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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트 브레이커-142화 (142/923)

0142 / 0923 ----------------------------------------------

2장

투쾅!

갑작스런 거미 괴수가 난입과 동시에 아군 전차를 마구잡이로 베어내자, 뒤쪽에 있던 전차의 포신에서 불꽃이 일어나면서 거미의 배에서 폭발이 터져나갔다.

그 충격으로 인해 몸통이 살짝 흔들렸으나, 괴수는 배를 움츠렸다가 펴내면서 동그란 거미줄 뭉치를 전차들을 향해 내뿜었다.

콰직! 콰앙!

크기와 압력 조절이 가능한건지, 이번에 나온 거미줄 뭉치들은 괴수를 유인하려 했던 욱일승천의 요원들에게 던졌던것보다 2~3배 정도는 더 크고 더욱 강하게 날라가면서 전차의 몸체를 우그러뜨렸다.

게다가 배를 움츠리고 펴내는 동작을 빠르게 반복하면서 거미줄 뭉치를 토해내며 하나에 하나씩 전차를 우그러뜨렸다.

그 와중에 몇 대의 전차가 반격을 가하였지만, 그정도 공격으로는 괴수의 껍질에 흠집 조금 내는것이 전부였다.

순식간에 십 수대의 전차들을 망가뜨린 거미 괴수가 가진 여덟개의 눈이 노아를 향해 집중되었다.

'읏……!'

너무나 간단하게 전차 부대를 망가뜨리는 괴수의 모습에 도망갈 타이밍을 놓쳐버린 노아는 거미의 눈알들이 스텔스 상태가 된 자신을 똑바로 노려보고 있자, 조금씩 슬금슬금 옆으로 게걸음하듯 걸어갔다.

스윽-

하지만, 거미의 머리는 노아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였고, 자신의 모습이 명확하게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 그녀는 자신의 권총들을 잡으며 조금씩 팔을 들어올렸다.

쿠웅!

"!!"

거미가 땅을 박차며 점프하자, 공중을 향해 조준한 노아는 방아쇠를 당기려 하였다.

하지만, 자신을 향해 날라오는 것이 확신하다 여겼던 괴수는 다른 방향으로 날라가더니 다른 전차들을 향하는것이 아닌가?

"뭐지……? 저 녀석…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일반적인 괴수들은 난폭한 성향 때문에 눈 앞의 모든 생명체들을 죽이려 하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쪽을 적대하는 수도 방위 사령부의 부대만을 골라 공격하는 괴수의 모습은 당연히 의아함을 자아냈다.

어쨌든간에, 가까스로 살아남게 된 노아는 무전기를 통해 이실리아와 페리샤에게 자신이 확인한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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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이잉--

"크크큭! 역시 이거였나!"

진우는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광선검마냥 빛의 줄기를 만들며 괴수의 시체를 레이저로 절단하고 있는 거대한 해체기의 모습에 나지막히 광소를 터트렸다.

5평 정도 되는 넓은 작업대는 지금까지 만들어내지 못하였던 또다른 기계 장비들이 무궁무진하게 쌓여 있었는데, 전차, 전투기, 미사일같은 군사 무기는 기본이요, 로봇같은 거대 병기까지 만들 수 있음을 확인한 진우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이 세계에서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였다.

대신, 크기가 크기다보니 부품의 최소 요구 단위가 천 단위였고, 거대 로봇같은 병기는 만 단위까지이다보니 거대한 세력을 만들어서 자원들을 얻지 못한다면 그림의 떡들이였다.

어쨌든간에 공장에 있던 모든 재료들을 사용하여 괴수의 시체를 분해할 수 있는 해체기를 제작해낸 진우는 한 마리의 괴수 시체를 완전히 해체하는데 10분정도 걸린다는 메세지를 확인하면서 노예들을 지원하기 위해 공장 밖으로 나섰다.

쿠웅! 쿠쾅!

"으…으응……."

사방에서 들려오는 폭음과 폭발음 소리에 아이리가 눈쌀을 찌푸리며 신음성과 함께 의식을 되찾으려 하자, 밖으로 빠져나가려던 진우는 그대로 다시 한번 아이리의 뒷목을 강하게 내리쳤다.

퍽!

"!!"

영화처럼 깔끔하게 내리친게 아니라 그냥 사정없이 후려치면서 머리에 충격을 가하자, 일어나려던 아이리는 입을 뻥긋거리며 다시 고개를 추욱 숙이고 말았다.

"아으……."

퍽!

하린 또한 폭발음에 의해 일어나려 하였으나 아이리와 달리 신체의 능력은 일반인인 하린의 몸을 생각하여 힘 조절을 하면서 뒷목을 후려쳤고, 의식을 되찾으려던 두 여성은 다시 기절하게 되었다.

운좋게 일어나려던 차기 노예 후보들을 다시 기절시킨 진우는,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는 것을 느끼면서 공장 밖으로 나서자마자 땅을 박차고 공장의 지붕쪽을 타고 올라갔다.

일단 상황이 안 좋은 지역부터 지원을 나가기 위해서였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것은 이실리아가 뒤집어 놓은 전차들의 모습이다.

'이능력자의 지원이 없는 전차라는 것은 안습 그 자체구만. 공중 지원이라도 있으면 또 모를까.'

하지만, 그 공중 지원은 페리샤가 저격하면서 모두 후퇴한 상황.

이능력전에 경험이 많은 지휘관이라면 전차와 헬기만 보내지 않고 일반 보병도 운용하여 이능력자를 향해 압박 사격을 가할 수 있었겠지만, 처음엔 요마급 괴수 퇴치를 위해 화력 중시형으로 보냈던 부대들로 하여금 그대로 추격에 나서면서 이런 결과가 생긴것이다.

물론, 미리 보병 부대의 지원은 요청해뒀지만 강력한 화력을 가지고 있고, 어째서인지 알아서들 좁은 공장에 숨어들었기에 이능력전의 경험치가 부족한 지휘관이라면 눈 앞의 먹잇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부대를 진격시킨 것이겠지만.

다른쪽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자…….

콰앙! 우지직!

"음? 저 놈이 어째서 여기에 있는거지?"

노아가 느꼈던, 동일한 의문을 느낀 진우는 자신의 공격에 꽁무니를 내빼던 거미 괴수가 전차들을 처리하는 모습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복수를 위해 찾아온걸까? 아니다. 그랬다면 이 난리통을 이용하면 이용했지, 일부러 이쪽에게 도움을 주는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인간이 여럿 모여 있어서? 그랬다면 도심쪽에 있는쪽이 더 많이 죽일 수 있겠지.

그렇게 여러가지 가정들을 생각해봤지만, 어째서 거미 괴수가 자신의 뒤를 쫓아온건지, 쫓아와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는건지는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것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능력자의 원호가 없는 전차들은 공중에 떠오른 이실리아에 의해 간단히 뒤집혀버리고, 공중 지원을 위해 공격 헬기가 출동하려 해도 페리샤의 저격으로 공격 헬기의 조종사들이 사망하면서 추락하고 마니 일반 보병들의 지원 없이는 피해만 가중되는 상황.

게다가 전차의 공격을 받아도 끄떡 없는데다 팔을 한번 휘두르면 1~2대의 전차가 잘려나가고 배에서 튀어나오는 거미 뭉치들이 정확하게 뭉개버리니 제 아무리 뛰어난 지휘관이라도 지금의 상황을 고수할 순 없었다.

결국, 태세를 재정비하기 위해 모든 방향에서 진군해오던 전차들은 그대로 후진하면서 후퇴를 시작하였고, 진우가 나설것도 없이 1차 공격은 간단히 물리칠 수 있었다.

사방에서 몰려오던 수도 방위 사령부의 전차 부대가 후퇴하는 것을 확인한 세 명의 여인들은 공장 건물 주변으로 모이기 시작하였다.

"진우님!"

가장 먼저 부스터를 사용하여 날라온 노아가 거미 괴수에 대해서 말하려 하였지만, 그는 자신도 알고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저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모르겠군."

"예. 게다가 방금전에 저를 공격할 수 있었는데도 무시하고 군대를 향해서만 공격을 퍼부었어요."

"흠……."

혼자 동떨어져 있던 눈 앞의 노아를 공격하지 않고 군대를 향해서만 공격하였다?

진우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페리샤의 몸을 들면서 염동력으로 날라온 이실리아가 합류하였다.

"진우님, 보셨다시피 거미 괴수가……."

"알고있어."

이실리아의 보고를 함축시킨 진우는 후퇴하던 전차 부대를 향해 거미줄 뭉치를 두어차례 내뿜고 주변을 확인한 거미 괴수가 이쪽을 향해 점프하면서 다가오자, 본능적으로 공격 자세를 취한 노예들을 향해 손을 내저었다.

쿠웅!

진우의 눈 앞에서 착지한 거미 괴수는 육중한 몸으로 인해 거대한 진동과 먼지 구름을 일으켰고,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 콘크리트 바닥이 쩌적 갈라졌다.

"키르르르--"

거미가 가진 여덟개의 눈알이 진우의 모습을 망막에 새겨넣었지만, 딱히 공격 자세를 취하지 않는 모습에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보아하니 이쪽을 공격하려는 속셈은 아닌것 같군. 최소한 인간 수준의 지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 예상이 맞나?"

"카그다."

"말했어!?"

진우의 질문과 함께 송곳니가 번뜩이는 입이 열리면서 괴수의 입으로부터 지금까지의 울음소리와 다른 소리를 자아냈다.

뭔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괴수가 울음 소리 대신에 어떤 단어를 말하려 했다는 것이기에, 괴수에 대한 상식을 가지고 있는 세 노예들은 눈동자가 토끼 눈처럼 희둥그래졌다.

지금까지 인간에게 대화를 건 괴수들은 하나같이 전부 아수라 등급 이상의 괴수들이였기에, 희귀한 아수라급 괴수를 목격하게 되었으니 놀랄만도 했다.

하지만, 진우는 차분하게 눈빛을 가라앉히며 조용히 기다렸다.

"카구다, 맞즈다, 마크다, 마으다, 마앗다, 맘다, 막다, 맞다."

의미모를 단어를 여러차례 내뱉던 거미 괴수는 서서히 인간의 단어를 정확하게 구사하기 시작하였다.

"이걸로 대화를 할 수 있겠구나, 인간."

성별을 알 수 없는 허스키한 목소리, 그리고 동물이 으르릉 거리는듯한 소리가 합쳐진듯한 소리를 내던 거미 괴수는 붉은 독니를 움직이며 입을 다시 열었다.

"혹시나 해서 말하자면, 방금전의 그건 내 발성 기관이 인간과 다르기 때문에 단어를 되내이면서 셋팅한거다."

"뭐, 그건 그렇다치지. 그런데 어째서 내 뒤를 따라온거지? 게다가 보아하니 이쪽을 명확하게 돕던데?"

"은혜 갚기다."

"은혜?"

거미는 거대한 얼굴을 위아래로 까딱거렸다.

"네가 내게 불길을 휘감게 만들때, 나는 그 고통으로 이성과 기억을 되찾을 수 있었다. 욱일승천이라는 놈들이 나를 채집하여 연구했을때의 기억을."

진우는 거미 괴수에게 폭뢰탄을 사용했을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래서?"

일단은 상대방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많은 정보를 뽑아내는 것이 게임을 플레이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상대방의 대사를 유도하였다.

"일이 어찌되든간에 나는 지금 얻은 자유를 만끽할거다. 하지만, 그 전에 나를 멋대로 실험용으로 써먹고 자기들 좋게 이용해먹은 욱일승천 놈들부터 복수하고 싶다."

"그래서 놈들과 적대하고 있는 나와 협력 관계를 맺고 싶다 이건가?"

"때문에 네 부하들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너희들을 적대하는 인간 군대만 공격하였지."

"……."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기 위해 눈을 감은 진우의 모습에, 노예들은 당연히 그가 거부하리라 예상하였다.

그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녀들은 진우가 무식하게 힘만 사용하는 겉모습과 달리, 속은 능구렁이가 수십마리가 들어선것처럼 암계에 강하고 생각이 깊다는 것을 느껴왔기에 이런 의심스러운 협력자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였다.

"좋아. 안그래도 한명이라도 많은 동료가 필요했던 참이다."

그런데 진우가 손을 건내며 괴수의 제의를 승낙하는것이 아닌가?

거미 괴수는 날카로운 칼날이 달려있는 앞다리를 내밀며 일부러 그가 내민 손에 잡혀주었고, 그렇게 서로의 팔을 위아래로 짧게 흔들었다.

마지에가 죽은 충격 때문에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한거라고 생각한 페리샤가 진우에게 경고를 주려 하였지만, 가며 너머로 드러난 눈과 입이 너무나 상큼하게 웃고 있는 모습에 목소리를 내뱉으려던 입을 꾹 다물고 하려던 말을 삼켰다.

그녀가 아는 진우는 절대로 저런 웃음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을 향한 어떤 신호라 판단한 것이다.

이실리아와 노아 또한 페리샤와 같은 결론에 도달하였는지, 입을 다물며 눈 앞의 결과에 승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 작품 후기 ============================

계속해서 일을 하다보니 쓰라는 글은 안나오고 딴 생각이 자꾸 나네요.

원래는 리밋블 300화쯤에 차기작의 구상을 만들어 놓을 생각이였는데 벌써 구상하기 시작중 -_-ㅋㅋ;;

떡밥만 투척하고 사라지면 좀 그러니까 차기작에 대해서 약간 설명하자면

'주인공이 더이상 인간의 여성에게 흥미가 사라지면서 여성형 몬스터들과 붕가붕가'

슬라임이라던가 오우거, 웨어울프라던가 켄타우로스같은 몬스터들을 모두 여성화시켜서 여성화된 몬스터들이 남자들을 상대로 정기를 빨아먹는 세상...

왜. 뭐. 어째서 그런 눈으로 나를 보는건데.

...나도 알고 있어요. 지금 나는 대한민국 평균 남성의 변태 수치를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는거...

나는 대체 어디까지 타락할 생각인걸까...여성화된 몬스터의 모습에 '아오 씨발, 세상에 어떤 변태 새끼가 이딴걸 좋아한다고 그리냐' 라고 말했었던 옛날의 순수한 나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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