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121화 (121/923)

0121 / 0923 ----------------------------------------------

2장

"흐흐흥~"

아직 밖은 낮이고 사람들이 드글드글 거리기 떄문에, 마지에가 난동을 부리면 일이 꽤 귀찮아진다고 생각한 진우는 그녀의 뒷목을 후려치면서(영화처럼 깔끔하게 때린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기절시켜두었다.

그의 바이크는 최대 2인승이기 때문에, 허리띠로 그녀의 양 손을 자신의 배에 걸치도록 묶어둔 그는 이실리아에게 택시를 타고 오도록 하면서 먼저 집으로 향하였다.

"보람찬~ 하루일을~ 끝마치고서~"

군대에서 암기해야하는 10대 군가는 아니였지만, 우연찮게 몇차례 부르고 난 후부터 가사가 마음에 들었는지 기분좋게 작업을 끝낸 후엔 반사적으로 팔도사나이를 흥얼거리는 버릇을 가지고 있던 그는, 그녀에게 덮어준 자켓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움직이면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철컹!

바이크에 부착된 스위치를 누르자 차고의 문이 열렸고, 그 안으로 들어간 진우는 다시 스위치를 누르면서 차고의 문을 닫았다.

"자아~ 이제 정무맹 녀석들에게 재미나고 씐나는 모습을 보여줘볼까나~"

장홍과 마지에의 신체 능력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그래도 이들 둘만 보냈다는 것은 정무맹에서도 그를 처리하는데 둘이면 충분하다고 여긴것이리라.

장홍이 처참하게 죽은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두었고, 남은것은 마지에를 조교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면서 한국을 뜰때 정무맹을 향해 보내는 것이다.

'아마 장홍과 마지에가 실종되었다는데 꽤나 당황하겠지. 또다른 대사부가 찾아오기 전까지 시간을 벌 수 있을거야.'

참고로 말하자면 장홍의 시체는 진우가 뼈와 살을 으깨고 시간을 들여가며 조금씩 조금씩 대변기 여러개를 이용하여 나누어 버린 후, 물을 내리면서 처리해 두었다.

인간의 신체를 간단히 부숴버릴 수 있는 괴력을 가진 그만이 가능한 일이였지만, 설마 장홍과 마지에가 누군가에게 간단히 패배당한후 실종되었다고 생각하기엔 정무맹의 대사부라는 이름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기에, 어느정도 시간을 벌 수 있으리라.

수천만명이나 되는 무술가들중, 10명만이 앉을 수 있는 대사부라는 직위는 그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피가 묻은 벽도 처리해뒀으니 어째서 장홍과 마지에가 실종되었는지 판단하는데 골머리좀 썩을거다. 큭큭!'

피가 묻어진 벽또한 손으로 뜯어내며 먼지가 될때까지 잘개 부수고, 마찬가지로 대변기를 사용하여 막히지 않도록 나누어서 처리해두었다.

하지만, 저들 또한 신체 강화자로서 이와같은 일이 가능하기에, 완벽 범죄라 말하기엔 힘든 수준인터라 그야말로 시간 벌기에 지나지 않았다.

"크크큭, 조교되어가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내는것도 괜찮군. 제목을 뭘로 정할까? 마지에 조교 일지? 아냐, 이건 너무 평범해. 정무맹 녀석들이 가장 꼴받게 만들 수 있는 제목이 뭐 없을까나?"

그의 머릿속에는 마지에를 어떻게 조교하는지보단, 마지에를 조교한 기록의 명칭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찰칵-

마지에를 한쪽 어깨에 들쳐매며 문 손잡이를 잡아당긴 그는 신발장에 노아의 것으로 보이는 부츠가 보이자, 자신들이 나간 사이에 노아가 도착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이~ 노아~"

자신이 돌아왔음을 알리기 위해 노아의 이름을 불렀지만, 감감무소식.

"노아아~~?"

좀 더 큰 억양으로 길게 불러봤지만 역시나 감감무소식.

"뭐여? 신발이 안에 있으니까 다시 나간것 같진 않은데?"

대답이 없는 노아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린 진우는, 일단 마지에를 감금해두는 것이 우선이기에 지하실의 손잡이를 잡은 순간,

"…아흐윽……."

"……?"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신음성을 들은 그는 문가에 가까이 귀를 가져가 댔다.

자세히 들어보니 노아의 목소리와 페리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는 작긴 했지만 못들을 정도는 아니였다.

"제…제발 그만해주세요……."

"아크로스의 조직원이였으면서 이렇게 약한 소리를 하면 되겠어? 좀 더 버텨보라고. 호호홋~!"

"허어……."

진우는 단편적인 대사만으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대체 무슨 이유때문에 노아가 페리샤를 고문하고 있는것인지는 모르기 때문에, 그의 머릿속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떠올랐다.

1, 일부러 페리샤를 망가뜨려서 노예로서의 가치를 없애거나 텃세를 부리는게 분명하다. 지금 당장 들어가서 자기 멋대로 페리샤를 고문하는 노아에게 자신의 위치를 몸으로 상기시켜준다.

2, 아니다, 자신이 그렇게 엄하게 꾸중을 했는데 노아가 함부로 그런짓을 할리 없다. 뭔가 이유가 있는듯하니 좀 더 상황을 살펴보자.

잠시 1과 2에서 고민하던 진우는 자신이 무조건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짐승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2번 선택지를 선택하였다.

'노아는 들키면 뻔히 혼날짓을 할 정도로 무식한 녀석이 아니야. 좀 더 상황을 지켜볼까나.'

그렇게 결정한 그는 귀쪽에 신경을 집중시키면서 좀 더 기다리기 시작했다.

"하아흑! 더…더이상 들어가지 않아……! 제발 그만 넣어줘……!"

문 너머로는 효과음이 들려오지 않고 대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페리샤의 애원을 들어보니 어떤 구멍을 통해 계속 무언가를 밀어넣는중인듯 싶다.

"어머나? 선배한테는 존댓말을 쓰라고 몇번이나 말해야 이해할 수 있으려, 나!"

"꺄아아아아악!"

"큭큭, 내가 사용했던걸 그대로 써먹고 있나보군."

노아와 이실리아로부터 존댓말을 들을때 유두를 쥐어뜯으려는 듯이 꼬집었던것을 써먹는것이라 확신한 진우는, 자신의 몸으로 겪었던 경험을 이런식으로 살리는 노아의 모습이 마음에 든듯이 흡족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생각보다 쓸만한데? 아무리 내가 강하다지만 다른 급한 일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조교까지 할 순 없어. 일단 초반만 내가 분위기를 잡고 노아에게 잠시 맡기는것도 괜찮겠는걸?'

자신이 부재중일때, 노아를 통해 조교를 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지만, 조교라는 것은 상대방으로부터 복종을 받아내는 고차원적(?) 작업이였기에 경험이 미천한 노아에겐 상대방에게 쾌락만 안겨다주면서 정신력을 약화시키는 역활 정도로 만족해야만 했다.

'아니, 노아가 노예를 복종시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생기지.'

노예들의 복종의 대상은 오로지 자신이여야 한다. 즉, 노아의 활용 용도는 노예에게 계속적인 쾌락과 정신력을 약화시키는 용도일 뿐, 시작과 마무리까진 맡길 순 없었다.

노아가 자신을 배신할린 없지만, 혹여라도 그녀를 향해 다른 노예들이 복종한다면 족보가 엄청나게 꼬이리라.

"아…아파아앗!"

"선배에겐 존댓말을 쓰라고 지금이 다섯번째야. 진우님은 네 머리가 쓸만하다고 하셨는데 그 좋은 머리는 대체 몇번이나 더 반복해서 들어야 학습이 되는걸까나?"

"죄…죄송해요……! 그러니까 이제 제발……!"

들어보니 몇번이나 더 페리샤로부터 존댓말을 듣기 위해 유두를 꼬집은듯 하다.

"제발 부탁이예요…더…더이상은……!"

"그래 놓고선 방금전처럼 도망가려고?"

"저…절대로 그런짓은 하지 않을께요!"

"미안. 네가 진우님의 노예가 되기 전까진 아무리 사정해도 믿지 않을거야. 게다가 방금전까지 탈주하려던 사람의 말을 믿는것도 모양이 우습잖니?"

지금의 대사로 진우는 모든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찌어찌 구속을 풀어낸 페리샤가 탈주하다가 노아와 딱 마주쳤고, 그로인해 지금의 고문을 받게 된 것.

하지만, 순수하게 탈주자를 체벌한다는 목적만 있는것이 아니라 '선배' 로서 상하관계를 확실히 다잡으려는 의도가 강하게 엿보였기 때문에, 탈주자를 잡았다는 명분을 이용하여 혹독하게 굴리는듯 하였다.

'하긴, 사람 마음이란게 나중에 들어온놈이 자신과 똑같은 취급을 받는걸 싫어하긴 하지.'

사람의 욕심은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당사자가 박힌 돌이라면 더더욱.

'그런데 자신보다 나이가 많거나 힘이 강한 이능력자는 어떻게 선배로서 취급 받으려는걸까?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을텐데?'

저런식으로 선배 취급을 받으려 하면, 차후에 들어오는 노예들에게도 이와 같은 일을 해야만 한다.

문제는, 자신보다 강한 이능력자까지 선배로서의 위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다른 '후배' 들로부터 무시와 외면을 받게 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선배 취급을 받으려면 모든 노예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만 하였다.

그것도 그녀 스스로가.

이실리아는 성품이 부드럽고, 개인적인 원한 관계를 만들지 않는 성격이다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화합되겠지만, 그런 존경받을만한 인품과 성격을 가지지 못한 노아로선 선배 취급을 받기 위해선 지금같은 수단을 사용해야만 한다.

'흐음, 나야 아무래도 상관없다지만…내 첫 노예가 기죽으면서 살도록 만들 순 없지. 이번만큼은 힘을 실어줄까.'

노아가 첫번째 노예라는 텃세를 부리고 있다면, 진우 또한 자신의 첫번째 노예를 각별하게 생각해주기 때문에 가끔씩은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하였다.

그렇게 결정을 내린 그는 아무것도 못 들은척, 지하실 문을 벌컥 열었다.

"어이! 노아! 여기 있냐!"

"에? 지…진우님!?"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어서 깜짝 놀랐잖아. 대체 지하실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거야?"

마지에를 들쳐매고 아래로 내려간 진우는, 모든 상황을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아의 모습에 깜짝 놀란 모습을 지어 보였다.

"어랍쇼? 지금 뭐하고 있는거냐?"

도망가지 못하도록 페리샤의 허벅지 위를 깔고 앉으면서 한 손으로 그녀의 두 팔을 제압하면서, 염동력으로 바이브레이터들을 움직이는 노아의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말았지만, 이런 상황을 어느정도 예측했었던 그녀는 크게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 년이 도망치려고 했던것을 제가 딱 발견했거든요. 다시는 도망가지 못하게 혼쭐을 내주고 있었어요."

"그래? 감히 내 손에서 도망치려 했다 이거지."

어차피 신체 강화자라서 왠만한 타격에는 충격을 받지 않는 마지에의 몸을 바닥에 내동댕이 친 진우는 위협적으로 목을 좌우로 꺽으며 페리샤를 향해 다가갔다.

"아주 고맙군. 덕분에 이정도면 되겠지 라는 나의 안일한 마음을 각성시켜주었어. 앞으론 절대로 이런 일이 벌이지지 않도록 확실하게 포박해주지."

"으으……."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였다.

아무런 이능력이 없기에 방심하고 있었는데, 노아가 아니였다면 자신이 만들 세력의 머리 역활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잃어버린것을 땅을 치면서 후회하였으리라.

절망감어린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보는 페리샤의 모습에, 미소를 지어보인 진우는 노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

방금전에 다짐한, 노아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 것이다.

"그리고 잘 붙잡았다 노아. 게다가 다시 도망가지 못하게 처벌을 내린것도 올바른 결정이였어. 앞으로 '선배' 가 될테니 이번 기회에 '선배' 로서의 존경심을 얻어내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정말요!?"

자신이 가장 원하던것을 허락한 진우의 모습에 크게 기뻐한 노아의 눈빛이 맛있는 먹잇감을 포획한 육식동물의 것으로 바뀌면서 자신에게 깔려있는 페리샤를 향해 씨익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럼 나는 잠시 할게 있으니까 그동안 페리샤는 네 마음대로 '처벌' 을 내리도록."

"옛!"

"자…잠깐만!"

페리샤는 당사자를 두고 마음대로 지껄이는 두 사람을 향해 항의하려는 듯이 외쳤으나, 진우의 등장에 의해 멈추었던 바이브레이터를 다시 염동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뿌척! 뿌척! 뿌척!

"하흐윽! 시…싫어! 더이상은 싫어어엇!"

이대로 쾌락을 더 받으면 중요한 무언가가 부서질것 같다는 공포감에 몸부림 쳤지만, 그녀의 저항은 오히려 노아의 S 속성을 자극시키는 역활밖에 되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지금까지 나온 리플들을 보니까, 마지에 부분 리메 반대가 8, 찬성은 2 수준이더군요.

아직 끝까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선 마지에 리메이크는 거의 없을듯.

그건 그렇고 요즘 진짜 할 게임이 없네요. 나의 마음을 충족시켜줄 그런 게임 어디 없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