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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213화 (212/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213화

그리픈과 지구를 포함하여 7개의 그랜드 디멘션이 속해있는 이 차원 계는 각각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

그렇다면 그 비틀린 시간의 중심에 는 어떤 차원이 존재할까?

그 의문의 해답은 의외로 간단했 다.

현재 레가로스가 머물고 있는 이 자그마한 차원은,태양계로 따지자

면 마치 태양과도 같은 존재였다.

핵심이 되는 차원. 그 중심에 있음 으로써 시간과 공간의 축을 담당하 고 있었다.

그리고 중심 차원으로부터 시작하 여 제일 가까이에 그리픈이 존재했 으며 더 멀리로 지구,더 위로 다른 차원이 존재하는 식으로 점점 멀어 져간다.

시간의 흐름은 본디 제일 가까운 그리픈이 핵심 차원과 가장 비슷했 으나 일곱 개의 그랜드 디멘션이 모 두 연결됨으로써 그 경계가 어느 순 간 허물어져버렸다.

천영이 중심 차원에서 머물던 1초.

그 사이 대륙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어떤 차원에서는 일만 년이라 는 세월이 흘러버렸다.

천영이 중심 차원에서 머물던 1시 간.

그 사이 과학이 발달한 어느 행성 은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으며.

천영이 중심 차원에서 머물던 30 분.

그 사이 대륙 곳곳에 벽을 세우고 살아가는 세계에서는 100년이 흘렀 고,

천영이 중심 차원에서 머물던 10 분.

그 사이 마법이 발달한 어느 찬란 한 문명 대륙에서는 5년이라는 세월 이 흘렀다.

전쟁은 쉽사리 끝나지 않았다.

5년이나 흐른 지금,이제는 국가의 경계가 슬슬 허물어지고 있었다.

마그아티온 제국의 벨레인 황녀, 아니 여황의 지휘 하에 전 세계의

모든 병력들이 완벽한 호흡을 맞추 어 움직일 수 있게 되었으며 이종족 들이 중앙 대륙에서 무기를 들고서 인간들과 친하게 지내는 모습쯤은 너무나도 당연한 풍경이었다.

또한,하늘 저 높이 둥둥 떠 있는 ‘단 하나의 구멍’ 역시 일상이 되었 을 정도였다.

끝나지 않는 전쟁을 하던 그리픈 대륙의 인간들은 어느 순간 하늘에 뻥뻥 뚫려있던 구멍이 모조리 메워 지고 단 하나의 구멍만이 남아있다 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구멍 속에는 황금색의 구체 하나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누구도 그곳에 접근하지 못했다.

차원 게이트.

그것은 보이되,용이 아닌 다른 존 재로써는 절대로 통과할 수 없는 곳 이기도 했다.

사실 그것에 관심을 둘 새는 없었 다. 차원 게이트를 연구하기 위한 마법사들 역시 모두 전쟁에 동원되 었기 때문.

물론 세계적으로 전쟁통인 상황이 라지만 그리 썩 나쁜 환경은 아니었 다.

매일같이 하늘에서 괴수들이 쏟아 지고 기이한 마법을 익힌 마법사들

이 침입해온다.

경제적, 정치적으로 이미 단단히 자리를 잡은 일곱 다리의 연결자 소 속의 로열 정장맨들이 매일 입씨름 을 하는 것은 일상이었으며 어제는 어느 국가가 경제적으로 망할 뻔했 는데 오늘은 어느 국가가 괴수의 침 입에 의해 멸망할 뻔했다는 등의 이 야기는 신문에서 굉장히 자주 찾아 볼 수 있었다.

생물이란,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든 적응하기 마련이다.

단 하나의 구심점만 있다면 얼마든 지 가능하다.

하이 엘프들의 제국,카나라시움의 여왕 파티크리스의 열일곱 번째 뿌 리가 무려 그리픈 대륙의 모든 종족 에게 뿌려지는 언론에서 언급한 적 이 있다.

현재 서천영은 이 혼란의 중심을 바로잡기 위해 또 다른 세계로 떠나 있는 상태라고.

그러니 그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우리가 무너지면 안 된다며.

카나라시움 제국은 드래곤과 아주 관계가 밀접한 칼라할 교단과 마그 아티온 제국의 수장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이종족은 인

간들과 같은 자리에 서서,반드시 승리할 때까지 함께 싸운다.’라는 서약을 했다.

파티크리스는 오로지,서천영이라 는 존재 하나만을 믿고 과감히 사회 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자칫 이종족과 인간들의 전쟁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는 어떤 정치인의 말이 무색하게도 5년이라는 시간 동 안 이종족은 인간들과 단 한 번의 트러블조차 없이 무사히 연합이 지 속되었다.

교단은 모두 중립의 위치에 서서 혹여나 분쟁이 일어날 경우 싸움을 중재하였고, 12마탑 또한 ‘금색 별

임시 마탑주’ 하성의 주도 하에 최 대한 트러블을 저지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시간이다보니 불안 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대체 천영 님께서는 어디에 계시 는 걸까……

떠난 지 무려 5년이나 지났다. 이 쯤이면 슬슬 돌아와도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오랜 시간을 떠나 있었다.

현재 그리픈 대륙은 평화롭다.

물론 평화를 가장했을 뿐이다.

지금도 대륙 곳곳에서 수많은 생명 들이 보호받지 못한 채 학살당하고

있었으며 하루에도 크고 작은 사건 이 터져 국가 하나가 궤멸하는 것조 차도 눈 감고 넘어가야할 정도였다.

현재 그리픈 대륙은 아주 평화롭 다.

그러나 그 평화는 금이 간 유리잔 처럼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부디,늦지 않게 돌아와주시기 를……

어딘가에서는 5년이 흘렀고,어딘

가에서는 일만 년이 흘렀다지만.

천영이 실질적으로 중심 차원으로 들어가 있던 시간은 10분도 되지 않았다.

‘미치겠군. 공기가 존재하는 공간 이 있고,없는 곳이 있어. 심지어 잘못 날았다가는 바로 우주 공간이 야.’

레가로스가 가볍게 날개를 휘두르 자 공간 그 자체가 굴곡 되어 천영 의 몸 주변에 존재하던 건물들이 접 혀 버렸다.

차원도 다르고,시간 또한 다른 각 자의 공간에 존재하는 그 건물들은

천영의 몸을 붙잡기 위해 휘어졌으 나 날갯짓 몇 번으로 피해내는 것은 간단했다.

숨은 딱히 쉬는 것에 문제가 없다. 다만,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질이 달라진다.

공기가 없는 곳이나 액체가 가득한 공간에서 불이나 바람계열의 마법이 발동되면 그 효력이 절반 이하로 떨 어진다.

그 반대의 경우 역시 존재했다.

레가로스는 매 순간마다 변하는 다 각적 공간 변화에 완벽하게 적응하 여 용언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천

영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천영은 계속해서 레가로 스의 공격을 회피 할 수밖에 없었 다.

비록 상태가 심각하게 좋지 않은 레가로스였기에 사용하는 용언이 변 변찮다지만 애초에 천영은 숙련된 용언을 사용하지도 못했으며 심지어 는 이 기묘한 다차원 공간에 적응하 지도 못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맞고만 사는 건 내 성격 이 아니지.’

천영은 레가로스가 사용하는 용언 을 유심히 관찰했다.

여태까지 천영이 사용했던 용언과 는 급이 다른 숙련도였다. 천영이 그저 마찰열을 이용해 불을 피우는 수준으로 용언을 사용했다면 레가로 스는 화염방사기 수준이었다.

고작해야 나무 막대기 들고 하루 종일 비벼대며 불꽃을 간신히 피워 대는 천영과 화염방사기를 들고 있 는 레가로스의 싸움은 뻔하기 그지 없었다.

드래곤이란 오래 살 수 있었지만, 손쉽게 성장할 수 없는 존재였고 레 가로스 또한 그 점을 알고 있었기에 천영이 도망치는 것을 그저 끝까지 추격만 하였다.

레가로스가 깜빡한 아주 중요한 사 실이 하나 있다면.

서천영의 재능을 이루는 99%는 드래곤이 아닌 인간성이었다는 점.

그는 드래곤이면서도 인간이었기에 학습 속도가,적응 능력이,또한 배 우려는 마음가짐이, 타인의 지식을 훔쳐오려는 이기심이 매우 강했다. 인간은 오래 살지 못하기에 필사적 이었고,그렇기에 수많은 차원에 존 재하는 그 어떤 종족보다도 찬란한 문명을 세울 수 있었다.

‘음?’

레가로스는 자신에게 쫓기기만 하

던 천영이 순간적이지만 공간을 일 그러뜨렸다고 생각했다.

착각일 것이다.

그리 생각했다.

성체가 되지 못한 어린 드래곤은 절대로 차원계를 조작할 수 없다. 하물며 이곳은 무려 그랜드 디멘션 7개가 뒤섞인 공간. 서천영은 버티 는 것이 고작이여야만 했다.

그러나.

싸우면 싸울수록 레가로스도 서서 히 눈치를 첼 수 있었다.

‘이 녀석…… 공간이라는 존재 자 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공부하

여 받아들이고 있어.’

시간과 공간을 받아들이는 것은 본 디 성룡이 되면 자연스레 터득하는 것. 천영은 성룡이 아니었기 때문에 시간까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이 엇갈리는 공간 그 자체를 현재진행 형으로 ‘학습’하고 있었다.

어떠한 힘이 어떻게 작용하여,어 떤 방법으로,어떤 식으로 어떻게 일그러지는지.

순간,직감적으로 위기를 감지한 레가로스는 힘껏 위쪽으로 솟구쳤 다. 그러자 레가로스가 날아가려던 자리에 비행기 하나가 스쳐 지나갔 다. 안심하려던 찰나,그의 아래쪽에

서 불타는 운석 하나가 접근하였고 그것을 박살내자 양옆에서 빌딩 두 채가 그를 깔아뭉개기 위해 겹쳐졌 다.

“음!”

이곳은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공 간.

천영과 레가로스는 그 어떤 대화도 주고받지 않은 채,용언을 주고받았 다.

‘믿을 수 없군. 드래곤에게 있어 다차원 감각이란 갓 태어난 짐승이 일어서는 법을 깨우치는 것처럼 본 능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학습한다고 해서,배울 수 있는 것 이 절대 아닐 텐데!’

싸우면 싸울수록,천영은 점점 더 능숙해지고 요령이 생겨갔다. 현재 몸 상태가 비정상적인 레가로스는 하지 못하는 페이크 용언이나 도중 도중 드래곤 브레스를 약하게 날리 는 것으로 점점 더 타격을 추가하기 시작했고,마침내는 천영이 도망칠 일이 더욱 적어졌다.

이곳은 일곱 개의 차원이 모두 모 여,일그러지는 공간.

인간을 비롯하여 수많은 생명체들 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차원계를 이 해하고 받아들인 존재들이 머무는

차원 간의 경계가 점점 더 허물어 지기 시작해,차원계 그 자체가 위 태롭게 합쳐지고 있는 와중 두 마리 의 용은 시간의 흐름을 역주행하며 격돌했다.

파트라슈는 금색의 구슬에 손을 가 져다 대었다.

그것은 파트라슈의 몸에서 새어나 오는 빛과 굉장히 흡사한 색을 띄고 있었다.

마치,만져보라는 것처럼.

이것을 만든 자가 파트라슈가 찾아 오길 기대했던 것일까? 그게 아니라 면,이 금색의 구슬이 스스로 의지 를 바꿔서 파트라슈에게 손짓하고 있는 것일까?

알 수 없다.

‘레가로스.’

너야? 이렇게나 날 부르고 있는 게.

파트라슈는 그런 질문을 던졌다. 응응응응!

기묘한 금색의 구체로부터 조금씩,

조금씩.

떨림이 전해져온다.

마치 심장박동 소리처럼.

‘이건…….,

낯선 물건. 단 한 번도 보지도,만 져보지도 못했던 것. 그러나 그녀는 너무나도 손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 다.

이것은 드래곤 하트.

용이라는 존재 자체의 근원이 되는 그 심장이었다.

“이게 왜 여기에……?”

두근. 두근.

이 심장은 뛰고 있었다. 이미 육체 와 영혼까지 모두 잃어버려 멈췄을 것이 분명한 심장.

하지만 레가로스의 영혼이 이 차원 계에 찾아온 직후.

다시금 뛰기 시작했다.

두근.

아주 조금씩,두근.

느리지만 점점 더 빠르게.

‘레가로스는 자신이 죽을 것을 예 상하고 있었어.’

그리고 그는 자신의 죽음에 저항하 지 않은 채 스스로의 심장을 이용해

뭔가를 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죽음 직전에 깨어난 새로운 인격체 가 그것을 방해하였고, 현재는 차원 계 자체가 무너지기 일보직전인 상 태.

헌데 레가로스가 자신의 마음이 변 해버릴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레가로스,너는 대체 이 심장으로 무얼 하려고 했던 거지?’

영혼이 다시 찾아오는 순간 이 심 장은 가동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레가로스가 오랜 세월 기다려오던 어떠한 계획 역시 시작 되었다.

‘엄청난 마나량이야. 이걸 대체 어 디에 쓰려고……

품고 있는 마나의 양은 살아생전 그 어느 때보다도 훨씬 풍부하고 방 대했다. 그 마나에 취해서 파트라슈 의 정신이 어질할 정도로.

파트라슈는 그 마나를 움직이기 위 해 자신의 힘을 조금 불어넣었지만, 바로 튕겨져 나가버렸다.

떡하니 차원계의 중심에 둥둥 떠 있는 이 드래곤 하트는 육체와 영혼 만 없을 뿐,여전히 그 주인이 존재 했다.

‘어째서 이런 것을 만들었을까.’

죽음을 맞이하기 전 레가로스는 이 차원에 정착하여 어떠한 목적을 가 지고 중심 차원에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비록 그 껍데기는 너무 나도 연약한 나머지 쉽사리 부서졌 지만,내부에 들어있는 핵심 장치는 여전하다.

드래곤 하트를 중심으로 하여 방대 한 크기의 마법진이 사방에 뻗어나 가 있는 것을 슬쩍 확인한다.

파트라슈의 두뇌로는 그것들을 감 히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그녀는 굳이 그 마법을 이 해할 필요가 없었다.

‘차원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무너지고 있었다고 했어.’

눈을 꼭 감고 레가로스의 얼굴을 떠을린다. 누구보다 냉정하고 쌀쌀 맞고 잔혹했지만,그 누구보다도 이 대륙을 사랑했던 남자. 그리픈 대륙 에 리오폰드 3세라는 희망을 굳건하 게 세워주기 위해 그 어떠한 희생마 저도 감수했던 드래곤.

그는 자신이 떠나간 이후에도 그리 픈 대륙이 무사하길 바라며 오랜 세 월을 기다려 영웅 리오폰드 3세를 찾아냈을 정도로 이 차원계에 정이 깊었다.

그런 레가로스가 자신의 고향인 지 구를 포함하여 이 차원계가 무너지 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어떤 조취를 취하려고 했을까?

‘가장 좋은 것은 차원계가 무너지 는 원인을 막는 것이겠지만……

현재에 와서 이미 차원계에 구멍은 송송 뚫린 상태였기에 원인을 막기 에는 늦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

‘차원계를 메우려고 했을까?’

공간 그 자체에 나있는 구멍을 메 꿀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면 레가

로스는 그리했을 것이다.

하면.

차원과 차원 사이에는 언제나 보이 지 않는 길이 뚫려있는 법. 드래곤 들은 그 길을 이용할 줄 알았고,또 한 그렇기에 차원 간의 구멍을 완전 히 막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그럼 마지막 방법은.’

레가로스가 그리픈 대륙에서 한 명 의 영웅과 두 명의 영웅 후보를 데 리고 다녔을 시절.

가장 원했던 신념.

‘모든 것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

끼기긱,덜컹!

파트라슈가 그것을 깨우친 직후 사 방에 나뭇가지처럼 뻗어있던 마법진 이 조금씩 다르게 보였다. 마법에 대해서는 완전히 문외한인 파트라슈 였건만 이 간단한 이치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레가로스,넌 정말 미쳤어.”

그것은 그녀가 살아생전 레가로스 에게 자주 하던 말이기도 했다. 파 트라슈는 의식하지 않았음에도, 기 억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을 자연스레 내뱉을 수밖에 없

었다.

끼긱,덜컹!

덜컹!

마치 시곗바늘처럼 생긴 황금색의 바늘이 조금씩,조금씩 천천히 돌아 간다.

드래곤 하트를 중심으로 하여, 단 하나의 시곗바늘이 일곱 개의 시간 을 하나로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 고 있었다.

왜 이것을 한 눈에 알아맞히지 못 했을까.

‘일곱 개의 차원이 어설프게 연결 되어,그 시간의 엇갈림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고 있어.’

‘해결 방법은?’

‘일곱 차원의 시간을 모두 맞추고.’

‘공간이 뚫려버렸다면 그곳에 길을 개척한다.’

‘그리하여 일곱 개의 다리가 나의 심장에 연결되면……

레가로스의 의지가 조금씩 떨려왔 다. 그것은 파트라슈의 정신 속으로 깊게 파고들었다.

현재 천영과 싸우고 있는 또 다른 인격의 레가로스는 영혼을 되찾음으 로써 차원계를 무너뜨려 새로운 생 명을 얻겠다는 위대한 계획을 세우

고 있었지만,그 두뇌에 저장되어있 지 않았던 정보 단 하나가 함정이었 다.

그는 몰랐을 것이다.

영혼을 이 중심 차원으로 불러들이 는 순간,이미 본래의 레가로스가 세운 계획이 시작될 것임을.

-도박에 성공했구나. 너는 예전부 터 카드 놀음을 좋아했지.

비록 차원계 전체를 건 도박이었지 만.

그는 자신의 또 다른 인격체에게서 이기는 것에 성공했다.

만약 영혼이 찾아옴과 동시에 자신

이 모르던 계획이 실행되고 있음을 또 다른 인격체의 레가로스가 알아 챘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는 즉시 드래곤 하트의 가동을 멈추고 그 육체로 흡수해버렸을 터 였다.

현재의 레가로스는 자신의 육체를 버리고 서천영의 몸으로 옮겨갈 생 각만 하고 있었기에 차원계를 대상 으로 한 마법의 구심점이 될 드래곤 하트를 흡수하지 않은 채였고,그것 은 바로…….

또 다른 인격체를 가진 레가로스의 패인이 되었다.

‘레가로스…… 그리고 서천영.’

레가로스의 계획에 서천영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서천영은 또 다른 인격체의 레가로 스가 만들어낸 자신의 후손과도 비 숫한 드래곤이었기 때문에.

그의 계획은 사실상 실패에 더 가 까운 도박이었으나.

-너는 예전부터 운이 좋았지.

서천영의 존재.

그것이 이미 죽음을 맞이한 레가로 스에게 있어서 가장 큰 행운이 되었 다.

파트라슈는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

기억이 나지 않았을 것이 분명했 다.

그러나 파트라슈는 서서히 모든 기 억을 되짚을 수 있게 되었다.

무슨 원리일까.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아무래도 좋아.’

그녀는 아주 옛날에 있었던 ‘추억 을 회상’하였다.

추억을 회상한다는 것 자체가 낯선 파트라슈에게 있어서 이것은 꽤나 간질거리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누구보다도 가장 용맹했던 리오폰 드 3세.

현명하고 자애로웠던 현자 에니안 생텀.

세상 모든 것을 사랑했던 그러나 그보다도 레가로스를 가장 사랑했던 길르텐 펄 리쉬.

-참 이상한 일이야 레가로스.

끼기기긱,구우우우!

시곗바늘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 간다.

-너와 그 여자는 그렇게나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덜컹,덜컹! 끼이이익,쿠웅!

마침내 일곱 개의 시침이 한 군데 에 모여 정지하였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

그렇게 어느 위대한 금색 용의 심 장에.

일곱 개의 다리가 모두 연결되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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