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131화 (131/923)

0131 / 0923 ----------------------------------------------

2장

고릴라 괴수는 인간을 향한 강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인간이란 존재가 보이면 무조건 그쪽으로 달려나가 짓밟아 죽이거나, 사람들이 숨어 들어간 건물을 주먹으로 부수면서 인간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원래 괴수화 하면서 성격이 난폭해지긴 하지만, 고릴라 괴수가 인간을 향해 증오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욱일승천에서 괴수가 된 고릴라의 가족 전체를 실험 재료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인간보단 낮지만, 그래도 상당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 유인원 특유의 특징 때문에, 자신의 가족들이 욱일승천이 만든 약을 이겨내지 못하고 피를 토하며 죽는 모습을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던 괴수는 그 분노와 증오를 눈 앞에 보이는 인간들을 향해 퍼붓기 시작하였다.

"으워어어어!"

"으아아악!"

고릴라는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지는 인간들중 한 무리를 쫓아가 주먹으로 힘껏 내리 꽂았고, 시민 한명이 외마디 비명과 함께 콘크리트와 함께 피떡이 되어 버렸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 더 많은 인간들을 죽이고자 생각한 고릴라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와아아악!"

"꺄아악!"

그 때, 자신의 키보다 큰 건물에서 피난 경보를 들은 시민들이 우르르 빠져나와 자신을 향해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확인한 고릴라는 자신의 가족들을 죽여버린 인간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하였다.

쉬이익--!

빠가각!

"크와아악!?"

그 때, 콘크리트 파편이 뭉치고 모여서 채찍의 형상을 이룬 바람의 힘이 고릴라의 머리통을 강타하였다.

몸통이 휘청거릴 정도의 충격을 받은 고릴라는 뇌를 향해 직접적으로 받은 충격이 컸는지 정신을 못차리며 휘청거렸고, 그와 동시에 누군가가 근처에 있던 40층 고층 빌딩에서 뛰어내려 고릴라의 머리 위로 점프하였다.

하지만, 고릴라가 생각보다 더 많이 휘청거리면서 머리가 벗어났다.

=왼쪽 대각선 위 방향으로 1m!=

그 모습을 근처 건물 옥상에서 지켜보고 있던 5등급 텔레포트 이능력자, 박 호진은 정신을 집중시키자, 위에서 떨어지던 남자의 몸이 사라지더니 약간 떨어진 위치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으랴아아앗!"

옥상에서 떨어지던 남자는 기합성과 함께 힘껏 다리를 뻗으며 내질렀다.

콰끄드드득!

"카아아아아!"

남자의 전심전력이 담긴 발차기에 두개골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비명에 가까운 괴성을 내지른 고릴라 괴수는 머리를 감싸매며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버렸다.

쿠웅!

그로 인해 작은 상가 건물 하나가 뭉개졌지만, 인간들의 공격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하앗!"

다른 멤버들과 함께 괴수 퇴치에 나선 이능력자, 하린은 바람으로 유지시키고 있던 콘크리트 채찍을 변형시키면서 창의 모양을 만들면서 고릴라 괴수의 정수리를 향해 내리 찍었다.

"!!"

살기를 느낀 고릴라는 고통에 의해 몸부림치는 와중에서도 재빨리 몸을 앞으로 한바퀴 굴렸다.

촤악!

아슬아슬하게 고릴라의 두터운 등가죽이 뜯겨져 나가면서 피가 터져나왔지만, 그 고통 덕분에 다시 정신이 맑아진 괴수는 어금니를 드러내며 적대어린 울음소리를 자아냈다.

"크아아아아아앙!"

"지금부터 자유 교전으로 들어갑니다!"

네 마리의 괴수…아니, 출동하기 전에 최소 요마급으로 보이는 거대 거미가 등장했다는 소식까지 합해서 총 다섯 마리의 괴수를 처리해야 하게 된 이하린 일행은 전력을 분산하여 각개격파 당하는것보단 한마리씩 확실하게 잡는 것이 낫다고 판단, 여러명의 능력을 사용한 합동 공격을 펼치면서 강한 데미지를 가하는 계획을 세워두었다.

하린과 박구가 직접적인 공격을 담당하고, 호진은 원거리 텔레포트 능력을 사용하여 아군을 원호, 멀리 떨어져 있는 용조는 텔레파시 능력을 이용하여 상황을 조율한다.

각자의 특성을 살린 연게 공격으로, 뛰어난 팀워크가 빛을 발휘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요마급 괴수를 단숨에 처리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만큼 데미지를 가한것만으로도 승기를 잡은거라 생각한 하린은 다시 한번 콘크리트가 섞인 바람의 창을 내던졌다. 아니, 내던지도록 바람을 조정하였다.

쉬이익!

공기를 찢는 소리와 함께 바람의 창은 드릴처럼 회전하며 고릴라 괴수의 몸통을 찌를듯이 날라갔으나, 눈 앞의 공격이 상당한 기세를 품고 있다는것을 느낀 괴수는 날렵하게 옆으로 점프하여 자신의 키만한 건물에 거미처럼 찰싹 달라붙었다.

콰르르르--!

물론, 그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 건물은 그대로 무너져내려버렸고, 하린의 공격을 피한 고릴라는 괴수화가 되면서 얻은 지능으로 인해 인간들을 더 많이 죽이려면 전세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도로를 향해 내달렸다.

파각! 우지직!

도로에는 사람들이 몸을 피하느라 수많은 차량들이 방치되어 있었기에, 괴수가 움직일때마다 수 대의 차량이 짓밟히고 부서졌다.

"쫓아! 더이상 활개치게 두면 안 돼!"

박구는 경악하듯 소리치며 하린, 호진과 함께  고릴라의 뒤를 따라갔다.

퓨퓨퓩--!

고릴라를 쫓아가기 위해, 바람을 사용하여 자신의 몸을 공중에 띄우고 이동시키고 있던 하린은 바람의 화살을 만들어 고릴라를 향해 발사하였지만, 고릴라의 두터운 등가죽을 뚫지 못하였다.

이능력 레벨은 높지만, 그것을 제대로 사용하기엔 그녀의 경험이나 연륜이 부족하여 힘의 배분에 문제가 생긴것이다.

좀 더 제대로 된 이능력 훈련장이 있었다면 그녀 혼자서도 요마급 괴수 퇴치는 문제도 아니였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녀가 원하던것과 달랐다.

"아앗!?"

"저 여자 뭐야!?"

그 때, 한 명의 여성이 도로 중앙에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고릴라 괴수를 보면서도 멀뚱히 서 있자, 그 뒤를 쫓던 박구와 하린은 경악어린 비명을 내질렀다.

"피하세요! 빨리 피하라구요!"

"젠장! 굳어버렸나!"

사람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사고를 멍청하게 맞는다고 비웃지만, 갑자기 눈 앞에 자신의 목숨을 위협할 무언가가 나타나면 공포감과 경악에 의해 굳어버리고 만다.

눈 앞의 여성도 그런것이라 생각한 그들은 전력으로 달려가려 하였지만, 이미 상당히 거리를 벌려둔 고릴라 괴수는 주먹을 내리찍으며 눈 앞의 인간을 피떡으로 만들었다. 아니, 만들려 하였다.

부웅! 콰아앙!

"에……?"

"어라……?"

"?!"

주먹을 휘두르던 고릴라 괴수의 주먹을 낚아챈 여성은 몸을 빙글 돌리더니 양 팔을 휘두르자, 괴수의 몸 전체가 허공에서 한바퀴 빙글 돌더니 바닥에 쓰러진 모습에, 괴수와 그 뒤를 쫓던 이능력자들은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인간과 비슷한 신체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나를 이쪽으로 보낸건가. 하긴, 이정도도 파악 못하면 저능아겠지만."

고릴라 괴수의 몸을 넘어뜨린 여성은 여유있는 표정과 함께 몸을 간단히 풀기 시작하였고, 몸을 일으킨 고릴라 괴수는 다시 한번 그녀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지만,

후우웅! 콰르르륵!

괴수의 주먹을 양손으로 붙잡아, 오히려 그 힘을 역이용하여 반대쪽으로 내던진 여성은 수많은 자동차들을 깔아뭉개며 나동그라지는 고릴라 괴수의 모습에 여유있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기교도 없이 단순히 힘만 강한 짐승 따위야 별거 아니지. 그렇지 않나?"

페리샤의 지시대로 고릴라 괴수를 처치하기 위해 도착한 마지에는 자신의 근처로 다가오는 한국의 이능력자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중국 내에서만 활동하고, 몇차례의 대외적인 활동 외엔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정무맹의 대사부라는 특징 때문에 마지에의 얼굴을 모르는 박구는 어째서인지 그녀의 얼굴이 낯익다는 생각과 함께 조심스래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정무맹의 대사부'였던' 사람이지.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한가?"

"잠깐…당신은 혹시…링 마지에 아니십니까?"

그 때, 중국에서 파견나온 이능력자들중에서 가장 처참하게 박살나버린 한윤과 샤오메이의 모습에, 위쪽에서 장홍과 마지에의 얼굴을 보여주며 이들을 발견할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메뉴얼을 받았었던 하린이 그녀의 이름을 물어왔다.

"……."

하지만, 마지에는 그 부분에 대해선 말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더니 다시 몸을 일으키는 고릴라 괴수를 향해 시선을 고정시키며 하린의 질문과 다른 답을 내놓았다.

"이제부터 서울의 모든 괴수들은 우리 '파천단' 이 처리한다. 너희들은 시민 구조나 힘쓰도록."

"예? 파천단이라니요? 당신은 정무맹의 대사부……."

"였던 사람이라고 말했을텐데? 손발이 맞지 않는 아군따윈 방해밖에 되지 않으니까 피해를 더 늘리고 싶다면 여기서 더 알짱거리든지."

"……."

하린은 그녀의 퉁명스런 말투에 인상을 찌푸렸지만, 방금전에 고릴라 괴수를 단숨에 넘어뜨리는 모습을 목격하였기에 다른 괴수들을 처리하기 위해 박구와 함께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후방에서 주변을 확인하고 있던 용조와 호진이 대기하고 있는 방향으로 향하였다.

=하린양! 박구씨!=

그 때, 다급한 어조로 용조의 텔레파시가 두 남녀의 머릿속에 울려퍼졌다.

워낙 다급한 어조였기에 하린은 박구를 향해 준비하라는 체스쳐를 보냈고,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던 그는 자세를 편하게 풀면서 힘을 뺐다.

화아악!

바람에 의해 공중으로 날아올려진 박구와 하린은 그대로 날아오르면서 용조와 호진이 대기하고 있던 빌딩 건물쪽으로 향하였다.

"무슨 일이야!"

박구가 용조를 향해 외치자, 그의 텔레파시가 다시 한번 울려퍼졌다.

=정체모를 사람들이 괴수들을 막고 있습니다! 전갈 괴수는 염동력자로 추정되는 두 명의 여성이 나타나서 전투중이고, 늑대 괴수는 국회의원 암살자로 수배령이 내려진 붉은 가면의 남자가 처리했다 합니다!=

이능력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싸우는 하린과 박구를 서포트하는 사람이 있다면 집중력을 방해하는 무전기를 지급하지 않는것이 일반적이였다.

고릴라 괴수를 쫓아가느라 용조의 텔레파시 거리를 벗어나버린 하린과 박구는 뒤늦게 들려온 정보에 깜짝 놀라며 두 눈이 희둥그래졌다.

============================ 작품 후기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피곤해! 요즘따라 왜 이렇게 피곤하거야! 저번주만 해도 일갔다와서 샤워하고 글쓰고 딴짓좀 하다가 자면 땡이였는데 이번주는 샤워하면 골아떨어지기 바쁘네!!

요즘 몸이 허해졌는지 일만 갔다오면 피곤해집니다. 보약이라도 먹어야 하나...?

아니, 생각해보니까 요즘에 내가 좋아하는 닭고기를 먹어본지가 벌써 한달은 된것 같군요. 나중에 시간되면 삼계탕좀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PS:괴수가 5마리나 되긴 하지만, 전투 자체는 왠만하면 짧게 끝낼 생각입니다. 게다가 애초에 괴수 5마리를 처리하는 내용이 중요한게 아니라 처리하는 과정에서 군대와의 마찰, 그리고 하린과 아이리의 생포에 중점을 맞춰놨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