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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194화 (193/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194화

지구의 정보 확산 속도는 그리픈과 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신촌의 상공에 나타난 S 등급의 괴조를 처치한 코드 네임 ‘드래곤’에 관련된 사진과 정보는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전 세계의 고위급 간부들에게 퍼졌다.

“이게 코드 네임 ‘드래곤’인가?”

“예.”

희끗희끗 흰머리가 돋아나는 금발 의 노인은 고딕풍의 서재에서 사진 몇 장을 집었다.

여태까지 덩치가 거대했던 괴수는 꽤 많았다. 아파트와도 비슷한 키를 가진 초대형 괴수도 사냥해 보았고, 바다에서 나타난 문어형 괴수도 잡 아보았다.

그것들에 비해,저 코드 네임 드래 곤은 그렇게 큰 편은 아니었다.

다만 시선이 끌리는 이유라면 당연 하게도.

“……드래곤이라. 그건 괴수가 아 니라 신화 속,혹은 전설에서나 등

장할 법한 상상 속의 동물이 아니던 가?”

노인이 그리 말하자 백금발의 여인 이 고개를 끄덕여서 맞장구를 쳤다. 사실 노인은 맞장구를 바라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여인은 기계처럼 응 답할 뿐이다.

“또,저 코드 네임 드래곤은 현재 인간의 모습을 한 채 한국의 A등급 사냥꾼 주한성과 행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군……

고민은 길지 않았다.

“한국에 누가 파견 나가 있었지?”

“세킴 프로 원입니다.”

“만나보라고 해. 최대한 많은 정보 를 얻을 필요가 있어.”

어찌하여 드래곤이라는 존재가 나 타났는가.

저 정체불명의 구멍 속에는 대체 무엇이 있는가.

저 드래곤이 가진 힘은 어느 정도 나 되는 것인가.

궁금한 것이 산더미였고,또한 그 것을 먼저 독차지하게 될 경우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당연하지만,그 노인뿐이 아니라 코드 네임 드래곤의 정보를 얻고 싶 어 하는 기관은 너무나도 많았다.

난데없이 나타난 S등급의 괴조에 이어 드래곤까지 더해 한국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사냥꾼들이 사건 현장에 나가기 위 해 탑승하는 차량은 ‘알렉시드 제네 시스 알 포인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사람들은 흔히 ‘사냥꾼의 밴 (Hunter’s Van)’이라 불린다.

성능,디자인, 가격. 그 무엇 하나 뒤처지지 않는 사냥꾼의 밴에도 당 연히 등급이 나뉘어 있었는데 지금 서울 시내로 진입하는 ‘알 포인트 13세대’는 가장 높은 등급에 속하는 차량이었다.

도심을 가로지르며 수많은 밴이 우 르르 몰려서 이동하는 장면은 쉽사 리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 에 사람들은 핸드폰으로 이 어마 무 시한 광경을 찍어댔다.

저 안에 탑승한 인물들이 하나같이 연예인급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꽤나 좋은 구경거리였다.

헬리콤터 및 전투기 등이 속속히 귀환하는 것 역시 찍혔고,사냥꾼들 의 밴은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 어떤 거대한 건물에 질서정연하게 멈춰섰다.

그러자, 근처에 몰려 있던 기자들 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다시 말하지만 지구의 정보력은 그 리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기자들은 S등급의 괴조를 사냥한 ‘새로운 사냥꾼’에 대한 정보를 접 해 들었고,그자를 취재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속도로 몰려든 것이다.

심지어는 각 국가에서 모인 외국의 방송국 기자들 역시 자신들이 원래 해야 하는 일조차도 미뤄두고 ‘한국 국제 사냥꾼 협회’의 근처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검은색의 밴이 열리고,그곳에서 주한성이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기자가 아닌,주한성의 팬으로 추 정되는 사람들이 깍깍대며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A등급의 사냥꾼 인 주한성이 이렇게 직접 국내에서 활동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었기 때 문인지 꽤 많은 인원이 몰려 있었 다.

일단 주한성 역시 유명인이었기에 플래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 다.

밴에서 완전히 내린 주한성은 안쪽 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밴에 앉아 있던 누군가가 망설이는 듯하 더니 결국 그의 손이 아닌 손목을 잡고 내렸다.

“나 여자 아니라고.”

“괜찮습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에스코트는 무슨 지랄이야.”

“하하하.”

천영은 그렇게 구시렁대며 차량에 서 내렸고,동시에 태양불이 터지는 것과도 같은 어마어마한 카메라 플 래시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돌았군.”

다시 지구에 와서 보니,그리픈의 기자들은 아직 멀어도 한참 멀었다. 지구의 기자들은 그야말로 신이 들 린 둣한 손가락으로 단 1프레임이라 도 천영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미친 듯이 카메라를 터트렸다.

“와,와아……

“미쳤어……

“저,저 애 누구야? 연예인?”

“연예인이면 내가 모를 리가 없어. 신입인가?”

여태까지는 지나다니면서 구경만 하던 일반인들도 본능적으로 핸드폰 을 꺼내 들었다. 저 아이가 누군지 는 관계없다. 유명인은 딱히 아니다.

하지만,반드시 자신의 핸드폰에 저 얼굴을 담아야만 한다는 본능이 작동해 버린 것이다.

뒤이어 하이 엘프들과 하성까지 내 리니 그들은 아예 입에 거품을 물 것처럼 소리를 질러댔다.

“귀 아파. 지구인들은 원래 반쯤 미쳐 버린 건가?”

“부정하긴 힘들군.”

“지구의 카메라는 상당히 독특하게 생겼네.”

“그리픈의 카메라와는 비교가 안 되지.”

천영은 느리게 고개를 돌려 서울 시내를 둘러보았다.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

가슴 한편에 남아 있던 불안감을 지워주겠다는 둣,너무나도 평화롭 고 30년 전보다 조금 더 발전했을 뿐인 평범한 서울 시내가 그의 안구 에 비쳤다.

바로 앞에는 100층은 가뿐히 뛰어 넘는 거대한 빌딩이 떡하니 광장 한 가운데에 세워져 있었다. 하성은 신 기하다는 듯 건물을 빤히 쳐다보았 다.

“여기 건축 양식은 되게 특이하 네.”

“하긴,나무에서 살던 네가 보기엔 뭔들 안 신기하겠냐.”

“무슨 소리야! 우리도 엄연히 집이 있었다구.”

“그러시겠지.”

카나라시움 역시 독특한 건축 양식 을 가지고 있었지만,그런 곳에서

살던 하이 엘프들의 눈에도 서울은 상당히 신기했던 모양인지 그들은 정신없이 주변들 둘러보았다.

엄청난 속도로 씽씽 달리는 자동 차, 괴이한 소리를 내며 고속으로 이동하는 기차. 사방에서 번쩍이는 전광판이나 홀로그램으로 비치며 걸 어 다니는 광고 등등.

마법으로는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하기 힘든,그런 기술력이 사방에 난무했다.

“이 빛나는 지팡이는 뭐죠?”

필리어스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 로 카메라 중 하나에 얼굴을 들이댔

다. 그 기자는 횡재했다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마구마구 난사했다.

천영은 한숨을 쉬며 그녀를 뒤로 끌어당겼다.

“몸에 안 좋아. 빨리 들어가기나 하자.”

“근데,천영. 재네 자꾸 뭐라고 외 치는데?”

“배고프대.”

“지구인들은 배고플 때 저렇게 소 리를 질러?”

“응.”

하성은 지구의,그것도 한국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천 영이 일단 배고프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싶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이름이 어떻 게 되시죠!”

“한마디만 부탁드립니다!”

기자들이 하도 고래고래 소리를 질 러대는 통에 하성은 가슴이 아파 왔 다.

‘어찜,얼마나 배가 고프면 저렇게 까지…….,

괜히 마음이 뭉클해진 하성은 기자 중 목청이 제일 큰 남자에게 다가갔 다.

“어,어! 질문 좀 해도 되겠습니 까!”

자신에게 하성이 다가오자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한 기자가 더욱 크게 소리를 지르자,하성이 주머니를 뒤 적였다. 동시다발적으로 기자들의 시선이 모두 하성의 손을 향했다.

꿀쩍,긴장한 기자 한 명이 카메라 를 그곳으로 돌렸다. 여태까지 말을 깡그리 무시하던(못 알아듣던) 그들 이 처음으로 반응을 해준 것이었다.

‘이것만 취재해 가면 나는 바 로……!’

그렇게 기대를 한 순간,하성은 주

머니에서 초코바 하나를 꺼냈다. “응?”

“엥?”

초코바를 정성스레 까뒤집은 하성 은 기자의 입에 초코바를 턱,물려 주었다.

“맛있게 먹으렴,불쌍한 지구인아.” “.‘?”

맛있었다.

천영이 근처에 있는 기관으로 가봐 야겠다고 말하자,그에게 명함을 던 지던 사냥꾼들이 꽤 많았다.

물론,천영 입장에서는 어디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 와서 명함을 내미 는 꼴이었지만 일단은 그것들을 모 조리 챙겼다.

옆에서 지켜보던 주한성은 ‘대단하 시네요. A랭크 사냥꾼들이 이렇게 열성적으로 스카웃하는 장면은 정말 드물거든요.’라고 말했다.

왜냐고 묻자,그들은 자존심이 원 체 강해서 정말 특출나거나 특별한

이들이 아닌 이상 직접 명함을 건네 지는 않는다고 한다.

“내가 그렇게 특별한 뭔가를 보여 준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천영이 그리 말하자 주한성과 함께 걷고 있던 여인들이 황당하다는 얼 굴로 그를 째려보았다. 주한성은 어 색하게 웃었다.

“하하하……, 최초의 S등급 괴수를 혼자서 가볍게 제압해 버리셨는데, 특별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아,개가 s등급이야?”

세리디안의 전투력을 상기한다. 스 피드,괴력,기술. 모든 것이 꽤나

위협적이긴 했지만, 워낙 순둥이로 5천 년을 살아온 생명체라 그런지 전투 센스는 형편없었다.

마법을 사용할 필요도 없이,천영 은 그저 드래곤 폼 상태에서 주먹으 로 흠씬 두들겨 패는 것으로 가볍게 제압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나저나,정말 국가기관으로 가 실 생각이세요? 저희 거북선에 오면 더 잘해드릴 수 있을 텐데……

주한성이 살짝 우물쭈물한 얼굴로 천영에게 계속해서 스카웃 제의를 하자,주변을 걷고 있던 여인들의 눈빛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이럴 때는 또 쓸데없이 눈치가 빠 른 천영은 금방 알 수 있었다.

주한성은 어디 양산형 소설의 주인 공처럼 특별한 기연을 얻어 쉽게 쉽 게 강해진 데다가 외모도 아주 빼어 나고 성격도 드럽게 착해서 여자들 이 꼬이는 타입인 모양이다.

물론,주한성이 여자를 꾀고 다니 든 어쩌든 천영에게는 아무런 상관 이 없다만,문제가 있다면.

‘저 미친 여자들이 왜 나를 질투하 는 거야……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었지만 괜히 여기서 입을 열어봐

야 입만 아프다.

“난 이제 막 지구로 돌아온 참이 라,아무것도 모르니까. 그럴 땐 그 냥 국가기관에 가는 게 제일 낫지.”

한국 국제 사냥꾼 협회. 세간에서 는 ‘사냥꾼 통제 센터’라고 비꼬아 서 말하기도 한다.

국가에 소속되는 사냥꾼은 사실상 극히 드물었고,대부분은 사기업에 속하는 형편이었다. 국가 소속 사냥 꾼이 되면 제약이 원체 많고 들어오 는 보상도 적었기 때문이다.

“살기 참 편한가 보지? 그런 거 시시콜콜 따질 정도라니.”

“물론이죠. 30년 전 막 이상 현상 이 발생했을 때야,멸망이 다가왔네 어쩌네 했지만 지금은 그저 완전히 일상이 되었거든요.”

30년 전에 처음 이상 현상이 나타 났을 때는 대응이 늦어져 몇몇 대도 시가 파괴되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다시 안정화가 되어 복구 작업을 진 행 중이라고 한다.

몇몇 선진국은 벌써부터 30년 전 의 상흔을 깔끔하게 고쳤다고 했을 정도이니 지구인들의 적응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는 설명해 봐야 입만 아프다.

주한성을 따라 국제 사냥꾼 협회의 고층으로 올라서자 여인들이 떨어져 나갔다.

주한성은 새로운 사냥꾼인 천영 일 행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인맥을 이 용해 출입한다고는 하지만,여인들 은 일개 평범한 사냥꾼들이기 때문 에 더 이상 들어오는 것이 불가능했 기 때문이다.

여인들은 주한성과 떨어지는 것이 싫은지 징징댔지만 금방 돌아오겠다 며 안심을 시키자 그제야 사라졌다. 천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쯧쯧. 미녀들이 막 꾀여서 아주

신나셨겠어.”

“하하……. 곤란하기만 할 뿐입니 다.”

“왜,미인들 사이에 있으면 좋지 않아?”

“글쎄요.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들 이랑 같이 다녀봐야,불편할 뿐입니 다.”

“너 정말 없애버리고 싶다.”

왠지 주한성에게 질투심이 난 천영 은 주먹을 꽉 말아쥐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누구는 자신이 누군가를 좋아한다 는 마음을 깨우치자마자,그녀와 헤

어져야만 했는데 이 재수 없는 놈은 품에 여자를 끼고 살면서도 귀찮아 한다. 전형적인 일본 만화 주인공 타입이라 더더욱 지하실에 묻어버리 고 싶었다.

“그리고……

“또 뭐.”

“진정으로 마음에 담아두지도 않는 여인들과 함께하다가,정말로 좋아 하게 된 여인이 떠나버리면 가슴이 아프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물렸습 니다.”

“와우,말투가 완전 제갈량이네. 내 가 그대의 마음을 이해해 주면 되겠

다분히 비꼬는 천영의 어조에도 주 한성은 부드럽게 웃었다. 전혀 기분 이 나쁘지 않다는 둣. 그저 그런 반 응조차 좋다는 둣이.

굉장히 수상쩍은 기류를 느낀 하성 이 결국 주한성과 천영의 사이에 끼 어들었다.

“그래서,천영.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

“글쎄. 원래는 바로 집에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지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졌어.”

굳이 사냥꾼들과 다리만 아프게 서

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었다.

가장 좋은 것은 역시,정보를 많이 쥐고 있는 기관의 똑똑한 사람과 대 화를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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