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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트 브레이커-106화 (106/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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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군인들이 전의를 상실할 무렵, 진우는 음축 찌그러진 파워 슈츠의 옆구리 부분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뭐, 깨지거나 부서지지 않은걸로 만족하자.'

파워 슈츠로 만들면서 기계학 10레벨의 힘으로 슈츠의 성능이 100% 상향되어 방어력이 2배가 되지 않았다면 찢겨져 나갔겠지만, 지금 당장은 충분히 수복 가능한 영역이라는 것에 만족하기로 하였다.

어쨌든, 군인들의 존재를 이용하여 한방씩 주고받은 그랜드 아크와 진우가 다시 한번 맞붙고자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하였다.

"자, 다시 한번 붙어보자고. 오늘 안에 네 녀석 모가지를 장식하면서 내 여자들과 함께 술을 하기로 결정했거든."

"후후후, 걱정마라. 나 또한 네 가면과 무기를 나의 방 안에 장식하여, 나의 심장을 이토록 격렬하게 달궈준 남자의 존재를 항상 상기시킬테니까."

"우웩. 어디가서 그딴말 하지 마라. 게이라고 소문난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만, 이런 말로밖에 설명이 불가능한걸 어쩌겠나?"

역시나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발언을 내뱉는 그랜드 아크의 모습에, 진우는 구역질내는 소리와 함께 혀를 내밀며 자신의 심정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다시 한번 서로를 공격하기 위해 자세를 잡으려던 찰나,

콰앙! 쿠르르르--!

"끄아아악!"

갑자기 그들의 옆쪽에서 탱크가 폭파되는 소리,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병사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음?"

자신들의 대결을 방해하는 누군가를 향해 인상을 찌푸린 그들은, 검은 양복을 입은 다섯명의 남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랜드 아크님! 원호하겠습니다!"

"꺼져라, 이 잔챙이 놈들아!"

다섯 남녀들중 몸집이 코벤만큼 거대한 백인이 철근에 의해 형태를 유지하고 있떤 사람의 2배만한 돌덩이를 잡아 들며 황급히 포신을 돌리는 전차 하나의 머리 위로 던져냈다.

콰드득!

전차는 그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우그러졌고, 그 사이에 날렵한 인상의 여성이 반격을 가하려는 다른 전차를 향해 손바닥을 펼치자, 순식간에 사라졌다.

후웅! 콰지지직!

0.1초만에 허공에서 나타난 전차는 아파치 헬기 하나를 덮치면서 함께 땅에 쳐박혔고,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남은 세명은 염동력자들인지, 콘크리트 덩어리로 전차를 파괴한다거나, 전차나 아파치를 내던지면서 보병들을 공격하는 식으로 군인들을 빠르게 처리해 나갔다.

이미 그랜드 아크와 진우에 의해 사기가 떨어져있던 군인들은, 저 둘만으로도 벅찬데 원군이 도착하니 싸울 의지를 잃어버렸다.

"후퇴! 후퇴한다!"

결국, 이 상오 중령은 피해가 급속도로 커지게 되자 후퇴 명령을 내렸고, 무전을 받은 군인들은 최소한의 반격만을 가하면서 빠르게 후퇴하였다.

"니 부하들이냐?"

"크하아~~!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돌아오다니!"

그랜드 아크는 자신의 이마를 쥐어싸면서 한탄하였다.

원래는 난동을 부리면서 존재감을 드러낸 후에, 부하들과 합류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런데, 자신이 돌아오지 않는것에 불안감을 느낀 부하들이 직접 찾아와버린 것이다.

"내 이 빌어먹을 자식들을……!"

"너무 그러지 말라고. 다 충성이 있으니까 저렇게 하는거니까."

저들의 행동은 자신들의 지도자인 그랜드 아크를 향한 충성심이 없었다면 할 수 없는 돌발 행동이였기에, 진우는 이해한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꽤나 '이쪽' 사정에 밝군? 역시 지하드의 조직원이라서 그런건가?"

차마, '실은 이 게임말고 다른 게임에서 존나 충성스러운 부하들이 있었걸랑' 이라고는 말을 하지 못한 그는 후퇴하는 군인들과 그 뒤를 추적하면서 공격하는 검은 양복의 이능력자들을 가리켰다.

"어쨌든 6:1은 좀 그렇지?"

"당연하다. 너와의 결판은 오로지 나의 힘으로 해결해야만 하는거니까."

치우와의 결투는 자신만의 힘으로 승리를 따내야만 '승리' 라는 의미가 있는 법이다.

만약, 이 결투에서 부하들의 난입으로 승리를 얻어낸다면, 오히려 분노하여 지금까지 자신의 명령을 충실히 따라온 충성스런 부하들의 머리통을 박살내버렸으리라.

푸슉!

그 때, 어디선가 그랜드 아크의 얼굴 방향으로 총탄이 발사되었다.

일반적으로 총알은 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끝부분이 날카롭지 않을 정도로만 세워져 있으나, 발사된 총알의 끝은 매우 날카로웠고 총알 전체가 뼈나 이빨처럼 새하얀, 특이한 모습의 총알이였다.

쉬이이익--!!

'어떤 저격수가 우리중 하나라도 잡아서 전과를 올리려 하나보군.'

그랜드 아크는 자신에게 날라오는 총알의 존재를 확인하였으나, 어차피 저격총 따위야 안마하는 충격밖에 가하지 못하기에 가뿐히 무시하였다.

지금은 그딴것에 신경을 쓰는것보단 부하들에게 경고를 하는게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너희들, 지금 이 결투를 방해하지 말……."

푸욱!

순간, 그랜드 아크가 부하들을 향해 고개를 살짝 돌렸고, 그로인해 총알은 그랜드 아크의 오른쪽 눈알로 정확하게 들어갔다.

"크오오오오오오---!?"

오른쪽 눈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내지른 그랜드 아크의 눈에서 피가 터져나오자, 깜짝 놀란 그의 부하들과 진우는 동시에 총알의 궤도를 따라가니, 3~4km 정도의 거리에서 원형을 유지중인 3층 건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이렌! 일단 이곳에서 피한다!"

"알겠어!"

다섯명의 호위중에서 리더로 보이는 남자는 그랜드 아크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저격을 가지고 있는 저격수와 10등급 신체 강화자인 진우를 맞상대 하는것보단, 지금 이 자리에서 벗어나는게 우선이다 생각하면서 텔레포트 능력자에게 지시하였다.

"웃기……!"

스팟!

부상을 입은 그랜드 아크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텔레포트된 그랜드 아크와 그 호위들은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졌다.

혈투를 벌이다가 갑작스런 외부의 개입으로 허무하게 결투가 무산되어버린 진우는 허탈한 마음을 다잡으며 가까운 건물 위로 올라가 주변을 살펴보았다.

'젠장, 멀리도 갔나 보군. 계속해서 장기전으로 갔다면 피가 부족해져가는 그랜드 아크를 잡을 수 있었을텐데. 뭐, 상황이 달라진 지금은 놈이 살아있는게 더 낫겠지만.'

그랜드 아크를 잡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놓쳤지만, 지하드의 얘기를 듣게되어 상황이 바뀌면서 그가 살아있는쪽이 더 이득이라 판단하였다.

그랜드 아크가 죽어야만 했던 이유는 악의 세력이 분해되면서, 자신이 그 분해 도중에 흩어진 조직원들을 흡수하려는 의도 때문이였다.

솔직히 아무리 강하다해도 곧바로 세력 하나 만드는 것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내린 결과였다.

하지만, 지하드의 창시자, 살라딘이 이라크에 유산을 남겼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으니, 일단 언제 찾아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유산을 얻을때까지는 아크로스가 유지되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게 되었다.

듣자하니 아크로스 또한 살라딘의 유산을 찾으려 하였으나 파편 하나 찾지 못하고 허탕을 친 모양이지만, 그랜드 아크정도 되는 캐릭터가 내준 플래그가 거짓일리 만무.

어떤 조건을 채워야만 그 유산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진우는, 일단 그랜드 아크의 오른쪽 눈을 빼앗은 장본인을 찾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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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득!

"빌어먹을……!"

스텔스 아머로 몸을 숨기고 있던 페리샤는 바닥을 내리치며 분노를 토해냈다.

"잡을 수 있었는데……! 놈이 아가씨에게 했던 그대로 미간에 구멍을 내줄 수 있었는데……!"

진우와 그랜드 아크의 격렬한 움직임 탓에,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어도 쉽게 저격하지 못했었던 페리샤는 호위들이 도착하면서 움직임이 멈춘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찬스라고 생각하면서 조급하게 사격한 탓에 탄환은 예상보다 좀 더 아래로 내려가버렸고, 그것도 그랜드 아크가 고개를 살짝 돌리면서 오른쪽 눈알만 빼앗을 수 있었다.

"흐으음~ 이 목소리는 페리샤로구만?"

"!!"

그 때, 자신의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오자, 재빨리 몸을 돌리며 총구를 겨누었다.

"그런데 그거 알아? 내가 그 총에 맞았는데 살가죽이 찢겨진 정도의 충격밖에 안 주더라고. 그랜드 아크가 눈알이 아닌 미간에 맞았더라면 피 좀 나고 끝났을걸? 오히려 눈 하나를 빼앗아간게 더 큰 이득이였어."

"……."

신체 강화가 강할수록 눈의 방어력 또한 단단해지는데, 10등급의 이능력자인 그랜드 아크라면 일반인이 전력으로 눈알을 찔러도 아무렇지도 않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오히려 그랜드 아크의 눈 하나를 빼앗은게 그녀에게 있어서 최고의 전과였던 것이다.

파치치치---!!

그 때, 스텔스 모드를 푼 페리샤의 얼굴을 확인한 진우는 두 눈이 희둥그래졌다.

'휘유~?! 미녀일거라곤 예상했지만 이건 생각보다 상당히 과한데!?'

오히려 리피쪽보다 기품이 느껴지는 그녀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덮칠뻔한 충동을 가까스로 틀어막은 진우는 그녀를 영입할 방법을 강구하였다.

"그런가…그랜드 아크와 대등하게 싸웠던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지금 이 상황이 오히려 다행이겠군."

페리샤는 오히려 실수가 득이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지만, 그녀의 표정은 딱 거기까지만 기뻐하였다.

진우는 지금 당장 떠오른 의문부터 물어보았다.

"그런데 왜 갑자기 반말이냐?"

"이젠 지켜야 할것도, 소속된 곳도 없어졌으니까. 왜? 존댓말을 듣고 싶어?"

그렇게 말하면서 건물 아래로 내려가려 하자, 이대로 놓친다면 병신 아니면 바보라고 생각한 그가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뭐, 그렇게 말한다면야 할말은 없지. 헌데, 이제 어떻게 어떻게 할 생각이지?"

"아크로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조직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곳에서 내가 알고 있는 아크로스의 정보를 내주면서 놈들을 파멸시킬거야."

"과연 그럴까? 내가 만약 그 조직의 수장이라면, 아크로스 소속의 투항자를 중용해줄거라곤 생각치 않는데 말이지."

"당연히 문제가 생기겠지. 하지만, 그들도 생각이 있다면 사이코 메트리 능력자로 나의 진심을 알아 줄거야."

페리샤 또한 자신의 행보에 고난이 따라올 것이라 예상하였지만, 아크로스를 파멸시킬 수 있다면 그런 고난은 오히려 즐겨줄 생각이였다.

"그러지 말고 나와 함께 하는게 어때? 나 또한 아크로스에 버금가는 조직을 만들 생각이거든."

만약, 페리샤가 그냥 평범하게 머리가 좋은 여성이였다면 코웃음을 쳤겠지만, '평범함' 수준에서 벗어난 그녀의 머리는 그랜드 아크와 맞붙는 힘과, 그 힘을 정확하게 사용할 줄 아는 진우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당신이라면 가능하겠지. 하지만, 지금 내게 필요한건 함께 성장할 세력이 아니라, 지금 당장 아크로스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조직이야. 마음만 받아두겠어."

그녀의 목적은 아크로스의 파멸. 그녀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단호함에, 자신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페리샤를 향해 한탄하듯 입을 열었다.

"하아~ 이거참…간만에 본업으로 돌아가야겠구만?"

"본업이라니?"

"강간마."

"그게 무……."

퍽!

페리샤의 뒷목을 손날로 후려치면서 기절시켰다.

"나는 평범한 판타지 소설 주인공들처럼 병신같이 인재를 떠나보낼 생각은 추호도 없거든. 내가 싫다면 좋다고 말할때까지 조교해주는 수 밖에."

그녀의 머리라면 자신이 만들 세력의 머리 역활을 충실히 행할 수 있다 생각한 진우는, 이라크로 떠나기 전에 그녀를 조교하기로 결정하였다.

============================ 작품 후기 ============================

이렇게 해서 그랜드 아크와의 대결은 나중으로 미뤄지고 페리샤는 득.

페리샤 복종시키고 아이리도 냠냠한 후에 이라크로 떠날 예정.

상당히 늦게 떠나지만, 많은 독자분들께서 '아이리는 나중에 먹고 지금 당장 이라크로 가자' 라고 말씀하신다면 두 가지 스토리 모두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리는 후에 먹는 루트로 갈 예정.

PS:현재 눈에 대한 상황을 말씀드리자면, 그 날 이후부터 눈에서 뭔가 끝이 뾰족한 모래알같은게 눈알을 자꾸 찌르는것 같은 고통이 느껴지네요. 잘때도 그래서 하루하루가 고생중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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