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75화 (7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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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진우가 요마 지네의 시체를 분해하고 있을 무렵.

카캉!

"크흣!"

자신의 정수리를 향해 날라오는, 돌과 합금이 섞인 바람의 채찍을 등뒤로 받아낸 아이리는 그 영향으로 부스터가 완전히 망가져버리자 그대로 추락하였다.

쿠웅!

가까스로 균형을 잡아 땅에 착지한 아이리는 더이상 자신을 공격할 수단이 없다고 확신한 하린은 그녀와 싸우느라 조금씩 바람이 약해져가던 태풍의 소용돌이에 집중하였다.

후우우웅~~~!!

"하아아앗!"

"으아악!"

집도 날라갈만한 강력한 태풍을 만들어낸 그녀는 두 팔을 위로 힘껏 올리면서 태풍의 흐름을 이미지 하였고, 태풍에 섞여있던 닌자들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소용돌이의 힘으로 높이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사라져!"

충분히 닌자들을 올려보냈다고 생각한 하린은 태풍을 소멸시켰고, 방금전의 자연 재해는 마치 거짓말이였던것 처럼 고요해졌다.

"---아아악!"

"---려줘어어!

낙하산은 커녕, 보호 장비도 없이 63빌딩보다 2배 정도 더 높은 높이에서 추락하기 시작한 닌자들은 살려달라고 아우성쳤으나,

철퍽! 철퍼덕!

현실은 냉정하게도 그들에게 아무런 구원줄을 내주지 않으면서 땅에 추락하였고, 살과 뼈가 '파괴' 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의 시체는 슬래셔 무비에나 나올법한 '피떡' 이 되어버렸다.

"후우…후욱……."

그녀로서도 이만한 자연재해급 태풍을 아군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절하면서 사용하는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였는지, 땀을 흘리면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철컥 철컥!

닌자들이 모두 피떡이 되어 사망하면서 압도적인 숫적 우위를 가지게 된 SWAT 요원들과 연구소 경비들은 그녀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외쳤다.

"너는 이제 포위됐다! 순순히 항복해라!"

"……."

순식간에 수많은 동지들이 조센징 따위에게 죽어나간 모습에, 아이리는 잠시동안 피떡이 되어 죽은 닌자들의 사체를 확인하더니 뭔가 체념한듯한, 그러면서도 분노가 터져나오기 일보직전인 한 숨을 몰아쉬었다.

"인정하겠다, 이하린. 너의 능력을 조센징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너무나 하향 평가했다는 것을."

"??"

그녀는 순순히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였지만, 어째서인지 그녀의 말투는 아직 이게 끝이 아니라는 듯한 분위기가 강하게 풍겨졌다.

"하지만, 다음에는 절대로! 이와같은 행운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더욱 확실하게 준비하여 오늘의 굴욕을 갚을테니까! 그 때가 되면 네 년을 우리 위대한 대일본제국인의 씨앗을 받을 수 있는 영광스런 위안부 자리에 올려주마! 하하하핫!"

"!!"

한국인이라면 민감한 사항인 위안부 문제를 건들면서, 자신을 그 위안부로 삼겠다는 그녀의 호언장담에 분노로 인상이 찡그려진 하린은 연구소 안으로 들어간 침입자보다 아이리를 향한 분노심을 불태웠다.

"너……!"

"그럼 잘 있어라! 풍사 이하린!"

캉! 카캉! 그르르릉!

순간, 그녀의 파워 슈츠가 한번에 모두 해체되었고, 바닥에 파워 슈츠를 이루는 파츠들이 나동그라졌다.

파워 슈츠 안에 일본식 군복을 입고 있던 아이리는 주머니에서 녹색 액체가 든 작은 유리병을 꺼내들어 바닥에 힘껏 내던졌다.

쨍그랑!

"으읏!?"

설명은 길었지만, 신체 능력 강화자인 그녀는 그야말로 0.1초 만에 이 모든 행동을 끝냈고, 말로 형용키 어려운 고약한 냄새가 느껴지자 SWAT 요원들과 연구소 경비들은 생화학 공격인가 싶어 재빨리 코와 입을 막았다.

"부디 이 놈에게 죽지 말라고! 네 년은 반드시 내 손으로 박살내줄테니까!"

탁!

그리고선 땅을 박차며 자신을 포위한 포위망을 간단히 빠져나가면서 연구소 외벽쪽으로 빠져나갔다.

"죽지 말라니…대체 무슨……?"

원래라면 그녀를 추적해야 하지만, 마치 뭔가 있는듯한 말투에 추적을 멈추고 주변을 경계한 하린은 아래쪽에서 들려오는 반가운 목소리에 고개를 내렸다.

"하린양! 괜찮습니까!"

"장신국 경위님!"

하린의 활약 덕분에 손쉽게 연구소를 지켜내면서, 하린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장신국 경위가 찾아온 것이다.

쉬익-- 탁.

풍압을 조절하여 날렵하게 땅에 착지한 하린의 모습에 장신국 경위는 그녀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어디 상처가 나지 않았는지 살펴주었다.

"괜찮으십니까? 보고에 의하면 적의 간부급이 등장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예. 다행히 퇴치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건 대체 무슨 냄새입니까? 엄청 독한데요?"

"아, 적의 간부가 도망치면서 유리병을 내던졌는데 거기서 이런 냄새가 나더라……."

쿠구그그그그그---!!

"!!"

"!!"

그 때, 거대한 무언가가 땅속에서 올라오는 듯한 진동감에 깜짝 놀란 장신국 경위는 무전으로 긴장을 놓고 있을 모든 요원들을 향해 명령을 하달하였다.

"전지역 인원들은 모두 산개해라! 뭔가가 땅속에서 올라오고 있다!"

콰아앙!

그의 명령과 동시에 하린과 장신국 경위의 눈 앞에서 성인 남성의 몸 5~6명이 합친듯한 굵기를 가진 길다란 무언가가 땅속에서 튀어나왔다.

"쉬리리릿--"

파충류의 눈동자와 양갈래로 뻗쳐진 혀를 날름날름 가진, 갈색 비늘을 가진 거대한 몸통과 요마 지네급의 길이를 지닌 그것은…….

"뱀……?"

요마 지네보다 더 굵은 덩치를 가진 거대한 뱀의 모습에, 아이리가 초록색 액체가 들어있는 유리병을 깨뜨리는 것을 목격하였던 이들은 액체의 성분은 알 수 없었으나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알 수 있었다.

"그 빌어먹을 쪽빠리 년이……!"

"카아아아아악! 키샤아악!"

덥썩!

"우아아아악!?"

한 요원이 신음성을 흘리듯이 아이리를 욕하였지만, 정확한 등급을 모르는 괴수 뱀은 그의 욕설에 반응 하듯이 모든 인간들을 향해 적대감을 표출하였다.

그리고 뭐라 말하기도 전에 달려들어 가까이 있던 SWAT 요원의 몸을 물어채면서 공중에 내던지더니, 몸을 위쪽으로 점프하듯이 올리면서 아가리를 벌려 그를 단숨에 삼켜먹었다.

순식간에 벌여진 부하의 죽음에 제정신을 차린 장신국 경위가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제…제기랄! 응사! 응사해! 모든 구역의 인원들에게 알린다! 현재 C 구역에 나타난 등급 불명의 괴수 뱀이 등장했다! 전원 지원을 바란다!"

-라저!-

그의 지원 요청에 무전기에서 각 구역의 최고 선임들이 대답하였고, 가장 가까운 B,D 구역의 방어 병력이 도착하여 좌우에서 괴수 뱀을 향해 사격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푸슈우우--

퍼펑!

투타타타타---!

"전원 사격을 멈추지 마라! 어떻게 해서든 놈을 막아야 한다!"

그슨새에 탑승한 이들도 모든 화력을 집중시키며 뱀을 공격하기 시작하였고, 거친 숨을 몰아쉬던 하린은 쉬지 않고 큰 힘을 연차례 사용했다간 뇌가 과부하를 버티지 못해 뇌출혈 증상이 일어날 수 있기에 바람의 탄환을 만들어 내는 것이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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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콰쾅! 퍼펑!

"음?"

레이저 절단기의 작업을 지켜보던 진우는 바깥쪽에서 들려오는 폭발음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갑자기 한 방향에서만 폭발음이 들려오는데?'

안에만 있다보니 밖의 상황을 모르는 그는 혹시 대병력을 한번에 투입시키려는 연구소 방어 병력의 계책이 아닐까 싶어 조심스래 문 밖으로 나갔으나, 폭발음은 연구소 밖에서만 들려오자 밖에서 뭔가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일단 이것부터 챙겨야겠군."

진우는 스포츠 크로스 백에 분해한 지네 요마의 껍질을 가공시키면서 금속 재료로 변환시켰고, 작은 재료로 변하게 된 지네의 외피는 그의 가방 안에 차곡차곡 들어갔다.

그 때, 그의 머릿속에서 메세지음이 들려왔다.

-요마의 시체를 분해중, 요마의 핵을 발견하였습니다.-

'요마의 핵?'

작업을 멈춘 진우는 방금 막 절단시킨 요마 지네의 몸을 살펴봤고, 몸 안쪽에 선홍빛으로 반짝이는 주먹만한 구체를 발견하면서 조심스래 그것을 꺼내들었다.

-요마의 핵(지네)-

-종류 : 에너지원-

-요마의 몸속에서 꺼낸 핵.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요마의 핵은 기계학 지식을 통해 파워 슈츠의 동력원으로 사용하거나, 생물학 지식을 통해 같은 종류의 동물에게 사용하여 높은 확률로 똑같은 요마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호오?'

괴수의 핵이라는게 이렇게 쓸만한 놈이라곤 예상치 못한 진우는 예상치 못한 행운에 깜짝 놀랐다.

'괴수로부터 제대로 된 전리품을 얻으려면 정말로 생물학 지식이 필수구나.'

하나부터 끝까지 버릴게 거의 없는 괴수의 사체에, 앞으로 레벨업하면 모든 스킬을 생물학에 올인하기로 결정한 진우는 요마의 핵 또한 가방안에 밀어넣었다.

지이잉- 지잉- 지지지지징-- 퍼엉!

그 때, 과다한 출력으로 지네의 시체를 분해하고 있던 레이저 절단기가 작업을 끝마치자마자 펑하는 소리와 함께 망가져버렸고, 그것을 가볍게 무시한 진우는 지네의 외피를 가공하면서 모든 껍질을 회수하였다.

"좋아. 이걸로 끝이군."

"다…당신은 대체 정체가 무엇이오? 레이저 절단기를 개조해서 출력을 높이질 않나, 요마의 시체를 단숨에 가공하질 않나, 인간을 넘어서는 괴력까지 가지고 있다니……? 능력이야 나이 상관없이 재능에 따라 달라진다손 쳐도 이런 지식은 당신처럼 젊은 사람이 얻을 수 있는게 아닐텐데……."

유일하게 뚫려있는 눈과 입구멍으로 보이는 그의 피부는 20대의 젊은 피부였고, 목소리 또한 젊은 남성의 것이였기에 진우의 나이를 20대 중반, 많으면 30대 초반으로 예측하던 김 건은 그토록 젊은 이가 요마의 시체를 가공할 수 있는 지식과 기계를 개조할 수 있는 기계학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가끔씩 이 세상에는 '천재' 라고 불리우는 놈들이 태어나잖아? 나 또한 그거랑 비슷한거야."

"허어……."

"그럼 나는 슬슬 빠져나갈테니까 이제와서 허튼짓 하지 말라고."

크로스 백을 어깨에 걸쳐맨 진우는 허튼수작을 부리지 않고 고분고분 명령대로 한 김 건을 죽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기에 유유히 밖으로 나섰고, 홀로 분해실 안에 남게된 김 건은 살았다는 안도감에 깊은 한 숨을 내쉬다가 오수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와 내장의 피비린내를 느낄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아이리는 하린과 최대한 악연으로 만들 예정을 위해 일단은 놓아줄 생각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서로 죽고 죽이지 못해 안달내는 원수 사이인 두 여인이 한 남자를 두고 함께 봉사하고 있는 모습을요.

아이리를 하린보다 먼저 조교할 예정이긴 하지만, 좀 더 노예로서의 가치가 독자분들의 머릿속에 새겨지려면 그녀가 하린과 부딪히는 모습을 더더욱 많이 보여줘야 하기에,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 생포하여 조교할 예정입니다.

제가 이래뵈도 제 캐릭터들에게 모두 애정을(정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가 만든 캐릭터들이 좀 더 인기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은지라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되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늘 분량은 여기까지 ㅇㅁㅇ/

ps:아아...비축분이 다 떨어져가고 있어...이제 얼마후면 1일 1연재가 될텐데 사람들이 날 죽이려 들것 같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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