 뒤 1년. 셀라임 은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별의별 상 처를 입어봤다. 심지어는 절단을 당 할 뻔한 적도 있었으며 온몸에서 피 를 쏟아내며 황천에서 간신히 살아 돌아온 적도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 의 입장에서 저 정도의 상처는 그저 애교 수준일 뿐이었다.

하지만 웨지스턴은 마치 단 한 번

도 상처를 입어본 적이 없다는 것처 럼.

마치 1년 전,그저 평범하게 게임 을 즐기던 ‘플레이어’에 불과했던 사람인 것처럼.

작은 상처에도 울부짖었다.

“아파,젠장,젠장. 어떻게 된 거 야. 이건 게임인데. 왜 이렇게……

바닥을 뒹굴던 웨지스턴이 허겁지 겁 자세를 뒤쪽으로 물러났다. 셀라 임은 입을 악물었다.

웨지스턴은 정말로 고통스러웠던 것처럼 눈물을 질질 짜고 있었다. 그 말도 안 되는 강함을 가진 것에

비해 그는 자신이 상처를 입는 것에 너무나도 약했다.

‘설마 저 녀석,여태 단 한 번도 상처를 입어본 적이 없다고?’

대체 얼마나 강했단 말인가. 상처 를 한 번도 입지 않고,1년이나 그 리픈에서 살아왔을 정도라니. 새삼 셀라임은 자신이 얼마나 괴물 같은 존재를 상대했는지 깨달았다.

‘잡을 수 있었는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출혈이 너무 심했다. 온몸의 뼈에 금이 간 상태 에서 무리하게 웨지스턴을 몰아치다 보니 몸이 더욱 망가져버렸다. 웨지

스턴이 뒤쪽으로 엉금엉금 기어서 도망치는 것을 보고도 셀라임은 그 를 잡을 수 없었다.

“너…… 언젠간 죽여 버릴 거야.”

웨지스턴은 흉악한 눈빛으로 셀라 임을 쏘아본 뒤 그렇게 사라졌다.

긴장이 턱 풀리자 셀라임은 바닥으 로 무너졌다. 기둥에 몸을 기댄 채 숨을 몰아쉰다.

만약 처음부터 웨지스턴이 본심을 다해 공격했더라면? 처음부터 자신 의 마법과 비기를 사용했더라면? 절 대 그녀는 이 자리에 숨을 쉰 채로 살아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웨지스

턴이 셀라임의 말을 듣고서 그녀를 괴롭히기 위해 힘을 조절하지 않았 더라면 정말 죽었을 수도 있었을 것 이다.

“그래도…… 나는 오빠 덕분에 또 이렇게 살았구나.”

하늘을 올려다본다. 축제가 마무리 된 것인지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 는 날개 모양 폭죽이 밤하늘의 별자 리와 함께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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