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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진우는 자신의 말에 분노하는 3류 깡패 역활을 맡게 된 용병들을 가볍게 만져주었고, 마지막에 몇마디를 덧붙였다.
"소설에서 보면 꼭 니들같은 것들이 자기 뒤에 있는 뒷배를 불러오면서 분량을 채워주고 다른 조직과의 마찰을 만드는 새끼들이지. 니들 뒤에 있는 새끼들 부를려면 불러. 대신, 그 순간부터 전쟁이 시작된다는걸 잊지 마라. 나는 고아라서 내 몸 하나만 챙기면 끝이지만, 나는 니들 부모, 형제, 애완동물, 불알친구, 갓 태어난 애새끼들까지 먼저 요단강 건내준다음에, 너희들이 뒈질때 손을 흔들며 어서 오라는 역활을 맡게 만들거다."
자신을 건들면, 건든 놈들의 가족들부터 죽여버리겠다는 그의 협박에 자신들이 건들면 안되는 개새끼를 건들였다는 것을 느끼게 된 용병들은 고개를 내저으며 더이상 그를 귀찮게 만들지 않겠다고 하였으나, 진우는 그들의 주소를 알아낼 수 있는 신분증을 가져오며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렇게 간단히 뒷처리를 하고 주차장에서 나온 진우는 투덜거리며 지부로 향하였다.
"아 씨발, 3줄 요약할라 했는데 너무 끌어버렸네."
와글와글--
의미모를 말과 함께 지부 안으로 들어선 그는 귓가에 울려퍼지는 시끄러운 소리에 마음에 든다는듯 웃음을 짓고 있었다.
"여긴 꼭 시장 바닥 같은 분위기라서 몇번을 봐도 좋구만."
깔끔하게 정리된 마트도 보는 재미가 있지만,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의 재래 시장에 비할바는 아니기에 이런 분위기는 딱 그의 취향이였다.
일단은 이실리아를 조교할 찬스를 노려야 하기에, 짧고 쉬운 임무로 간단하게 용돈 벌이나 하는 수준 정도로만 하기로 결정하였다.
의뢰들이 계속해서 떠오르는 대형 스크린으로 향한 그는 화면에 떠오르는 내용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하수도에서 맹수 급으로 괴수화한 벌레와 쥐의 퇴치 -> F랭크 이상부터 가능, 마리당 70만원-
-스토커의 협박을 받는 여성 보호 -> D랭크 이상부터 가능, 시간당 6만원, 스토커 체포시엔 250만원-
-은행 강도들의 은거지 탐색 -> C랭크 이상부터 가능, 은행 강도 은거지 발견시 500만원-
……
……
……
……
자잘한 것부터 큰 건수까지 수십여개의 의뢰가 대형 스크린에 5분동안 떠올랐다가 다른 의뢰들에게 밀리면서 새로운 내용으로 바뀌는 형식이였다.
몇몇 용병들은 대형 스크린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가, 마음에 드는 의뢰를 찾게 되면 접수대로 향하면서 의뢰를 받는 모습을 확인한 진우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일단 대형 스크린에는 대략적인 정보만 듣고, 자세한 사항은 접수대에서 듣는듯 하군.'
솔직히 이렇게 직관적인 내용을 이해 못하는쪽이 더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어라?'
그 때, 그의 눈에 꽤 좋은 조건의 의뢰가 눈에 들어왔다.
-3시간 동안의 경호 임무 -> F랭크 이상부터 가능, 시간당 100만원-
만약, 진우가 생각없는 멍청이였다면 아싸 조쿠나 싶어 달려갔겠지만, 일의 보수가 크다면 그만한 댓가가 필요한 법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회인이였기에 일단 의심부터 시작하였다.
'겨우 3시간에 경호에 300만원? 그런데도 F랭크부터 가능하다고? 장난하나?'
이건 아무리 봐도 함정이다.
초창기의 순진했던(…)그는 언더 드림의 게임을 하면서 퀘스트를 원하는 요구대로 해결하다가 NPC들에게 뒤통수를 맞은적이 있었기에, 아무리 조건이 좋은 퀘스트가 있더라도 일단 의심을 하는게 당연했다.
게다가 이건 아무리 봐도 함정인티가 팍팍 나지 않는가?
'문제는 왜 저런 의뢰가 머셔너리에서 소개를 하냐 이거지. 일단 정식으로 받은 의뢰니까 때먹힐 염려는 없다 이건데…….'
머셔너리에서 의뢰를 받는 용병들은 머셔너리에서 요구하는 원리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그것은 의뢰인 또한 마찬가지다.
의뢰인이 의뢰를 하고 보수를 때먹으면, 가장 먼저 힘으로 받아내려 할 것이고, 상대방이 정치인이라거나 국가에서 꽤 높은 직위를 가지고 있기에 힘이 안된다면 정보를 캐내 약점을 폭로하는 방법으로 어떻게든 보수를 받아내려 한다.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각 국의 조건에 맞는 방향으로 몸을 낮추지만, 한번 얕보이면 계속해서 얕보이는게 이쪽 바닥이기에 그 나라에서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는 한이 있더라도 의뢰에 대한 보수는 반드시 받아내는게 머셔너리라는 조직이다.
'흐음…한번 해볼까?'
어차피 자신의 능력이라면 어떤 함정이 있더라도 문제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 그는 오히려 어떤 이벤트라고 생각하며 의뢰를 받기 위해 접수대로 향하였다.
용병들이라면 엄청 흉악하고, 포악하며 성질머리 고약해서 질서따윈 안중에도 없는, 북두의 권에 나오는 모히칸 스타일의 악당같은 이들이 연상되기 쉽지만, 현대적인 시민 의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흉악해보이긴 해도 쓰잘대기 없이 성질을 부리며 새치기 하는 인물은 없었다.
접수대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던 진우는 앞에 있던 용병이 하는 말을 유심히 들었다.
어떤식으로 말을 꺼내야 할지 감을 못잡았기 때문이다.
"하수도 처리 임무를 맡으려 하는데."
접수대의 직원은 그가 말한 임무를 듣더니 자신의 앞에 있는 테이블에 가지런히 정리된 수많은 종이 중 하나를 빼집어 건내주었다.
"저쪽 4번 계약실로 향하세요. 의뢰의 자세한 내용은 거기서 알 수 있을겁니다."
용병은 종이를 받아들고, 지하철이나 공항처럼 숫자로 되어있는 출구처럼 적혀 있는 문으로 향하였다.
접수대는 의뢰의 접수보단 의뢰를 맡은 용병들의 교통 정리 성격이 강해 보였다.
확실히 넓은 공간을 이용하려면 이런 방법도 괜찮긴 하다.
'아하, 저런식이구만.'
어쨌든간에 자신이 맡을 임무를 말하고, 접수대에서 지시한 계약실이라는 곳으로 향하면 된다는 것을 확인한 그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 입을 열었다.
"3시간 경호 임무는 어디요?"
나름 능숙하게 입을 열었다고 생각한 진우는 갑자기 접수대의 직원 표정이 썩어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내가 뭐 말 실수 했수?"
"저기…죄송한데 혹시 첫번째 임무이십니까?"
"에? 어떻게 알았지?"
"후우…당신을 위해서 말하는 겁니다. 이 임무를 포기하세요."
직원의 표정은 놀릴려는게 아니라 진심이 섞인 우려와 걱정이 섞여 있었다.
"꽤 심각한 의뢰인가?"
"아뇨. 이건…그러니까…질나쁜 장난 같은겁니다."
F 랭크의 용병들은 처음으로 인간의 목숨이 오가는 전쟁터에 오게 된 신병같은 존재다.
어느정도 대가리가 굵은 용병들은 저런 좋은 조건의 임무는 반드시 큰 문제가 동반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무 생각없이 보수만 좋은걸 보고 냅따 미끼를 물어버리는 생각없는 F 랭크 용병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임무를 맡은 용병들은 하나같이 팔다리 하나가 부러지고, 심하면 반병신이 되서 돌아오죠. 의뢰를 맡은 용병들은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갑자기 정체를 가린 이들이 등장하여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고 사라진다고 합니다. 어찌어찌 퇴각시키면 한단계 더 강한 이들이 튀어나와서 쉴틈도 없이 공격하죠. 하지만, 의뢰자는 용병들이 퇴치당해도 부상하나 입지 않는 멀쩡한 상태라 합니다. 한마디로, 이건 부자의 질나쁜 장난같은 거예요."
직원의 말에 뒤에 있던 용병이 보다 못해 한마디 했다.
"어이, 초짜. 괜히 자존심 긁으려는건 아니지만, 저 직원의 말이 맞아. 처음엔 금액보단, 위험성이 없는 임무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라구."
험상궃은 외모와 달리 유용한 조언을 해주었지만, 진우는 오히려 잘 됐다는 듯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거 재밌구만. 내가 그 놀이에 종지부를 찍어주지. 몇번 출구로 가면 되지?"
"다시 한번 생각……."
"걱정마쇼. 반병신이 되어도 어째서 그 때 좀 더 강하게 말려주지 않았냐는 찌질이 같은 말은 하지 않을테니까."
"…알겠습니다."
직원은 진우에게 종이를 한장 건내주며 사무적인 태도로 입을 열었다.
"9번 계약실로 향하세요. 자세한 의뢰 내용은 거기서 알 수 있으실겁니다."
직원으로부터 종이를 빼앗듯이 가져간 그는 미소를 지으며 9번 계약실로 향하였고, 직원과 뒤에 있던 용병은 그의 명복을 빌어주었다.
그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9번 출구로 향한 진우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수십명의 용병을 한꺼번에 받아들이기 위함인지 상당히 넓은 공간이 나왔다.
계약실에선 미리 지시 받은 의뢰의 계약을 설명하고 등록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직원들이 용병들에게 의뢰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보아하니 아무에게나 가서 의뢰를 맡으면 되는거군.'
그렇게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서 빈 자리가 생기자, 진우는 냅따 그 쪽으로 향하여 직원을 향해 입을 열었다.
"3시간 경호 임무 때문에 왔는데."
"저기…접수대의 직원에게 못 들으셨나요?"
여직원이 조심스래 물어봤지만,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오늘 그 의뢰를 끝장낼 녀석이지. 앞에서 들을건 다 들었으니까 계약서나 주쇼."
"…예. 의뢰의 내용은 여기에 있습니다. 잘 보시고 사인하세요."
진짜 실제라면 신분증을 주면서 등록을 해야 겠지만, 플레이어에겐 그렇게까지 할 이유는 없는지 사인만 하면 의뢰의 취소, 거부가 가능한듯 싶다.
의뢰의 내용은 이러했다.
-3시간동안 의뢰자의 신변을 보호할 것. 3시간동안 의뢰자를 지키지 못하거나, 중도 포기하여 임무를 실패하면 보수는 없음. 보수는 시간당 100만원. 성공 경험치 1500xp. 위치 : 서울대. 의뢰를 맡겠습니까? Y/N-
의뢰서에는 경험치까지 적혀 있었는데, 이런식으로 퀘스트의 내용과 보상까지 쉽게 알아낼 수 있으니 생각보다 괜찮다고 생각한 그는 가볍게 Y 부분을 동그라미 쳤다.
"의뢰를 접수하였습니다. 위치는 서울대 입구에서 대기하시면 의뢰자나 그 대리인이 나올것입니다."
"에? 내가 오는걸 그쪽이 어떻게 알아?"
"임무 등록과 동시에 의뢰인에게 용병이 출발했다는 문자가 전달됩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은 커녕, 컴퓨터조차 없는 시대의 게임만 하다보니 바보같은 질문을 해버린 진우는 입맛을 다시며 출발을 위해 몸을 일으켰다.
'서울대라…크크큭, 평생동안 볼일이 없는 장소라 생각했는데 게임에서 가보게 되니 기분이 참 묘하구만.'
처음으로 서울대에 가보게 된 그는 슈퍼 바이크를 타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하였다.
============================ 작품 후기 ============================
주점에서 깡패들이 등장 -> 툭탁퍽! -> 아 씨발, 우리 대장 불러올거임 -> 니가 우리 애들 팬 놈이냐? -> 툭탁퍽! -> 아 씨발, 내 뒤에 있는 조직 불러올거임 -> 니가 우리 하부조직 두드려 팬 놈이냐? -> 툭탁퍽! -> 아 씨발, 우리는 세계 정복 조직임. 근데 너님이 우리 존재 눈치 챈것 같음. 존나 강한 척살대 보낼거임
저는 이런 클리셰한 스토리는 싫어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주인공이 만만해보이니까 깡패들이 올 수 있죠. 상황 설명 잘 하면 수긍은 감.
그런데 대충 처리해놓고선 '룰루랄라~ 나님이 때찌해줬으니까 댐비지 못하겠지~' 라면서 그냥 가는 모습을 보면 답답해 미칠것 같습니다.
결국엔 위에 쓴 스토리대로 흘러갈게 눈에 뻔히 보이거든요.
만약, 주인공이 세계 정복을 노리는 조직과 싸워야 하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면 그냥 영업 구역(?)이 겹치면서 마찰이 일어나는 쪽으로 쓰고 싶네요.
그런데 위와같은 클리셰한 스토리의 악당들을 보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3살바기 애들도 아니고 맞았다고 일러 바치지좀 마라 -_-;; 나같으면 쪽팔려서 대가리도 못 들겠다.
PS:위와같은 사소한 이유로 방해받게 된 세계정복 조직의 보스가 사실을 알게 되면 무슨 생각이 들까요?
PS2:오늘 분량은 여기까지 ㅇㅁ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