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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215화 (214/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 프 215화

암만 레가로스가 영혼에 큰 상처 를 입어 정상이 아닌 상태라 해도.

서천영이 아주 특이 케이스라 서 서히 성장을 해가는 드래곤이라 할지 라도.

결국은 아이와 어른의 싸움 수준 일 뿐이다. 어른이 조금 다쳤다 해 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 아이 를 상대로 패배하지는 않는다. 서 천영의 기교가 조금 예상 외여서

레가로스가 애를 먹긴 했지만, 결 국 싸움은 얼마 가지 않아 결착이 나버렸다.

서천영의 패배.

어느 행성의 물속으로 잠겨버린 서천영은 발버둥칠 기력도 없이 서서히 감기는 눈에 애써 힘을 줬 다.

날개가 살짝 찢어져 너덜너덜하 고,뿔에 금이 갔으며 온몸 여기저 기에 크나큰 상처가 새겨져 출혈 이 지속되고 있었다.

‘드래곤…… 참 대단한 종족이라 면서,결국 혈액은 흐르는구나.’

어떤 생명체든 몸의 구조는 대부 분이 비슷했다. 서천영은 그 점이 가장 재미있었다.

‘좀,대단한 종족이면 피 말고 다 른 게 몸에 들어있어도 좋잖아.’

출혈이 지속되자 머리가 흐릿해 졌다.

거대한 빌딩이 휘어지며 천영의 머리를 한 번 가격한 적이 있었는 데 그 탓에 머리가 정상이 아니었 다.

반면 레가로스의 피부는 강철보 다도 단단하고 손톱은 다이아몬드 수준으로 날카로웠다. 그 뿔에 가

격당하면 천영의 여린 피부는 간 단히도 뚫렸고 날개는 그저 종이 처럼 찢길 뿐이다.

수준 차이가 명백하다.

애초에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

촤아악!

천영의 신체가 수면 위로 둥실 떠올랐다. 그를 마법으로 물속에서 건져낸 레가로스는 잔뜩 피곤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쓸 몸에 상처를 입히게 될 줄이야……

일곱 통로의 검에 영혼이 당한 탓이 너무나도 극심했다. 오랜 세

월 싸우지 않아 감이 떨어졌다지 만 이 정도나 성체도 되지 못한 드래곤에게 끌린 것은 수치이다.

“휴먼 폼.”

레가로스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천영과 레가로스의 몸이 다시금 인간으로 변했다. 레가로스는 물이 조금 묻은 채로 피곤한 것이 전부 인 것에 반해 천영은 온몸에 상처 가 새겨진 채 눈을 감고 숨을 간 신히 고르고 있었다.

뿌우우우우!

뱃고동 소리가 울린다. 레가로스 는 천영을 허리춤에 매달고 점프

했다. 그러자 그들이 밟고 있던 수 면의 반대편 하늘을 질주하고 있 던 배 위로 안착한다.

그 위에 천영을 올려놓은 레가로 스는 아직까지도 거친 숨을 흘리 는 천영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얌전히 내 것이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상처 없이 잠들게 해주려고 했건만,구지 화를 사는구나.”

“하아……

힘겹게 숨을 내뱉은 천영은 짜디 짠 바닷물을 내뱉었다.

‘여기,바다였구나……:

천영은 아주 희미하게 미소를 지

었다.

“너 말이야……

아주 살짝 뜬 눈에서 금색의 아 름다운 빛이 흘러나온다.

“어그로라고,들어는 봤어?”

그 말을 듣자마자 뭔가를 깨달은 레가로스는 즉시 천영을 데리고 날아올랐다. 단번에 여러 개의 차 원을 통과하여 중심 차원으로 되 돌아온 레가로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드래곤 하트가 웅웅대며 기묘한 빛을 뿜고는 있었지만 별 다른 일 은 없는 듯 싶었다.

“나는 아주 오랜 세월이나 이곳에 서 지내왔다. 또한, 저 장치는 내 가 만든 물건이지. 저것의 용도가 뭔 줄 아나?”

“글쎄.”

“차원 간의 붕괴를 막아주기 위해 붙잡아주는 용도이기도 하며, 또한 그 반대 역시 가능하지. 다만 때가 아니라서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 야.”

그렇게 말하며 천영의 시스템창 을 또다시 띄워낸다.

“그리고 이렇게 너희 지구인들 중 일부 ‘넥스트’의 힘을 받은 자들

또한 저 심장을 코어로 하여 제어 받는다.”

“그건 좀 신기하네…… 저게 사라 지면…… 모든 능력이 없어지는 건 가?”

간신히 입을 열어 천영이 묻자, 레가로스가 고개를 젓는다.

“그럴 리가. 나는 애초에 저 심장 을 제물로 바쳐 네 몸을 가질 생 각이었다. 여태껏 너희들이 얻은 능력은 변함이 없어. 단지,‘시스 템’이라 혼히 부르는 그것은 그저 너희들이 쉽게 성장하기 위한 가 이드일 뿐이었다. 그런 이유로 그 랜드 디멘션의 모든 ‘괴수’종류를

도감에 등록해놓긴 했다만…… 다 른 차원은 종류가 워낙 많아 아무 리 나라도 불가능하더군.”

그제야 천영은 어째서 다른 차원 에서 넘어오는 괴수들에게서 레벨 이 보이지 않는지,경험치를 얻을 수 없었는지 깨달았다.

‘결국 드래곤이라도 신은 아니기 에 한계는 있다는 소리군.’

전지전능해 보이는 넥스트 시스 템이지만 완벽하진 않다. 드래곤이 만들었기에 결점이 없어 보이지만 분명 어딘가에는 툼이 있겠지.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아주 중요한 정보를 들었다.

“결국…… 혹시라도 저 코어에 과 부하가 걸려도 나한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소리군.”

“하하하. 내 심장으로 뭐라도 해 보려는 속셈이더냐?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레가로스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야 본인이 만든 물건이니까 그 용도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 확신을 가지는 레가로스에 게 천영이 말했다.

“확실해?”

“뭐가 말이더냐?”

“네 두뇌. 확실하냐고. 그건 네 기억이 아니야. 네 인격 이전의 레 가로스가 남겨두고 간 정보 덩어 리일 뿐이지.”

“그게 무슨……

서천영은 이 중심 차원에 처음 왔을 터이다. 그러니 레가로스가 준비해둔 저 장치에 대해 아무것 도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방금 전, 네가 주절거려서 깨달 았어. 넌 역시 네 심장에 대해 제 대로 알지 못해.”

그렇게 생각했는데.

여태,몇 천 년을 넘도록 이 중심 차원에서 살아오며.

자신이 느낀 의문이…….

‘아니,그럴 리가 없어.’

허언이 다.

허언이 분명하다.

허언이 틀림없다.

허언이 맞을 것임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레가로스는 불안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서천영이 이 세상 그 어떤 드래곤도 가지지 못 한 ‘혜안’이라는 것을 극히 일부나 마 가지고 있었기 때문.

서천영은 레가로스가 볼 수 없는 무언가를 바라본다. 레가로스는 서 천영의 정보를 열람했기 때문에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그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버린 덕분에 자신 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이 의 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가만,정말인가?’

생각해 보면,두뇌에 저장되어있 는 것들은 ‘정보’의 형태로써 기억

과는 다른 점이 하나가 있다.

기억은 원하는 대로 지울 수 없 지만, 정보는 접근금지를 해두거나 아예 지워버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

영혼이 빠져나가 육체가 죽어버 린 두뇌는 이제 기억이 아닌 정보 의 형태로 남게 되었고,이전 대의 레가로스는 그 사실을 알고 이후 자신에게 찾아올 인격에 대비해 일부의 정보를 숨기는 것이 가능 했을 것이다.

너무 늦게 알았다.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 정도는

레가로스도 알고는 있었다. 단지 인지하지 않고 있었을 뿐.

왜냐하면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 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

과거의 자신이,미래에 변질될 자 신에게 대비하여 기억을 숨기는 짓을 할 필요가 전혀 없…….

‘……없었나?’

과연 그랬을까?

그는 수백 년을 살아오며 자신의 인격이 서서히 변해간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그러한 상황에서도,반드시 이루 고 싶은 목표가 하나 있었다.

‘이 차원계의 일곱 다리를 모두 연결하는 것.’

레가로스가 무언가를 깨달았을 때, 일곱 개의 빛기둥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파아아앗!

이 다차원 공간에 직선은 없다. 그러나 굴곡 또한 없다.

곡선도 아니고 직선도 아닌 빛기 둥 일곱 개가 중심 차원의 골드

드래곤 하트를 향해 쏘아졌고, 마 침내 연결되었다.

“커흑!”

레가로스는 자신의 가슴을 부여 잡은 채 무릎을 꿇었다. 심장에서 강한 압박과 고통이 느껴진다. 비 록 자신의 드래곤 하트가 몸에서 떨어져 있다지만,그것은 그의 모 든 에너지원이자 원동력.

‘젠장, 엄청난 마나가 빠져나가고 있어……!’

아무리 백만 년을 넘도록 살아오 며 쌓은 마나라지만, 일곱 개의 차 원을 모조리 연결시키기 위해 소

모하는 마나는 엄청났다. 실시간으 로 힘이 빠져나가는 통에 의식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울 지경이었 다.

서천영은 레가로스가 쓰러지는 것을 보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 났다. 머리카락을 대충 뒤로 넘겨 묶은 다음 숨을 크게 내뱉는다.

레가로스는 고통스러워하는 와중 에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의문을 제기한다.

‘대체 어떻게?’

‘차원 결합은 록 온 되어있었을 텐데?’

‘어떻게 해석한 거지?’

‘내가 모르는 암호가 있었나?’

‘대체 언제 설정해둔 것이지?’

기억 편린의 절단 오차는 고 작해야 0.0001 초도 되지 않아.’

‘설마 이 파편이 모두……

기억이 아주 짧막하게 끊겨있던 것조차, 이전 대 레가로스의 설계 였단 말인가?

“살면서 인격이 바뀐다니…… 힘 들겠어. 나도 그렇게 되는 건가?”

지금의 자신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니. 천영은 그것이 조금 무서

웠다. 여태까지의 자신이 부정당하 고 또 다른 자아가 깨어난다니. 21세기 지구에서는 정신병자 취급 받는 증세이다.

“후…… 후후…… 글쎄 너는 누구 보다 완벽한 크육,육체와 영혼을 가졌 윽! 으니…… 그렇지는 않을.”

“거,말 좀 똑바로 하쇼. 아저씨 힘들면 좀 누워서 주무시던가.”

천영이 건들거리며 말하자 레가 로스는 아예 바닥에 엎어졌다.

“자란다고 진짜 자나. 어젯밤에 과음하셨어?”

“……어떻게 한 거지?”

“뭘.”

“대체 어떻게. 일곱 차원 결합의, 콕. 커맨드, 패스워드를 알아낸 것 이지? 그리고 대체…… 언제 입력 한 거냐.”

차원 결합의 패스워드는 현재의 레가로스가 모두 폐기처분했다.

하지만 본인이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패스워드라면.

폐기처분도 불가능하다.

현 레가로스의 인격체의 정보 속 에는 아주 짧게,고작해야 0.0001 초 정도로 정보가 끊겨있었고 아 마 그 속에는 그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암호 체계가 저장되어있었 을 것이다.

모든 기억, 즉 정보가 완벽하게 이어져 있어 본인이 모르는 것 따 위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오히려 서천영이 알아내다 니.

레가로스는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만약 혜안을 가지게 되면 그조차 도 알아볼 수 있는 것인가?

하지만 천영은 그 질문에 싱겁게 대답했다.

“……뭐?”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파트라 슈가 알아서 했겠지.”

“자,잠깐 고작 정령 따위가 패스 워드를……

“아니,내가 모르고 안 했으면 누 가 했겠어? 파트라슈가 했겠지.”

그렇다.

천영은 아무것도 모른다.

애초에 고작해야 감이 조금 좋아 지는 정도의 눈을 가졌을 뿐인 서 천영이 갑작스레 자신이 혜안을 가졌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해도

그것을 완벽하게 다룰 수는 없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최소 천 년은 수련을 해야할 것이다.

“그럴 리가 없어…… 정령 주제에 내가 모르는 패스워드를……

샤아아아아!

레가로스가 현실을 부정하고 있 을 때 기묘한 기운이 차원을 너머 모든 공간으로 퍼져나갔다.

이윽고 금색의 코어의 저편에서 커다란 날개를 가진 금색의 소녀 가 떠올랐다.

원래의 크기가 고작해야 손바닥 만 했다면 지금은 거의 성인 여성

의 크기와 똑같은 수준으로 자라 있는 파트라슈를 보며 천영은 황 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뭔 갑자기 키가 저렇게 크냐? 정 비공마냥 키 크는 마법의 빨간 버 섯이라도 먹은 거야?”

자세히 보니 천영보다도 키가 큰 것 같다.

솔직히.

조금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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