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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160화 (159/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160화

간혹,무술을 하는 이들끼리 서로 를 도발할 때 쓰는 단어가 있다.

‘일합(一合)도 안 되는 주제에 건 방지군.’

일합이란,검이나 창을 서로 한 번 씩 주고받는단 의미이다. 합이 길어 질수록 서로의 수준이 비슷하다는 의미이고,합을 얼마 나누지 않고 승부가 결정 날 경우 그 무력의 차 이가 심하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나이트간의 결투에서 일합 도 채 되지 않아 승부가 난다는 것 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기습을 한다고 해도,나이 트는 그 초인적인 반응 속도로 반드 시 일합 이상은 대응해내고 만다.

그리고 로서진을 위협하던 남녀 2 명은 모두 나이트급과 최소 준나이 트급은 되어 보이는 강자들이었다.

그런 두 명을,단 일합도 나누지 않고 쓰러뜨린 사내.

웨지스턴은 로서진을 빤히 바라보 더니 입을 열었다.

“년 처음 보는 얼굴인데.”

웨지스턴은 ‘일곱 다리의 연결자’ 에게 복종을 바치는 사회인들을 대 상으로 암살을 하고 다녔다.

물론 암살이라기엔 그의 정체가 명 명백백히 밝혀진 상태에다가 워낙 요란스러웠지만. 하지만 아무리 웨 지스턴이라고 해도 모든 자들의 얼 굴을 기억할 수는 없다.

방금 전 죽인 이름 모를 여인만 해도 그랬다. 루빈카의 얼굴은 진작 기억해내고 초장거리에서 강력한 일 격을 준비하여 날렵하게 돌진하여 목을 베어내는 것으로 마무리했지만

방금 죽인 여인은 가슴팍으로 그 특 유의 문신이 보였기 때문에 죽여버 린 것이다.

원래같았으면 의심 가는 모든 인물 은 강제로 가슴 부위의 옷을 찢어서 열어젖힌 다음 확인한다. 여자든 남 자든 상관없이.

그는 로서진을 힐끗 쳐다보다가 고 개를 돌렸다. 방금 전까지 일곱 다 리의 연결자 소속의 그룹원에게 죽 어가던 인물이니 더 이상 관심을 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로서진은 황급하게 말했다.

“가,감사합니다.”

«..‘?,,

웨지스턴은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이해가 가지 않는단 표정이었다.

“왜?”

“예? 아니,그. 방금 구해주셔 서……

“아.”

그제야 깨달았다는 둣,웨지스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또다 시 죄책감이 가슴을 짓누른다. 그는 감사를 받을 자격이 없었다. 또한, 그는 로서진을 구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로서진을 죽이려던 인물을 죽 였을 뿐이다. 그 죽이려는 행위의

결과가 우연찮게 로서진을 구했을 뿐이다.

그래서 웨지스턴은 별 다른 말은 하지 않고 뒤돌았다. 이곳에 있던 ‘이형 마법사’들과 일곱 다리의 연 결자에 충성을 바치고 있던 놈들은 모조리 봉인했다. 이제 돌아갈 일만 남았다.

검을 허리춤에 꽂아넣고 그렇게 발 걸음을 옮기자 로서진의 말이 또다 시 그를 붙잡았다.

“잠시만요!”

“..‘?”

“그 이제부터 게이트의 봉인을 진

행하려는데…… 도와주실 수 있나

요?”

로서진이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났 다. 그녀는 주변을 더듬거리다가 호 신용 쇠막대기를 집었다.

“싫은데. 나 지금 바빠.”

웨지스턴이 굳이 귀찮게 게이트를 봉인할 이유는 없었다. 그는 지금 이 사태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저 일곱 다리의 연결자를 찾아내 서 죽이는 것만이 그의 뇌를 강하게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내버려

뒀다가는 사람들이 죽어나갈 거예

요.”

가만히 창밖을 바라본다. 그제야 볼 수 있었다. 수많은 괴수들이 사 람들을 학살하고 다니는 장면을. 피 의 분수가 튀어 오르고 살점이 흩어 지는 그 광경은 웨지스턴에게 너무 나도 익숙해서 이제는 아무런 감흥 조차 일지 않았다. 그것이 또 웨지 스턴의 기분을 급격히 다운되게 만 들었다.

결국 웨지스턴은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로서진 정도의 하급 마법사가 게이트를 봉인할 수 있을지 없을지

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 에는 힘이 있었다. 로서진은 제이나 를 부축시켜 간신히 일으켜 세웠다.

“제이나 씨,일어나요. 마법사들을 찾으러 가야해요.”

“쿨럭……

제이나가 힘겹게 눈을 떴다. 반쯤 흐리멍덩한 눈이었지만 생명에 지장 은 없어보였다.

로서진은 쇠막대를 꽉 쥐고 웨지스 턴을 쫓았다. 그는 제이나를 부축하 는 귀찮은 일까지 도와줄 생각은 없 어보였다.

그렇게 건물 바깥으로 빠져나가고

이 사태를 벌인 적들은 모두 웨지스 턴이 죽였다지만 괴수들은 여전히 즐비했다.

과득!

“오와……

로서진이 짧게 감탄사를 뱉었다.

웨지스턴은 굉장히 강했다. 왼손으 로는 다양한 마법을,오른손으로는 검술을 쓰며 화려하게 몰아치는 그 모습은 퍽 아름답기까지 했다.

괴수들은 대부분 일격에 즉사했다. 마법 면역인 괴수는 검술 일격에 물 리 면역인 괴수에게는 마법으로. 그 둘 다 면역이면 그냥 강력한 힘으로

찍어 누른다. 이 세상에 완벽한 면 역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

로서진 역시 웨지스턴을 뒤따르며 따라 해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 다. 애조에 마법과 검술을 동시에 사용하는 저 남자가 이상한 것이었 다.

로서진에게 있어서 검술은 그저 반 쪽짜리 호신용에 불과했다. 신체에 오러를 부여할 수 없으니 상승의 경 지로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웨지스턴은 로서진의 모습을 보더 니 고개를 갸웃했다.

“너,검이랑 마법 둘 다 쓸 줄 알 면서 왜 그딴 식으로 싸워?”

“예? 그야 어쩔 수 없으니까요.”

그녀는 그저 그렇게 말했다. 웨지 스턴은 로서진의 ‘어쩔 수 없다’라 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다.

그렇게 마법사들을 하나둘 모아 로 서진은 제일 약한 마법사이면서도 리더쉽을 발휘해 그들을 모조리 이 끌어 나아가기 시작했다.

웨지스턴은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이 썩 불편해보였지만 그래도 참았다.

그리고 굉장히 답답한 얼굴이었다.

웨지스턴은 로서진이 쇠막대를 휘 두르며 왼손으로 힘겹게 수인을 맺 는 꼬라지를 보더니 결국 버럭 소리 를 질렀다.

“야 이,답답한 여자야!”

“예?”

그저 말없고 과묵한 성격인 줄로만 알았던 웨지스턴이 갑작스레 소리를 지르자 로서진의 눈동자가 토끼처럼 동그랗게 떠졌다.

“왼손으로 수인을 맺지 말고 수인 연성진을 그리라고! 그리고 사용할 줄 아는 마법도 별로 없어서 마나도

남아도는 주제에 신체에 오러레이션 (Aura Lation)은 왜 안 하는 건데?”

“그,그게 저는 마나 서클이……

“아니,그게 무슨 상관인데. 따라 해봐.”

웨지스턴은 그렇게 말하더니,손가 락 끝에 마나를 응집시켰다. 그녀가 이해할 수 있도록 강력한 마나를 뿜 어내서 아주 천천히.

로서진은 그것을 보고 소름이 쫙 돋아났다.

“……마법이랑,별 반 다를 게 없 네요?”

“어. 나도 심장에 마나 서클 있는

데 잘만 쓰잖아."

당연하지만 그 둘의 대화는 상식에 서 심각하게 어긋나 있었다. 애초에 무술가들이 신체에 오러를 부여할 수 있는 이유는 마나가 ‘고리’의 형 태가 아닌 아주 자그닿고 말랑말랑 한 덩어리처럼 뭉쳐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래서 기사들은 고리의 형태로 사용해야만 하는 마 법을 쓸 수가 없는 것이고,마법사 들은 신체에 오러를 불어넣는 오러 레이션을 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마검사라는 ‘클래스’를 부 여받으며 자연스레 방법을 터득한 웨지스턴과 그 원리를 너무나도 자

연스레 이해해버린 로서진이 굉장히 비정상적인 존재이다.

“그냥 네가 요령이 부족한 거야. 하여튼 꼭 허접들이 ‘아니,이게 게 임이냐.’라든지 ‘아 저게 안 맞네.’라 며 징징대지.”

하지만 그녀의 귀에는 더 이상 웨 지스턴의 말이 들려오지 않았다. 그 녀는 덜덜 떨리는 손가락을 들어올 려,마나를 집중시켰다.

마법을 사용하기 위한 마나가 아니 었다. 나이트처럼 마나 그 자체를 신체에 부여하는 것이다.

지이엉!

손끝이 달달달 떨린다. 갑작스레 응집된 많은 양의 마나에 비해 연약 한 신체가 버티질 못하고 있는 것이 다. 결국 금방 흩어져버렸지만 그녀 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이기 시작했다.

“으,으흐흑.. 흑...

“어,뭐야. 왜 갑자기 질질 짜고 지랄이야?”

“으헝헝……

“아니,이 미친 여자가.”

갑작스레 다시 말이 많아진 웨지스 턴은 로서진이 한바탕 울음을 터뜨 리는 통에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눈

총을 면할 수 없었다.

날개를 우아하게 펼친 채,서천영 은 도시 그랜토리의 상공을 유유히 날았다. 금색의 뿔 끝에 전기가 파 직 하고 튀었다. 방금 전 발사한 대 함선용 임시 전자기 펄스

(Electromagnetic Pulse effect) 마법 의 여파였다.

살상 능력은 제로이지만 기계에 관 해서는 그 효과가 아주 탁월했다.

바닥으로 기계 생명체가 서서히 떨

어져 내린다. 지상에서 대기하고 있 던 수많은 마법사들이 어찌저찌 마 법으로 그것을 받아내 안전한 곳으 로 이동시켰다.

게이트는 네청의 마법에 의해 서서 히 닫히기 시작했고 남은 기계 생명 체들은 서천영에게 도저히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선 물러나버 렸다.

“이젠 아예 장르가 요표로 가는 거 야 뭐야?”

늦은 밤.

갑작스레 하늘에서 게이트가 열리 고,온몸이 기계로 이루어진 생명체

가 나타났다.

지구 따위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초과학의 산물. 전기를 이용해 움직 이는 그 생명체들은 개체 하나하나 가 굉장히 강력했지만 서천영이 마 나를 이용해 만들어낸 묘사모기술에 굉장히 무기력했다.

물리력으로 만들어진 EMP기술이 라면 그들도 대응책이 있겠지만 아 무래도 마나라는 것 자체가 생소한 모양이었다.

‘꼭 지구의 미래 같네.’

만약 먼 미래의 지구에서 기계들이 반란을 일으켜 인간들을 모두 죽인

세계가 나타난다면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었다. 기계가 기계를 만들 고,그것들이 모두 영혼을 가진 채 살아가는 세계.

‘근데 싸우면 또 지구가 이길 것 같기도 하고……

기계는 그저 기계였다. 미사일이 달린 것도 아니고 총이 달린 것도 아니었다. 그저 신체에서 칼날이 돋 아나거나 뿔이 솟는 정도가 고작. 하다못해 SF의 꽃이라고 할 수 있 는 레이저 포라도 사용하지 않을까 싶어서 기대했지만 역시나 무리였 다. 그들은 정말 그저 강철로 이루 어진 신체를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상황이 모두 마무리되자 천영은 근 처에 있는 가장 높은 탑으로 이동했 다. 그러자 어디에선가 백화연이 도 약해서 불쑥 나타났다.

“천영,지상도 모두 정리했어.”

“응,수고했어.”

너무 갑작스레 발생한 일이라 피해 를 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백화 연은 그 신출귀몰한 신체 능력으로 도시에 내려온 기계들을 말 그대로 일격에 작살내며 돌아다녔다. 대체 검을 어떻게 다르면 강철 그 자체를 베어낼 수 있는지는 몰라도 하여튼 대단했다.

게이트가 완전히 닫히자,지부장 킬리힘이 천영을 찾아왔다.

“허억,헉. 고,고생 많으셨습니 다!”

정말 다급하게도 날아온 것인지 조 금 지쳐보였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과연 이런 일 이 발생할 것을 예견하고 오늘 이 도시에 남으신 모양이군요. 어흐흑, 저는 그런 깊은 뜻도 이해하지 못하 고……

“아뇨,마더 하피 때문……

“아무튼 그랜토리의 시장님 역시 천영 님을 뵙기를 요청하고 있습니

다. 저한테 급히 연락하더니 다그치 더군요. 왜 메이지 천영께서 오신 걸 이야기하지 않았느냐고.”

“그러게요.”

지상을 슬쩍 내려다본다.

수많은 사람이 천영을,자신을 구 해준 백화연을,상공을 유유히 날아 다니며 거대한 마법진을 그림 그리 둣 가볍게 완성해낸 네청을 경외하 는 눈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것 은 꽤나 멋진 광경이었다.

그렇게.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다섯 개의 재앙이 발생하고 그것을 해결

한 자들은 영웅이라 불리며 칭송받 기 시작했다.

신문 기사가 온통 그들의 이야기로 도배되었다. 수많은 이름들이 언급 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이름이 대문짝하게 크게 실리는 인물들 역 시 따로 있었다.

대사막에 기적처럼 나타난 구원자 하성과 백하란. 하늘의 계시를 받아 악마가 하늘에서 내려을 것이란 사 실을 미리 예측해,5개의 교단을 모 두 평야에 집결시켜 대응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성녀 안시르엘과 성기사 셀라임. 도시가 거의 반쯤 파괴되었 지만 살아남은 자들을 모아 힘을 합

쳐 상황을 타개한 로서진과 그녀를 호위하던 웨지스턴. 그랜토리를 침 략한 기계 생명체들을 완벽하게 쫓 아낸 서천영과 백화연,네청.

그렇게 총 4개의 게이트는 불세출 용감한 자들에 의해 완벽하게 대응 되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서부의 대도시 하나 가 게이트에 의해 완벽하게 파괴되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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