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163화 (16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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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우…우우웁! 으웁!"

도망가지 못하게끔 허리를 끌어당기면서 자신의 입안으로 들어온 혀의 감촉은 너무나 끔직하였다.

연구실에 갇혀 지냈지만 지능을 가지게 되면서 기본적인 인간들의 상식 정도는 스스로 깨우친 그녀는, 자신이 당하는 행위가 사랑하는 연인끼리의 애정 행동중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더욱 치욕스러웠다.

당장에라도 자신의 날카로운 이빨로 그의 혓바닥을 뜯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랬다간 누구라도 뻔히 알 수 있는 잔혹한 결과가 닥쳐오게 되리라.

"푸후우~"

"하아…하아……."

그 때, 진우가 혀를 빼면서 시원한 숨소리를 토해내며 만족스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자, 이제 허리…아니, 하체를 흔들어 봐."

"……."

거미 괴수는 그의 명령에 입술을 깨물며 거대하면서도 육중한, 170cm의 성인을 3명 정도 합쳐놓은듯한 덩치를 자랑하는 거미의 하체를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하였다.

"크크크큭. 이거 정말이지 장관이로구만. 이런 거대한 몸체가 나를 깔아뭉갠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참 오묘해."

거대한 거미의 하체가 인간의 몸 위에서 위아래로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 같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지금의 이런 성행위가 스릴있게 느껴지는 진우였다.

치컥! 치컥!

"하음…으후으음……!"

"크흐~~!"

동물적인 본능 때문인건지, 아니면 인간보다 발달된 감각 때문인지 몰라도 방금전까지 처녀(처녀막은 없지만 그래도 처녀는 처녀)였던 주제에 달콤함이 약간 섞인 신음성이 울려퍼졌다.

육중한 거체가 자신의 몸을 찍어내듯이 누르는 압력, 인간의 질과 달리 안쪽이 촘촘하고 주름이 많은데다가 끈적끈적한 액체를 내뱉는 생식기 내부가 가져다주는 쾌감이 압력으로 인해 가중되어 다가오자, 진우도 쾌락의 신음성을 숨기지 못하였다.

쿵! 쿵! 쿵!

그런데 갑자기 거미 괴수가 스피드를 올리면서 하체를 흔들기 시작하였고, 그 반동으로 인해 하체 끄트머리 부분이 땅과 부딪히면서 굉음과 함께 바닥이 쩍쩍 갈라졌다.

"…얼라리요? 어이,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너무 격렬한……."

갑자기 그녀의 행동이 격렬해지는 것에 의아함을 느낀 진우는 자신의 어깨를 힘있게 붙잡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크…키히이이……!"

"에…저기요? 모시모시?"

동공과 흰자위까지 모두 피처럼 붉게 물들여진 8개의 눈, 타액을 흘리면서 드러낸 날카로운 송곳니, 그리고 자신의 몸을 옥죄이는 진득한 살기.

그 때, 불현듯이 진우의 머릿속에서 떠오른 거미에 대한 상식중 하나가 떠올랐다.

-암컷 거미는 짝짓기를 한 후에 알을 낳을 체력을 얻기 위해서 수컷 거미를 잡아먹는다.-

"…아 씨발 잠깐만."

그의 계획은 이게 아니였다.

일단 그녀의 자존심을 뭉개버리고, 쾌락을 느끼게 만들면서 차근차근히 새로운 구멍을 개발할 계획이 처음부터 끝까지 구상되어 있었지만, 진우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계획이 딱 여기까지임을 직감하였다.

"캬아아아앗!"

그와 동시에 거미 괴수는 그의 머리통을 깨물려는듯이 아가리를 쩍 벌리며 머리를 내렸고, 진우는 황급히 상체를 뒤쪽으로 숙이며 회피하였다.

"이런 옘병할!"

재빨리 거미 괴수의 몸체를 힘껏 밀어내자, 그녀의 몸체는 천장에 부딪히면서 나동그라졌다.

"아오…씹……. 이 미친 언더 드림 새끼들은 꼭 잘 가다가 이딴식으로 유저들을 물 먹이는게 취미란걸 기억했어야 했는데……."

언더 드림은 남성을 위한 성인용 게임이 주 상품이지만, 나름 치밀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는데다 소프트에서 하드 고어의 취향까지 폭 넓은 반경과 소수 취향자를 배려한 시스템이 있어서 성인용 게임에서는 부동의 1위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언더 드림의 게임이라고 모두 극찬을 받는게 아니다.

이따금씩 없어도 되는 시스템으로 플레이어들을 괴롭히는 그들의 악취미가 게임 여러곳에 잔재해 있는데, 이 부분이 언더 드림의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에게 있어서 악몽이나 마찬가지라는게 문제.

지금 진우가 마딱뜨린 상황도 언더 드림이 만들어낸 '악취미'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일단 그 '악취미' 만 잘 넘겨내면 나름대로의 보상도 있고, 오히려 이런 돌발 상황을 즐기는 이들도 있기 때문에 악명은 자자해도 누군가가 강하게 반발하는 경우도, 그리고 거기에 지지하는 경우도 별로 없었다.

'그래, 이 빌어처먹을 상황만 어떻게 넘기면 뭔가 보상이 있겠지.'

그렇게 자신을 애써 자위한 진우는, 나동그라진 몸을 재빨리 일으키며 자신을 향해 적의를 드러내는 거미 괴수의 모습에 한 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나마 나를 짝짓기 대상으로 생각을 한게 그나마 위로라면 위로겠지?"

그리고선 목을 좌우로 까딱거리자, 오독 오독 거리면서 뼈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와 동시에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후웅!

"!!"

"일단 한 숨 자라고."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달려들어 거미 괴수의 목덜미를 손날로 내리쳤지만, 이성을 잃고 본능적으로 돌변한 그녀는 고개를 내리 숙였다.

촤악! 푹!

"큭!?"

그와 동시에 거미 괴수의 어깨에서 끝이 송곳니처럼 뾰족한 거미 다리가 튀어나오면서 진우의 가슴을 찔러 넣었고, 거미의 다리는 8개라는 상식을 가지고 있던 그는 9번째 다리의 존재가 튀어나올것이라곤 예상치 못하였기에 그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푸확!

하지만, 진우는 당황하지 않으며 손날로 자신의 가슴을 찔러넣은 거미의 다리를 내리쳤고, 그녀의 어깨에서 튀어나온 거미 다리는 절반이 잘려지면서 초록색 피를 내뿜었다.

"키이이이!"

고통어린 비명을 내질렀지만, 오히려 그것을 기합성 삼은 거미 괴수는 자신의 두 팔을 원래의 앞다리처럼 변형 시키며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본래 이성적이고 냉철해보이던 그녀의 모습은 온대간대 사라지고 한 마리의 육식동물로 퇴화한 그녀의 모습에, 더이상 성욕을 느끼지 못한 진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의 가슴팍에 박혀들어간 거미 다리를 빼냈다.

"짜증나니까,"

후웅!

잠시 말문을 끊은 그는 자세를 취하며 정권을 일직선으로 내질렀다.

"!!"

거미 괴수의 본능이 반드시 이것을 피해야 한다고 소리쳤지만, 과도한 공격성또한 진우를 공격해야 한다고 하였기에, 그녀가 내린 결정은 두 팔을 X자로 교차하여 막아낸 다음에 반격을 취하는 것이였다. 하지만,

콰창! 우지직!

"키에에에에엑!"

거미 앞다리에 달려있는 칼날과 다리의 단단한 골격을 '분쇄' 한 진우의 정권은 그대로 거미 괴수의 명치를 향해 꽂혀들어갔다.

콰와아앙!

"자라고 했잖아."

정권 한방에 두 다리가 박살나고, 명치까지 얻어맞으면서 날라간 거미 괴수는 벽에 신체의 절반 정도가 꽂혀들어갔다.

"키…크……."

쉬익!

나지막한 신음성을 내뱉는 거미 괴수의 모습은 거의 그로기 일보 직전의 상황이였지만, 진우는 그대로 몸을 날리듯이 점프하여 그녀의 턱을 향해 무릎으로 힘껏 올려쳤다.

빠각! 추욱-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팔다리, 그리고 고개가 추욱 늘어지면서 정신을 잃어버린 거미 괴수의 모습에, 그녀가 기절하였는지 꼼꼼하게 확인한 진우는 짜증난다는 표정과 함께 한 숨을 내 쉬었다.

"씨벌래미…기껏 분위기 다 잡았건만 이게 뭔 일이야……."

거미의 구멍이란 구멍을 모조리 조교해보이겠다는 야심(?)과 의욕으로 가득찼었던 진우는 짜증과 희한섞인 한 숨을 내쉬며 신경질적으로 목소리를 높혔다.

"어이! 밖에 누구든지 좋으니까 마실것좀 가져다 줘! 미치도록 시원한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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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푸흡……."

"꺄하하하하~~!"

"웃지마. 나 지금 몹시 기분이 나빠."

진우와 거미 괴수가 일으킨 소란은 이미 듣고 있었지만, 진우가 개발한 뭔가 새로운 조교 방식이라 생각했었던 노아와 이실리아는 그의 입에서 나온 설명에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지…진우씨도…의외로 운이 안 따라주시네요."

박장대소를 터트린 노아와 달리 입가를 손바닥으로 숨기며 애써 웃음을 참아내던 이실리아는 툭 건들면 웃음이 터져나올 것만 같은 표정으로 위로(?) 해주었다.

"후우…가끔씩 가다 꼭 한번씩 요런 꼴이지. 그건 그렇고 하린은 어떻게 됐어?"

거미 괴수가 의식을 차릴동안 잠시동안 중앙 홀에서 이실리아 모녀와 대화를 나누기로 결정한 진우는 하린의 안부를 물었다.

"피로가 쌓여있었는지 씻자마자 곯아 떨어졌어요. 다행히 제가 그 아이에게 안도감을 준 모양이네요."

안그래도 하얀 피부가 샤워로 인해 더욱 깨끗해진 이실리아는 물기로 반짝거리는 금발을 단정하게 묶어 올린 상태로 대답하였다.

"당연하죠. 엄마가 정성스럽게 대해주는데 안도감을 가지지 못하는 사람은 인간 불신증, 그것도 최악의 최악까지 도달한 상태일걸요?"

노아는 자신의 어머니여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도 이실리아가 가진 성품과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분위기는 그 어떤 정서 불안증 환자들을 안정되게끔 만들 수 있을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페리샤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이 빌딩의 무인 방어 시스템을 해킹하고 있어요."

얼굴 보기가 힘든 페리샤는 그녀 나름대로 매우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그녀가 예상한 이 곳의 최대 거주일은 2주지만, 만약의 사태로 그 기간이 1주일이 될 수 있고, 사흘 후가 될 수도 있고, 혹은 내일 당장이 될 수 있었기에 그녀가 예상한 '만약의 사태' 를 대비하고자 무인 방어 시스템을 해킹하면서 방어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중이였다.

비록, 한국 지부의 규모가 작긴 하지만, 이 빌딩에 설치된 무인 방어 시스템은 한국에서 통하다 못해 넘쳐나는 수준의 화력을 자랑한다.

"역시 억지를 부려서라도 페리샤를 아군으로 만든건 베스트였군. 슬슬 날도 저물기 시작할 시간이니 저녁이나 먹게 내려오라 그래."

하린을 조교하면서 시간이 상당히 지나갔고,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식재료는 없어보이는데 어떻게 할까요? 밖에도 슬슬 정리되는 분위기던데 재빨리 마트라도 들를까요?"

식사는 어머니의 손맛을 자랑하는 이실리아가 도맡고 있었기에, 그녀는 재료의 공수에 대해 물어왔다.

"내가 이따가 시간 나면 찬거리좀 사올께."

"예? 어떻게 진우씨께 그런 잡일을 맡길수가……."

이실리아가 고개를 내저으며 반론을 하려 하였지만, 그는 손을 펼치며 그녀의 말문을 막았다.

"지금 사람들은 또 무슨 문제가 터질지 몰라도 주변을 경계하고 있는 중이겠지? 그 상황에서 너희들만한 미모를 가진 여성이 튀어나와봐. 단번에 시선을 끌어잡을걸? 이 몸이 꽤나 잘생기긴 했지만, 토종 한국인이니까 그나마 가장 안전하지."

좀 오글거리지만 아주 틀린말은 아니다.

게다가 진우는 대외적으로 악행을 할때는 반드시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에 얼굴이 가장 덜 팔린 인물이였다.

"예. 알겠어요. 그럼 필요한 재료를 적어 드릴께요."

"그럼 나는 그동안 그 거미년 상태좀 보고 올께."

거미 괴수가 언제 폭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갈 수 없다고 생각한 진우는 다시 몸을 일으키며 거미 괴수를 잡아둔 조교실로 향하였다.

벌컥-!

그녀의 폭주를 생각하면 또다시 열불이 터져나오는 그는 힘있게 문을 열었다.

'음? 분명히 여기에 꽂혀져 있어야 하는데?'

자신의 정권으로 몸의 절반 정도가 벽에 꽂혀 있던 그녀의 모습이 온대간대 없이 사라져 있자, 재빨리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어라? 쟤는 왜 저기에 있데?'

이미 정신을 차려서 어디론가 숨었다고 생각했건만, 거미 괴수의 모습은 예상외로 쉽게 찾아냈다.

어느새 하반신이 인간의 형태로 변신한 그녀는 무릎을 끌어안으며 조금 불안한듯한 표정과 함께 작게 떨고 있었던 것이다.

============================ 작품 후기 ============================

솔직히 까고 말하자면 저는 주인공을 괴롭히려는 속성과 먼치킨을 원하는 속성 둘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강하되, 절대로 그 행보를 순탄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하죠. ㅎㅎㅎ

어쨌든 소프트하게 거미의 구멍을 즐겼으니, 다음편부터 미디엄하게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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