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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201화 (200/219)

레벨1■부터 시직히는 드래곤 라이프 201화

55장 달나라에서는 토끼가 방아를 찧는다구!

백화연은 걷고 또 걸었다.

에니안 생텀.

천년이나 살아온 대현자.

그녀가 했던 말을 기억하며.

‘별을 따라서 걷다보면,네가 해야

할 일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백화연은 가장 밝은 별을 쫓았다.

마치 지구의 북극성을 닮은 듯한 저 별은 백화연을 향해 ‘날 어서 따 라와!’라고 손짓하는 것처럼 보이기 도 했다.

그리고 그녀가 별을 쫓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서천영의 눈과 닮았어……

금색으로 빛나는 옅지만 아름다운 별.

백화연은 여전히 별을 사랑했다. 그것은 닿을 수 없는 사랑이었다.

초췌한 인상의 사내가 보고서를 들 고 힘겹게 걸어왔다.

초거대 기업,‘안테오테’의 회장 기 르슈는 살짝 피곤한 눈으로 그를 맞 이했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이지?”

“말씀하셨던 ‘힘 광석’ 관련 사업 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또 무슨 문제?”

기르슈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이대로 가다간 사업이고 뭐고 아예 기업을 말아먹게 생겼다.

돈이 부족해지면,더 이상 ‘일곱 다리의 연결자’에게 상납할 금액치 가 부족하게 된다.

그렇다는 뜻은,그의 자리가 밀려 난다는 의미.

신세계에 건국될 대제국에서 가장 높은 직책 중 하나를 받을 예정인 기르슈였기에 돈 문제에 관해 누구 보다 민감했다.

“팔리힘 광산의 소유주가 힘 광석 의 모든 권한을 ‘은밀’에게 넘겨버 렸습니다.”

“이런 젠장!”

쾅!

기르슈는 책상을 거칠게 후려쳤다. 또 그 자식들이었다.

넥스터 연합. 그리고 그곳에서 파 생된 ‘은밀’이라는 이름의 신생 기 업은 정말 괴물 같은 속도로 어마어 마한 성장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은밀의 회장 ‘장명국’이라는 늙은 노친네는 대체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케일런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으며 경제적으로 위태로운 그리픈 시장을 아예 먹어치우고 있었다.

안테오테가 느린 것이 아니다.

그들은 분명 그리픈 그 누구보다도 빠르고 체계적이며 효율적이었다.

그들은 그리픈 대륙에서 가장 거대 한 기업 중 하나였으니까.

그런데.

장명국의 ‘은밀’ 기업이 더 빨랐다.

단순한 이유였지만 그것이 가져오 는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안테오테의 영향력은 점점 더 줄어 들고 있는데 은밀은 초 단위로 거대 해지고 있었다.

지금에 와서는 감당하는 것이 힘들 정도로.

“그리고 또• “또 뭔데!”

버럭 화를 낸 기르슈는 이내 숨을 고르며 평정심을 되찾았다. 사내가 입을 열었다.

“안테오테표 ‘대용량 드로우 마나 알집’의 주문이 대거 취소되었습니 다.”

“뭐,뭐라고?”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지금 난리도 아닙니다.”

“대체 이유가 뭐야?”

“그게……

사내는 조금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 다.

“‘은밀’에서 ‘대용량 퀵 드로우 마 나 알집’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뭐?”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똑똑히 들었다.

“그거,우리가 10년이나 넘는 시간 을 들여서 개발한 아티팩트다. 근데, 뭐? 그걸 그대로 베꼈다고?”

“베끼지 않았습니다.”

사내가 똑똑히 말한다.

“저희들의 아티팩트보다, 성능이

월등히 좋습니다.”

“말도 안 돼……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저작권 이니 뭐니 운운할 수도 없었다.

자세히 보면 성능의 차이점이 조금 씩 있었으니까.

그들은 그저 안테오테가 10년이나 공을 들인 아이템의 아이디어를 쏘 옥 빼갔을 뿐이고,거기서 아주 조 금의 성능을 추가해서 다시 출시했 을 뿐이다.

단지 그것만으로도,은밀 기업은 큰 이득을 보진 못하겠지만 안테오 테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었다.

이것은 명백히 은밀 기업에서 안테 오테 기업을 견제하겠다고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더 있습니다.”

“……말해봐.”

“북스리온 부족으로 출발할 예정이 던 컨테이너 화물선 세 척이…… 모 두 침몰했습니다.”

“……다시,말해봐.”

다시 말해보라고 했지만,다시 말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북스리온 부족은 안테오테 기업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였다.

워낙 외지에 떨어져서 사는 그들이 기에 인간에게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는다.

하지만 기르슈는 어떻게든 그들을 설득해 내는 데에 성공했고,이제는 안테오테 기업이 북스리온 부족의 유일한 거래처였다.

워낙 인구수가 많고 문명이 발달하 지 못한 곳이기에 도시의 물건들을 쓰려면 오로지 안테오테를 통해야만 했다.

그곳은 아무리 다른 기업에서 방해 공작을 펼치려고 해도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안심하고 있던 거래처였

을 터인데.

“설마,설마 또 은밀인가?”

“아닙니다. ……‘팔리 다리에르’가 공격을 가했다고 합니다.”

콰앙!

또다시 책상을 힘껏 후려친다.

그래봐야,주먹만 아파왔다.

“젠장! 그 자식들은 우리와 같은 ‘연합’이잖아! 왜 우리를 치는 건 데!”

“저희뿐만이 아닙니다. ‘팔리 다리 에르’에서 작정하고 일곱 다리의 연 결자 소속의 기업과 정치인들을 습

격하고 있다고 합니다.”

덕분에 피해를 입은 이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그리도 핵심을 잘 찌 를 수 있는지 의문일 정도로 팔리 다리에르는 아주 작은 움직임만으로 크리티컬 어택을 가한다.

“설마…… 배신?”

“그런 것 같습니다.”

내부에 가장 깊게 들어와 있던 용 병 집단이기에,오히려 배신을 할 경우 그 타격이 더욱 크다.

“하필이면 그 자식들이 배신을 하 다니……

정치계,경영계의 판이 크게 뒤흔 들리고 있었다.

팔리 다리에르의 범법 행위와 넥스 터 연합의 합법 행위가 합쳐져,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탄 생하였다.

그들은 오로지 일곱 다리의 연결자 소속을 노리고 공격을 가한다.

그리고 팔리 다리에르의 범법 행위 덕분에 알면서도 막는 것이 불가능 했다.

“어째서 본부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지?”

“꾸준히 연락은 하고 있습니다만,

알다시피 지금 상황이 상황이지 않 습니까.”

사내가 슬쩍 신문 한 장을 꺼내서 보여준다.

기르슈는 손짓으로 다시 넣으라고 말했다.

그에 사내는 그 신문을 뒤쪽에 있 던 책상에 톡 내려놓았다.

신문지에는 수많은 글자가 어지러 이 늘어져 있었다.

[속속 드러나는 ‘일곱 다리의 연결 자’ 집단!]

[5대 교단,또다시 연합을 맺다]

[칼라할 교황,리우펠리우스의 선 포!]

[일곱 다리의 연결자들에게 선전포 고를 하다!]

[마그아티온 제국과 미르페리온 왕 국의 합동 훈련?]

[명백히 일곱 다리의 연결자를 견 제하는 훈련에,이단 교회가 대거 폭동]

하루에도 수십 번씩 신문의 대문이 바뀌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일곱 다리의 연결자는 현재 자신들 의 몸 하나 챙기기도 힘들 것이 뻔 했는데,그저 부속품에 불과한 하청 기업들을 챙겨줄 여력이 없을 것이 다.

“젠장……

기르슈는 입술이 찢어져라 뿌득뿌 득 씹어댔다.

결국,그 자식들을 이기기 위해 기 르슈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단 하 나밖에 없었다.

“분명 우리를 갈기갈기 찢어놓으려 하겠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떡하긴.”

기르슈는 비밀 금고를 열었다. 그 곳에는,안테오테 그룹의 심장이나 다름없는 자산이 묵묵히 잠들어있었 다.

“다른 생각 못하도록,돈으로 승부 를 본다. 누가 더 힘이 강한지 아주 단순한 경쟁으로 짓밟는 거야.”

금고를 모조리 개방한다.

안테오테의 천문학적인 금전이 사 회에 쏟아져 나왔을 때의 그 파장 은,이루 짐작하기 어려웠다.

“‘푸른 그림자’는 여전히 잠적 중 인가?”

“연락해라. 넥스터 놈들을 잘라내 기 전에,가장 방해되는 놈들을 처 리하는 거야.”

으드득,이를 마구 갈아대던 기르 슈는 눈을 빛냈다.

“똑같은 방법으로 처리해주지, 팔 리 다리에르

장명국은 시원스레 웃었다.

“크하하하! 요즘 들어서 살맛이 난

단 말이지. 인생은 정말 재미있어!”

차를 따라주던 케일런은 굳은 얼굴 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팔리 다 리에르의 수장이라고 주장하는 자를 견제하느라 온 신경을 쏟아부울 수 밖에 없었다.

‘실체가 느껴지지 않는군. 환영은 아닌 것 같은데……. 정체가 뭐지?’

팔리 다리에르의 수장,킨토르는 유체이탈 상태였기 때문에 케일런이 기운을 느끼려 해도 느낄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그는 장명국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번 건만 방해하면 완벽하게 그 들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하셨지요, 장명국님.”

“그래,그랬지. 근데 이대로 무너뜨 리기엔 참 아깝단 말이지. 그 자식 내 부하로 써먹으면 안 되겠나? 적 당히 비서실장 직 주는 거야.”

장명국이 말하는 그 자식이란,안 테오테의 회장 기르슈였다.

그리픈을 좌지우지하던 대기업의 회장을 자신의 비서로 써먹겠다는 그의 말은 절대로 허세가 아니었다.

장명국 정도나 되는 인물이기에,

기르슈 따위는 그저 비서에 불과하 다는 의미였다.

“그건 곤란합니다만. 그놈들을 싫 어하는 친구가 있어서 말이지요.”

킨토르는 웨지스턴을 떠올리며 고 개를 흔들었다.

“뭐,사실 나도 그런 놈 써먹을 생 각은 없어.”

“다음 타격은 언젭니까?”

이제 조금만 더 하면 안테오테를 선두로 해서,일곱 다리의 연결자를 지탱해주던 대표적인 ‘돈줄’을 무너 뜨릴 수 있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장명국은 담배 하나를 입에

물더니 손을 저었다.

“쓰흡,아직이야.”

“……어째서죠?”

담배 연기를 입으로 후,내뱉으며 장명국이 말을 이었다.

“그놈이 거 무슨 다리 공사하는 친 구들 지탱해주는 큰 기둥이라고?”

“예.”

“예끼,이 친구야. 그럼 지금 잡아 서 쓰나. 다리는 원래 부술 때,아 래서부터 차근차근 박살내야 한다 고.”

•그게 무슨 소리죠?”

여유롭게 담배의 맛을 음미하던 장 명국은 재를 톡 털어냈다.

“거,아래에 하청 업체들.”

열은 불꽃에 의해 타오르고 있는 담배꽁초가,굉장히 위태롭게 흔들 렸다.

“싸그리 잡아 족치려면. 덩치 큰 놈을 미끼로 던져야지.”

“설마……

“그래.”

장명국이 금니를 드러내며 씨익 웃 었다.

“안테오테를 해체해서 야생에 던져

놓을 거다. 그럼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한 하이에나들이 달려들 테니 까.”

그리고 몰려든 하이에나들은 한꺼 번에 취하면 된다.

그것이 장명국의 방식이었다.

길르텐 펄 리쉬는 들려오는 목소리 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길르텐님,이곳으로 누군가가 다 가오고 있습니다.

“누구지?”

그녀는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오랜 세월에 걸쳐서 준비해 온 모 든 ‘강령술’이 지금 완성되기 일보 직전이다.

“대충 치우 거라.”

-•…“그게,전부 당했습니다.

“전부 당했다니?”

-본부로 신호를 보내기도 전에 마 법사들이 궤멸한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뭔가 심상치 않다.

평범한 누군가가 온 것이라면 마법 사들이 그렇게 쉽게 당할 리가 없었 다.

-추정컨대,금탑주 ‘레이븐 생텀’으 로 보입니다.

“그렇군……

레이븐 생텀. 금색 별의 마탑주.

지금 가장 만나기 싫은 인물이기도 했다.

‘곤란하군……. 지금은 조금 힘들 어.’

아직까지 그녀의 몸속에서는 ‘용의 영혼’이 꿈틀대고 있었다.

인간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정 신체를 받아들인 탓에 길르텐의 몸 곳곳에 금이 가 있었다.

용의 큐브를 남용한 부작용처럼 보 이기도 했지만,그것과는 아주 살짝 달랐다.

용의 큐브를 남용했을 때에는 그저 육체에 금이 간다지만,길르텐은 영 혼 자체가 쪼개지기 일보직전이었 다.

슬쩍 고개를 들었다. 길르텐 펄 리 쉬가 앉아 있는 의자로부터 시작해 서 빛의 기둥이 하늘로 쏘아지고 있 었다.

그 빛의 기둥은 하늘,아니 공간 그 자체에 균열을 일으켜서 에너지 를 흡수해온다.

하지만 그 모든 에너지는 길르텐과 크라서스의 영혼을 융합하는 데에 사용하는 에너지일 뿐이다.

지금 당장 저 힘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금만 더 하면 된다. 조금만 시 간을……

조금만, 더 있으면.

드디어 ‘레가로스’를 만날 수 있을 텐데.

“널 만나러 가는 길이 너무나도 험 난하구나.”

길르텐은 자조적으로 웃었다. 그녀 역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가는 길이 잘못되었다는 사실 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만 둘 수 없다는 사실까지.

“솔렝 오르앙은 어디에 있느냐?”

솔랭 오르앙.

일곱 다리의 연결자에서 ‘사냥개’ 의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물이자 마법 사든 나이트든 가리지 않고 대인전 에서 거의 최강의 무력을 보유하고 있는 자였다.

그런 솔렝 오르앙이라면 아무리 금 탑주라도 쉽사리 넘어올 수는 없다.

분명 시간벌이는 충분히 할 수 있 을 터.

-그게……. 솔랭 오르앙 님께서는 현재 다른 침입자를 처리하러 가신 모양입니다.

“다른 침입자라고?”

-예,제 3기지 북쪽 지점에서 ‘마 검사’가 찾아왔습니다.

“그런 애송이는 빨리 해치우지 않 고 뭐하고 있었던 거지?”

-아무래도 생각보다 훨씬 강한 모

양이라…….

결국.

레이븐 생텀이 다가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이는 없다는 의미였다.

길르텐 펄 리쉬는 천천히 숨을 내

쉬었다.

어쩔 수 없다. 천년이라는 세월 동 안 그녀를 막기 위해 나섰던 ‘영웅’ 은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용의 도움을 받지 못한,시 대를 잘못 태어난 그 영웅은 모두 길르텐에 의해 살해당했다.

레이븐이라고 다를 건 없다.

막는다면.

죽인다.

뚜둑,뚜두두둑!

쿠구구구궁!

바닥부터 무언가가 박살나고 무너 지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곳을 수호하고 있던 골렘들이 단 일격에 모두 파괴되었고 마법사들은 즉사했다.

길르텐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다가오는 거대한 기운 덩어리가 느 껴진다.

이윽고,무언가가 튀어나온다. 하늘 위까지 솟구쳐 오른 금색 로브를 입 은 사내,레이븐 생텀은 고개를 내 렸다.

길르텐 펄 리쉬.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녀가 의자에 앉은 채,그를 올려보고 있었다.

“드디어 만났네,이쁜이.”

레이븐의 농담에 길르텐의 매혹적 인 붉은 입술이 살짝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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