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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200화 (199/219)

레벨1■부터 시직하는 드래곤 라이프 200화

천영은 자신의 머리보다도 거의 두 세 배는 더 커다란 듯한 큼지막한 책을 양손으로 들었다.

가죽으로 이루어진 표지를 살살 쓰 다듬으며 마나를 운용했다.

웅웅대며 마나가 공명한다.

꽤나 괜찮게 나온 것인지 하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럭저럭 지구에도 괜찮은 재료가 많네.”

그리픈에만 있고,지구에는 없는 것들.

지구에만 있고,그리픈에는 없는 것들.

마법서를 만드는 데에는 본디 여러 가지의 재료가 뒤섞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구에는 그리픈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것들이 없었다.

그 모든 것을 조합해야만 간신히 마법서 하나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다른 교본은 어떡하게?”

“출판사에 부탁했어. 그건 찍어내 는 수밖에 없어.”

“아쉽네.”

마법서 전문 제작 공장 같은 곳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 다.

하지만 지구에서는 그저 마법 교재 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기초조차 안 된 그들에게 마법서는 사치이다.

지이이잉!

천영의 멀티 스마트폰이 울렸다.

[로라]

음성으로 ‘받아’라고 말하자 스마

트폰이 자동으로 연결되었다.

-안녕하세요. 미스터 천영.

“예,무슨 일이시죠?”

-다름이 아니라,저번에 말씀하셨 던 건에 대해 하달이 내려왔습니다.

“된대요?”

-네,게이트 진입 허가서가 내려왔 고,A등급 이상의 모든 던전으로 진입이 가능합니다.

“빠르네요.”

-그렇죠.

원래는 이렇게까지 허가서가 빨리 내려오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온갖 뉴스로 서천영 의 ‘마법 수업’에 대해 광고가 퍼지 고 있는 상황에서 수뇌부들 역시 그 의 실력을 알아보고 싶었을 것이다.

이것은 천영에 대한 능력의 시험이 라고 볼 수도 있다.

아무리 S등급의 괴조를 직접 사냥 했다지만,그것도 단 한 번일 뿐이 다.

게다가 제대로 된 힘을 보여주기도 전에 너무나도 압도적인 힘으로 세 리디안을 찍어 누른 바람에 그의 본 래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그리하여,천영은 시험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힘을 과시하기 위 해,또한 게이트 너머의 세상을 직 접 두 눈으로 보기 위해 강의가 시 작되기 전에는 그곳을 찾아다니기로 결심했다.

“아 참. 크린네,필리어스.”

“네!”

“모든 힘을 다 보여주지는 마. 무 협지를 보면 고수는 본디 자신이 가 진 힘의 3할을 숨겨야 한다고 했 어.”

“왜 그래야 하죠?”

크린네가 그리 물었다.

이왕 싸울 거라면,목숨을 걸고 처

절하고 치열하게 싸우는 편이 더 낫 지 않은가?

하지만 천영은 이 아저씨가 뭘 모 르네 하며 고개를 저었다.

“원래 고수는 힘을 숨겨야 간지거

그리하여.

하성과 천영,크린네와 필리어스는 전 세계에 있는 게이트로 일주일 간 체험(?)하러 다니기로 했다.

교복을 입은 학생 하나가 카페에서 동영상을 틀었다. 친구들은 그 영상 을 보자마자 알은체를 했다.

“어,나 이거 봤어. SNS에서 유명 하던데.”

“응,유튜브 조회수 거의 1억 찍어 가더라.”

최근 들어 화제가 되는 인물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A등급의 주한성과 함께 혜성처럼 등장한 4명의 신인 사냥꾼.

보통 베테랑 사냥꾼이 유명해지기

위해서는 30대가 넘어야 된다는 것 을 생각하면 20대인 주한성도 대단 했는데,새로 뜨기 시작한 사냥꾼들 역시 전부 20대라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큰 이슈가 되고 있었다.

심지어,그중 가장 강하다고 알려 진 마법사 중 한 명은 고작해야 10 대 중반에 불과한 어린 아이였다.

사실 고작 10대 중반에 사냥꾼이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렇게까 지 큰 이슈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 다.

지금 온갖 예능 프로그램과 뉴스, SNS와 유튜브에서 ‘서천영’에 대해 열광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어,그거 뭐야?”

“트위터에 올라온 건데 서천영이랑 유니콘 그린 거래.”

여학생은 서천영이 새하얀 유니콘 을 탄 채로 고요히 날고 있는 일러 스트를 보고 짧게 감탄했다.

일본에서 굉장히 유명한 일러스트 레이터가 최근 며칠 동안 서천영을 그린 그림을 모조리 방출했기 때문 이다.

하나하나 전문가의 영혼이 담겨 있 는 듯한 그 그림은 비록 예뼜지만,

“그래도 원판보다는 안 되네.”

“그러게. 이 작가 무진장 예쁘게 그리기로 유명했는데.”

정말 단순한 이유였다.

사실 서천영이 마법사가 아니더라 도,아마 이 정도까지 유명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살기 좋은 세상일 수록 사람들은 더욱 아름다운 것에 집착하기 마련. 서천영은 그 조건을 아주 제대로 충 족할 수 있었다.

일반인들은 그저 유니콘을 타고 날 아다니며 화려한 마법을 난사하는 예쁘장한 소녀를 보기 위해,수많은 사냥꾼 기관에서는 그가 가진 마법

적인 능력을 알기 위해,기업에서는 난데없이 뜨고 있는 그 명성을 어떻 게든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수많은 시선이 그렇게 몰려들고 있 을 때,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국제 사냥꾼 기관인 ’고이가 광고 하나를 떨궜다.

학생들이 대화했다.

“서천영이 마법 강의를 한다는데?” “그래? 나는 잘 모르겠는데.”

“우린 학생이니까 참여도 못 하지 않을까?”

“헤객,미국에서 하는데.”

사업가들이 대화했다.

“맙소사,마법사 서천영이 강의를 한다는군요.”

“무조건 가서 들어야 합니다. 남들 보다 먼저 배워둘 필요성이 있어 요.”

“……한데,강의 수용 인원이 만 단위가 넘어가서 ‘먼저’라는 것에 메리트는 딱히 없는 둣싶습니다.”

“뭐요?”

감독들이 대화했다.

“방송 공개요? 물론이죠.”

“카메라는 몇 대나 설치된답니까?”

“그걸 어떻게 일일이 세고 자빠졌 소?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방송사가 찾아갈 텐데.”

“동시 방영이라니,시청자를 렛기 지 않기 위해 난리 낫지.”

토론쇼 MC와 전문가가 대화했다.

“마법사 서천영의 마법 강의가 과 연 도움이 될지 어떨지에 대해 전문 가 한센 데케임을 모셨습니다.”

“예,제 견해를 말씀드리자면,아마 다른 세계에서 넘어온 마법사 서천 영은 지금까지 저희들이 단순하게 컴퓨터 게임처럼 입력하는 방식으로 사용했던 것에 비해,완전히 다른 방식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새로운 초능력 자가 탄생했다는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다만……. 조심스 레 추측하자면……

누군가가 말했다.

“……각성하지 않은 초능력자도 모 두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세 상이 올 수도 있다는 겁니다.”

물론 모든 이가 서천영의 마법 강 의를 좋게 보지는 않았다.

대표적으로,자신들만의 히든 스킬 을 가지고 있는 마법사들이었다.

만약 서천영의 마법 강의가 사실이 라면 ‘히든 스킬’이라는 것의 가치 가 아예 사라지게 된다.

대마법 시대가 도래하면 히든 스킬 은 그저 예쁘장할 뿐인 그저 그런 마법이 될 터니까.

A등급 마법사로 유명한 ’크렌코리' 라는 중년 사내가 방송에 나와 인터 뷰를 했다.

“서천영의 마법은 모두 거짓이오. 일반인에게 마법을 가르친다는 것이 어디 말이나 되겠소?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다는 것처럼 거짓을 고하는 것은 기만이지.”

그 인터뷰를 들은 다른 방송사에서 이제 막 게이트에서 사냥을 끝내고 나온 서천영에게 인터뷰를 했다.

“서천영 씨,대마법사 크렌코리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질문에 천영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크렌코리가 누굽니까?”

즉시 기사 하나가 뉴스 속보에 떴 다.

[충격! 마법사 서천영,크렌코리의 발언 따위 안중에도 없에

기자는 흥분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 다.

“대마법사 크렌코리의 말에 많은 사람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 에 대해 전할 말씀 있으십니까?”

“그 대마법사 뭐시기 하는 양반의

트레이드마크가 뭡니까?”

“자주 사용하는 마법 말씀이시죠? ‘악마의 소용돌이 불꽃파도’입니다.”

직접 핸드폰으로 유튜브 영상까지 틀어주며 마법을 보여주자 천영이 피식 웃었다.

그러더니 손가락질 몇 번 하는 것 으로 그 마법을 그대로 재현했다.

“이딴 마법 좀 쓴다고 대마법사랍 니까? 제 강의 들으러 오시면 이 정도 마법은 누구나 쓸 수 있습니 다.”

“오오!”

서천영과의 인터뷰는 그대로 인테

넷에 수십 가지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크렌코리는 자신만이 보유하고 있 던 히든 스킬의 비밀이 서천영에 의 해 낱낱이 공개되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모습을 보며 볼살을 푸르르 떨었지만,결국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크린네와 필리어스.

그 둘의 무력은 지구의 모든 근거 리 클래스 사냥꾼들을 충격에 빠뜨

크린네는 묵직하고 강력한 파괴력 을 지닌 대검을 사용했고,필리어스 는 재빠르고 날렵한 창술을 구사했 다.

그들이 사용하는 무기에서 나오는 마법적인 성능은 모두 서천영에 의 해 강화되어 화려함이 더욱 추가되 었으니 일반인들의 눈마저 현혹시키 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뾰족한 귀를 종긋거리며,하이 엘 프 두 명은 상당히 당황을 금치 못 했다.

무복을 입은 무술가들이 크린에와

필리어스에게 무릎을 꿇고 가르침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말이 무술가지,사실 초능력자들이 등장한 이후 그들은 그저 묘기 넘는 원숭이에 불과했다.

아무리 몸을 단련하고 정신을 수양 해도 지구의 수련 방식으로는 절대 초능력자들의 스킬과 스랫을 뛰어넘 을 수 없었으니까.

그런 와중,크린네와 필리어스라는 순수 무도를 추구하는 자들이 나타 나 초능력자들을 가뿐히 뛰어넘는 능력을 선보이고 있으니 전 세계의 무술가들이 안달이 난 것은 당연했 다.

얼마나 서러웠을까.

아무리,아무리 단련을 하고 신체 를 한계까지 몰아 붙여도 초능력을 각성한 인간들이 가볍게 스킬을 사 용하는 것만 못했다.

무술가들이 암만 모여봐야 간신히 E등급 괴수 하나를 물리치는 것조 차 힘들었다.

그들은 너무나 서럽게 울며 크린네 와 필리어스에게 요청했다.

“제발,저희들에게 깨달음을 주십 시오……

빼어나게 아름답고 신비로운 외모 를 가진 크린네와 필리어스는 어떻

게 보면 ‘신선’처럼 보이기도 했다.

물론,천영은 그들을 ‘포장지만 예 쁜 냄비통’이라 부를 정도로 오로지 무술밖에 모를 정도로 무식했기 때 문에 신선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이거……. 좋은 거 맞지?”

“응,천영님께서 어떻게든 인간들 에게 무술을 가르치라고 하셨으니 까.”

그렇지만,이렇게 인간들이 직접 찾아올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다.

천영은 크린네와 필리어스에게 ‘인 간들한테 너희들의 기술을 대충 전 파시켜’라고 말만 했을 뿐 어떻게

하라는 것까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이런 쪽으로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던 그들이기에 천영에게 방법을 물었지만,때가 되면 다 알아서 된 다고 일러줄 뿐이었다.

‘설마,인간들이 우릴 찾아올 걸 전부 알고 계셨던 건가?’

필리어스는 곧 이 상황이 천영이 모두 의도한 시츄에이션이라는 사실 을 깨달았다.

결국,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리하여 지구에 그리픈의 하이 엘 프들만이 사용하는 무술이 널리 퍼

지게 되었다.

“긴장돼?”

“조금.”

“천하의 서천영도 긴장을 하는구 나.”

“아무래도 그렇지.”

서천영은 슬쩍 모니터를 바라본다.

그곳에는 큼지막하게 영어로 ‘프로 페서 서 천 영’이라는 글자가 화려

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지구에 살던 시절엔 대학 졸업증조 차 없던 그였는데,프로페서라는 단 어를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강의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 니지만……

사립 루클렌 마법 학교에서 얼떨결 에 만 명이 넘는 인원에게 강의를 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정말 생각나는 대로 대충 아무런 말이나 내뱉었을 뿐이 었다.

그것만으로도 사람들은 그에게 열 광을 했었다.

하지만,지금은 쉽지 않을 것이다.

지구인들은 마법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다.

그런 지구인에게 서천영은 마법에 대해 첫 걸음부터 떼는 법을 알려줘 야만 했다.

“그래도……

두근,두근.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긴장 때 문일까? 아니다. 서천영은 흥분하고 있었다.

무언가에 대한 기대감.

하성은 금세 눈치첼 수 있었다.

‘즐기고 있는 것이로군.’

천영에게 일어나는 아주 사소한 변 화라도 하성은 민감하게 알아챔다.

그런 하성이기에,천영의 입꼬리가 아주 살짝이지만 올라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이 상황을 매우 즐기고 있었 다.

“천영, 정말 괜찮을까? 인간들에게 마법을 가르치는 것 말이야.”

하성은 약간 우려된다는 듯 말했 다.

이미 이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

는 인간들은 과학이라는 학문으로 그리픈보다도 훨씬 뛰어난 문명을 이룩해냈다.

그런 인간들이 마법까지 배우게 된 다면?

대체 얼마나 발달된 세상이 될지 알 수가 없다.

인간들의 욕심은 두려울 정도로 끝 이 없다.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하성 은 그런 걱정을 했지만 천영은 고개 를 저으며 웃었다.

“난 인간을 믿어. 내가 인간이니 까.”

그에 하성 역시 웃는다.

“그래,네가 믿는다면 나도 믿어.”

시시각각으로 정체불명의 게이트가 열리고 있는 인간들을 구원할,유일 한 방법.

천영은 드래곤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이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준비 됐지?”

“ ᄋ ,,

■方'

천영은 마법서를 획 던졌다.

그러자 그것이 좌르록 펼쳐지며 날 갯짓을 하기 시작했다.

지구인들에게 마법이란 곧,‘공격 혹은 방어를 위한 스킬’일 뿐이다.

그런 그들에게 마법은 사실 학문이 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아 주 기본적이지만 화려한 무언가를 보여줄 필요성이 있었다.

“가볼까.”

“그래.”

뚜벅.

그의 구두굽 소리가 좁은 복도를 울렸다.

이윽고 문이 열리며,올림픽 경기 장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홀이 나타

마치 콜로세움처럼 생긴 공간. 도 저히 셀 수조차 없는 수많은 사람이 환호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천영이 가볍게 웃었다.

발밑에서부터 마법진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그려지기 시작하더니,천 영의 몸이 살짝 날아올랐다.

하성은 뒤에서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화려한 불 꽃,지축이 흔들리는 울음,하늘이 떨리는 진동.

그 모든 것이 오로지 천영만을 위

한 무대장치일 뿐이었다.

“이 세상의 인간들을 축복 받았 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연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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