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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장신국 경위가 부대원을 정비하고 있는 동안, 마찬가지로 닌자들을 발견한 하린은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 눈을 감으면서 힘을 불러일으키자, 그녀를 중심으로 공기가 일그러지면서 무수히 많은 작은 원형 구체들이 맹렬히 회전하며 그 모습을 드러냈다.
"가랏!"
염동력은 상상의 힘이기에 그만큼 이미지가 정확하게 구현될수록 파괴력과 완성도가 높다.
그녀가 외친 대사는 단지 폼을 잡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더욱 정확히 이미지하기 위함이다.
어쨌든, 하린의 외침과 함께 그녀 주변에 생성된 원형 구체들이 총알같은 속도로 닌자들을 향해 쏘아져나갔다.
쒸이이이--!
"!?"
갑자기 공중에서 들려오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란 닌자들은 재빨리 회피 운동을 하였으나, 한 사람당 수십발씩 쏟아져내리는 바람으로 이루어진 탄알에 몸에 구멍이 생겨나면서 쓰러졌다.
"아직이야!"
자신이 만들어낸 바람의 탄환을 다시 한번 재생성한 그녀는 다른 지역의 닌자들에게까지 발사하였다.
전방에서는 경비 병력이 만들어내는 탄막과 공중에서 무한하게 쏟아져내리는 바람의 탄환에 적의 습격은 매우 싱겁게 허무러지는듯 싶었다.
푸슈우웅--!!
"!!"
그 때, 외벽 너머에서 하얀 꼬리를 만들어내는 로켓 탄 십수여개가 자신을 향해 발사되자, 하린은 자신이 피하면 연구소가 폭파되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바람의 탄환을 쏘아보내 로켓들을 모두 격추하였다.
쿠우웅! 쿠웅!
연구소는 커녕, 자신에게 접근하기도 전에 모든 로켓을 격추시킨 하린이 계속해서 달려오는 닌자들을 향해 공격을 퍼부으려던 찰나.
후웅!
갑자기 폭파된 연기를 뚫고 누군가가 빠르게 날라들어와 그녀를 향해 일본도를 휘둘렀다.
"읏!?"
갑자기 튀어나온 적의 모습에 깜짝 놀란 그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뒤쪽으로 날렸으나, 습격자는 그런 하린을 쫓아가면서 일본도로 그녀의 목을 향해 찔러냈다.
"끈질기게……!"
계속해서 자신을 공격하는 습격자의 행동에 인상을 찌푸린 하린은 아래쪽으로 하강하면서 회피한 후, 습격자를 떨어뜨리면서 다시 한번 고도를 높였다.
어째서인지 추격하여 공격하지 않은 습격자의 모습을 확인한 그녀는 습격자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칠흑처럼 어두운 긴 흑발을 포니테일로 묶고, 일본의 갑옷처럼 생긴 라이트 파워 슈츠를 착용한 늘씬한 체구의 20대 초중반의 젊은 여성. 그녀가 바로 하린을 죽이려는 습격자의 정체였다.
갸름하고 여성적인 턱선과 눈꼬리에 붉은색 칠이 되어 있고 오똑한 코를 가진 일본적인 색채를 풍기는 미녀였지만, 일본식 갑옷처럼 생긴 파워 슈츠 덕분에 게임에 나올법한 여성 무장같다는 이미지가 강하였다.
"후훗, 과연……. 미개한 조센징이라 해도 한 나라를 대표하는 이능력자라 이건가?"
"조센징……? 당신은 혹시……."
닌자 복장을 한 적의 모습에 혹시 혹시 하던 하린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여성의 정체를 말하려던 찰나, 여성쪽이 먼저 말을 가로채면서 입을 열었다.
"나는 대일본 제국의 키리타니 아이리 소좌! 조선이 자랑한다던 풍사 이하린의 목을 전리품으로 가져갈 사무라이다!"
콰아아아--!!
그와 동시에 그녀의 등쪽에서 로켓 엔진이 점화되면서 빠르게 하린을 향해 날라들었고, 이미 충분한 거리를 만든 하린은 닌자들을 처리할때 사용하였던 바람의 탄환을 날려보냈다.
"흡!"
아이리는 잔상이 남을 정도로 일본도를 휘두르면서 바람의 탄환을 베어내거나 간단히 쳐냈고, 자신의 공격을 간단히 없애버리는 그녀의 모습에 깜짝 놀란 하린이 다른 방식으로 공격하려 하였으나
"그렇게 둘까보냐!"
날라오는 아이리의 어깨에서 다이아몬드형 비수들이 튀어나와 하린을 향해 날라갔다.
하지만, 그녀는 비수를 막거나 피하기 보단 자신의 몸 주변에 원형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냈고, 하린의 모습이 일그러질 정도의 원형 소용돌이 막은 날라오는 비수의 궤도를 비틀면서 다른 방향으로 날려보냈다.
바람을 자신의 주변에서 맹렬하게 회전시키도록 하여, 적의 총탄이나 원거리 공격의 궤도를 비틀어낼 수 있는 풍사 이하린의 독문 기술이였으나 그녀에 대해 조사를 마친 아이리는 검과 일체가 되어 한 점을 찔러 돌격하였다.
화아악!
"?!"
막을 뚫고 들어오는 일본도가 자신의 미간을 찌르기 위해 날라오자, 하린은 황급히 자신의 상체를 바람으로 밀어내 바닥에 쓰러지듯이 눕혔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
자신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상체를 아래쪽으로 눕힐거라고 예상한 아이리는 손잡이를 고쳐잡으며 죄인을 참수하듯이 검을 내리 베었다.
후웅!
무방비 상태가 되어버린 하린의 목을 베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던 찰나,
피슈웅!
갑자기 유일하게 보호받고 있지 않은 자신의 머리를 향해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날라오는 바람의 탄환의 공격을 받은 아이리는 공격하려던 자세 그대로 어깨의 슬라스터의 부스터를 이용해 탄환을 피하였다.
"……!"
갑작스런 공격에 깜짝 놀란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자, 자신을 둘러쌓고 있는 탄환들의 모습에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런이런…….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던건 내가 아닌 그 쪽이였던가……."
자신의 공격에 피하기 급급한 그녀의 모습과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별하기 힘든 바람으로 이루어진 탄환의 특징에 의해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이 오히려 하린의 노림수였던 것이다.
피싯-
완벽하게 피하지 못하였는지, 그녀의 뺨에 한 줄기의 핏자국이 길게 났다.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바람의 탄환의 모습과, 그슨새들의 방어력과 화력을 이용하여 닌자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연구소 경비 병력들의 모습에 아이리는 이해가 안된다는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정말이지 희안하군. 정치가들은 그렇게 개판이면서도 국민들의 질은 뛰어나다니 말이야."
한국 욱일승천 지부의 간부중 하나인 아이리는 한국의 정치가들은 자신들이 봐도 쓰레기들인데, 그런 쓰레기들 밑에 있는 국민들은 개개인이 우수하고 위기가 닥쳐지면 함께 힙을 합쳐 초인적인 결과를 발휘하니 말이다.
그런 우수한 국민들이 선출한 정치가들은 하나같이 국익보단 자신들의 이득만을 취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밖에 설명이 되지 않았다.
"너도 너무나 아쉬워. 일본 제국에서 태어났다면 나와 함께 위대한 욱일승천기 아래에 있었을텐데. 조센징으로 태어난 너의 운명을 저주하라."
"…지금 자신의 상황이 이해가 안되는 모양인걸?"
주변을 둘러쌓고 있는 탄환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건지, 너무나 담담한 그녀의 목소리에 하린은 탄환을 더더욱 그녀에게 가까이 갔다대면서 항복을 권고하였다.
"지금 당장 항복해. 지금이라면 제네바 조약에 의거해 포로로서 안전을 보장해줄테니까."
"크…크크크큭……. 미개한 조센징 주제에 승기가 보이니까 기세등등하는 꼬락서니 하고는……."
"뭣……?!"
"나는 원래 검을 한자루 더 쓴다, 풍사 이하린!"
"!!"
철컹!
그와 동시에 아이리의 허벅지에서 칼날이 아래로 휘어진 일본도, 다치가 튕겨져 올라왔고, 그녀는 왼손으로 다치를 잡으면서 이도류 자세를 취하였다.
"큭! 가랏!"
"니텐이치류[二天一流]! 빗방울 솎아베기[あまつぶ 透かし伐り]!
허리를 낮추며 자세를 잡은 아이리는 양 팔이 사라진것처럼 빠르게 이도류를 휘두르기 시작하였고, 자신을 향해 사방팔방에서 날라오는 바람의 탄환을 베어냈다.
스스스스슥--!
바람이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마치 팔이 여섯개라고 착각할 정도의 잔상만이 하린의 시야에 보이는 전부였다.
"큭! 신체 강화자였나……!"
"이제 눈치채봤자다!"
단지 뛰어난 능력을 가진 파워 슈츠를 사용하는 검술가라고 생각했었던 하린은 파워 슈츠를 착용하는 이들은 이능력이 없다는 고정관념에 의해 이정도의 신체 강화자라곤 상상도 못한 것이다.
자신을 향해 날라오는 바람의 탄환을 모조리 베어내거나 쳐버린 아이리는 하린을 향해 부스터를 작동시키면서 빠르게 날라갔고, 자신을 죽이기 위해 날라오는 그녀의 모습에 하린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무분별하게 방출하였다.
"오지마아아앗!"
후우우우웅---!!
모든 능력을 개방하자, 하린을 중심으로 소용돌이가 몰아치기 시작하였고, 하린의 몸을 반으로 베어내기 위해 휘둘러진 아이리의 이도류는 소용돌이에 휩쓸려 방향을 잃고 말았다.
"큭! 이런 힘을 숨기고 있었…카학!"
콰직!
이도류가 소용돌이에 휩쓸리면서 균형을 잃어버린 그녀는 대포처럼 자신의 명치를 가격하는 무형의 구체에 의해 라이트 파워 아머 상체가 일그러지면서, 그 충격으로 땅으로 추락하였다.
콰콰콰콰---! 쿵! 쿠쿵!
방어 본능에 의해 전심전력이 담겨진 일격에 의해 바닥에 나동그라지면서 몇바퀴나 볼품없이 나동그라진 아이리는 바리게이트에 부딪히면서 가까스로 멈출 수 있었다.
"크으읏……! 이하리이이이인---!!"
왠만한 신체 강화자라면 즉사, 혹은 그에 준하는 부상을 입을 정도의 충격이었으나, 아이리는 '왠만한' 신체 강화자가 아니라는 듯이 고통에 의해 주춤거리면서도 기세 좋게 일어서서 하린을 이름을 분노가 섞인 목소리로 내질렀다.
그렇게 다시 한번 두 여성의 혈전이 일어나려던 찰나, 그녀들이 싸우고 있던 C 구역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카하하하하핫! 이 몸께서 이 땅에 도래하셨도다! 모두 싸움을 멈추고 위대한 지배자를 향해 경배를 취하라!"
"……?"
"……?"
순간, C 구역에서 혈전을 치루던 욱일승천의 닌자들과 조직원, 연구소의 경비 병력과 SWAT 요원들, 다시 한번 부딪히려던 아이리와 하린조차 싸움을 멈추고 목소리가 들려온 외벽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작품 후기 ============================
이능력물을 쓰다보니 마블, DC의 영웅들과 악당들이 등장하는 만화, 설정들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DC의 악당중 몇몇은 정말로 의외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쌈좀 잘하는 깡패한테도 얻어터질 수 있는, 일반인 밖에 안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조커는 머리로 슈퍼맨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어떤 계획이든 조커가 없으면 반드시 실패한다는게 악당들 사이에서 암묵의 룰처럼 여겨지고 있더군요.
그런데 가장 의외였던건 슈퍼맨의 호적수, 렉스 루터였습니다.
저는 솔직히 루터가 원래 사악한 악당이였고 슈퍼맨이랑 활동 영역이 겹쳐지면서 싸우게 된 사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렉스 루터는 '인간은 위대한 존재이며, 그 어떤 어려움도 정신력과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 라는 사상을 가지고 있는 영웅적인 마인드의 천재 CEO 였던 겁니다 -_-;
그런데 인간이 아무리 노력하고 단련해도 따라갈 수 없는, 단지 태어난 것 자체만으로도 모든 인간을 몰살시킬 수 있는 강력한 존재인 외계인 슈퍼맨의 등장으로 루터의 가치관이 정면으로 부정당하게 되면서 슈퍼맨을 '인간이 가진 불굴의 정신력' 으로 이기려들다 보니 뒤틀리면서 악당이 되어버린거임...
게다가 마블쪽에서도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가 사망하고 대신에 닥터 옥토퍼스가 그의 몸을 차지하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정확히는 수명에 의해 늙어 죽어가던 닥터 옥토퍼스가 자신의 몸과 피터의 영혼을 바꾼건데, 피터의 몸에 들어간 옥토퍼스는 피터의 모든 기억을 읽게 되면서 그가 어째서 영웅이 되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피터의 설득과 피터의 기억으로 옥토퍼스는 스스로의 행동을 뉘우치면서 자신의 몸에서 죽어가는 피터 파커의 앞에서 스파이더맨이 되기로 결심하였고, 슈페리어 스파이더맨이라 개명하면서 영웅 활동을 시작.
단지 설정을 위해 찾은건데 이 사건들로 인해 DC, 마블쪽의 만화에 흥미가 생겨버렸네요. 학학...한글판이 필요해!!
내가 게임외의 한글판을 필요로 하게 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