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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아크로스의 블랙 마켓.
"히…히이이……! 오지마! 오지마아아아아아!!"
퓩퓩퓩!!
방금 전까지만 해도 대화를 나누던 동료들의 모습이 하나같이 목이 부러지거나, 허리가 꺽여서는 안될 방향으로 꺽이거나, 혹은 상체의 일부가 뻥 뚫리거나 머리가 터져버린 시체들로 변모하고, 유일하게 남은 검은색 양복의 아크로스 조직원은 기본적으로 지급되는 소음기가 부착된 권총을 발사하였다.
핑핑핑!
하지만, 그의 총탄은 동료들을 죽인 자에게 흠집하나 주지 못하였다.
"대…대체 왜 우리한테 이러는거야!!"
자신 또한 동료들처럼 잔인하게 죽는다고 생각한 남자는,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이 소리쳤다.
욱일승천과 손을 맺은 동맹 조직이지만, 그들로부터 아무런 예고도 듣지 못한 요마급 괴수들의 난동으로 인해 당황한 조직원들은 빠르게 상황을 수습하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암시장을 폐쇄하고 외부의 충격을 방어할 수 있게끔 설계된 지하 벙커로 모든 물건들을 보관하였다.
충분한 교육을 받았고, 뛰어나진 않지만 한국에선 충분히 통하는 여러명의 이능력자들이 있기에 빠른 시간내에 모든 물건의 대피를 완료하였고, 조직원들 또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벙커로 내려갔다.
또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 밖에는 상황을 확인할 조직원 몇몇을 배치해두었기에, 한국의 군대가 괴수들을 퇴치하길 기다렸다.
그렇게 어느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갑작스런 돌발 사태가 일어났다.
갑작스럽게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기 시작하였고, 엘리베이터가 무너질때를 대비한 비상 계단에서 침입자를 막기 위한 셔터가 내려간 것이다.
꼼짝없이 갇히게 된 그들은 상황을 알리기 위한 지상의 조직원들에게 연락을 취하였으나, 감감무소식.
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 수 있는 도리가 없기에 이능력자들이 힘을 합쳐 셔터를 부수고 지상으로 올라가기로 결정하였지만, 그와 동시에 올라갔던 엘리베이터가 다시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붉은 악귀 가면의 사신과 함께.
남자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그가 여기에 있는건 둘째치고서라도, 이만한 능력자가 어째서 자신들을 이토록 잔인하게 죽이는건지, 이런 능력자가 어째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참고로, 그랜드 아크와 진우의 싸움은 잠깐 유명해졌지만, 제대로 된 영상 장비로 기록된 것도 아니고, 이능력자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으로 본 것에 불과하기에 카더라 통신 취급당하여 매장당한지 오래다.
그랜드 아크 또한 자신이 가진 절대적인 지배력이 자신의 힘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극소수의 고위층 간부들만 제외한 조직원들에겐 치우라는 존재를 함구시키면서 생겨난 문제였다.
"소설도 안보냐? 소설에서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보물을 가지고 있으면 뒈지거나 습격을 받는 내용이 많이 나오잖아? 고로 나는 주제에 맞지 않은 보물을 가지고 있던 네놈들을 공격한거다. 어때? 존나 논리적이지?"
퍽!
남자는 공포와 함께, '뭐?' 라는 표정이 들어간 눈빛과 함께 목이 꺽여지면서 즉사하였다.
"큭큭큭! 이렇게 보니 정말 대단하군. 이 정도 물량이라면 아예 로봇까지 만들 수 있겠는걸?
그의 기술력이라면 거대 로봇 제작도 가능은 하겠지만, 자신의 세력이 크지도 않은데 눈에 띄는 병기를 만들 정도로 정신이 나간 인물은 아니였다.
칙-
그렇게 지하 벙커에 있던 모든 아크로스의 조직원들을 말살시킨 진우는, 거대한 규모를 가진 지하 벙커의 모습에서 '대체 어떻게 해야 한국에서 저런걸 지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게 되었다.
"어차피 게임인데 뭐 어때."
하지만, 이미 설정된 게임의 내용에 의문을 가져봤자 헛된 시간 허비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여러가지 물건이 들어간 창고에서 물건들을 밖으로 빼면서 아크로스의 조직원 시체를 모두 그 곳에 밀어넣었기로 하였다.
피라던가 살점 조각, 내장 조각들이 여기저기 덕지 덕지 붙어서 공포 게임의 한 장면같은 연출을 자아냈지만, 귀찮은 일은 노예들에게 시킬 예정인 진우는 자신이 조교를 하는데 쓰일만한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우우우웅--
지하 벙커 내부의 구조를 거의 알아가던중,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빌딩 내에 남아있는 아크로스의 조직원을 찾기 위해 수색에 들어갔던 노예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벙커로 향하였다.
"인질들은?"
"여기 있어요."
그의 목소리에 이실리아가 염동력으로 아직까지 기절해 있던 인질들을 공중으로 띄우면서 엘리베이터 밖으로 이동시켰다.
"큭큭큭. 자아, 드디어 이 시간이 왔구만."
아크로스의 조직원들이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넓직한 휴게실을 확인한 진우는, 미리 안에 있던 소파같은 물건들을 모두 밖으로 내던져놨기에 포로들을 그 쪽으로 직접 옮기기로 결정하였다.
"일단 이 거추장스러운건 벗고."
자신의 파워 슈츠를 벗어낸 그는 가장 먼저 거미 괴수의 몸을 옮기려던 찰나.
촤라락!
푸욱!
"크헉!? 네…네놈…어떻게……?!"
갑자기 눈을 뜬 거미 괴수가 다리에 힘을 주며 쇠사슬을 풀어냈고, 그와 동시에 손을 거미의 앞다리로 변형시키며 진우의 복부에 찔러넣었다.
"꺄하하하하핫! 멍청한 인간놈! 알아서 나의 보금자리가 되어줄 곳을 찾아주다니! 눈물나도록 고맙구나!"
"끄아아아아악---!!"
고통스러워하며 발버둥치는 그의 모습에, 참고 참았던 웃음이 터져나온 거미 괴수는 자신의 손목 전체가 완벽하게 파고들어가는 감촉을 느끼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원래는 아예 등 뒤쪽으로 관통시키려 하였다.
어째서인지 생각보다 살가죽이 단단해서 이 정도가 한계였지만, 인간의 신체 구조는 이만한 데미지로도 심한 치명타나 마찬가지였기에 거미 괴수의 웃음은 그의 다음 말이 이어질동안 계속되었다.
"라고 할줄 알았냐?"
"에?"
퍼걱.
그와 동시에 진우의 주먹이 자신의 팔을 힘껏 내리치면서 거미화된 왼팔이 '부서져' 나갔다.
"아……?"
방금전까지 고통에 울부짖던 인간이 갑자기 냉정한 표정을 짓더니, 자신의 팔을 주먹으로 내리쳐 부숴버리는 모습을 본 거미 괴수는 뒤늦게 밀려오는 고통에 비명을 내질렀다.
"캬하아아악!"
"큭큭큭. 네 년이 일어나 있다는건 이미 알고 있었어. 그런 씹지랄을 했는데 일어나지 않으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거지. 기절한척 하고 있는 너희들도 말이야."
흠칫!
자신의 복부에 꽂혀있던 거미의 다리를 집어 던지며 내뱉은 그의 대사에, 기절한척 하고 있던 아이리와 하린의 몸이 움찔거렸다.
거미 괴수뿐만 아니라, 기절한 그녀들 또한 이미 정신을 차린지 오래였다.
거미 괴수는 분위기를 읽고, 어디론가 들키지 않는 장소로 이동하는것 같기에 가만히 있던 것이고, 아이리와 하린은 자신들의 몸이 묶인 상태에서 어설프게 힘을 줄 수 없었던 터라 일부러 기절한 척 하고 있었을 뿐이였다.
진우는 오랜 시간동안 일어나지 않는 그녀들의 모습에, 이미 의식을 차린것이라 예상하면서 일부러 거미 괴수에게 당해주는 지금의 스토리를 꾸민것이다.
츠측!
"끄응……. 그래도 이거 꽤 아프구만."
거미의 잘려진 앞다리를 붙잡고, 자신의 다량의 피와 함께 복부에서 빼낸 진우는 거품이 일어나면서 순식간에 아무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말도 안 돼…나보다 뛰어난 재생 능력을 가지고 있다니……."
거미 괴수의 부서져나간 팔에선 녹색 체액이 섞인 거품이 부글부글 일어나면서 팔이 재생되고 있었으나, 진우의 재생 속도에 비하면 한단계 아래의 것이였다.
괴수는 자신을 압도하는 괴력, 자신보다 뛰어난 재생 능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를 사용하여 자신을 속이는 그의 모습에 절망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의 상황에서 그를 이길 수 있는 방도가 생각나지 않은 것이다.
"아깝네. 좀 더 격렬하게 반항했으면 지금쯤 팔다리에 총탄이 들어가면서 예쁜 비명 소리가 나왔을텐데."
"!!"
아이리와 하린은 뒤쪽에서 들려오는 여유로운 노아의 목소리에, 지금이라도 당장 쇠사슬을 풀고 저항할 의지가 깍여버리고 말았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신형 저격총으로 누군가를 저격하고 있는 페리샤, 작열의 마탄이라는 이명을 얻을 수 있게끔 해준 소이탄 발사가 가능한 개조 글록 두 정을 들고 있는 노아, 그리고 주변의 무거운 기계 장비를 염동력으로 들어서 내던질 준비를 마치고 있는 이실리아의 모습.
그녀들 또한 진우의 계획을 미리 눈치챘는지 지금의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냉정하게 대처하고 있었다.
"크읏…우리가 눈치 못채게 수신호로 작전을 나눈거였나……!"
아이리는 자신들에 관한 계획이나 작전은 듣지 못하였기에, 기절한척 하느라 눈을 감고 있을때 수신호로 작전을 세웠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가 얼마나 강한 인물인지, 그가 얼마나 사악한 인물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상황에 따른 판단이였을 뿐이지만, 노예들로선 굳이 이러한 사실을 가르켜줄 의무가 없었다.
이제 곧 그녀들 또한 자신들의 동료가 될테니까.
단지 숫자가 좀 많으니 시간이 좀 걸리겠다만, 결국엔 '암컷' 으로서 진우에게 복종할 것이 눈에 선하였다.
"이제는 더이상 내 얼굴을 감출 필요는 없겠지."
덜컥-
자신의 가면을 붙잡고 위쪽으로 올리며 벗겨낸 진우의 모습에, 그의 얼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하린은 이를 악 물며 신음성같은 음성을 내뱉었다.
"목소리가 너무 비슷해서 의심스럽긴 했었는데…설마 정말로 동일 인물이였을 줄이야……."
"자자, 차분하게 대화하기엔 장소가 좋지 않군. 잠시 자리를 옮기자고."
여기서는 자신의 노예가 될 여자들과 대화를 나누기엔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여긴 진우는 잔상이 남을 속도로 빠르게 달려나가 거미 괴수의 턱을 후려쳤다.
"학……!"
어떻게든 저항하려 몸부림을 쳤지만, 그녀의 주특기는 인파이터가 아니라 덫을 쳐놓고 먹잇감을 기다리는 사냥꾼이였다.
진우의 방어력을 뚫고 팔을 쑤셔넣은걸로 봐서는 공격력이 특화된듯 하지만, 현란한 기교가 섞인 근접전을 위함이 아니라 덫에 걸린 사냥감을 한방에 잠재우기 위함이리라.
인간화되면서 뇌의 구조 또한 인간과 비슷해진 거미 괴수는 그대로 팔다리가 풀리면서 쓰러지고 말았고, 뒤이어 아이리와 하린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그녀들에게 다가가 턱을 발등으로 후려쳤다.
퍽! 퍽!
쇠사슬로 묶여있던 그녀들은 다시 의식을 잃으며 쓰러져버렸고, 드디어 간만에 조교의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된 진우는 혀를 날름 핥으며 조교를 위한 준비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너희들은 페리샤를 도와서 이 곳을 완벽하게 장악해. 나는 그동안 이 년들을 너희들의 동료로 만들테니까."
아크로스의 후계자였던 리피를 도우면서 조직의 거의 모든것을 알고 있는 페리샤의 지식으로 이 건물을 완벽하게 장악하게끔 명령한 진우는 이것저것 재료들을 챙기기 시작하였다.
자신들의 대답을 들을 생각도 없는듯이 움직이는 그의 모습에, 페리샤 일행은 아크로스의 블랙 마켓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이라크로 떠나기 전까지 머물 수 있도록, 이곳을 완벽하게 장악하고자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 작품 후기 ============================
원래는 아크로스의 블랙 마켓을 장악하는 묘사를 한편에 걸쳐 써내려 하였지만, 생각해보니 그다지 큰 내용이 없기에 축소시켰슴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다음편부터 조교 시작이 되니까요 -_-ㅋㅋㅋㅋ
개인적으로 동시 공략은 너무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하나하나씩 확실하게 정복해나갈 예정입니다.
현재 생각중인 순서는 하린->괴수->아이리 순임.
그리고 아이리는…고어가 어느정도 섞여있기 때문에 주의 요망 바랍니다.
PS:가끔씩 연재좀 더 많이 해달라는 분들이 계시는데...그 분들은 제가 쓴 작품 후기글을 안보시나봅니다;;
저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직장 잡아서 1일 연재가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계속 빨리 연재해달라고 할때마다 글을 쓰고싶으나 다녀와서 체력 부족으로 허덕이는 저는 눈물을 흘립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