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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152화 (151/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152화

천영은 황자들에게 짧게 선언함과 동시에 이런저런 설명을 보충했다. 천영의 말이 끝나면,황제가 나서서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불만은 야기 하지 않았다.

물론 황제나 천영이 단독으로 이런 일을 벌인다면 그 누구도 허락지 않 을 것이다. 하지만 용과 황제가 모 두 동의한 사안이니 만큼 이 일은 허투루 넘길 수가 없다.

아마 이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널 리 퍼지게 될 것이다. 마그아티온 제국의 새로운 황제,용이 직접 나 서서

백화연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 다.

“천영,어떤 방법으로 황제를 뽑을 거야?”

생전 봉건제도나 카스트제도는커녕 조선의 계급 사회도 제대로 모르던 천영이다. 심지어 마그아티온 제국 의 기반이 되는 오등작(공(公)•후 (候)♦백(伯)•자好)•남)조차 완벽히

이해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 천영이

다른 어떤 귀족을 뽑는 것도 아니고 무려 황제를 정한다니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럼 민주적으로 뽑을까?”

“투표를 한다고?”

그 말에 황자들의 귀가 종긋 했다. “응,근데 투표권자는 나 혼자야.”

그렇게 해서 천영은 이들의 자질을 알아보기로 했다.

당연하지만 일반인인 천영 주제에 황족의 자질을 알아보는 일이 쉬울 리가 없다. 그래서 황제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서천영 님의 눈에 마음에 드신다 면 그것이야말로 바로 황제의 자격 이 아니겠습니까?”

라는 말로 일관해버렸다.

결국 서천영은 저 멋대로 뽑기로 했다.

우선 천영은 그들을 각자 일대 일 로 상담해보았다. 대통령 선거를 비 롯하여 하다못해 학생회장을 뽑을

때에도 그들은 각자 자신의 포부를 증명하지 않는가. 이 경우 투표권자 는 서천영 혼자이기 때문에 그에게 만 증명하면 되었다. 그러므로 그들 을 독대하여 묻는다.

“네가 황제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 각해?”

황태자는 자신의 나이보다 반도 안 되어 보이는 꼬맹이가 ‘이 형한테 말해봐.’라며 말하는 모습이 퍽 귀 엽다고 생각해버렸다. 하지만 금방 정신을 차린다. 눈앞의 소녀 혹은 소년은 꼬맹이가 아니라 용이다.

“저는 처음부터 황제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황제의 품 격과 그 무게감,업무에 대해 진작 부터……

“아니,제왕학 말하는 거야? 그런 건 나도 배우면 할 수 있어.”

사실 할 줄 모른다.

“그,그럼 어떤……

“짜식이. 사내가 포부가 있어야지. 안 그래? 그런 거 있잖아. 그런 거.”

-그런 거?

“그래,막…… 네가 황제가 되면

학교에다가 자판기를 세우겠다던가. 응? 뭔 소린지 알겠지?”

“무,물론입니다.”

물론,뭔 소린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한 황태자는 눈동자만 동그랗게 뜨고 어버버했다.

천영은 장난 반, 진심 반으로 황태 자에게 말장난을 걸며 그를 평가했 다. 일단 머리가 멍청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공부를 너무 안 한 모양 이다. 말이 나온 김에 제왕학에 대 해서도 물어봤는데 영 탐탁치가 않 았다.

사실상 황제에 대해 아는 게 없었

던 천영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가 지구에서 아주 유명한 솔로몬의 이야기까지 꺼냈다.

“한 아기의 엄마라고 주장하는 2명 의 여인이 있어. 그들은 서로 아기 의 어머니라고 주장하지만 증명할 방법이 없지. 넌 어떡할래?”

«..

황태자는 고민도 하지 않고 자신만 만하게 대답했다.

“황궁 마법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유전학을 이용하면 됩니다. DNA 유전자 검사를 하면 금방 나읍니 다.”

.말을 말자.”

두 번째로 만나본 인원은 2황자 러셀 리였다. 그는 황태자와는 달리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디 한 번 이야기를 들어볼까.”

천영이 그렇게 말하자,러셀 리가 말했다.

“제 동생에 대한 처분은 어떻게 하 실 생각이십니까?”

“응? 그야 뭐……

마음 같아서는 황궁 대문에다가 거 꾸로 매달아놓고 싶지만 어쨌든 황 제의 눈도 있으니 참았다.

천영은 남의 물건 빼앗기는 참으로 좋아했지만 본인 물건 빼앗기는 건 죽어도 싫어했으니까.

“욕심이 많고 성격이 더럽지만,그 래도 생각처럼 나쁜 아이는 아님니 다.”

“어,그러냐.”

사실 러셀 리의 말은 아무래도 좋 았다. 그냥 천영의 눈에 개새끼로 보이면 그냥 개새끼인 것이다. 3황 자가 물론 그렇게까지 나쁜 인물이

아닐 수도 있었지만 그런 건 상관없 다.

“그런 거 말고 네 얘기를……

하지만 러셀 리는 자신의 동생이 영 걱정되었는지 계속해서 3황자의 이야기만 했다. 결국 천영이 억지로 화제를 돌려서야 간신히 그의 능력 을 알아볼 수 있었다.

‘확실히 능력도 좋고 머리도 비상 하고, 쌈박질도 좀 하는 것 같은 데……

문제는 심각한 호구라는 점이다. 아무리 봐도 3황자는 저렇게까지 보 호해줄만한 대상이 아니다. 꼭 북유

럽 신화에 나오는 토르를 보는 것 같았다. 그것도 머리 좋은 토르. 하 지만 동생에게 매번 속아 넘어가는 것이 꼭 닮았다.

확실히 2황자는 말을 잘 했다. 옹 변술이나 굉장히 뛰어나서 그의 이 야기를 듣다보니 천영조차 저도 모 르게 3황자를 그냥 용서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그 것 때문에 오히려 마이너스였다.

‘안 되겠군. 2황자는 일단 보류야.’

3황자 호셈블.

그는 황태자나 2황자보다도 더욱 당당해보였다. 마치 자신이 황제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것처럼.

“네가 황제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 각해?”

의례적으로 똑같은 질문을 한다. 황태자는 자신이 이전부터 황제가 될 준비를 했기에 타당했다고 했고, 2황자는 별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 리고 3황자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용의 유물에게 선택을 받은 영웅입니다. 그러니 황제가 될 자격 도 충분합니다.”

지금 내가 무슨 소릴 들은 거지. 천영이 황당하다는 둣 의문사를 내 뱉자 호셈블은 주머니에서 용의 큐 브를 꺼내들었다. 응응 거리며 푸른 빛을 내뿜는,진짜배기 용의 큐브. 아마 수많은 사람들이 3황자가 저 물건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선 홀라 당 넘어갔을 것이다.

“문헌에 따르면 용의 큐브는 절대 아무한테나 가지 않습니다. 비록 저 는 우연히도 이것을 집어왔지만 이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 저는 필연 적으로 영웅이 될 자질이 충분합니 다.”

그 말에 천영이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고 자신의 검은색 머리칼을 배배 꼬았다. 그러다가 팔짱을 끼고 푹신 한 소파에 등을 기대어 다리를 꼬았 다.

“파트라슈. 네가 보기엔 어때? 자 격이 있는 것 같아?”

천영은 아직 영웅을 보는 눈이 없 다. 그러므로 파트라슈에게 묻자 그 녀가 말한다.

-충분해.

“진짜?”

-응,주인한테 쳐맞을 자격이.

“그렇군.”

한숨을 푹 내쉬는 천영을 보며 3 황자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직도 자 신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 었다. 정말 확 한 대 쥐어박을까, 고민했지만 간신히 참는다. 대신 그 는 자그마한 손바닥을 내밀었다.

“내놔.”

“예?”

“그거 내놓으라고.”

“하지만 저는 용에게 선택받은 영 응……

“내가 널 언제 선택했는데? 빨리

내놓고 꺼져.”

3황자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입 술을 꾹 다물고 어깨를 부들부들 떨 더니 이내 용의 큐브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선 사라져버렸다. 천영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번 대는 글러먹었군.”

누가 황제가 되든 문제가 심각할 것은 분명했다. 그나마 2황자 러셀 리에게 건네주는 것이 나아보였지만 워낙 호구끼가 강해서 나라가 휘청 거릴 것이 눈에 훤히 보였다. 현명 한 왕이 되기는 글러보였다.

‘아예 러셀 리를 잡아다가 내가 교 육 시킬까?’

저런 호구라도 크게 데이면 금방 정신차린다. 러셀 리 역시 제대로 된 정신머리를 박아두면 꽤 괜찮은 황제가 될 것 같기도 했다.

‘아니지,아직 한 명 더 있잖아.’

황녀 벨레인.

천영은 그녀를 불렀다.

벨레인은 접대실에 오자마자 살짝 웃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이전 번 호랑이의 절벽인지 뭔지 하는 곳 에서 얼굴을 본 적 있었기에 천영도 마주 인사했다. 비록 그때 그들이

싸우는 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레이븐이 그녀에 대해 꽤나 좋게 평 가를 내려서 인상이 좋게 잡혔던 것 이 기억났다.

아무리 천재라 할지라도 레이븐의 평가는 굉장히 짠 편이다. 그러니 벨레인은 꽤나 대단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오자마자 자신이 먼 저 이야기를 꺼냈다. 황위가 아닌 다른쪽의 이야기로.

“얼마 전부터 마그티르안(정보부) 에 지시해 일곱 다리의 연결자에 대 해 꽤 쓸 만한 것들을 얻을 수 있 었습니다. 그들은 몇 십 년,혹은

그보다도 오래 전부터 대륙에 뿌리 를 내리고 있던 모양입니다. 일단 알아내긴 했지만,쉬이 건들기 어려 운 기업들 역시 그곳에 속해있는 것 을 확인……

벨레인이 흰색 서류 뭉치를 늘어놓 으며 그리 말하자 천영이 제지했다.

“잠깐,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러 온 게 아닌데……

그러자 벨레인이 의아한 표정으로 되묻는다.

“하지만 저는 천영 님에게 이 정보 를 건네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 라고 생각합니다.”

“아니,거 뭐야. 나도 궁금했던 것 들이긴 한데……

베일에 감싸여 있던 일곱 다리의 연결자들. 그리고 그들의 정보를 이 짧은 시간 내에 종합해내고 천영에 게 건네주려는 그녀의 능력은 분명 높게 살만 하지만 왜 하필 지금이란 말인가.

“너,황제 될 생각 없어?”

그러자 그녀가 시원하게 웃었다.

“하하하. 여자는 황제가 될 수 없 습니다. 특히 마그아티온에서는.”

그녀의 말에 이번엔 천영이 침묵했 다.

‘과연. 이 세계도 여전히 남성 우 월주의 같은 것들이 있는 건가.’

그럴 만도 했다. 역사적으로 왕 혹 은 제왕은 전부 남자가 했으니까. 마그아티온 뿐만이 아니라 다른 어 떤 국가를 보더라도 똑같았다.

왕은 남자가 여자는 그저 내조를 할 뿐이다. 아무리 권력을 단단하게 쥐어도 여자는 그저 남자를 꼭두각 시로 세우는 것 정도에 그친다. 스 스로가 왕이 될 수는 없는 것.

하지만.

천영은 그녀를 높게 평가했다. 그 런 벨레인이 자격이 없다는 이유 하

나만으로 빠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 었따.

“누가 정했는데?”

“그야 역사적으로……

“이 제국. 누가 세웠지?”

“……영웅,리오폰드 3세가 용의 가호를 받아……

“그치? 그럼 지금 용은 누구지?”

“……천영 님이십니다.”

“그렇지! 이번엔 내가 누군가를 밀 어주면 그 대상이 여자든 남자든 상 관없는 거 아니야. 안 그래?”

천영은 딱히 벨레인만을 밀어줄 생

각은 없었다. 다만 그녀에게도 자격 이 있다는 것을 일러주고 싶었다. 한 사람만을 편애하는 것은 불공평 하지만 누군가에게 자격이 가지 않 는 것 또한 불공평했다.

“너도 황족이잖아. 자격은 충분해.”

“……알겠습니다.”

벨레인은 어쩐지,고개를 푹 숙인 채 손가락을 꼼지락댔다. 뭔가 생각 할 거리가 많아지자 그녀의 말수가 대번에 줄어들었다.

천영은 이 이상 대화하는 것은 무 의미하다고 판단했다. 슬쩍 벨레인 이 가져온 서류를 살펴본다. 읽기

쉽게 정리된 그 정보만으로도 천영 에게서 높은 점수를 따내기엔 충분 했다.

‘만약 이 모든 것이 나에게서 호의 를 사기 위한 계략이라고 해도 속아 넘어가줄 수밖에 없겠군.’

“아무리 그래도 눈대중으로 대충 보고 황제를 정하는 건 좀 그렇겠

지?”

-그걸 말이라고.

그래서 천영은 간단한 테스트를 세 가지나 준비했다.

그 중 첫 번째,신체 능력 테스트.

황궁 중앙에 있는 거대한 연무장에 모여든 4명의 인원은 모두 서천영을 보고선 입을 헤 벌렸다. 그의 복장 은 주황색의 굉장히 얇고 긴 나시티 에다가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갈색의 공을 허벅지 사이에 낀 채 양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묶는 그 모 습을 보며 황자들이 침을 꿀끽 삼켰 다. 아무리 그의 성별이 무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홀랑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외모였다.

“너네 이 게임 알아?”

천영이 갈색의 공을 들고선 그리 물었다. 그의 뒤에는 급조된 농구 골대가 있었다.

“……모르겠습니다.”

그리픈에는 스포츠가 잘 발달되어 있지 않았다. 아무래도 ‘스포츠’라는 문화 자체는 다른 어떤 차원을 뒤져 보아도 흔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마나도 없고 전쟁과 몬스터조차 없 는 평화로운 지구이기에 그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었을 테니까. 공놀이 자체는 그리픈에도 존재하는 모양이 지만 체계적으로 발전한 스포츠는

없었다.

“이건 농구라고 해. 너희들의 신체 능력 테스트는 이걸로 할 거야.”

그 말에 세 명의 황자와 황녀가 모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각자가 챙겨온 값비싼 보검을 든 채 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 테스트를 구경하기 위해 따라온 황 제 및 기사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검술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었 습니까?”

물론 검술이 가장 보편적인 평가 방법이긴 했다. 하지만 천영은 검술 을 할 줄 모른다. 또한 백화연에게

시켰다가는 저 4명을 완전히 뭉개놓 아서 전혀 테스트가 되지 않을 것이 다. 그러므로 천영에게 가장 자신 있는 스포츠. 농구로 결정했다.

“너희들이 내 깊은 뜻을 모르는구 나.”

짐짓 굳은 표정으로 천영이 그렇게 말하자 황자들의 표정이 얼어붙었 다.

“여태까지 연마해왔던 검술? 물론 자신 있겠지. 하지만 너희는 언제까 지 자신 있는 것으로만 평가를 볼 생각이지? 황제가 그렇게 쉬운 자리 인 줄 알아? 갑작스레 너희들이 감 당할 수 없는 일이 닥치면? 그때에

도 ‘아,내가 배우던 게 아니네.’하 면서 아쉬워할 거야?”

천영의 말에 황자와 황녀 및 심지 어는 황제까지 눈을 부릅뜨고 충격 을 받은 표정을 지었다.

‘과연•“… 그렇게 깊은 뜻이……!’

‘이럴수가…… 우리가 너무 안이했 어……

‘그래,황제는 그렇게 쉬운 자리가 아니야.’

황족들이 모두 큰 깨달음을 얻었다 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자,파트라 슈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개소리도 예쁘게 포장해서 용이 말하니까,명언이 되는군.

누군가가 말했다. 일단 유명해져라 그럼 네가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줄 것이다. 천영은 지금 그 말을 아주 잘 이행하고 있었다.

"이봐,지금 테스트 기록하고 있 나?"

"물론입니다!"

황제의 속삭임에 서기관이 황급히 펜을 꺼내들었다.

서천영이 내뱉은 시원한 개소리는 그렇게 역사에 널리 기록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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