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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오늘 아침만해도 즐거운 분위기로 식사를 했었던 테이블에 무거운 분위기로 침울해진 진우와 그런 그에게 역정을 내는 이실리아가 화를 내며 대답을 촉구하고 있었다.
이실리아는 대체 자신이 없던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생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말해보게. 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노아가 저렇게까지 화를 내는겐가?"
"…말할 수 없습니다……."
"……!"
누가봐도 상황이 심각하건만, 말할 수 없다니? 그녀는 탁자를 내리치며 분노어린 음성으로 재차 입을 열었다.
"지금 그게 할 소린가! 내 딸아이가 저렇게까지 화를 내는데 말할 수 없다고!?"
"…죄송합니다. 하지만…말할 수 없습니다."
"자네……!"
끝까지 입을 다무는 그의 행동에 울화가 치밀어 올라왔지만 아무리 닥달해도 대답이 없자, 방법을 바꾸기로 결정하면서 일단 시원한 물 한잔으로 끓어오르는 속을 진정시키기로 하였다.
탁- 쪼르르--
염동력으로 컵을 들어올려, 정수기 물을 받은 그녀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손으로 빨아들이듯이 잡아채고 곧장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후우……. 그러지 말고 일단 사정만이라도 얘기해주게. 무슨 일인지 알아야 내가 중재라도 할것 아닌가?"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다 이해해줄테니 그 죄송한 사정을 얘기해달라니깐."
"……."
하지만, 그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였다.
"도대체 무슨……."
쿵쾅쿵쾅!
그 때, 위층으로 올라갔었던 노아가 바닥이 꺼지도록 힘있게 내려오더니 눈물을 흘리면서 들고 있던 권총으로 진우를 향해 겨누는게 아닌가!?
"할말이야 당연히 없겠지! 어떤 년이야! 그 년도 죽이고! 당신도 죽이고! 나도 죽을거야! 어떤 년이랑 바람 피운거야! 말해!"
"바…바람!?"
"아냐! 난 절대로 바람따위 피지 않았어! 정말이야!"
지금까지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던 진우가 자리를 박차며 극구 부인하였지만, 노아는 듣기 싫다는 듯이 그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웃기지마! 그게 아니라면 어째서 나를 거부한거야! 내가 지겨워진거야? 당신 그정도밖에 안되는 인간이였어!?"
"아냐! 아냐! 아냐! 내 모든것을 걸고 맹세할께! 난 지금까지 다른 여자와 바람은 커녕 아예 접촉 자체도 하지 않았어!"
진우도 그녀의 주장에 답답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절박하게 소리쳤고, 뭔가 오해가 있다고 생각한 이실리아가 노아를 향해 다가가 그녀를 끌어안아주었다.
"노아야, 잠깐만 진정하렴."
"엄마…지…진우씨가…흑…흐흑……."
"알겠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다 알고 있어. 무슨 상황인지 내가 알아볼테니까 잠깐 네 방으로 올라가서 진정하고 있으렴. 알겠지?"
"으…응……."
엄마의 품에 안긴 노아는 그렇게 총구를 내리며 자신의 방으로 다시 올라갔고, 그녀의 모습이 2층으로 사라지자, 눈에서 불길이 토해질것같은 표정으로 진우를 향해 손을 뻗었다.
"컥!"
염동력에 의해 자신보다 키가 거대한 사람에게 멱살이 잡히듯이 공중에 떠오른 그는 이실리아의 앞쪽으로 날라오면서 땅이 발에 닿으려는듯이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자…장모님…오…햅니다……."
"오해? 그래, 오해겠지. 반드시 오해여야만 해. 안그러면 내가 자네의 목을 꺽어버릴테니까."
그리고선 팔을 한차례 휘젓자, 진우의 몸은 그대로 솟구치더니 천장을 향해 강하게 부딪히더니 그대로 땅으로 낙하하였다.
콰앙!
"크학!"
아프지도 않으면서 실감나게 고통스럽다는 듯이 애벌래마냥 몸을 움츠린 그였지만, 어머니로서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이실리아에겐 이보다 더 한 고통을 안겨다 주어도 모자를 정도였다.
"또 '죄송합니다, 말할 수 없습니다' 라고 지껄인다면 그 혀부터 뽑아주지. 당장 말하게."
"크…큭……."
그녀의 얼음장처럼 차가운 삭막한 목소리에 힘겹게 몸을 일으킨 진우는 뭔가 망설이는듯 하다가,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이런말 하면 안된다는건 알지만…진정하고 제 말을 들어주……."
"말.해."
"예……."
또박또박 힘있게 끊어서 말하는 그녀의 말투에 진우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하아…그러니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결국, 한숨을 내쉬며 항복한 그는 이미 모든게 머릿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을 정리시키는것처럼 연극하며 눈알을 뒤룩뒤룩 굴려갔다.
이윽고, 그는 요마를 퇴치해야 하는 일에서부터 설명하였고, 요마가 이하린이라는 한국의 국가 이능력자에게 상당한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 자신들과 조우하여 어찌어찌 물리쳤다고 50%의 거짓말과 진실을 섞어 넣었다.
이실리아는 요마를 퇴치했다는 말에 깜짝 놀랐지만, 상처하나 없이 돌아온 모습에 별 문제는 없을거라 생각하며 다음 설명을 촉구하였다.
지네의 체액을 뒤집어 쓴 관계로 머셔너리 지부에 내설된 목욕탕을 사용하여 냄새를 제거하였고, 목욕을 마친 두 남녀는 요마를 힘겹게 퇴치하면서도 상처 하나 없이 승리하였다는데 환호했었다.
노아는 나중에 요마 지네의 부산물 처리 때문에 바빠지니까 지금당장 모텔에 가자는 제의를 해 왔고, 그 또한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함께 모텔에서 즐기기로 결정했었다.
거기까지 들은 이실리아는 딸아이의 너무나 개방적인 행동에 남몰래 한숨을 내쉬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까 따지지 않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어쨌든, 문제는 거기서 시작이였다.
모텔에서 일단 포옹과 키스를 한 두 남녀는 그대로 침대 위로 쓰러지면서 서로의 옷을 벗…….
"그 부분은 됐으니까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긴건지부터 말해보게."
"아, 예……."
어쨌든, 서로의 몸을 탐하는데, 진우의 머릿속에서 어떤 여성의 얼굴이 떠오르더니 어째서인지 흥이 팍 식어버렸고, 노아는 발기를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그의 모습에 뭐하냐고 물어왔는데, 거기서 그는 무의식중에 하면 안되는 말을 하고 말았다.
"그냥 어떤 여자 얼굴이 생각나…헙!"
"…그 년 누구야?"
거기서부터 싸움이 시작되어 지금 이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는 그의 스토리에 이실리아는 한 숨을 크게 내쉬며 눈쌀을 찌푸렸다.
어디서부터 딴지를 걸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일어난 일이니 문제부터 처리해야 하는게 급선무니까.
"그래, 그때 생각났다는 여자가 누군가?"
"저…그게……."
"빨리 말하게. 내 인내심이 지금 바닥을 치기 직전이니까."
"이…이것만큼은 말할 수 없……."
순간, 그녀의 옷이 너풀거리고, 긴 머리카락이 위쪽으로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고등급의 사이코 키네시스 능력자가 전력으로 염동력을 개방할때 생기는 현상으로, 염동력자가 이 모습을 보인다면 상대방을 공격하겠다는 신호로서 인식하고 있기에 배틀 포스쳐(Battle Posture) 라고 불리운다.
어쨌든, 그녀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입을 열겠다는 의지를 보여왔고, 진우는 그녀의 살기에 겁을 먹은듯이 울상을 지어 보였다.
"조…조건이 있습니다. 제 말을 듣고 화를 내지 않으시겠다면 말하겠습니다."
"조건? 지금 자네가 그런 말을 할 처지라고 생각하나?"
"하…하지만…이 조건 없이 절대로 말하지 않겠습니다."
겁을 먹은듯 하면서도 이 조건 없이 말할 수 없다는 그의 의지를 느낀 그녀는 배틀 포스쳐를 풀며 살기를 누그러뜨렸다.
"알겠네. 화내지 않을테니 자네가 생각한 그 여성에 대해 알려주게. 일단 그 사람에게 설득을 해야 하니……."
"…모…이십니다……."
"응? 잘 못 들었네. 뭐라고?"
"그…그게…장모님…이십니다……."
"그래, 장모라는 사람에게 잘 말해줄테……."
…….
"어……."
…….
"엣……."
…….
"뭣!?"
말하던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던 이실리아는 머릿속이 새하얘지다가 뒤늦게서야 상황을 파악하고 경악을 내지르고 말았고, 진우는 할 말이 없다는 듯이 테이블에 고개를 쳐박았다.
"자…자…자네……! 대…대체 무슨……!"
"죄송합니다! 하…하지만 저번에 장모님께서 저를 위해 안아주신 이후부터 이상하게 장모님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
털썩-
진우의 고백에 이실리아는 경악어린 표정으로 비틀거리다가 가까스로 의자에 주저앉았다.
'내가 지금 잘 못 들은건가? 혹시 악몽이 아닐까? 너무나 현실감 넘치는 악몽?'
딸아이와 섹스를 하는데 다른 여자가 생각나서 섹스를 하지 못해 싸움이 일어났다. 그런데 그 이유가 자신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서란다.
그 어떤 돌발 상황에서도 영국의 황실을 지키기 위해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그녀는 처음으로 당황한 나머지 눈에 띄게 평정심이 무너졌고, 말을 심하게 더듬기 시작했다.
"그…그…그런……."
"차라리 제가 바람을 피운거라면…솔직하게 고백해서 사죄했을겁니다. 하지만…어떻게 장모님과……."
"그만! 그만 말하게! 더이상 말하면…머리가 터질것 같으니까……"
"……."
평소의 그녀였다면 자신에게 음심을 가진 상대를 반 죽음으로 만들었겠지만, 자신의 사위이며, 자신의 몸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음에도 모성애를 그리워하던 모습 때문에 연민을 가진터라 그녀는 대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머리가 폭발할것만 같았다.
"도대체…나같은 아줌마가 뭐가 좋다고……."
"아줌마가 아닙니다! 장모님께서는 아직도 젊은 여자들에게 뒤지지 않는 미모를 가지…죄…죄송합니다. 흥분해서 저도 모르게 그만……."
"하아……."
지금까지 온갖 난제들을 풀어왔지만, 이만한 난제는 이번이 처음이였고, 앞으로도 없을만한 최강 최악의 난제였다.
진우는 그녀가 자신이 예상치 못한 해결책을 내놓으면 안된다고 판단하며 그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역시…노아가 저렇게 오해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겠죠……. 일단 솔직하게 말하면……."
"자…잠깐! 잠깐만 기다리게!"
수년만에 만난 딸에게 과거의 과오를 사과하며 함께 재결합하여 영국으로 같이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가득차 있던 이실리아는 그의 행동을 만류하였다.
노아가 사랑하는 남자가 어머니인 자신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되면 십수년…아니, 어쩌면 평생동안 등을 지고 살아야 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그녀를 엄습해온 것이다.
============================ 작품 후기 ============================
다음편부터 진짜 시작임둥 -_-ㅋ
스토리상 봐도 다음편 아니면 언제 시작하겠음?
일본 19금 애니처럼 막장 내용으로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