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129화 (129/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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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어차피 한국을 떠나면 빈손으로 돌아올 생각은 없었고, 이라크의 테러조직들은 현재 캐관광 막장 루트를 타고 있다는 정보를 토대로 기계 부품을 돈이 되는대로 모조리 구입한 진우는 2만 5천여개나 되는 기계 부품을 구입하였다.

다행히도 그의 예상대로 그랜드 아크가 쪼잔하게 자신의 얼굴을 알리지 않았지만, 그와 대항할 수 있는 조직을 세운 후에도 아크로스의 암시장을 사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에 가격은 그리 비싸진 않고 흔히 구할 수 있지만, 대량으로 구비하기 어려운 기계 부품을 이번 기회에 넉넉하게 구비한 것이다.

페리샤는 대체 이걸 어떻게 다 사용할거냐고 물었지만, 답은 의외로 손쉽게 해결되었다.

9등급 EIEW 리미터(금속 x 15, 기계 부품 x 1200) 6개와 10등급 EIEW 리미터(금속 x 15, 기계 부품 x 2500) 1개, 9등급 확산형 EIEW(금속 x 30, 기계부품 x 2600)를 만들고 나자 25000개의 기계 부품이 12700개로 줄여진 것이다.

'좋아, 이정도 숫자라면 앞으로 여러 노예들을 잡아도 충분히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겠지.'

대충 때려눕히고 감옥에 가둬두면 끝인 다른 게임과 달리, 염동력이나 텔레포트, 그밖에 다양한 이능력을 가진 이들을 평범한 감옥같은걸로 가둬둘 수 없기에, 마지에의 이능력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던 EIEW 리미터까지 합해서 7개의 9등급 EIEW 리미터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10등급의 EIEW 리미터까지 만들어 두었다.

처음엔 11등급이나 12등급 리미터까지 만들어둘까 싶었으나, 그런 이능력을 가진 괴수는 쉽게 나올 수 있는게 아닌터라 10등급 리미터로 만족하기로 하였다.

게다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8명 이상의 이능력자를 생포하게 되었을때를 대비, 확산형 EIEW까지 만들어뒀으니 지하실 같은곳에 설치하면 반경 50m내에 수십명의 이능력자들을 한번에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안티 마그네틱 코어(기계 부품 x 125)를 30개까지 생산하고 나니 2만개의 기계 부품은 8950개로 줄여져 있었다.

'이제 무기를 만들어야겠지? 이라크의 테러 조직들을 상대로 싸우는 미군들을 보면 헬기나 전차, 장갑차가 아주 많지는 않던데……. 일단 나와 마지에, 이실리아가 전면에서 나서고 노아와 페리샤가 뒤쪽에서 서포트하는게 수월하겠어.'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한가지 더 생긴다.

'마지에는 7등급 신체 강화자. 왠만한 총탄에는 끄덕없고 전차의 포탄이나 미사일에만 직격당하지 않으면 문제는 없다. 게다가 본인도 무술가다 보니 그런 공격을 순순히 맞아줄리 없지. 문제는 이실리아의 방어력인데…….'

이실리아가 가진 염동력이라는 능력은 공격, 방어, 이동, 교란 등등, 여러가지 상황에 매우 적합하면서도 범용성 높은 이능력이였지만, 이 모든걸 한꺼번에 수행할 수 없었다.

즉, 숫자가 적은 이쪽의 정황상, 압도적인 공세에 염동 필드를 깔면서 방어에만 신경 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흐음…아무래도 노예들의 생존력도 올릴겸, 모두 파워 슈츠를 입혀두는게 좋겠지? 방어력이 좋아지면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

그의 생각은 여러 국가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계획중이였다.

아무리 파워 슈츠에 들어가는 재료량이 많다 해도, 국가 단위로 보자면 별거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분한 재료와 공구 상자 하나만 있으면 뚝딱뚝딱 간단히 만들 수 있는 플레이어인 진우와 달리, NPC들은 파워 슈츠를 제작하려면 최소 기계학 지식 5 등급의 기술자와 과학자 몇몇이 달라붙어야 하고, 초정밀 공학 설비로 금속을 이어붙이면서 기계 내부의 설비도 직접 사람 손으로 맞춰야 한다.

즉, NPC들은 생산 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무언가 만들때 현실처럼 이것저것 정리하고 조립해야 하는데 반해, 플레이어는 단지 해당 지식과 재료, 작업대와 공구 상자만 있으면 이 모든게 가능하다.

게다가 잔혹하게도 플레이어는 레벨업한 포인트를 사용하여 지식 레벨만 높이면 알아서 아이템의 성능이 상승되는데 반해, 현실처럼 연구하고, 개발하는 경험을 쌓아가면서 힘겹게 지식 레벨을 올려야 하는 NPC들은, 진우가 가진 기계학 지식 10등급은 그야말로 밥만 먹고 인생 자체를 이쪽길에 투자해야만 90대의 나이에 가능하다.

물론, NPC들은 플레이어의 생산 능력에 관한 의문을 가지지 못하도록 필터링이 설정되어 있는터라 10등급의 지식에만 질투나 의문을 품지, 생산 속도 자체에 의문을 품진 않는다.

어쨌든, 양산형 파워 슈츠는 운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격렬한 전투를 치루는 이능력자들에겐 맞지 않고, 가볍게 만든 파워 슈츠는 방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모든 이능력자들의 전투력, 운동성, 특징을 온존하면서 방어력과 공격력까지 책임지는 파워 슈츠는 국가 단위로도 제작하기 힘들다.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진우는, 가볍고도 튼튼한 자신의 파워 슈츠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을 하지 못하면서 막연하게 뛰어날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이해가 쉽게 설명하자면 '세계 최강급으로 쎄긴 한데 다른 파워 슈츠를 본적이 없어서 얼마나 강한지 모르는' 상황이랄까?

'쯧. 문제는 슈츠의 핵이 부족하구만.'

가장 큰 문제는 파워 슈츠의 에너지원이다.

마지에와 자신은 갑옷을 입는다는 개념으로 굳이 에너지원을 쓸 필요성은 없지만, 페리샤와 이실리아에겐 슈츠 본연의 능력을 사용하게 만들려면 에너지원이 반드시 필요했다.

'아아~ 어디서 갑자기 요마급 괴수들이 빵빵 터트리면서 등장하면 차암~ 좋을텐데.'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현실성없는 소리인지 알고 있는 진우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머리를 굴리려던 찰나,

"진우님, 페리샤가 다음날에 있을 이란행 비행기를 잡았다고 하는데 어떠신가요?"

마지에가 지하실로 내려오면서 페리샤의 전언을 전달하였다.

"내일? 음…뭐, 지금 당장 하기엔 너무 급작스럽고, 너무 시간을 끌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니까 그정도면 적당하군. 아참, 이런 간단한 미션조차 제대로 계획을 짜내지 못하면 실망이라고 전해줘."

"예.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하이재킹은 안의 인질들까지 보호하면서 테러리스트를 처리해야 하는 특공대쪽도 힘들고, 안의 인질들을 통솔하면서 외부의 침입, 협상까지 도맡아야 하는 테러리스트들도 힘들다.

하지만, 고레벨의 신체 강화 이능력자 2 + 염동력자 2명이 마음먹고 하이재킹하면 기체의 안전만 확보하는 것으로 절반 이상은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간단한 미션 따위에 쩔쩔맨다면 페리샤에 대한 가치를 하향 조정할 예정인 그는, 마지에가 다시 지하실 위로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작업대로 시선을 돌렸다.

"파워 슈츠 문제는 잠깐 뒤로 미루고 이거나 해부해보실까나……."

진우는 당장 해결이 불가능한 파워 슈츠에 관한 문제를 미루며, 작업대 바로 아래쪽 바닥에 짱박혀 있었던 저격총을 올려놓았다.

'내가 밀덕은 아니라서 여러가지 총기류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만, 최소한 이런 종류의 저격총은 본적이 없단 말씀이야.'

그가 작업대 위에 올려놓은 것은 리피를 암살하고, 그랜드 아크의 한쪽 눈에 땜빵을 놓았던 아크로스의 저격총이였다.

페트릭이라는 아크로스의 암살자가 사용했었지만, 페리샤가 그를 죽이고 노획한 것을 다시 진우가 그녀를 노예로 만들면서 돌고 돌아 이 자리까지 오게된 유서깊은(?) 저격총이다.

'최소한 내 기술로 만들 수 있는 물건은 아니야. 아크로스에 나보다 뛰어난 기계학 지식 능력자가 있는건가?'

하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그런놈이 있었으면 아크로스의 모든 조직원들이 특수 장비로 도배를 했겠지. 일단 쓸만한 저격총 같으니 개조해볼까?'

추리도 정보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에, 어째서 아크로스에게 이런 무기가 있는건지 골아프게 고민하지 않고, 개조하여 지금보다 훨씬 강하게 만들고자 작업대 메뉴를 실행하였다.

"어?"

작업대 메뉴를 실행하면 '생산, 분해, 개조' 세 가지의 메뉴만 떠야 하는데, 분해 옆에 새로운 메뉴창이 하나 추가 되어있었다.

"역설계?"

역설계는 물건만 있고 도면이 없을때, 물건의 구조를 파악하여 도면을 만드는것을 뜻한다.

왠지 모르게 촉이 느껴진 그는 역설계 탭을 누르고, 자신이 인터넷에서 즐겨쓰는 아이디인 '사바트' 와 비슷한 이름인 '샤바트' 를 역설계하였다.

끼릭 끼릭- 철컥-

자동적으로 분해되기 시작한 샤바트는 이내, 총이라고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분해되어버렸다.

모든 부품의 분해가 완료되자,

-샤바트의 제조법을 알아냈습니다-

-샤바트의 전용 탄환 제조법을 알아냈습니다-

라는 메세지가 떠오르면서 대략적으로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렇군. 이 무기는 게임의 세계관이 진행되면서 '개발' 된 물건이였어.'

기계학 지식 레벨에 따라 생산 가능한 물건이 달라지는데, 10등급의 기계학 지식을 가지고 있는 진우가 만들지 못하는 것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그의 생산창에 등록되지 않은 무기라면 두 가지의 가정이 자동적으로 펼쳐지는데, 첫번째는 11등급의 기계학 지식을 가진 천재가 있다는것, 두번째는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개발한 새로운 종류의 무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 외에 기계학 지식이 10등급인 존재가 있을리 없다고 생각한 진우는 후자쪽으로 자연스래 답이 돌출될 수 밖에 없었다.

10등급 신체 강화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는 저격총. 그것을 마에스트로 등급의 효과로 2배의 위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음…이거 섣불리 양산했다간 파워 밸런스가 깨지겠는데?"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려면 먼치킨 플레이도 적당하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그는, 마구잡이로 양산했다간 게임 내의 파워 밸런스 붕괴로 인해 세계관 자체가 바뀌는 사건이 생길 것이다.

아무리 강한 이능력자들이라 해도 한방에 치명상, 혹은 즉사에 이르게 만드는 저격총. 이능력자 전원이 그랜드 아크급이 되지 않는 이상에는 수많은 이능력자들이 이 총에 의해 사라질것이 분명하다.

'이건 너무 많이 만들지 말자.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3~5개 정도가 적당하겠지.'

일단, 유일하게 이능력자가 아닌 페리샤에게 하나, 그리고 접근전에 취약한 새로운 동료가 들어오면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샤바트를 제작하기로 결정한 진우는 역설계한 샤바트를 자신의 손으로 새롭게 만들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흐름 조절을 위해 잠깐 늦추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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