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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정치가들을 무차별 암살하고 그랜드 아크와 격전을 펼치면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한국 정부에서 부르는 공식 코드네임 '붉은 가면'.
진우는 한 손으로 전차의 몸통이 구겨질 정도로 쥐어잡으며 방망이처럼 휘둘렀다.
후웅! 콰지직!
전차의 모서리 부분이 다른 전차의 몸체를 우그러뜨렸고, 그 안에 있던 승무원들은 장갑과 함께 몸이 지끄러지면서 즉사하였다.
'쯧. 이것도 슬슬 지루한걸.'
처음엔 자신이 마음먹은대로 이리저리 흔들고 던질때는 재밌었지만, 그랜드 아크와의 혈전 이후론 근접전은 아무리 치뤄도 재미가 없어졌다.
그는 원래 원거리 캐릭터로 진로를 잡다가 여러가지 사정이 안되서 어쩔 수 없이 지금까지 근접전을 치뤄왔기에, 이번 일만 끝내면 앞으로 개인 화기를 만들거나 파워 슈츠에 내장형 무기들을 만들어서 오로지 모든 전투를 원거리로만 치루기로 결심하였다.
'괴수들의 시체들을 이용하면 파워 슈츠를 제대로 기동할 수 있게 된다. 그때부터 원래 계획대로 원거리 캐릭터로 가는거야.'
해당 괴수의 시체로 만든 파워 슈츠와 핵은 좋은 궁합을 가지고 있기에, 새로 슈츠를 하나 뽑으면서 내장형 원거리 무기들도 다수 만들기로 결정한 그는 홀로 남게 된 전차를 향해 걸어나갔다.
"자…잠깐……! 항복! 항복하겠다!"
전차 부대 중심으로 뛰어들어오면서 순식간에 모든 전차들을 짓이기고 휘두르면서 아군들이 거리를 벌리려 하기도 전에 모두 죽어나가는 모습을 구경하였던 전차장은 전차 밖으로 나오며 양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군인이 모습을 드러내자, 그 밑으로 다른 승무원들까지 나오면서 손을 머리 위로 올리기 바빴다.
그나마 다른 전차들과 달리 조금 많이 뒤쳐져 있던터라 가까스로 살아남게된 그들은 공포로 울먹거리는 표정과 함께 진우의 눈치를 살폈다.
만약, 진우가 평소대로였다면 운좋게 살아남았겠지만, 아쉽게도 현재의 그는 저기압이였다.
퍼엉!
살아남은 병사를 향해 다가가 머리통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자, 풍선 터지는 소리가 둔탁하게 나오며 목 위쪽이 핏덩어리들과 함께 완전히 사라졌다.
"히…히익!!"
"항복! 항복이라고 했잖아! 너는 제네바 조약도 모르는거냐!"
전차장으로 보이는 부사관은 진우가 보인 행동에 조금의 주저함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는지, 악을 지르듯이 소리쳤다.
"제네바 조야악? 미안하지만 나는 그 조약에 찬동한적 없는데?"
"뭐…뭐……?!"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지들끼리 쑥덕거리면서 만든 조약 따위 알게 뭐야? 나는 그런 조약 찬동한적도 없고 받아들인적도 없어."
전쟁의 인도주의를 위해 부상병, 포로, 민간인의 보호를 위한 제네바 조약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에 어안이 벙벙해진 전차장은 뭐 이런 놈이 다 있냐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일 수 밖에 없었다.
"내 손으로 잡은 적은 오직 나의 의지로 처우를 결정한다. 남이 만든 법칙 따위에 나의 의지와 법칙이 영향받을 순 없는 노릇이지. 고로 너희들은 나의 뜻에 의해……."
와드득! 빠각! 우지직!
"사망 확정."
잔상만 남기는 속도와 함께 전차장의 허리가 뒤쪽으로 굽혀지면 안되는 위치까지 굽혀지고, 그 뒤쪽에 있던 병사는 턱과 머리가 정 반대의 위치로, 남은 병사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뒤쪽에 있던 전차를 눈에 새기며 의식이 끊기게 되었다.
"뭐, 이정도면 시간을 좀 벌겠지."
10분만에 사방을 포위했었던 전차 부대와 공격용 헬기들을 모조리 박살낸 그는, 템포를 조절하여 저들이 무전을 취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만을 남겨주었다.
아마 지금쯤이면 전부 전멸했다는 것을 확인한 수방사(수도 방위 사령부)에서는 병력을 많이 모아서 돌입시키거나 다른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그래도 그때까지의 시간은 벌었으니 여유가 있을때 다음 도피처를 생각해야겠군.'
원래라면 지금쯤이면 하이재킹을 위해 중동쪽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올라타야 했겠지만, 갑작스런 욱일승천의 음모 때문에 계획이 전체적으로 뒤로 늦춰지고 말았다.
하지만, 괴수의 시체를 얻어냈으니 그걸로 자신의 노예들을 무장시킬 수 있게 되었으나, 문제는 이 공장에 있는 모든 기계 부품을 사용해버렸다는 것이다.
결국, 파워 슈츠를 만들기 위해선 다른곳에서 재료를 조달하거나 재료가 풍부한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불필요하고 귀찮기만한 마찰을 피하는 쪽이 간단했다.
그렇기에 진우는 자원이 풍부하면서도 조용한 곳을 찾고 있었다.
'파워 슈츠 여러대를 만들 정도의 자원이 있고, 쉽게 발견되지 않는 비밀스런 장소…….'
하지만,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는 서울에서 그런 곳을 발견하는건 불가능했다.
차라리 그런곳을 찾느니 알려지지 않는 비밀 조직의 기지를 얻는 것이…….
'잠깐, 그런곳이 하나 있잖아.'
머리를 굴려가던 진우는 번쩍이듯이 떠오른 장소가 있었다.
외부에 개방되어 있지 않고, 서울 도심속에 있는데다, 어마어마한 숫자의 자원이 잠들고 있는 곳. 진우 또한 몇번이나 찾아가봤었던 장소.
'아크로스의 암거래 시장, 그 곳이라면 딱이다.'
서울 중심부에는 여러가지 수많은 회사가 있는데, 서울 시민 대부분은 그 모든 회사들이 무슨 일을 하는건지 주의깊게 관찰하지 않는다.
게다가 군부쪽에서도 설마 그런곳에 숨어있을거라곤 예상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에, 적당히 다른 방향으로 도망가는척 하면서 차량을 탈취하여 아크로스의 암거래장 까지 이동하면 된다.
그 다음에 자신의 출입증으로 안으로 출입한 다음, 안쪽에서부터 경비 병력을 처리한다면 그 안에 있는 무궁무진한 자원들이 그의 손아귀로 들어오는 것이다.
'흐음…그동안 내가 너무 착하긴 착해졌군. 이런 쉽고 간단한 방법을 그동안 깜빡하고 있었다니 말이야.'
이 게임을 플레이 하고 나서 자신이 너무 유순해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진우는 예전의 그 악랄했던 시절만큼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편한 게임 라이프를 위해서라도 독해져야 할 부분에서는 독해지기로 다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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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웅!
가장 먼저 공장에 도착한 것은 거미 괴수였다.
"……!"
"……."
진우의 노예들은 노골적으로 의심스런 눈빛을 보냈지만, 괴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아직 그는 도착하지 않은건가?"
"그래. 이제 주인님이 도착하기 전에 우리를 처리할 생각인건가?"
"후후후, 의심이 많군. 하긴, 처음부터 믿음을 보이는쪽이 더 이상하겠지."
거미 괴수는 말을 하면서 천천히 여기 저기를 기웃거리더니, 공장 안쪽에서 괴수의 시체가 레이저 분해기로 해체되어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너희들의 주인은 정말이지 재능이 많은 인간이군. 말도 제대로 못하는 머저리들이긴 하지만 저만한 놈들을 단신으로 죽이는 능력과 저만한 기계 장치를 혼자서 만들어내는 지식까지……."
괴수는 감탄했다는 듯이 입을 열자, 노아가 자랑스럽게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주인님은 그랜드 아크와도 비등하게 싸우시는 분이니까."
스윽-
흠칫!
괴수가 몸을 돌리면서 여덟개의 눈이 자신을 노려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자, 흠칫 놀란 노아는 자신도 모르게 권총을 꺼내들뻔 하였다.
"흐음…내 모습이 그렇게나 무섭게 생겼나?"
노아의 반응이 영 꺼림칙한지, 아니면 장난기가 생긴건지 몰라도 가벼워보이는 말투와 함께 괴수는 자신의 몸을 웅크리기 시작하였다.
"꽤 재밌는걸 보여주지. 공격하는건 아니니까 긴장들 푸는게 좋을거야."
꿀럭!
순간, 웅크리고 있던 거미 괴수의 등 일부분이 음푹 패여들어갔다.
꿀럭! 꿀럭!
계속적으로 거미 괴수의 몸은 몇십배나 되는 중력에 있는것처럼 '구겨져' 버리기 시작하였고, 종국에는 사람 2~3명이 뭉친 수준의 덩어리로 바뀌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건지 감을 못잡은 그녀들은 거리를 벌리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면서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도록 자세를 잡았다.
푹!
그 때, 덩어리 안쪽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우유빛깔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새하얗고 가는 여성적인 팔.
퍽!
다른쪽에서도 팔이 하나 더 튀어나왔고,
빠그그극!
뒤이어 팔이 뚫고나온 곳을 중심으로 금이 일어나더니 덩어리의 표면 부분이 계란 껍질처럼 후두둑 떨어져나갔다.
"흐응, 이 모습도 간만인걸."
표면이 완전히 떨어져나가면서 안쪽에서 드러난 것은 풍만한 여체를 가진 날카로운 인상의 미녀였다.
전체적으로 갸름한 얼굴라인과 도도해보이는 눈매와 콧날과 연갈색빛 숏컷 머리스타일은 차도녀를 연상케 보이고, 몸매 또한 들어갈대는 들어가고 나올대는 나오면서 수많은 남자들의 이목을 끌만한 미모와 몸매였으나, 그녀는 일반인과 완전히 다른것이 세 가지 존재하였다.
첫번째는 눈 위에 또다른 한 쌍의 눈동자가 있고, 붉은색의 작은 보석처럼 생긴 거미의 눈 4개가 이마에 오돌토돌하게 붙여져 있다는 것.
두번째는 두 쌍의 눈동자에는 흰자가 존재하지 않고, 칠흑같은 어두운 눈동자만이 가득 매우고 있다는 것.
그리고 가장 큰 세번째는 허벅지 아래부터 여섯개의 다리가 붙어있는 거미의 배가 붙어 있다는 것이였다.
눈 앞에서 일어난 괴사에 깜짝 놀란 진우의 노예들은 토끼 눈처럼 희둥그래졌다.
"어때? 이러면 좀 덜 무서워보일까나?"
방금과 달리 여성적인 목소리와 말투와 함께, 가슴 밑으로 두 팔을 팔짱을 끼면서 가슴을 들어올리듯한 자세를 취하였다.
인간과 다른 부분이 많지만, 얼굴만 보면 확실히 미녀라는 것은 분명하기에, 깜짝 놀랐던 그녀들은 거미 괴수의 모습에 자기네들끼리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암컷이라는 것도 놀라운데 생각보다 미인이네요?"
"아니, 그보다 주인님이라면 저만한 미녀를 그냥 가만히 둘리가 없을텐데 허벅지 아래로는 완전히 거미니…엄마는 주인님이 어떻게 대응할거라 생각하세요?"
"아무리 주인님이 성욕이 강하시다지만 반인 반요인데…그것도 하체가 저러니……."
아수라급의 괴수는 간혹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눈 앞의 괴사에 대한 이해를 완료한 진우의 노예들은 인간화된 거미 괴수를 발견한 진우의 반응을 예상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제 예상으로는 오히려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서 좋아할것도 같습니다만?"
진우라는 남자에 대해서 분석해야만 리피를 호위할 수 있었던 입장인 페리샤는 진우라면 몸의 절반이 저래도 반드시 성욕을 분출할 것이라 예상하였지만, 설마 거기까지 취향이 넓을것이라 생각치 못한 노아와 이실리아는 부정적인 반응이였다.
"에이, 설마. 네코미미라던가 손발이 동물의 다리처럼 보이는 반요쪽은 수요가 있지만, 저건 그 수준을 넘어섰잖아."
"최대한 인간의 형상을 보존한 상태에서 동물의 일부분이 붙은거라면 100% 겠지만……."
그렇게 의견이 갈리면서 생각보다 열띤 설전이 일어났다.
'…대체 무슨 말들을 하고 있는거야……?'
제대로 된 아수라급의 괴수가 아니기에 몸의 절반은 거미의 배를 가지고 변신해야만 했던 거미 괴수는 대체 눈 앞의 인간 여자들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 작품 후기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
드디어 동원 훈련 다 치뤘다!!!!
이제 내년부터 5년차다!!!!
1~4년차 예비군들은 모두 5년차 이상부터를 기대하지만, 저는 다른 의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가 전역했었던 부대를 4년동안 예비군 훈련까지 갔거든요. 6년동안 한 부대와 인연을 맺었던거임.
이제는 지긋지긋해서 제발 다른데로 갔으면 좋겠다고 소원했는데 이제야 그 부대와 질긴 연을 끊게 되었네요.
PS:솔직히 말해서 제가 연재가 뜸해진것도 있고, 마지에의 문제 때문에 선작이 대폭 줄어져 나갈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주르륵 선작이 내려갔는데, 어느 순간 올라가더니 오히려 더 많아지더군요.
이건 대체 무슨 현상인지 몰라서 혼란스러워하는 중임 -_-;;
PS2:모두들 예상했다 시피 거미 괴수는 여체화. 솔직히 이거 예상 못한 사람 두 팔 올리고 반성하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