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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일단 둘다 과거가 마음에 들고, 추가 능력치도 마음에 든다.
탈출한 실험체쪽은 재생 능력도 있고 신체 강화가 붙어있으니 맨몸으로 싸우는데 적합하지만, 영원한 남자의 로망, 파워 슈츠 능력이 붙어있는 전직 악의 조직원도 마음에 드는건 부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직접 몸으로 싸운다는게 더욱 마음에 들고.'
이능력을 소재로 한 게임인 만큼, 처음엔 '염동력같은걸 써볼까?' 싶었지만, 직접 몸을 움직여 적을 공격하는쪽이 훨씬 편하고 시원스러움을 느끼는데다 타격감까지 온 몸으로 느낄 수 있기에 직접 전투 계열로 치중할 예정이다.
어차피 VIP 프리미엄 패키지인 만큼, 캐릭터 생성시 추가 능력치가 주어질게 뻔하지만, 그래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추가 능력치를 얻어두는게 이득이다.
조금 머리좀 굴려가며 어떤 과거를 선택할까 고민하던 손진우는 이내 고개를 내저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뭐, 어차피 VIP 프리미엄 패키지용 추가 능력치들이 있을테니까 너무 머리 아프게 생각하지 말자고. 아니다 싶으면 다른거 선택하면 되지.'
그렇게해서 그가 선택한 것은 전직 악의 조직원이라는 과거였다.
탈출한 실험체가 주인공인 만화나 소설, 애니들이 은근히 많이 있기 때문에 악의 조직원이였다는 흔치 않는 설정에 매력을 느낀것이리라.
그의 취향은 마이너 성향이 강했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지였다.
자신이 선택할 과거를 더블 탭하자, 다른 과거들은 지우개로 지워지듯이 사라지면서 그가 선택한 과거만이 조금 확대되었다.
-원하는 과거를 설정하셨습니까? Y/N-
"Y."
이후, 캐릭터의 외모를 설정하는 차례가 돌아왔지만, 자신의 외모에 그다지 불만이 없는 그는 기본적인 자신의 모습에서 키를 '조금' 늘리고 근육도 '조금' 늘리고 외모를 '좀 더' 깍으면서 샤프하게 만들…….
…뭔가 대대적인 전신 성형이 일어난것 같지만 무시하자.
어쨌든 자신의 외모에서 약간(?)만 만지고 끝을 내자, 다음은 그가 기대하던 능력치 설정이였다.
-능력치 설정을 시작합니다. VIP 프리미엄 패키지를 구매해주신 고객님의 쾌적한 플레이를 위하여 보너스 포인트를 추가하였습니다. 능력치 설정을 마치시고 완료 버튼을 탭하시면 게임이 시작됩니다. 그럼, 즐거운 플레이가 되길 제작사 일동이 인사 드립니다.-
"흐응~ 꽤나 공손한 인사네. 역시 프리미엄 패키지 판이란건가."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VIP 프리미엄 패키지의 가격은 일반판의 6배 가까이 한다는 소식에 입이 벌어지게 되었다.
물론, 그것은 나중의 일이기에 손진우는 주르륵 나열되어 있는 수많은 능력들을 확인하였다.
-사이코 키네시스 : 초능력에 의해 물리적인 작용없이 물리적인 효과를 일으키는 현상. 레벨에 따라 의지력으로 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와 압력, 범위가 넓어진다.(0[+]/10)-
-텔레포테이션 : 마음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몸을 순간이동 시키는 초능력. 레벨에 따라 범위, 텔레포트 인식 범위가 넓어진다.(0[+]/10)-
-사이코 메트리 : 생물이나 물건에 접촉하여 그것이 가지고 있는 기억을 읽어내는 능력. 레벨이 높아질수록 물건의 기억을 더더욱 또렷하게, 생물의 심층 의식까지 읽어낼 수 있게 된다.(0/10)-
-텔레파시 :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의지로 타인과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는 초능력. 레벨이 높아질수록 텔레파시의 거리와 보내는 영상이 더욱 또렷해진다.(0[+]/10)-
-클레어 보얀스 : 장애물 너머의 대상을 인식할 수 있고 먼거리를 볼 수 있는 천리안의 힘을 가진 능력. 레벨이 높아질수록 보는 범위가 넓어진다.(0[+]/10)-
-마인드 컨트롤 : 상대방의 생각을 제어하여 자신의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게 하는 능력. 컨트롤 하는 상대의 이능력 레벨이 높을수록 제어 확률이 떨어진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상대방을 지배할 확률이 늘어난다. (0[+]/10)-
-업솝션 : 상대방의 초능력을 흡수하여 일정시간동안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지속 시간, 한번에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의 최대 용량이 늘어난다. 다른 의지 관련 초능력계 능력을 습득할 수 없다.(0[+]/10)-
-신체 강화 : 신체를 강화시켜 모든 능력을 끌어올리는 이능력. 레벨이 높아질수록 신체의 능력치가 높아진다.(0[+]/10)-
-전투 기술 : 상대방을 효율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기술. 이능력은 아니지만 레벨이 높아질수록 적의 공격 루트와 약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1/10)-
-강인함 : 적의 공격을 버텨낼 수 있는 정도. 적의 정신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확률도 높여준다.(1[+]/10)-
-무기 숙련 : 여러가지 총기류나 근접 무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 레벨이 높아질수록 사용하는 무기의 효율이 높아진다. (1[+]/10)-
-파워 슈츠 : 이능력이 없는 인간이 초능력자들을 상대로 싸우기 위해 개발된 기술의 결정체. 레벨이 높아질수록 높은 등급의 파워 슈츠를 착용할 수 있게 되고 슈츠의 모든 능력치가 상승한다. 신체 변형 능력과 병행할 수 없다.(2[+]/10)-
-신체 변형 : 신체를 다른 모습으로 변형시키는 능력. 레벨이 높아지면 아예 종이 다른 생물로도 변형이 가능하다. 파워 슈츠 능력과 병행할 수 없다.(0[+]/10)-
-재생 능력 : 부상을 회복시키는 재생 능력. 레벨이 높아질수록 심각한 부상을 회복한다. 사이보그와 병행할 수 없다.(0[+]/10)-
-사이보그 : 자신의 신체를 기계로 바꾼 이들. 신체가 기계로 바뀌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인체적 약점이 없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더욱 많은 기계를 이식할 수 있게 되고 그 효율이 늘어난다. 몸을 기계로 바꾸었기 때문에 재생 능력과 병행할 수 없다.(0[+]/10)-
-생물학 지식 : 생물에 관한 지식. 레벨이 높아질수록 인체를 개조하거나 바이러스 배양, 키메라같은 생물체를 개발할 수 있다.(0[+]/10)-
-기계학 지식 : 기계에 관한 지식. 레벨이 높아질수록 파워 슈츠나 사이보그의 파츠, 새로운 종류의 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0[+]/10)-
-의학 지식 : 누군가를 치료하는 지식. 레벨이 높아질수록 강한 효과를 가진 의학 약품을 개발하거나 부상자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다.(0[+]/10)-
-보너스 포인트 : 52
"흐음, 힘이나 지능같은 스탯은 완전히 사라지고 이능력으로 전투력이 결정되는건가 보군. 게다가 단순히 이능력만 있는게 아니네."
사람마다 취향이 있는 법이니 스스로를 강화시켜 마음대로 날뛰는걸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뒤에서 자신이 만든 강력한 무기들로 세상의 흐름을 조율해나가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언더 드림은 그 이름대로 대외적으로 표출하기 어려운 욕구를 분출해주는 회사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하였다.
본론으로 돌아가, 손진우의 플레이 스타일을 말하자면.
"지식계열중 하나는 반드시 찍어야겠네. 자급자족할려면."
자신에게 필요한 아이템을 스스로 만드는건 좋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 스킬 레벨을 올려야 하는 노가다는 싫다.
뭔가 앞뒤가 좀 안맞지만, 진우는 자신에게 필요있는 아이템을 스스로 만드는걸 좋아하면서도 그 레벨까지 도달하기 위한 제작 노가다는 싫어한다.
하지만, 여기서 자신이 원하는 지식을 최대까지 찍어두면 그런 노가다 없이 재료를 공수하고 원하는 것만 만들 수 있으니 지금 당장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정하기로 결정하였다.
참고로, 마인드 컨트롤을 선택하면 게임은 무척 쉬워지겠지만, 자신의 물건으로 복종시키는 정복감이 사라지고 달성감이 사라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무시하고 있는 중이다.
'헐크처럼 몸뚱아리 하나만 믿고 싸운다면 생물학 지식이나 의학 지식이 필요하겠지. 아이언맨처럼 파워 슈츠를 입는다면 기계학 지식이 필요하고. 어떤놈으로 할까?'
효율적으로 따지자면 신체 강화, 의학 지식 혹은 생물학 지식을 가는게 좋다. 맨 몸으로 싸우니 별다른 돈이 필요 없는만큼 자금에 여유가 넉넉하다.
그에 반해 파워 슈츠는 슈츠 개발해야지, 슈츠에 부착시킬 무기 개발해야지, 업그레이드 해야지, 그 밖에도 자잘한것까지 한다면 돈이 천문학적으로 깨질것이다.
실제로 아이언맨의 주인공도 자신의 파워 슈츠를 스스로 개발해낸 천재지만, 그것을 뒷바침할 수 있는 회사와 재력이 없었다면 한낯 몽상가에 지나지 않았으리라.
'응? 잠깐. 그런데 신체 강화와 파워 슈츠는 병행할 수 있잖아? 그냥 둘 다 찍으면 되는거잖아?'
어차피 VIP 프리미엄 패키지라서 보너스 포인트가 넘치고 넘친다.
이것도 후에 알게된 사실인데, 일반 패키지에서는 보너스 포인트가 10 포인트라고 한다.
VIP 프리미엄 패키지는 게임을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즐기고 싶은 직장인들 위한 언더 드림의 배려(라고 쓰고 상술이라 읽는다)인 셈이다.
어쨌든, 진우의 이러한 상상은 어찌보면 매우 비효율적이다.
그도 그럴것이 슈퍼맨에게 아이언맨 슈츠를 입혀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단지 방어력을 높여주는 효과밖에 없으니 차라리 그 돈으로 희귀 금속으로 만들어진 갑옷을 입는게 훨씬 이득일것이다.
하지만. 진우는 그런 일반적인 상식을 무시하고 있었다.
'파워 슈츠의 문제는 슈츠가 벗겨지면 아무리 날고 기어도 일반인이라는거다. 내 적들도 아마 그렇게 생각하고 어떻게든 내 슈츠를 벗겨내려고 하겠지.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적들에 의도대로 내 파워 슈츠가 무용지물이 되어도 신체 강화 능력이 있다면? 크크큭, 이거 꽤 기대되는걸.'
애초에 한가지 방법만으로 싸운다는것 자체가 넌센스다.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줄 동료들이 있다면 문제는 없겠지만, 체질상 정의의 영웅보다 악당을 선호하는 마이너적 취향을 가진 그에겐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최후의 무기가 하나정돈 있어야만 했다.
"좋아. 신체 강화와 파워 슈츠를 병행하자."
먼저 신체 강화의 설명 끝에 있는 수치와 함께 있는 [+] 부분을 가볍게 탭하자 0이였던 신체 강화 스킬이 1로 올라갔다.
그렇게 4까지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던 그는 신체 강화의 스킬이 5가 되자 손가락을 멈추어야만 했다.
신체 강화 밑으로 몇 줄의 문장이 튀어나온 것이다. 거기다가 안내 목소리까지 들려왔다.
-모든 스킬은 5, 10레벨에서 한번씩 전문화 분야 특성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각력 강화 : 다리에 의한 공격력이 50% 증가하고 점프력이 200% 상승한다.- [선택]
-피부 경질 : 피부가 물리적인 피해를 20% 경감시킨다.- [선택]
-아이언 피스트 : 주먹에 의한 데미지가 50% 상승하며 건조물이나 기계에게 추가 20% 데미지를 입힌다.- [선택]
-급소 무효 : 눈이나 고간같은 인체의 치명적인 약점이 사라진다.- [선택]
하나같이 쓸모있는 전문화 특성이였지만, 진우의 눈에는 이미 두가지 전문화를 선출한 뒤였다.
'흐음, 10레벨에도 한번 더 찍을 수 있단 말이지? 그렇다면 피부 경질과 급소 무효가 좋겠군.'
각력 강화와 아이언 피스트는 추가 데미지를 줄 수 있으니 쓸모가 많겠지만, 한가지 무기가 특출나게 강해진다면 무의식적으로 그 무기만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자신의 능력을 되도록 밸런스 있게 잡아주는것을 선호하는 그에겐 차라리 방어적인 특성화가 훨씬 나았다.
첫번째는 피부 경질을 선택하고, 10레벨까지 올리자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던 3가지 특성화가 다시 나타났고, 거기서 급소 무효를 선택하였다.
신체 강화를 10레벨까지 찍은 진우는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사이코 키네시스를 5레벨까지 상승시키자 그 밑으로 특성화가 좌르륵 내려갔다.
-푸쉬 : 사이코 키네시스의 능력으로 물체를 밀어내는 힘이 강해진다.- [선택]
-그래비티 : 사이코 키네시스의 능력으로 물체에게 압력을 가하는 힘이 강해진다.-[선택]
-염화력 : 불을 다루는 능력을 추가하지만 일반적인 사이코 키네시스의 능력이 사라진다.- [선택]
-염수력 : 물을…….
-염뇌력 : 전기를…….
"역시……. 아무리 생각해봐도 초능력 숫자가 너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런식으로 특성화로 여러 종류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거군."
위에 열거된 능력들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많다' 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지만, 능력마다 전문화 특성으로 여러가지로 나뉘어진다는 사실을 알게된 손진우는 앞으로의 즐거움을 위해 많은 이능력자들이 있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자신이 원하는 능력만 찍기로 하였다.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 당장 모든 능력치의 특성화를 확인하여 다양한 능력에 대한 대처 능력을 예상할 수 있지만, 갑작스런 돌발 상황을 자신의 힘과 지식으로 타파하는 것도 그가 즐기는 플레이 방식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