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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191화 (190/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191 화

53장 서울 공기는 여전히 더럽고, 향기로웠다

레이븐은 스텔라아우렘의 야경을 퍽 좋아하는 편이었다. 어렸을 적 막 찾아왔을 땐 삭막했던 이 도시가 어느새 이렇게나 발전하여,대륙 최 고의 기관이 되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고통과 시련이 찾아왔고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제 손으로 죽여야만 하기도 했다. 또한,거동이 힘든 에니안의 도움까지 받아야했을 정도이니 얼마 나 힘들었는지는 굳이 떠올리지 않 아도 그의 가슴에 고여 있었다.

동서남북으로 높게 솟아있는 안테 나와 하늘을 둘러싸고 있는 반투명 한 장막,이 지역의 날씨를 임의로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소형 위성 및 금색 별 마탑 본부 주변에 설치 되어있는 정령각인 골렘까지. 이제 는 대륙의 그 어떤 곳보다도 완벽해 져 불가능한 것을 찾는 것이 빠를

정도였다.

벌써 반백 년 가까이를 이곳에서 지내왔다. 그 중의 절반은 다른 대 륙으로 파견을 나가 그리픈 대륙의 수많은 사람들과 얼굴을 대면했다. 그들과 함께 웃기도 하고,울기도 했으며 싸우기도 했고 화해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 퍼져있는 레이븐 생텀의 인연들.

그것들을 떠올리고 있자니 괜히 추 억에 잠기게 된다.

똑똑.

노크 소리와 동시에 제이나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레이븐은 피식 웃었 다. 그녀가 조급할 때에는 저렇게 예의까지도 깜빡하고 무작정 쳐들어 온다.

“마탑주 님……

“편하게 불러,제이나.”

“……레이븐,떠나시려는 겁니까?”

“하하. 내가 어딜 떠난다고. 몇 십 년 동안 나와 함께 일했으면서,새 삼 뭘 그래. 잠깐 갔다 오는 거야. 별 일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고.”

그렇게 말하면서 레이븐은 뒤를 돌 아보지 않았다. 눈을 마주하지 않는 다. 그저 간단한 제스처였다.

제이나의 동공이 불안하게 흔들렸 다. 달빛을 받아 눈가에 작은 파장 이 생겨났다. 눈동자라는 호수 위에 떨어진 작은 돌멩이 하나는,그 마 음까지 크게 뒤흔들어 버린다.

“찾았어.”

“길르텐 펄 리쉬. 그 여자가 숨어 있는 장소.”

그리픈 대륙에서 가장 깊숙한 곳, 그리고 가장 높은 곳. 길르텐 펄 리 쉬는 그곳에 숨어있었다. 가깝고도 먼 장소. 레이븐은 하늘을 멍하니 올려보았다. 왜 저기를 생각하지 못

했던 걸까. 천 년 전에는 공중요새 가 흔했던 만큼,간단하게 추론해낼 수 있었을 터인데 말이다.

“그 여자가 지금 무슨 일을 벌이고 있어.”

며칠 전,갑작스레 전 세계에 동시 다발적으로 정체불명의 게이트가 발 생 하였다.

하지만 마탑의 마법사들이 모두 모 여 추론해낸 결과,그것은 인위적으 로 발생한 게이트가 아닌 자연스레 발생한 게이트라고 했다. 그런 자연 게이트가 5개가 넘어간다. 단지 발 견된 것만 그 정도이니,아직 발견 하지 못한 게이트가 있을 수도 있다

는 소리였다.

‘차원간의 경계가 허물어졌어. 삼 대월식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 비교조차 되지 않아. 그 때는 그저 애교 수준으로 보일 정도로……

레이븐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간다. 상황이 급박하게 굴러가고 있었다.

“서천영 그놈 얼굴이나 보고 가려 고 했더니. 그새 또 어디로 사라져 버렸네.”

“……다시 돌아와서 보시면 됩니 다.”

“뭐,그렇지.”

헛웃음이 나온다. 간단한 대화였는

데 왜 이렇게 맥없이 틀어지는지 모 르겠다.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레 이븐.”

“듣고 있어.”

제이나는 레이븐에게 서서히 다가 갔다. 그의 등이 어쩐지,어제보다도 더욱 커보였다. 서서히 다가가고 있 음에도,마치 산처럼 점점 더 거대 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레이븐의 등을 가볍게 끌어안으려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제이 나가 끌어안기에 레이븐의 등은 너 무나도 넓고,또 광활했다. 감히 일 개 인간인 그녀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결국,그녀는 레이븐의 옷자락을 살짝 쥐었다.

“저는 제 인생을 전부 당신에게 바 쳤습니다. 대가 하나 없이 말이죠.”

“에헤이,대가가 없다니. 봉급이 좀 짜긴 했지만……

“레 이븐.”

제이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주머니를 뒤적거려 잡동사니 하나를 꺼낸다. 그것은 아주 우연잖게도 손 가락에 끼울 수 있는 작은 고리였 다. 그녀는 그것을 레이븐에게 넘겼 다.

“당신은 저를 책임질 필요가 있어 요.”

“이건……

“갔다 오세요. 그걸 다시 가져와서, 저에게 프로포즈를 하란 말입니다.”

“……이거 이미 내가 프로포즈 받 은 거 아니야?”

“아닙니다. 저는 프로포즈를 할 생 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당신 같은 인간 말종한테 누가 프로포즈를 한 단 말입니까?”

하지만.

“당신이 해준다면,한 3%정도는

고민해볼 의향이 있습니다.”

“고작 3%야?”

“5%로 올려드리죠.”

“2배 가까이 확률이 올랐으니 좋아 해야하는 건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레이븐은 자신 의 손바닥 위에 놓인 반지와도 비숫 한 잡동사니를 뚫어져라 쳐다보았 다. 아무런 가치도 없었을 것이 틀 림없고, 누군가가 발견했으면 그대 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했을 법한 그 물건은 지금 이 순간…… 8서클의 대마법사 레이븐의 손에 들어감으로 써 세상 그 어떤 물건보다도 가장

귀중한 것이 되었다.

그는 그것을 꽉 쥐었다.

‘이거 원,이래서는 쉽게쉽게 진행 하기 힘들겠어.’

제이나가 설마 이렇게까지 나올 줄 은 몰랐기 때문에 레이븐은 상당히 당황했다. 그녀는 마치 레이븐이 무 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부 꿰뚫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여태까지 함께해왔기 때문 에.

그의 마음을 간단히 무너뜨리는 것 쯤은 손쉽게 할 수 있었다.

분명 고되고 힘든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상대는 자신의 스승과 막상막하로 겨뤘던 상대였으며 천 년이나 살아 온 인외의 존재였다.

끔찍하고,절망스러운 무언가가 기 다리고 있겠지. 레이븐은 그곳에 뛰 어들 생각이었다. 이 대륙에,자신이 아니면 그 누구도 할 수 없다는 생 각 하에. 자신이 길르텐 펄 리쉬를 미리 찾아내지 못했다는 알 수 없는 책임감에 의해.

그는 스스로를 희생하려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레이븐에게는 반드시 살아서 돌아 와야만 하는 이유가 생겼다.

“세리디안이 생명수를 수호해온 것 은 벌써 오천 년도 더 전의 일입니 다.”

“오천 년이나 살았어요?”

“아뇨. 세리디안은 매년 초, 생명수 가 꽃망울을 피워내면 그것을 먹고 그대로 영원한 안식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늙은 신체를 버리고 새로운

신체로 재탄생하게 되죠.”

“불사조 전설 같네요.”

“으..W

"5".•

파티크리스는 불사조에 관해 들어 본 적이 없는지 천영의 말에 대답하 지 못했다.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주제가 나오면 섣불리 대답하지 않 는 타입인 모양이었다.

“그럼,다음 세리디안이 탄생할 때 까지 버티는 건 불가능한가요?”

“……이전 대의 세리디안이 없으면 다음 대의 세리디안도 없습니다. 세 리디안의 영혼은 끝없이 돌고 돌기 때문이죠.”

“거 참,복잡한 설정도 가지고 계 시네.”

천영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현재 천영과 하성은 파티크리스를 따라 카나라시움의 정중앙에 위치한 비밀회관을 향하고 있었다. 아무리 같은 하이 엘프라 하더라도 절대로 출입이 금지된 장소. 그곳에 외부인 을 들이는 지금 이 상황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한다.

물론 천영이 용이기 때문인지 어찐 지는 몰라도 하이 엘프들은 그다지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모양이었 다.

비밀 회관은 정중앙에 위치한 가장 거대한 중앙 타워의 지하에 위치해 있었다.

파티크리스가 그곳에 다가가 특별 한 절차를 걸쳐 통과하자,그녀의 뒤로 두 명의 하이 엘프가 뒤따랐 다. 각각 남자와 여자 하이 엘프로 서, 파티크리스보다 훨씬 어린 외형 이었다.

“이들은 생명의 회관을 수호하는 긍지 높은 전사. 크린네와 필리어스 입니다.”

여자 쪽의 이름이 크린네,남자 쪽 의 이름은 필리어스인 모양이다. 그

들 역시 다른 엘프 병사들과 마찬가 지로 기다란 창 혹은 지팡이처럼 무 기를 들고 있었는데 그 모양이나 새 겨진 마법, 출력 등이 다른 것들에 비해 성능이 월등히 좋아보였다.

크린네와 필리어스는 천영을 보더 니 표정이 굳었다. 파티크리스가 슬 쩍 눈치를 주자 그제야 자신들이 무 례를 범했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황 급히 엘프식 경례를 했다.

“새,생명의 가디언 크린네입니다.”

“생명의 가디언 필리어스입니다.”

그들은 어쩐지 첫인상과는 다르게 굉장히 우물쭈물한 태도를 보였다.

천영은 그냥 낯을 많이 가리는가보 다 생각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방금 전까지 머물렀던 성과는 달리 이곳의 분위기는 뭔가 음침했다. 음 침하다는 표현이 적당하지 않다면 어두컴컴하고 굉장히 수상해보였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와는 반대로 받 는 느낌은 오히려 포근했다. 마치 엄마의 뱃속으로 들어온 것처럼.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드는 걸. 속 이 답답해.”

“그래? 난 포근하고 좋은데.”

“으음…… 숨 막혀. 굉장히 부담스

러운 느낌이 드는 걸.”

“평소에 못된 짓만 골라서 하니까 그런 거야.”

천영이 괜찮은 것과 별개로,하성 은 어쩐지 이곳이 불편한 모양이다.

어느 정도 걸음을 옮기자,엘리베 이터와 비슷한 것이 나타났다. 그곳 에 탑승한 다음 파티크리스가 짧게 주문을 외우자 우응,하고 마나 가 동 소리가 울리더니 지하로 더욱 깊 숙이 내려간다.

“오……

승강기의 벽은 투명하게 되어있었 기 때문에 지하로 내려서는 순간,

바로 그곳의 상황을 볼 수 있었다.

도저히 카나라시움의 지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어마무시 하게 거대한 공간이었다. 분명히 지 하일 터인데, 생명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신비로운 빛 덕분이 이곳은 눈이 부시도록 밝았다. 땅으로부터 솟아 올라있는 생명수의 주변에는 수많은 하이 엘프들이 꽃밭을 가꾸 고 있었다.

“저 꽃밭은……

“세리디안의 흔적입니다.”

“그럼,세리디안도 꽃?”

“비슷합니다.”

생명수를 돌보는 정원사가 꽃이고, 그 꽃을 돌보는 정원사가 따로 있다 니.

‘거 되게 복잡하게 사는 동네네.’

꽃밭과 생명수는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였다. 하지만 이곳을 가꾸 고 있는 하이 엘프들의 표정에는 근 심이 사라질 줄 몰랐다.

-주인,저쪽을 봐.

이곳에는 드넓은 꽃밭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생명수의 조금 뒤쪽,그곳 에 있던 꽃밭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 었다. 대신 그 자리에는 뭔가……

물컹거리고,흐물거리며,일렁이고, 넘실거리는 정체불명의 물질이 자리 하고 있었다.

“차원 게이트야.”

“저게? 여태 봤던 거랑은 좀 다른 데. 모양도 좀 거시기 하고.”

“자연적으로 열린 게이트라서 그런 모양인데……

여태까지 열린 게이트는 인위적으 로 열렸기 때문인지 모양도 그렇고, 모든 것이 안정되어 있었다. 정확히 원의 형태를 지닌데다가 게이트가 아예 열리면 그 세계 너머를 두 눈 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선명했다.

하지만 세리디안의 꽃밭에 발생된 게이트는 완전히 달랐다. 원인지,세 모인지, 네모인지,그 형태를 짐작조 차 하기 힘들 정도로 시시각각으로 모양이 변하고 있었으며 차원계 너 머의 세상을 볼 수도 없었고 심지어 는 평면이 아니었다.

꽃밭에 내려선 천영은 한달음에 그 곳으로 다가갔다. 그는 이 세리디안 의 꽃밭에 기묘한 공기 장벽이 쳐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에어 커튼을 쳐놓은 겁니까?”

“예,저 게이트 안쪽에서 아주 지 독한 독가스가 흘러나오고 있습니

다. 하이 엘프들은 저것을 맡아도 생명에 크게 지장이 없습니다만,생 명수와 꽃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합 니다.”

“독가스라……

천영은 공기의 막을 가볍게 통과해 게이트로 다가섰다. 하성은 사충계 때의 안 좋은 추억이 있었지만, 천 영을 붙들고 있으면 어떻게든 되겠 지 싶은 마음에 그 역시 가까이 다 가섰다.

“스읍,이 냄새. 뭔가 익숙해.”

“콜록,큭. 켁! 뭐야,이 지독한 냄 새!”

하성은 천영을 붙잡고 있던 손을 떼어내고 코를 틀어막았다. 딱히 하 성에게도 크게 위협이 되는 공기는 아닌 모양이었다. 다만 공기 중에 유독성분이 조금씩 함량 되어있고 공기 역시 그리픈에 비해 굉장히 탁 하고 더러웠다. 마치 무언가에 의해 오랜 세월 동안 오염이 된 것처럼.

‘가만,이거. ……분명히.’

익숙했다.

너무 익숙했다.

아니,애초에 잊을 리가 없다.

천영이 27년 동안 살면서 맡아왔 던 그 냄새가 아니던가?

딱히,악취도 아니었고,독가스도 아니었다. 이것은 그저 평범한 공기 에 불과했다.

단지.

‘매연에 의해 오염됐을 뿐인…… 아주 평범한,

지구의 향기였다.

“천영,뭔가 알아낸 거야?”

천영이 냄새를 맡으며 멍하니 서있 자,하성이 가까이 다가왔다. 암만 생각해도 이 거지 같은 냄새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천영은 하성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은 하성이 아닌 다른,조금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거…… 이거,너무 예상치 못한 전개라서. 조금 당황스러워.”

“무슨 말이야 그게?”

“나는,어……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더라?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그는 지구에 대한 미련이 없었다. 그는 지구보다 더 그리픈을 사랑했 다. 그는 그리픈에서 만난 모든 인 연이 너무나도 소중했다. 그는 그리 픈에서 일궈낸 자신의 삶이 자랑스

럽고 또 만족스러웠다.

결정적으로 그는 그리픈에서 해야 만 하는 중요한 일이 남아있었다.

그런데.

고향의 향기를 맡으니.

이유 없이 그리워졌다.

“이게 무슨 뜬금없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둣,천영이 뒷 걸음질을 치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괜히 오지도 않은 두통이 생긴 것만 같았다.

-지구라…… 분명 그리픈과 가까 운 차원이긴 하지. 이렇게 실제로

냄새를 맡아보니 썩 좋은 곳은 아닌 것 같지만…….

-근데,뭐가 문제야?

“뭐?”

파트라슈가 별 시덥잖은 일로 궁상 을 떨고 있냐며,시큰둥하게 말했다.

-고향이잖아. 뭐 어때? 잠깐 보고 오면 되는 거지. 계속 거기서 살고 싶으면,그것 또한 주인의 선택이고. 근데…….

안 그럴 거잖아?

“……그렇지.”

정말 별 것도 아닌 문제였다.

그냥,평범하게 생각하면 되는 일 이었다. 시골에 살던 사람이 도시로 상경했다 해서, 고향으로 다시 돌아 가지 않는 것은 아닌 것처럼 천영 역시 그런 느낌으로 돌아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돌아가서,세리디안만 다시 데리고 오면 된다.

“하하…… 그렇지.”

-에휴,어린 주인을 만난 탓에 내 가 일일이 케어를 해줘야 한다니까.

천영은 하성의 팔목을 붙잡았다.

“어,어?”

“가자.”

“어딜?”

“저기.”

손가락으로 차원 게이트를 가리킨 다. 하성의 낯빛이 창백하게 물들었 다.

“시,싫어.”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온몸을 배 배 꼬면 내가 다 부끄럽거든!”

그리 말하며,천영은 하성의 엉덩 이를 뻥 걷어찼다. 게이트 속으로 하성이 완전히 집어삼켜지고,비명

소리조차 묻혀버린다. 이윽고 천영 역시 뛰어들려고 하자,크린네와 필 리어스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호,혼자 가시면 위험합니다!”

“저희가 보호…… 으아악!”

“야,이,미친 새끼들아!”

제 딴에는 천영을 보호하겠답시고 뛰어든 모양이었지만,안타깝게도 크린네와 필리어스의 몸이 서로 꼬 여버리는 바람에 천영에게 부딪히고 말았다. 지탱할 곳 없는 세 개의 몸 은 너무나도 손쉽게 중력의 영향을 받았고,차원 게이트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너희들 전부 죽여 버릴 거야아아 아!”

이윽고 천영의 공허한 외침마저 차 원 게이트가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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