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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트 브레이커-140화 (1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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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잠시 말을 어물거리던 하린은 이내 굳게 다짐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내가 복수귀로 전락했어도…당신같은 악당과는 절대 손을 잡지 않아!"

그의 설득에 마음이 흔들렸던 그녀는 자신의 복수를 합리화 하면서 손을 뿌리친 것이다.

진우처럼 자신 스스로가 악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악인이라면 모를까, 지금까지 범죄라곤 평생동안 저지르지 않고 범죄자들을 상대로 싸워온 정의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흉악한 범죄자를 처치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하였기에 악인이 내민 손을 뿌리친 것이다.

그 전에도 하린 일행은 너무나 큰 범죄를 저지르거나 즉결 처형이 가능한 흉악 범죄자들의 강렬한 저항에 의해 몇명을 처리하기도 했었다.

특히, 이능력 범죄자을 설렁설렁 대처했다간 어떤 피해가 생길지 모르기에, 인권단체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법으로 못을 박아 넣었다.

어쨌든, 위에 설명했듯이 위험한 범죄자들의 생명을 몇번이나 앗아왔었던 하린에겐, 한국인이 가장 증오하는 욱일승천의 조직원임과 동시에 아군을 죽인 아이리를 즉결 처분할 명분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악인인 진우와 손을 잡는다면 자신 또한 악당으로 추락하면서 정의라는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에 스스로의 가치관을 완전히 꺽으면서 복수를 행할 생각은 없었다.

후웅!

하린은 쓰러진 아이리를 향해 손을 무기처럼 내리 베자, 공기를 반월형으로 찌그러뜨리며 바람의 칼날이 날라갔다.

어째서 라운드 나이츠의 2인자인 이실리아 맥스웰 경이 치우라는 악당과 함께 있는건지, 세계에서 인정받는 A급 용병인 유 노아가 어째서 어머니와 함께 그와 함께 있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중요한것은 그녀들과 굳이 손을 섞을 필요없이 아이리만 처단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스칵!

물론, 그녀의 기습적인 일격은 진우가 몸통으로 막아냈다.

그는 살짝 금이 간 자신의 갑옷을 내리보더니, 눈쌀을 찌푸리며 혀를 차는 소리를 냈다.

"쯧……. 멍청한 년이군. 10년에 두어번밖에 찾아오지 않는 이 몸의 순수한 호의를 걷어차다니. 이실리아, 노아. 뒤를 맡기마. 팔다리 한두개 쯤은 잘라도 좋으니까 생포해."

"예!"

호의는 무슨. 일단 으슥한 곳에 도착만 하면 곧바로 피버 타임이 분명할텐데.

어쨌든, 그의 명령에 이실리아 모녀는 염동력의 힘으로 자신의 몸을 공중에 띄어 올리며 하린의 양옆으로 퍼져나갔다.

"큿!"

기습 공격에 실패한 하린은 양 옆으로 자신을 포위하는 이실리아 모녀의 행동에 이를 악물며 오히려 몸을 앞으로 쏘아 날렸다.

상대방의 손을 뿌리친데다가, 기습에 실패하자 곧바로 등을 돌리고 도망치는 것은 자신이 봐도 부끄러운 꼴불견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에겐 새로운 무기가 있었다.

검지와 엄지 손가락을 'ㄴ' 형태로 벌리고, 마치 권총 모양처럼 주먹을 쥔 하린은 진우의 어깨에 들쳐매진 아이리의 몸통을 향해 조준하였다.

피잉--!!

그녀의 손가락 끝에서 바람이 압축되었다가 무언가가 발사되어 아이리를 향해 날라오자, 진우는 팔을 들면서 손등으로 그녀가 쏜 압축된 바람을 막아냈다.

콰직!

"음? 콰직?"

들려서는 안 되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의 공격을 막아낸 팔을 살짝 비틀면서 자신의 손등을 내려보았다.

비록, 에너지원이 없기에 100%의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파워 슈츠지만, 그래도 방어력 자체만큼은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왠만한 폭발에도 생채기 하나 나지 않는 무지막지한 방어력을 자랑하는 슈츠의 장갑이 음푹 일그러진 모습에, 진우는 자신도 모르게 눈이 동그랗게 말아졌다.

'정신을 집중해서 손가락 끝으로 바람의 탄환을 쏘아보낸건가? 역시 한 나라를 대표하는 이능력자 답군.'

하린은 파괴력을 넓게 퍼트리지 않고, 한 점에만 집중하여 관통력을 극대화시키는 공격 방식을 스스로 터득한 것이다.

물론,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나올법한 발상의 전환이였지만, 바람이 퍼지지 않게 한 점으로 모아내는 집중력과 그것을 쏘아내는 힘은 순수한 그녀의 능력이다.

자신의 공격을 막아내는 그의 모습에 다시 한번 정신을 집중하려 하려던 찰나.

꾸욱--!!

"아읏!?"

뒤를 쫓아온 이실리아가 염동력으로 하린의 몸을 옭아매면서 날라가던 자세 그대로 굳어버리면서 공중에 멈춰섰다.

"흐아아앗!"

염동력으로 옭아매면 그보다 더 강한 충격파를 발산하면 풀린다는 것은 이능력자들에겐 기본적 상식.

하린은 바람의 힘을 강하게 퍼트리면서 이실리아의 염동력을 막대한 힘을 사용하면서 가까스로 풀어낼 수 있었다.

후우우웅--!!

염동력의 억압을 깨부시자 태풍같은 바람이 그녀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몰아치면서 주변에 널부러져 있던 자동차 파편과 콘크리트 파편, 부서진 아스팔트 잔해들이 데구르르 구르면서 넓게 퍼져나갔다.

여전히 우직하게 아이리만을 노리던 하린은 다시 한번 손을 권총 모양처럼 잡으며 모든 힘을 짜내려던 순간,

푸욱

"허흑!?"

부스터의 힘으로 바람을 뚫고 들어온 노아가 하린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염동력자들은 근접전에 취약하기 때문에 그 약점을 극복하고자 호신술을 수련했었던 하린이 본능적으로 노아의 어깨와 팔을 붙잡아 꺽으려 하였으나, 파워 슈츠에 의해 근력이 2~3 등급 신체 강화자와 동등해진 노아가 오히려 그녀의 팔을 낚아채며 손바닥 끝으로 턱을 가볍게 올려쳤다.

퍽!

"큿!"

턱에 의한 충격으로 머리가 뒤쪽으로 꺽인 하린은 뇌까지 그 여파가 미치면서 제대로 염동력에 집중할 수 없게 되자, 그대로 땅에 추락하려 하였으나 노아가 그녀의 팔을 잡으면서 가까스로 추락사는 면할 수 있었다.

"쿡쿡쿡, 한 숨 자고 있어. 곧 신세계가 펼쳐질테니 기대하라고."

자신의 후배가 두 명이나 늘어난다는 생각에 입가에 미소를 띄운 노아는 다시 한번 그녀의 턱을 손등으로 스치듯이 후려쳤고, 그 충격으로 또다시 골이 흔들리면서 뇌에 충격을 받은 하린은 눈동자가 올라가며 기절하고 말았다.

"잡았니?"

"예, 엄마가 서포트 해주셔서 쉽게 잡았어요.

풍압에 의해 쉽게 다가오지 못했던 이실리아는 바람이 멈추자, 기절한 하린을 재확인하기 위해 다가왔다.

하린이 확실하게 기절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이실리아 모녀는, 전갈 괴수의 시체를 자신이 가져온 화물차 트럭 위에다 차곡차곡 올려놓고, 어디선가 구해온 밧줄들의 끝 부분을 묶으면서 길게 엮은다음, 괴수들의 시체가 떨어지지 않게끔 묶는 작업을 마무리 짓고 있던 진우에게 다가갔다.

"좋아. 이 정도 수준이라면 왠만한 충격에도 끊어지진 않겠지."

그리고선 마치 아무것도 올라가 있지 않은 쟁반 접시를 잡듯이 가뿐히 한 손으로 들어보인 진우는 생포한 하린을 들고 오는 이실리아 모녀를 반겨주었다.

"오, 생각보다 빨리 처치했는데?"

하린 정도의 실력가라면 생포하는데 꽤나 시간이 걸릴거라 예상했었지만, 이실리아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였다.

"우리와 싸우면 복수를 이룰 수 없으니까 뒷일은 생각치 않고 돌진만 했으니까요. 노아가 파워 슈츠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면 의도대로 질질 끌려갔을 확률이 높아요."

태풍의 눈이 되면서 거대한 풍압을 만들었었던 노아의 힘은 이실리아로서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였었다.

하지만, 부스터를 이용하여 태풍을 뚫을 수 있었던 노아의 파워 슈츠가 있었기에 이토록 쉽게 처리가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게 얻을 수 있을만한 것들을 모두 얻은 진우 일행은 마치 모든것이 다 끝난 직후에야 등장하는 경찰들처럼 존재감을 드러내는 군인들의 모습에, 재빨리 이것저것 모두 챙기면서 일단 군대의 포위망에서 벗어나고자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건물 벽 사이에 붙어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거미 괴수는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진우의 뒤를 밟기 위해 건물 사이사이를 옮겨 다니며 점프하기 시작하였다.

타앙!

핑!

그 때, 어디선가 날라온 총탄이 괴수의 몸통에 부딪혔지만, 외피를 뚫지 못하면서 외곡된 방향으로 꺽여 들어갔다.

"이쪽이다, 이 괴물아!"

"먹기 쉬운 사냥감이 여기 있다! 와서 쳐먹어!"

뒤를 돌아보니, 욱일승천의 요원 두 명이 자신을 유도하려는 듯이 모습을 대놓고 과장된 모습으로 팔을 벌리는 모습을 발견한 괴수는 또다시 모습을 C 자형으로 구부리더니 아기 얼굴만한 굵기의 거미줄 뭉치를 내뿜었다.

퍽퍽!

이미 인간보다 더 비등한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던 거미 괴수는 자신들의 목숨을 내걸면서 인간들의 군대와 싸움을 붙이려는 의도를 알고 있었기에, 거미줄 뭉치를 정확하게 그들의 얼굴을 맞추었다.

총탄처럼 빠르게 날라온 거미줄 뭉치를 정면으로 충격을 받게 되자,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 욱일승천 요원들은 안면에 거미줄 뭉치가 반쯤 틀어박히면서 안면이 함몰되어 사망하고 말았다.

콰쾅!

거의 동시 다발적으로 죽으면서 폭발을 일으킨 그들의 모습을 뒤로 한 거미 괴수는 여덟개의 눈알로 진우의 뒷모습을 놓치지 않으며 그 뒤를 따라가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아침 8시에 일과 시작.

오후 6시쯤에 끝내지만 마무리 뒷정리와 이것저것 하다보면 7시.

영등포에서 안양까지 전철타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면 7시 40분.

현재 이게 저의 일과입니다.

생각보다 꽤나 할게 많은건 둘째치고, 덕분에 집에서 글을 쓰는게 너무나도 힘드네요.

원래의 컨디션이 아니다 보니까 글의 퀄리티도 저하되서 마구잡이로 썼다가 리타이어 시키고 새로 한편을 다시 썼습니다.

일단 적응만 하면 괜찮을텐데 적응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질것 같네요. 게다가 공구 이름도 생소한게 많고 위치도 사장님 위주로 맞춰야 하다보니 하루하루가 바쁩니다 그려...

어찌어찌 글을 한편 쓰긴 했다만, 이정도 날짜에 겨우 이만한 분량밖에 쓰지 못한다면 진지하게 연중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괜히 제 글을 봐주시는 여러분들에게 민폐를 끼지게 만드느니 몇달간 연중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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