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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204화 (203/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204화

언제까지고 천영이 강의를 하러 무 한정 돌아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었 다.

다행이도 지구에는 인터넷이라는 아주 훌륭한 수단이 있었고, 천영은 로라의 인맥을 통해 꽤나 좋은 강사 를 소개받아 어떤 식으로 핵심을 짚 어서 설명하면 좋은지 등을 배워 유 튜브에 하나씩 올리고는 있었다.

예를 들면 아티팩트에는 어떤 식으

로 마나를 부여하는지,마나 회로를 그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법 진을 그릴 때의 주의사항이나 어떤 식으로 그려야 더욱 효율적으로 그 릴 수 있는지.

천영은 난데없이 지구의 사람들에 게 다짜고짜 공격 마법을 가르치지 는 않았다. 지구에는 굳이 공격 마 법을 가르치지 않아도 이미 훌륭한 공격 수단이 진보해있는 상태였다.

그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마법을 다루는 존재에 대한 대항법이었다.

즉,마나라는 물질을 그저 스킬 사 용 수단이 아닌 또 하나의 에너지 자원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마법을 학문으로 받아들이게끔 한 다.

당장 유튜브에 올린 강의도 사실 그리픈의 초급 마법 수련생이 배울 법한 아주 기초적인 것들이었지만 이것들이 쌓이고 쌓인다면,먼 미래 에는 분명 지구도 아주 훌륭한 마법 사회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그리픈에도 과학 문 물이 들어서고 있었지.’

10만 명이나 차원 이동을 하는 바 람에 어쩔 수 없이 그리픈에도 과학 이 서서히 물들고 있었다.

천영이 그리픈에서 머물고 있던 3

년 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과 학은 마법 속에 서서히 잠식했고, 그 결과 더욱 빠르고 편한 것을 추 구하게 되는 독특한 마법 체계가 완 성되 었다.

“동영상은 언제 볼 때마다 신기 해.”

“따지고 보면 그리픈에도 비슷한 기술은 있는 걸.”

“아니,동영상보단. 유튜브라는 사 이트. 내가 원하는 걸 마음대로 검 색해서 볼 수 있잖아.”

“하긴. 그리픈에 저런 게 생기려면 앞으로 천 년은 더 있어야할 걸.”

천영은 마우스를 슬쩍 드래그해서 유튜브에 올려둔 영상들을 확인했 다.

그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은 총 서 른 개.

개인 강의 영상 스물네 개와 공개 강의 영상 여섯 개가 모두,각각 조 회수 1억이 넘었다.

국제적인 지지를 받으며 천영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초거대규모의 강 의를 펼쳤고,그것은 대부분 영상으 로 기록이 남아 천영의 유튜브에 올 라오게 되었다.

영상을 올리는 족족 신기록을 갱신

했는데,어째서인지 마법에 대해 전 혀 관심이 없는 이들조차 천영의 영 상이라면 꼬박꼬박 챙겨본다고 한 다.

심지어는 분,초 단위로 천영의 대 사까지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지경 이다.

출판 관련 문제가 서두에 올랐다.

“출판사는 정하셨나요?”

로라의 질문에 천영은 커피를 홀짝

이며 자신의 이메일로 온 수많은 출 판사의 제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 다. 죄다 어찌저찌해서 어떻게 팔겠 다는 둥 어떤 비율로 정산을 하겠다 는 둥 이야기가 많았지만 천영으로 서는 이게 뭔 개소린가 싶었다.

“어쩔까?”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천영은 죄다 로라에게 떠넘기고는 했다. 그녀를 딱히 믿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천 영의 주변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로라 밖에 없었 으며 또한 천영에게는 딱히 큰 문제 도 아니었다.

“아무래도…… 마법서를 출판하게

되면 엄청나게 떼돈이 될 거예요. 그렇게 되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왔 다갔다할 거고…… 뒤가 깨끗한 출 판사를 고르는 편이 낫겠죠? 책을 내는 입장에서는 출판사 안쪽에서 무슨 사정이 생기는지 알 수가 없으 니까요.”

“홈.”

돈이라.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였다.

금전이라면 이미 그리픈에 수북이 쌓여있었고,그는 지구에서 더 이상 머물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돈을 남 겨둘 생각 따위는 없었다.

‘사실,한 달 내내 강의하러 다니 면서 번 돈만 해도 어마어마하지 만.’

국제적으로 초청을 받아 돌아다니 며 받은 강의 비용도 비용이지만,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족족 조회 수 신기록을 갱신하는 바람에 지갑 에서 돈 불어나는 속도가 장난이 아 니었다.

그의 통장에는 지금도 돈이 끊임없 이 쌓이고 있었고,서천영이라는 이 름에 대한 인기 역시 폭발적으로 상 승하고 있었다.

혹자가 말하길,이대로 일 년만 지

나면 갓 태어난 아기들은 미국 대통 령이나 부모님의 이름보다도 서천영 의 이름을 먼저 외울 것이라고 했 다.

‘돈이 참,정말 좋은데…… 쓸 곳 이 없단 말이지.’

판타지 소설 보면 드래곤은 돈과 보석을 너무나도 좋아해서 자신의 둥지에다가 어마어마하게 쌓아두고 는 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모양 이다.

천영은 딱히 금전적인 욕심이 없었 고,지구에 돈을 남겨둬 봐야 아까 울 뿐이다.

‘가만,지구가 생각처럼 좋은 곳일 리가 없지.’

뭔가가 생각난 천영은 휴대폰을 들 어 뭔가를 검색했다.

세계적으로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문제들. 난민,기아,불치병,돈이 없어서 병원에 가지 못하는 국가나 물조차도 마시지 못하는 그런 곳에 는 여전히 지원이 부족했고 앓는 소 리가 끓이질 않았다.

다만,문제가 있다면…….

‘여기에 지원을 해주고 싶어도,내 가 없으면 내 돈을 여기 놈들끼리 마음대로 굴릴 거란 말이지……

인간이었기에 인간의 욕심을 잘 알 고 있는 천영은 그 점이 여간 불안 했다.

그러다,좋은 생각이 떠오른 천영 은 비열하게 웃으며 로라에게 물었 다.

“추천 좀 해봐.”

“출판사를요?”

“응,두 군데.”

“두 군데에 거쳐서 계약하시게요?”

“비슷해. 대신,조건이 좀 달려있 어.”

천영은 터치펜으로 로라가 들고 있

던 패드에 글자를 끼적거렸다.

“……규모가 크되 뒤가 구린 출판 사와 규모는 상관없이 깔끔하고 사 장이 성실한 출판사요?”

“응,모르면 주변 사람에게 물어서 라도 찾아줘.”

“아뇨…… 제 직업 특성상 출판 쪽 으로 인맥이 넓은 편이라 그럴 필요 는 없어요.”

로라는 천영이 왜 이런 조건을 걸 었는지 의아했지만 금방금방 떠오르 는 출판사가 있긴 했다. 아무래도 인맥도 인맥이지만 로라가 속한 집 단의 특성상 이런저런 정보가 왔다

갔다하기 때문이다.

“일단 규모는 조금 큰데 여러모로 내부에서 문제가 많고 정산 관련으 로 사건이 꾸준히 터지고 있는 출판 사가 한 군데 있어요. 중국에 본사 를 두고 있는 ‘러브 앤 피스’에요.”

“러브 앤 피스? 이름 구리네.”

러브 앤 피스. 패드에 그리 적은 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네가 생각하기에 괜찮은 출 판사는?”

“뭐, 사실 괜찮은 출판사는 꽤 많 거든요. 목록을 뽑아서 드릴까요?”

“으응. 그럴 필요는 없고. 아, 한국

에 있는 출판사면 좋겠다.”

한국에 있는 출판사를 고른 이유 는,딱히 별 이유는 없고 단지 천영 이 한국 출신이기 때문이다.

“흐음. 한국에 있는 출판사라…… 당장 생각나는 곳은 꽤 있긴 한데, KWM 이라는 출판사가 제일 괜찮겠 네요.”

“■VI?”

“……그건 총기 이름이구요.”

“비슷하구만 뭘. 하여튼 거기가 괜 찮다 이거지? 그럼 일단 킴 해두 고……

패드에 출판사 두 군데의 이름을

적어넣은 천영은 러브 앤 피스에 동 그라미를 쳤다.

•그곳과 계약하시게요?”

“응:

로라가 ‘하필이면’이라는 표정을 짓자 천영은 펜을 빙글빙글 돌리며 웃었다.

“다 생각이 있어.”

며칠이 지나고,천영은 영국의 어 느 TV 토크쇼 프로그램에 출현하게

되었다.

“맙소사. 그럼 마법서를 출판해서 번 돈을 전액 기부하신다구요?”

“아뇨. 전부는 아니고 99%요. 저 도 밥은 먹고 살아야죠 미스터 케이 맨.”

“하하! 죄송합니다. 하마터면 제 발언 때문에 미스터 천영의 전 재산 이 홀라당 벗겨질 뻔했네요. 아마 방금 말을 수정하지 않으셨으면 흠…… 지금쯤 인터넷 기사가 올라 왔을 걸요? 충격! 마법사 서천영! 전 재산 단 1원도 남기지 않고 전 액 기부!”

“아이고,저는 그 기자를 찾아갔을 지도 몰라요.”

“어이쿠. 방금 제 말 듣고 제목 타 이핑하던 거기 기자들,빨리 지우세 요. 정말 큰일 날지도 모릅니다.”

하하하!

매력 있는 중년 남성 사회자와 드 레스를 입은 여성 사회자가 매끄럽 게 진행을 하며 서천영에게 질문을 던지는 형식이었다.

대부분은 사회자가 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것이 정상이었으나 가끔 이 런 식으로 대화를 이끌어주는 출연 자가 나올 경우 그에 맞춰 대화가

이어지기도 한다.

“구호 단체에다가 전액 기부를 하 시면서 정확히 구매해야할 물품 품 목과 가격대를 전부 조사해서 파일 을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기부를 하 면 했지,이렇게까지 정성을 들여서 하시는 분은 처음 봐요.”

“어쩔 수 없죠. 지구가 얼마나 흉 흉한 곳입니다. 어느 나라인지는 말 씀 안 드리겠는데,군대가 그랬거든 요. 몇 십 억 발라서 군인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개편한다고 선언해놓고 까보니까 고작 벽에다가 새하얗게 페인트칠 한 게 끝이었거든요. 대체 몇 십 억이 어디로 사라진 거죠?

저건 몇 백만이면 되는 수준인데?”

“어이쿠야. 사장님 저는 코멘트를 달지 않겠습니다.”

사회자의 농담에 서천영이 시원스 레 웃었다.

“좋아요. 뭐 지들끼리 돈 돌리고 돌리는 건 상관없는데. 제 돈은…… 안 된다 이거죠.”

“그게 어떤 의미죠?”

“얼마 전,뉴스 보셨나요? 러브 앤 피스 출판사요”

“아 물론이죠. 미스터 천영과의 계 약을 따낸 출판사잖아요”

“거기 사장이 어떻게 됐죠?”

굳이 대답을 듣지 않아도 모르는 이들은 없었다.

러브 앤 피스 회사의 사장은 그대 로 공개처형을 당했다. 물론,실제로 죽였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의 비리 가 사회에 낱낱이 까발려졌다는 소 리다.

여태까지 몰래몰래 저질러오던 더 러운 짓들이 만천하에 공개되고, 서 천영의 돈을 빼돌리려고 했던 부분 역시 그대로 덜미가 잡혀버렸다.

그리하여,러브 앤 피스와의 계약 은 전면 취소되고 현재는 로라가 추

천해준 출판사와의 재계약을 한 상 태였다.

“별 건 아니에요.”

천영은 웃었다. 그것은 그 연령대 에 맞게 적 귀여운 듯한 미소여서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게 만들었으 나,일부 사업가들은 저 표정을 잘 알 수 있었다.

나한테 걸리면,정말 죽여 버린다. 이런 의미가 담긴 얼굴.

“제 돈 빼돌리다가 걸리면…… 하 하. 저는 험한 말 싫어해서요. 알

죠?”

“워워. 갑자기 미스터 천영이 무서

워졌어요. 저 잠깐 화장실 갔다 와 도 돼요?”

“예,물론이죠. 미스터 케이맨이 자 리를 비우면 저는 클라이먼 양과 당 신 뒷담화 좀 해야겠어요.”

“맙소사. 어째서죠?”

“당신 콧수염이 마음에 안 들었 어.”

“으하하!”

이것만으로도 사실상 천영이 방송 에 출현한 목적은 모두 달성했다고 봐도 좋다.

절대 내 돈 빼돌리지 마라. 정말 가만 안 둔다.

그저 경고의 의미로 러브 앤 피스 라는 출판사 하나를 희생시켰다.

사실, 천영이 지구를 떠나면 더 이 상 자신의 돈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감시할 방법이 없다. 아무리 능력 있는 누군가를 붙인다 해도 기업에 서 마음먹고 야금야금 갉아먹는 돈 까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래서 천영은 과감한 방법으로 밀 어붙인 것이다.

나는 모든 걸 다 알고 있다.

그러니까,꿈 깨라.

거대 규모의 기업을 무너뜨린 것으 로 그런 의미를 전 세계에 퍼뜨렸

고,그 효과는 아주 훌륭하게 먹힌 듯싶었다.

그래도 아직 문제가 하나 남아있긴 했다.

‘……용의 큐브가 하나 더 있을 줄 이야.’

주한성에게 준 용의 큐브 외에도 지구에는 큐브가 하나 더 있었다. 또한,마법서 원서의 처분 역시 고 민해야만 했다. 다른 평범한 교과서 와는 달리 아주 특별한 힘이 달린 원서.

방송 도중 원서에 대해 생각난 천 영은 이 토크쇼를 한 번 더 이용하

기로 했다.

“참,마법서 원서 아시죠?”

“물론이죠. 아주 특별한 마법이 깃 들어 있다고 하던데요.”

“저는 잠시 떠날 예정이거든요. 가 기 전에 마법서 좀 뿌리고 갈 건데, 내가 뛰어난 마법사다 싶으면 찾아 오세요.”

“예?”

“아니면,내가 마법을 배울 의지가 있다거나. 어느 쪽이든 좋아요.”

천영은 그렇게 대대적으로 광고를 했고,

이후 그의 작은 사무실에는 폭발적 으로 사람이 몰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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