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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마지에가 사망했을때, 하린 일행은 전갈 괴수를 상대하는 염동력자들과 합류하기 위해 막 도착하였다.
뛰어난 염동력자들이 자신들과 합류한다면 더 쉽고 빠르게 괴수들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에에에에!"
쿵쿵쿵쿵--!
일반 전차에 수배에 달하는 덩치를 지닌 전갈 괴수는 날이 바짝 오른듯이 꼬리에 힘이 들어가고 괴성을 질러대며 발을 굴러댔지만, 하늘 위에서 건물 파편을 던지면서 깔짝 깔짝 공격하는 이실리아, 노아 모녀의 공격에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었다.
"흐흐흥~ 이건 뭐 식은죽 먹기네요."
노아는 여유가 묻어나오는 모습으로 공중에 날아오른 자신을 향해 머리와 집게를 치켜드는 괴수를 향해 비웃음 섞인 미소를 지어보였다.
"너무 방심하진 말거라. 괴수들은 필요 이상으로 영악해서 어떤 기습을 펼칠지 모르니까."
이능력전의 경험이 풍부한 이실리아는 딸이 방심하지 않도록 조언을 하였으나, 여차하면 위로 더 올라갈 수 있는 그녀는 건성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엄마, 저기서 누가 오는데요?"
"누구지?"
그 때, 뒤쪽에서 염동력의 파장을 느낀 노아와 이실리아는 뒤쪽을 돌아보자, 각자 잘 알고 있는 얼굴들을 보게 되었다.
"이실리아 경? 그리고 노아씨도?"
이실리아가 딸인 노아를 찾은지 시간이 꽤 지났으니까 이미 영국으로 돌아갔을거라 예상했었던 하린은 예상외의 얼굴이 보이자 깜짝 놀란 모습이였다.
"여기는 어떻게…아니, 지금은 그런걸 물을때가 아니군요. 이실리아 경, 부디 저희를 도와주세요."
이실리아 맥스웰이라면 지금의 상황을 충분히 타개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 하린은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이실리아는 무언가 곰곰히 생각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요. 당신들이 왔으니 저희는 다른 괴수들을 막으러 가보겠습니다."
만약, 여기서 하린 일행과 전력을 집중하여 전갈 괴수를 처리한다면 곧이어 도착할 군대가 괴수의 시체를 곧장 처리하기 위해 노획할 것이라 생각한 그녀는 진우가 모든 괴수들을 노획할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 생각한 것이다.
"전력을 집중해서 하나씩 잡는게 더 쉽고 빠르잖습니까?!"
어째서 자신도 아는 사실을 그녀가 모르는건지 답답한 하린은 워낙 상황이 급박한지라 살짝 따지는듯한 어조로 입을 열었고, 그것을 캐치한 노아가 눈쌀을 찌푸렸다.
"뭔가 착각하나 본데, 우리는 원래 여기에 없어야 할 전력이야. 그리고 상황은 너희들의 생각대로 급박하지 않거든?"
"최소 요마급 되는 괴수들이 다섯마리나 터졌는데 이게 큰일이 아니면 대체 뭐가 큰 일입니까!"
"응? 다섯?"
준 아수라급 거미 괴수는 다른 괴수들에 비해 크기가 가장 작기 때문에, 진우 일행은 거미 괴수의 존재를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끄덕
끄덕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눈빛으로 대화한 이실리아 모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가를 합의하였다.
"마지막으로 그 괴수를 봤다는 곳이 어디야? 종류는 뭐고?"
"종류는 거미형 괴수고 여기서 동북 방향으로 수백m 반경…아니, 잠깐만요. 혹시……?"
잠정적 아군에게 자신이 아는 사실을 내뱉은 하린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녀들을 잡으려 하였으나, 이실리아의 마지막 대사를 끝으로 두 모녀는 휑하면서 날라갔다.
"우리들은 그 괴수를 처리하지요, 하린양. 그럼."
"자…잠깐만요!"
하린의 필사적인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인님을 위해 냉정하게 몸을 돌린 이실리아 모녀는 그녀가 가리킨 방향으로 모습이 작아졌고, 하린은 황망한 표정을 지어 보일 수 밖에 없었다.
노아가 휴대폰을 꺼내 진우에게 연락하였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응? =채캉!= 무슨 =카가각!= 일이야?-
전화를 받은 진우의 목소리는 매우 평온하였지만, 거친 쇳소리같은 노이즈가 끼어 있었다.
노아는 그것이 무슨 상황인지 상상이 갔기에 노이즈에 대해선 딴지 걸지 않고 즉시 보고를 시작했다.
"진우님, 괴수가 하나 더 있대요."
-엥? 그게 정말 =츠카캉!= 이야?=
"예. 거미형 괴수라고 하던데 늦게 나왔다던가 덩치가 작은것 같아요. 일단 저희가 괴수를 찾아서 위치를 보고할께요."
-오케. 나는 이 놈 =크카가각!= 부터 처리할께."
"알겠어요. 아참, 전갈 괴수는 한국의 이능력 부대가 나타나서 그들에게 맡겼어요."
혹시나 몰라 전갈 괴수의 상황을 보고하였고, 진우는 잘 했다고 가볍게 칭찬해주었다.
-잘 했 =빠캉!= 어. 아참, 마지에에게도 알 =카아앙!= 려줘.-
"예. 그럼 이만 끊을께요."
-응. 수고.-
뚝-
그렇게 중간 보고를 끝낸 노아는 이실리아와 함께 거미 괴수를 찾기 위해, 혹여나 거미 괴수니까 거미줄 같은걸 치지 않을까 싶어 고도를 좀 더 높이면서 빌딩숲에서 벗어나 수색을 시작하였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뚜르르르--
"어라? 이상하네? 마지에씨, 왜 연락을 안 받으시지? 바쁜가?"
배영처럼 몸을 돌린 노아는 고릴라 괴수가 난동을 부리는 방향을 확인하였고, 흉폭하게 난동을 부리며 주변 건물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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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괴수가 한마리 더 나타났다니……. 이거 운이 꽤 좋은걸. 그치?"
츠카가각! 카앙!
전화 통화를 끝낸 진우는 싱긋 웃어보였다.
훙훙훙!
녹색의 잔영이 사방에서 몰아치면서 그를 중심으로한 주변의 모든것 -자동차, 건물 파편, 가로등 등등- 을 모조리 날카롭게 토막냈지만, 그는 그것을 여유있게 용광검을 그보다 빠른 속도로 쳐내고 있었다.
"키샤아아악!"
무차별적으로 건물들을 잘라내고, 앞다리 끝으로 인간들을 찍어내면서 간만에 포식까지 한 사마귀 괴수는 한 명의 인간을 죽이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베어내고 휘둘러도 수수깡같은 검에게 튕겨져 나가니 답답해진 괴수는 안그래도 포악해진 공격성이 폭발하면서 앞다리의 속도가 더더욱 빨라졌지만,
턱!
휴대폰을 주머니안에 넣은 진우가 사마귀 괴수의 앞다리 하나를 붙잡으면서 상황은 반전하였다.
화악!
앞다리를 힘껏 끌어당기자, 사마귀 괴수는 마치 거대한 추에 끌리듯이 딸려들어왔다.
그 모습이 너무나 가벼워서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덩치에 비해 무게가 매우 가벼운 것이라 착각할 정도였다.
"캬아악!"
하지만, 사마귀 괴수도 그냥은 딸려가지 않고 남은 앞다리로 진우의 머리를 내리 베었지만, 하얀색 검기가 튀어나온 용광검이 반원을 그리자 그의 머리를 베어내리던 앞다리가 잘려나가면서 진우의 뒤쪽으로 나동그라졌다.
"나중에 환생하면 내가 여유있을때 등장해라. 그때는 재미나게 놀아줄테니까."
서컥!
쿠웅!
자신을 향해 끌여당겨진 목을 댕겅 베어낸 진우는 사마귀의 머리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용광검을 집어넣었다.
"슬슬 다음으로 가보실까나~"
날카로운 앞다리는 좋은 무기 재료가 될것 같았기에, 모가지는 버리고 잘려진 앞다리를 챙긴 진우는 반쯤 잘려나간 앞다리를 잡자 갑자기 반대쪽 앞다리가 휘둘러지면서 진우의 옆구리를 강타하였다.
카앙!
퍼억!
방심하고 있다가 옆구리에서 가해진 충격에 깜짝 놀란 진우는 반사적으로 다시 한번 앞다리를 끌어당기며 사마귀 몸통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퍼엉!
깜짝 놀라면서 전심 전력으로 가격하면서 몸통에 거대한 구멍과 함께 힘의 방향으로 사마귀의 내장으로 보이는 것들이 퍼져나갔다.
"아 씨발 깜짝이야. 사마귀 새끼들은 모가지가 떼어져도 안죽네?"
어릴때부터 곤충을 많이 가지고 논적이 없었던 진우는 목이 없어도 반응하는 사마귀 모습에 깜짝 놀랐지만, 몸통에 하늘이 보일정도의 구멍이 뚫려버리면서 도로 위에 쓰러졌다.
툭툭
"진짜 죽은건가? 공포 영화나 괴수 영화처럼 훼이크다 이 병신들아 라고 하는건 아니겠지?"
제대로 죽은것을 확인한 진우는 간만에 제대로 놀랐는지, 어째서 공포 영화에서 관객들을 깜짝 놀래키는데 주력하는지 그 이유를 몸으로 체험하게 되었다.
"후우, 그건 그렇고 가볍긴 하다만 얘네들 몸을 모두 들자니 손의 크기가 부족하네. 뭐 쓸만한거 없으려나?"
가볍긴 하다만, 모두 들기엔 자신이 들 수 있는 부피의 한계를 체감하게 된 진우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면서 들만한 대형 화물차를 찾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