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13화 (1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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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 하더라도 계속해서 먹다보면 질리는 법.

맛있는 음식을 최대한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먹으려면 아무리 땡겨도 참아야하는 순간이 바로 지금임을 직감한 진우는 화장실에서 나온 노아의 몸을 다시 덮치는 대신, 조교 방식도 생각해낼 겸, 그동안 미뤄뒀던 제작에 관련된 정보를 알아내기 시작했다.

미국같은 곳에는 오래전부터 민간인이 총기를 소유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개조를 생업으로 먹고사는 건스미스들이 많지만, 한국에는 건스미스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노아는 스스로 최소한의 수리 기술을 터득해야만 하였다.

그녀를 통해 지하실에 수리를 위한 작업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진우는 일이 생각보다 쉽게 풀렸다는것에 만족해하여 지하실로 내려갔다.

아직 노아를 떼어놓기엔 불안 요소가 많기에 강제로 함께 지하실로 다시 내려왔고, 그녀와 자신이 싸웠던 흔적을 치우고 한쪽에 위치한 작업대로 향하였다.

"헤에, 이게 바로 작업대인가."

진우의 아랫배까지 올라오는 작업대는 다양한 총기를 올려두기 위함인지 넓이가 양 팔을 펼친것보다 더 길었고, 테이블 바닥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철판을 깔아두었다.

작업대 아래에 있는 공구 상자에는 드라이버, 펜치 등등 여러가지 범용성 넓은 공구들이 있었기에 재료만 구하면 당장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건 그렇고 제작을 어떻게 하는지 확인해볼까. 생산.'

작업대 위에 손을 얹고, 생산 인터페이스를 불러오자 진우의 눈 앞에 투명한 흰색의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노아는 멀뚱히 뒤쪽에서 구경하는걸로 보아, 아무래도 플레이어만 인식할 수 있거나 이상한 현상으로서 인식하지 않도록 프로그래밍 된듯하다.

홀로그램에는 3가지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생물학, 기계학, 의료. 여기서 탭하면 해당 아이템을 생산하는 건가. 기계학.'

기계학을 손가락으로 탭하자, 홀로그램이 접어지더니 다시 펴지면서 새로운 문구들이 떠올랐다.

-생산, 분해, 개조-

-팁 : 모든 기계학 관련 작업은 공구 상자가 작업대 위에 올려져 있어야 작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세 개의 단어 아래에 있는 팁의 내용에 따라 작업 테이블 아래쪽에 있던 공구 상자를 들어올려 작업대 위로 올렸고, 일단 생산쪽을 확인해보기로 하였다.

생산 부분을 탭하자, 또다시 홀로그램이 접어졌다 펴졌고, 홀로그램의 상단에는 총기, 파워 슈츠, 기계 장비, 보조 장비, 발전기 라는 다섯가지 사항이 적혀져 있었고, 그 아래에는 유난히 눈에 띄는 빈 창이 떠올랐다.

'일단 내 목표는 파워 슈츠지. 파워 슈츠의 재료부터 확인해볼까.'

지금 당장 파워 슈츠를 만들어낼 것이라곤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지만, 일단은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야 하기에 파워 슈츠를 누르자 아래쪽의 빈칸에 여러가지 정보가 가득 매워졌다.

한쪽에는 파워 슈츠-TYPE A,B,C,D 형식으로 다양한 이름을 가진 파워 슈츠의 명칭이 주르륵 적혀져 있었고, 아무 파워 슈츠 타입을 선택하자 오른쪽 화면에 차렷 자세를 한 파워 슈츠의 모습이 나타났다.

파워 슈츠의 모습 아래쪽 칸에는 필요 재료들이 나열되어 있었는데, 다행히도 제작과 관련된 재료는 과도한 현실성이 없었다.

-기계 부품 x 500, 금속류 x 275, 에너지 발전기 x 1-

그의 눈에 띄는 것은 금속류라는 부분과 에너지 발전기 부분이였다.

아무리 재료를 단순화 했다지만 금속류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 중 한가지를 말하지 않고 금속류라고만 적혀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파워 슈츠에 필요한 금속은 여러가지가 있나보군.'

즉, 단단한 합금강을 사용할수록 슈츠의 방어력 또한 상승한다는 뜻이다.

'그건 그렇고 에너지원이 곤란하군.'

진우는 지금 당장이라도 마블의 히어로, 아이언맨의 슈츠를 그대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아이언맨의 아크 리액터라는 소형 핵융합 발전기는 재료 부족으로 만들 수 없다.

게다가 아크 리액터를 사용하려면 팔라듐이라는 희유원소를 원료로 사용해야만 한다.

알아듣기 쉽게 풀이하자면 '돈이 많아야 한다' 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내겐…아니, 노아의 돈을 모조리 사용해도 금속류는 어찌어찌 모은다쳐도 에너지원을 구하는것은 어려워.'

에너지원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슈츠같은 인간형 크기의 갑옷에 적용하려면 소형 발전기 밖에 답이 없다.

일단 에너지 자원이 없으니 대체할 방안을 찾기 위해 백스페이스 처럼 생긴 버튼을 눌러 바로 전 화면으로 되돌아온 그는 발전기 부분을 확인하기로 하였다.

발전기 종류는 파워 슈츠처럼 많지는 않았지만, 여러가지 자원을 이용한 발전기가 상당히 많았다.

그는 일단 가장 위에 있는 석유 발전기를 손가락으로 누르자, 빈 공백란에 등에 장착하는 백팩의 모습이 드러났다.

-석유 발전기-

-원료 : 석유-

-석유를 이용한 전력 공급원. 백팩 형식이며 백팩에 부스터를 달 수 있다. 하지만, 백팩에 화기관련 공격을 당한다면 폭발하고 만다.-

-3000에너지를 생성-

-팁 : 100 에너지당 10분 활동 가능-

'끄응…….'

석유를 채워넣어서 사용하는 백팩형 발전기에 곤란하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인 그는 가장 구하기 쉬운 연료니까 사용해볼까 생각했으나,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은행 강도짓을 하면 경찰들이나 특공대들이 온갖 총기류로 난사를 할텐데 백팩을 지키면서 싸워야 한다고? 미쳤냐?'

그건 신체 강화 능력이 10이 아니라 20등급이라도 힘들다. 아니, 애초에 그정도라면 파워 슈츠에 대한 로망까지도 사라질듯하다.

일단 발전기 종류를 좀 더 확인해보기 위해 손가락으로 모든 발전기 종류를 확인하였고, 그 중에서 가장 재료가 구하기 어려우나 최고의 효율을 가지고 있는 에너지 발전기를 2개 찾을 수 있었다.

-슬림형 원자력 발전기-

-원료 : 우라늄, 플루토늄

-핵 분열을 통한 에너지로 파워 슈츠의 전력을 공급한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밸런스 파워 슈츠 이상이라면 슈츠 안에 숨길 수 있다. 피격을 당해 폭발한다면 주변을 초토화시킨다.-

-1200000 에너지를 생성-

-팁 : 100 에너지당 10분 활동 가능-

-슬림형 핵융합 발전기-

-중수소, 삼중수소-

-핵 융합을 통한 에너지로 파워 슈츠의 전력을 공급한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밸런스 파워 슈츠 이상이라면 슈츠 안에 숨길 수 있다. 피격을 당해 폭발한다면 핵폭발이 일어난다-

-3600000 에너지를 생성-

미리 말해두지만, 원자력과 핵융합 발전기를 초소형으로 만들 수 있는것은 현재로선 게임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현실에서는 기술력이라던가 관리상의 문제로 인간이 쉽게 들고나를 수 있는 초소형 원자력, 핵융합 발전기는 불가능하다.

어쨌든, 최고 등급의 발전기 두개를 확인한 진우는 지금 당장은 구할 수 없으니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원을 찾기 시작하였다.

'이거다.'

그 때, 그가 미쳐 발견하지 못했던게 눈에 들어왔다.

-태양열 발전기-

-원료 : 태양열-

-태양열을 통해 주기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기. 피격당해도 망가지면서 전력을 공급하지 못한다는 단점 외에는 없다.-

-10분당 90 에너지를 생성. 비전투시라면 110 에너지를 생성-

슈츠 등에 연결시키는 형식이고, 좀 크긴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슈츠에 가려지는 크기인데다 망가져도 전력 공급이 끊긴다는것 외에는 단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그가 석유에 불이 붙어 폭발하는 데미지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석유 에너지를 포기한 이유는 효율상의 문제도 있지만, 노아의 파워 슈츠를 위해서였다.

은행 강도짓을 최초 계획할땐 혼자서 은행을 털기로 하였으나, 노아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그녀까지 자신의 대업(?)에 참가시키고자 파워 슈츠를 2대 제작할 예정이다.

지금 당장 그녀에게 은행 강도짓에 참가하라는 말을 하면 단박에 거부할테니, 좀 더 자신의 말을 잘 듣도록 교육후에 명령하기로 결정한 진우는 일단은 태양열 발전기의 재료를 확인하고, 은행 강도에게 가장 필요한 총기류를 살펴보기로 하였다.

'솔직히 말해서 내 능력이라면 총같은건 필요없지. 하지만, 그것과 별도로 총격전을 즐기고 싶단 말씀이야.'

그가 무기 숙련을 10 등급까지 찍고, 특성화도 중화기와 소형 화기의 데미지쪽으로 올린 이유는 자신의 거리에서 벗어난 적을 공격을 반격하기 위함이였지만, 화끈한 총격전을 즐기고 싶다는 사적인 욕망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총기류는 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하던 구식 무기들과 그가 FPS 게임을 하면서 자주 봐왔던 총기류, 중화기들이 나열되어 있었지만, 드래그를 하면서 아래쪽의 목록을 위쪽으로 올릴수록 그가 처음 보는 무기들도 상당수 있었다.

'일단 테러리스트의 기본 무장, AK 계열부터 확인해볼까나~'

튼튼함, 내구성, 휴대성, 화력, 모든것을 만족시키는데다 싸고 만들기 쉬운 구조의, 테러리스트들의 목숨이나 마찬가지인 AK 계열의 무기는 47, 74, 74M, 12 만 있었다.

자세히 알고 보면 총열을 변경하거나 반동을 없애고 내구성을 증가시키는 형식의 개조형 제식 넘버가 101~108까지 존재하나, 솔직히 말해서 거의 그게 그거기 때문에 삭제하거나 개조를 통해 비슷하게 만들 수 있는듯하다.

'내가 알기론 47은 너무 구식이야. 바람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고 하니까 현대식인 74M, 혹은 신형 AK인 12를 선택하는게 낫겠지.'

게다가 그가 PC방에서 검색을 통해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이능력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경찰 특공대같은 기동 타격대들의 무장이 과거보다 훨씬 화려해졌다고 한다.

과거에는 평범한 방탄복을 입었다고 하면, 지금은 종래의 것보다 성능이 좋은 방탄/방검복으로 이능력자의 여러가지 공격을 방어하는 수단을 갖췄기 때문에 AK-47 같은 구식 총기는 거의 쓸모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단 74M이나 12를 생산하여 총기의 화력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개조시키기로 결정한 진우는 기왕 만드는거 가장 성능이 좋은 AK-12를 생산하여 커스텀화 하기로 결정했다.

-AK-12-

-종류 : 돌격 소총-

-사용 탄환 : 7.62mm, 5.56mm

-러시아에서 보병의 현대화를 위해 개발한 신형 소총. 편리함과 신뢰성이 높은 74M을 바탕으로 한 구조지만, 전체적인 성능은 74M보다 높다. AK시리즈의 특징인 사막 모래, 습기, 먼지에 노출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총기 부품 x 52, 기계 부품 x 20-

AK-12의 재료까지 확인한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생산, 분해, 개조 분류창으로 되돌아와 분해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처음으로 분해를 시작하였습니다. 작업대 위에 물건을 올려놓으면 쓸 수 있는 재료를 획득합니다. 기계학 지식이 높을수록 얻을 수 있는 재료의 숫자가 더 늘어납니다.-

-작업대 위에 물건이 없습니다. 물건을 올려놔주세요.-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가까이 있는 진열대에 걸려진 샷건을 가져와 작업대 위에 올려놓았다.

-물건이 작업대 위에 올려졌습니다. 빛나는 부위를 순차적으로 밀거나 당겨서 해체를 해주세요.-

총기나 기계학 지식이 없는 사람을 위함인지 샷건에서 노랗게 빛나는 부위가 생겨났고, K2 분해, 조립 경험밖에 없는 진우는 목소리가 말하는대로 샷건을 분해하기 시작했다.

잘그락- 잘그락-

그렇게 샷건의 분해에만 집중하고 있을 무렵, 그의 뒤쪽에서 강제로 끌려와 구경해야만 하는 처지가 된 노아는 진지함이 깃든 그의 얼굴에, 지금까지 보여준 비열한 웃음과 미소의 소유자와 다른 사람이라고 잠시 착각할뻔 하였다.

'입만 다물고 있으면 확실히 멋진 사람이긴 한데…….'

조용히 입을 다물고 샷건을 분해하고 있는 그의 옆모습은 왠지 듬직해보이기도 하고 멋져보였다. 단지 입만 열면 하나같이 자신에게 굴욕감을 가져다주는 비열함이 가득찬 언어뿐이라는게 문제지만.

그렇게 잠깐동안 사비를 털어 구입했었던 샷건을 분해하고, 예비용 권총 2개까지 분해시킨 그가 자신이 애용하는 쌍권총까지 작업대 위에 올려두자, 그녀는 깜짝 놀라며 입을 열고 말았다.

"자…잠깐만요! 그…그건!"

"걱정마. 분해할 생각은 없으니까. 단지 너무 어중간해서 이 몸이 손수 개조해주려는거다."

"……."

그의 말대로 분해할 생각은 없어보였지만, 그래도 노아의 걱정은 쉽게 가라앉질 못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는 미국에서 인정받은 최고의 장인으로부터 거금을 주고 개조를 받았기 때문에 기껏해서 자신보다 나이가 몇살 많은 20대 후반의 그가 실력이 좋으면 얼마나 좋겠냐는 불신이 실려있었다.

잘각- 잘각-

'하아……. 이렇게 망가져버릴줄 알았으면 애정을 주지 말걸…….'

그녀가 애용하던 글록 두 정은 그녀가 처음으로 자신의 돈으로 산 권총이였다.

권총류의 탄환이 염동력으로 조정하기 쉽다는것도 있지만, 계속해서 길들이고 자신에게 맞게 개조하다보니 이제는 신체 일부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소중한 존재였다.

-글록18C를 개조합니다.-

-개조 가능 목록은 총열, 몸통, 탄창, 그립입니다.-

-총열 : 소이 발화구-

-몸통 : 격발구 강화-

-탄창 : 없음-

-그립 : 인체공학 그립-

한편, 그녀가 걱정을 하고 있든 말든, 글록18c의 개조 목록으로 들어간 진우는 일단 총열부터 개조해주고자 총열 부분을 손가락으로 탭하였다.

-총열을 개조합니다. 다음 목록중에서 개조하고픈 목록을 선택해주세요.-

개조는 생산과 달리 화면에 개조에 의한 효과만을 설명할 뿐이였지만, 오히려 그 편이 개조하는데 편했기에 자신이 개조 가능한 목록을 차근차근 살펴봤다.

총열 개조 목록에는 데미지를 높이거나, 사정거리를 늘리는 방식이 있었지만, 디엔은 작열의 마탄이라는 이명을 얻은 노아를 위해 소이탄의 효과를 지닌 개조 목록을 살펴봤다.

-소이 발화구 강화형-

-총열에 발화구를 장착해 소이탄을 발사시키는 방식에서 업그레이드 형태. 총열에 발화구를 개조하여 탄환에 초고열을 가하여 소이탄의 효과를 두 배 이상으로 발휘한다.-

-총기 부품 x 15, 기계 부품 x 5-

샷건을 분해하면서 얻은 재료는 총기 부품 25개와 기계 부품 10개, 예비용 권총 2개를 분해해서 얻은 재료는 총기 부품 20개와 기계 부품 8개.

누가 개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자신의 실력보단 낮다고 확신한 진우는 가장 먼저, 뒤쪽에서 자신을 불신의 눈으로 쳐다보는 노아의 의심을 없애버리기 위해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주고자 총열의 발화구부터 개조하였다.

============================ 작품 후기 ============================

제작 부분을 최대한 게임성있도록 설명하느라 애좀 먹었습니다.

노아가 화장실에서 나오면 다시 붕가씬이 기다리고 있겠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선 맛있는 반찬은 쉽게 질리지 않게 아껴먹는 습관을 추천드립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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