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18화 (18/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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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이실리아는 장기 휴가 서류가 처리되는 시간과, 아서와 말다툼을 벌인 시간으로 하루정도 늦게 출발하였으나, 엘리자베스 여왕의 호의로 왕실 전용 특별기로 한국에는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영국 왕실을 수호하는 라운드 나이츠 중에서 엘리자베스 여왕과 마음이 잘 맞아 친구처럼 지내왔기에, 그녀가 보내준 우정에 감격한 이실리아는 되도록 빨리 노아를 찾으려 하였으나, 그녀가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앞길을 가로막았다.

쾅!

"어째서 안된다는거죠!"

"그…그게…최근에 테러리스트들에 의한 테러를 막기 위해 외국인이 국내인의 소재를 알아내는건 절차가 꽤 까다로워졌습니다."

서울 시청에 도착한 이실리아는 곧바로 노아의 전화번호를 추적해주길 원하였으나, 외국인 테러리스들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법규가 통과하면서 그녀의 여정은 까다로워지기 시작했다.

"국적을 따지기 이전에 그 아이는 제 딸이예요! 어머니가 자식을 찾는데 국적이 무슨 상관이라는 건가요!"

이실리아의 주장에 공무원은 식은땀을 흘려야만 하였다.

그녀의 주장이 받아들이기 힘들어서가 아니라, 그녀가 내뿜는 기운이 일반인이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여기서 소란을 피우시면 곤란합니다."

그 때, 테러를 대비하기 위해 서울 시청에 배치된 안전 요원들이 이실리아의 양팔을 제압하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려 하였지만, 딸아이의 걱정으로 머릿속이 흥분상태인 이실리아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두 안전 요원을 염동력으로 날려보냈다.

부우웅!

콰앙!

"크악!?"

"꺄아아악!"

"으아악!"

벽에 내다꽂힌 안전요원의 모습에 주변의 공무원들과 시청에 볼일이 있어 모여있던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그녀는 자신이 너무 흥분하였음을 깨닫았다.

우웅--

그 때, 공간 일부가 일그러지더니 공간이 퍼지는 느낌과 함께 5명의 이능력자가 나타났다.

'텔레포터가 있다해도 생각보다 일찍 등장하네? 한국에는 텔레포터가 5등급이 최고라고 하던데…시청에 대기하고있던 이능력 부대원들인가?'

텔레포터는 세상에서 가장 유용한 이능력자인데, 레벨이 높을수록 함께 이동할 수 있는 인원과 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에 전술, 전략적으로 효용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

"꼼짝마! 움직이면 쏜다!"

텔레포터를 포함한 5명의 이능력자들 중, 무기가 필요한 이능력자는 권총을 겨누었고, 그럴 필요가 없는 이들은 양 손을 뻗으며 이능력을 발산할 준비를 마쳤다.

"후우…너무 흥분해서 본의치 않게 소란을 일으킨것은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랍니다."

이실리아는 여기서 대치했다간 딸을 찾는 길이 멀어지기에 양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최대한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웃기는 소……!"

"라운드 나이츠, 이실리아 맥스웰 경?"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듯, 앳된 인상을 한 남자가 뭐라 외치기 전에, 이들의 리더격인 여성이 자세를 풀며 그녀의 이름을 말하였다.

"당신은…풍사風師 이 하린 양이시군요. 다행히 제 얼굴을 아시는 분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이실리아는 자신의 이름을 말해준 이하린 이라는 젊은 한국인 여성을 향해 무릎을 살짝 굽히고 고개를 숙이며 단아한 기품과 함께 인사를 하였다.

풍사 이하린. 한국에서 자랑하는 유일한 S랭크 이능력자.

한국인의 대부분이 검은색 머리이긴 해도, 그녀의 흑발은 마치 보석처럼 윤기가 흐르고 화장품 회사에서 당장이라도 계약을 하자고 쫓아다닐 정도로 피부결이 부드러웠다.

서양인처럼 이목구비가 오똑하게 튀어나오진 않았지만, 모나게 튀어나오지 않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갸름한 달걀형 얼굴 라인과 눈꼬리가 살짝 길게 이어진 동양적 인상을 풍기는 미인인 그녀는 한국에서 유일한 8등급 이능력자다.

플레이어는 염동력 5레벨과 10레벨에 다른 속성을 다루는 특성화를 찍어야 하지만, NPC들은 그런 제약이 없기 때문에 초등학생때부터 바람을 만들고 다루는 이능력자로서 성장하여, 24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한국인 중에서 유일한 S랭크 이능력자가 된 그녀는 이능력자 사이에선 한국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였기에 다른 국가의 S 랭크 이능력자들의 얼굴을 모두 외워야만 하였다.

참고로, 작위를 가진 이들 중에서는 끝에 '경' 을 붙여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의 작위를 받은 이실리아가 바로 그 부류에 들어간다.

"무슨 일인지 몰라도 이실리아 경께서 이러한 짓을 하셨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에? 누님! 그게 무슨말이예요! 이실리안지 뭔지 일단 잡고……!"

"좀 닥쳐줄래?"

이실리아는 S랭크 이능력자들 중에서 가장 성격이 부드럽고 나긋나긋하여 조직과 조직의 다툼과 분쟁은 있을지언정, 그녀와 개인적인 마찰로 인해 원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이능력이라는 것은 노력보단 재능에 의해 얻는 것이기 때문에, 고랭크 이능력자들은 자신보다 약한 상대들에겐 오만하고 자신의 힘만을 믿고 무례하게 대하는게 일반적이지만, 이실리아는 아무리 상대방이 약한 이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예의와 상대방이 기분나빠할만한 주제를 회피하는 사교술의 달인이기도 하다.

그녀에 대해 잘 모르는, 이능력 멤버중에서 가장 젊은 남성이 발끈해하며 예의가 없는 말투로 언성을 드높였지만, 하린은 가볍게 그를 향해 손짓을 하자 밑바닥에서부터 강풍이 위쪽으로 솟구치면서 남자의 몸이 천장에 부딪혔다.

콰직!

"꾸엑!"

"아직 여러 이능력자들의 얼굴을 잘 모르는 신입이라 그러니 무례를 용서해주시길."

"아니요. 먼저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했으니 어쩔 수 없지요."

차분한 성격의 두 여인이 만나며 무력 행동으로 들어가는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고, 하린과 그녀의 멤버들은 어째서 이실리아가 타국에 와서까지 이러한 짓을 벌였는지 설명을 듣게 되었다.

"그렇군요. 따님의 전화번호만 알고 계신다……."

"노아는 워낙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걸 좋아하고, 예전에 그 아이를 과보호해서 그런지 제가 주소를 알아내면 곧바로 다른곳으로 이사를 하더군요."

나지막히 한 숨을 내쉬는 이실리아의 모습에 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바로 상부에 연락하여 따님의 전화번호를 통해 주소를 알아내겠습니다."

"고마워요. 저는 이 근처의 호텔에서 묶으려 하니 연락은 여기로 해주세요."

자신의 명함을 하린에게 건내준 이실리아는 연신 사죄의 인사를 하며 서울 시청에서 벗어났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던 팀원들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후하아~ 쩐다 쩔어~ 말투는 부드러운데 뭔 박력이 저리 넘치냐."

신체 강화 능력자로 보이는듯, 약간 거대한 체구와 발달된 육체를 가진 30대 중반의 남성은 유럽에서 유명한 라운드 나이츠의 NO.2, 이실리아 맥스웰과의 대면을 짧게 평하였다.

"아오썅! 누님! 이실리아고 개실리아고 시청에서 난동을 부렸는데 그냥 보내면 어떻게 해요!"

천장에 부딪힌 젊은 남성은 말을 격하게 토해냈지만, 한숨을 내쉰 하린은 한심하다는듯이 다시 한번 바람을 만들어 그의 몸을 천장을 향해 띄우며 입을 열었다.

휘우우웅--!

콰앙!

"꾸겍!"

"아무리 신입이라 해도 이건 진짜 너무하네……. 이실리아 맥스웰 경은 엘리자베스 여왕과 매우 친한 사이야. 사적인 자리에선 언니동생 하는 사이라고. 게다가 영국 내에선 라운드 나이츠의 수장인 아서보다 더 인기가 많아. 저쪽에서 갑자기 상당한 재산피해를 내는 무력 행사를 했다면 영국에서도 할말은 없겠지만, 딸을 찾으려는 어머니인 그녀가 '사소한' 난동을 부렸다고 체포해봐. 영국과의 관계는 그날부로 최악이 되어버린다고. 알겠어?"

코와 이마를 붙잡고 끙끙거리던 젊은 남성은 성격이 불같긴 해도, 머리가 아주 나쁜건 아닌지 그녀의 말을 이해하였다.

"으엑? 그…그렇게 유명한 사람이예요?"

"영국만 그러면 다행이지. 유럽 각국의 S랭크 이능력자들과 안면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사교성이 좋고, 아직도 재혼하자고 러브레터 날리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냐. 만약, 거기서 네 말대로 체포했다면…상상만해도 끔찍하네……."

하린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고, 자신이 엄청난 실수를 저지를뻔한 사실을 깨닫은 젊은 남자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우와…그렇다면 저 아줌마랑 결혼하는 사람은 그 모든것을 거머쥔다는거잖아? 어떤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완전 인생 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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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컥! 찌컥!

"끼햐아아앙~!"

엉덩이 라인이 칼로 찢겨진 라이더 슈츠를 입은채로 침대에 엎드려 있는 노아의 엉덩이 살을 벌려, 그 안으로 물건을 밀어넣은 진우는 사정을 하자, 절정에 달한 암컷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후우……."

"하흣…하앙……."

진우와 노아는 거친숨을 몰아쉬고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절정과 사정의 여운을 즐겼다.

"어이, 뒷처리 하고 쉬어."

"예에……."

그 때, 진우가 거리를 벌리며 정액과 물기로 번들거리는 거근을 그녀의 눈 앞에 드러냈고, 노아는 절정에 달해 붉어진 얼굴이 좀 더 붉어지더니 긴 머리카락을 귓등으로 쓸어넘기며 혀로 그의 물건을 청소하기 시작하였다.

'크크큭. 역시 어제의 일이 컸나보군.'

스스로 쾌락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발을 건너면서 그의 품안에 안겨, 점심이 될때까지 몇시간동안 연달아 절정에 달한 노아는 그가 몸을 놓아주자마자 의식을 잃어버렸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땐 이성이 마비될것 같은 쾌락에 의해 충격을 받았는지 한동안 멍하니 허공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도 결국엔 나에게 벗어날 수 없다는 상황에 절망한것이겠지.'

인간은 매사에 비관적인 성격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서든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해하려고 하고, 생각하려 하는 자기 보호 본능이 있다.

그 후에 노아의 설정창을 확인해보니, 감정 란에 있던 미확인 수치가 '복종-84' 라는 수치로 변경되었다.

즉, 그녀는 폭력에 노출된 자신의 몸과 이성을 보호하고자 진우의 명령에 고분고분하게 따르기로 '체념' 한 것이다.

그래도 뭔가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면 복종수치가 내려갈 확률이 있기에, 그는 그녀의 복종 수치를 1이라도 더 올리기 위해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조차 그녀에게 명령하게 되었다.

'안전빵을 위해 복종도를 좀 더 높이고 은행 강도의 공범으로 만들어야겠어. 그렇게 된다면 그녀로서도 살아남기 위해 내게 더더욱 철저하게 복종하는 수 밖에 없겠지.'

진우는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서 얼굴을 움직이며 혀로 할짝이는 그녀의 머리결을 쓰다듬으며 고급 비단처럼 부드러운 머리칼의 감촉을 즐겼다.

'일단 은행 강도를 하려면 목표를 잡는게 좋겠지.'

"노아. 서울에서 너무 크지 않고 너무 작지도 않은 중간 규모의 은행이 어디있지?"

은행이라고 다 똑같은 은행이 아니라 인구 밀집도에 따라 넓이를 결정하기 때문에 크기가 작은 은행을 털어봤자 그야말로 푼돈밖에 안나온다.

그렇다고 너무 큰 은행을 털자니 인질 잡고, 경비 병력 처리하고, 돈까지 훔치기엔 두 명이라는 인원으론 상당히 빡세다.

'물론, 그거야 내가 다 혼자서 처리할 수 있지만, 내가 신체 강화 능력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곤란해진단 말씀. 중간 규모 은행이 역시 딱 좋아.'

노아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진우가 원할만한 규모의 은행을 차례대로 나열하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아참, 이 소설을 쓰면서 가장 중요한 글을 안 썼군요.

이 소설은 픽션입니다. 실제로 서울사는 사람들도 '이런데가 있었나?' 라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혹시라도 '어? 여기 혹시 거기 아닌가?' 라고 생각하신다면 명확한 착각임을 강조드립니다. 가장 최근에 서울에 가본게 최소 몇년전임 -_-ㅋㅋ

PS:원래는 노아가 깨어난 후의 ㄴㅇ 스토리를 한편 더 쓰려 했는데 자꾸 하던거 재탕해서 보는 제가 다 지루할 정도더군요. 아무리 ㄴㅇ씬이 중요하다지만 그것이 지루하다고 느끼면 캐릭터의 매력또한 감소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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