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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완료)
"으…으음……?"
아이리는 눈을 뜨면서 어지러운 머릿속을 정리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일단 자신이 있는곳은 아까전까지 감금되어 있던 지하실임은 분명하다.
탁…….
그녀는 본능적으로 아무 생각없이 몸을 일으켰다.
'잠깐……. 일어났다고?'
이상한 분홍색 연기가 일어나기 전까지만해도 쇠사슬로 칭칭 휘감긴 상태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했었던 그녀는 본능적으로 머리가 맑아졌다.
재빨리 자신의 몸을 확인한 아이리는 자신을 옭아매던 증오스런 쇠사슬이 사라졌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어째서 알몸인지는 모르겠다만.
'탈출의 기회다!'
어째서 자신을 제압한 쇠사슬을 풀어냈는지, 그리고 어째서 알몸이 된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찌됐간에 지금이야말로 탈출의 찬스였다.
그렇게 그녀가 허리를 낮추며 기민하게 몸을 움직이려던 순간.
"이런, 그러면 안되지. 멈춰."
꾸욱--
"!!?"
순간, 자신의 뒤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와 동시에 몸이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멈추게 되자, 깜짝 놀란 아이리는 반사적으로 뒤쪽을 바라보았다.
"나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
희망을 갖는 자신을 농락하려는 진우의 속셈에 분노를 토해낸 그녀는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려 하였으나, 전력을 다한 저항은 몸을 부들부들 떨게 하는것 외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즐겁게 지켜본 진우는 낮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큭큭큭. 아까 일어난 분홍색 연기 기억나지? 그건 일종의 최면 가스다."
"최면 가스……?"
"그래. 그리고 너는 나의 최면에 세뇌되어 나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인형에 불과하지."
"웃기는 소리 하지마! 그딴 최면이 세상에 존재할리가 없……!"
"아이리, 자신의 머리를 주먹으로 후려쳐라."
아이리의 말을 끊은 진우는 그녀를 향해 명령하였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팔이 옆머리를 향해 날라들었다.
퍽!
"큿!?"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스스로를 자해하는 움직임으로 인해 고통을 받은 그녀는 깜짝 놀라면서 신음성을 흘렸다.
"크하하하하하핫! 어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움직이는 느낌은!?"
"마…말도…안 돼……. 이런 최면이 존재할리가……."
일본 미연시 게임중에서 최면을 이용하여 여성을 농락하는 스토리의 게임들이 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전부 비현실적인 망상이다.
애초에 최면을 이용해 기억을 지우는건 무리고, 최면을 통해 능욕을 할 순 있어도 최면이 풀리면서 모두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는 언제나 '철컹철컹' 이다.
참고로 마인드 컨트롤 능력자는 최면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지배하는 것이니 세뇌와는 상관없다.
어쨌든간에 아이리 또한, 최면에 의해 일시적으로 상대방의 행동을 제한하거나 유도할 순 있어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일 수 있는 세뇌 능력은 지금까지 듣도보도 못하였다.
'당연하지. 왜냐하면 애초에 세뇌같은게 아니니까.'
진우를 포함한 그의 일행에서는 그 누구도 마인드 컨트롤 능력자가 최면에 관련된 능력자가 없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정답은 천장에 달라붙어있는 리엘루스가, 기절한 아이리의 몸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얇고 미세하지만 단단한 거미줄로 옭아매고 조종하기 때문이다.
지금 아이리의 몸은 겉으로 보이지만 않을뿐, 거미줄로 된 옷을 입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그렇기 때문에 옷을 벗어서 거미줄의 존재가 들통나지 않게끔 알몸 상태로 만들어낸 것이다.
여기서 리엘루스가 가진 또 하나의 능력이 발견되었는데, 그것은 자신의 기척을 지우고 주변 환경에 동화되는 능력이다.
지금 그녀의 모습은 지하실 천장의 색깔과 거의 완벽하게 동화되어 있었고, 진우는 그녀의 존재를 알면서도 기척이 느껴지지가 않았다.
조용한 사냥꾼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거미가 가진 특성인 것이다.
물론, 괴수화 되면서 주변의 색상과 동화되는 능력을 얻었겠지만, 어쨌든간에 리엘루스는 진우의 명령에 따라 10개의 손가락에 걸린 거미줄을 조종하여 아이리를 조종하는게 이번 트릭의 진실이다.
'본인이 아무리 완강히 저항해도 몸은 자신의 의지대로 따르지 않는 상황.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저항을 할 의지를 느끼지 못하면서 빠르게 저항심이 붕괴되고 모든걸 포기하게 될거야.'
몸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고,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해야 하는 상황.
몸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의에 의해 움직인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의지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으면 짜증을 내거나, 낙담을 한다.
그런데 손가락, 팔 하나 움직이는것조차 자신이 아닌, 증오스런 인간에 의해 움직인다면?
그야말로 1분 1초가 지옥에 있는듯한 괴로움과 고통을 맛보게 되리라.
이것이 리엘루스를 조수로 체택한 이유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조수인 하린은…….
끼이익-
휘잉! 쿠쿵!
"다녀왔어요. 이게 전부죠?"
바람의 힘으로 진우가 만들어놓은 여러가지 조교 도구들을 문 안으로 들여보내며 모습을 드러냈다.
"응? 드디어 깨어나셨네?"
"하린……? 네가 어째서……?"
조금전만해도 신음성을 흘리며 괴로워하던 하린이 모습을 드러내자, 아이리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다가 이내 어떤 결과에 도달하였다.
"흥. 결국 미개한 조센징 따위는 어쩔 수 없었나보군. 자신을 범한 남자에게 달라붙어 아양이나 떨어대는 꼬락서니라니."
"!!"
그녀의 도발에 하린은 발끈해하면서 뭐라 말하려 하였지만, 진우로부터 모든 계획을 듣고 확인한 그녀는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래, 어차피 가축이 될 년의 도발을 일일이 반응하지 않아도 돼. 게다가 어차피 이쪽이 일방적으로 공격할테니까.'
아이리를 향해 다가간 하린은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그대로 팔을 힘껏 휘둘렀다.
짜아악!
'우와아…제대로 맞았네…….'
지하실이라서 소리가 울린것도 있지만, 하린의 손찌검에는 증오와 분노가 들어간 무거운 일격이 있었다.
"이게!"
"아이리, 움직이지마."
뚝!
아이리는 반사적으로 그녀를 향해 달라붙어 반격을 가하려 하였지만, 진우의 명령과 동시에 천장에 달라붙은 리엘루스가 거미줄에 힘을 주면서 아이리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였다.
"이…이익……!"
짝! 짜악! 짝!
일방적으로 이어지는 하린의 손찌검.
아이리는 당장에라도 그녀의 손을 막고 반격하고 싶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거미줄들에 의해 묶여있는 그녀는 그야말로 꼭두각시에 불과하였다.
짝! 짝! 짝!
"아윽! 카학!"
아무리 이능력이 사라졌다해도, 기본적으로 하린보다 신체조건이 우위인 아이리는 일방적인 폭력에 울분을 토해내듯이 신음성을 내질렀다.
그렇게 사정없이 손찌검을 날리던 하린은 어느정도 분이 풀린듯이 거리를 벌리며 살짝 가쁜 숨으로 씩씩거렸다.
'이정도로는 아직이야. 지금부터 네 년을 밑바닥부터 망가뜨려주겠어.'
진우는 하린에게 진정한 복수가 무엇인지 알려주겠다며 회유했었고, 그녀는 그것을 거부하였다.
하지만, 그에게서부터 아이리를 어떻게 조교할지 상세한 브리핑을 들은 하린은, 그 때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 때 손을 잡았다면 그런 고통과 공포에 물들어서 고생하지 않아도 되었고, 이실리아와 좀 더 빨리 함께 할 수 있었으리라.
'잡념은 여기까지 하자. 지금은 이 년에게 복수를 하는게 우선이야.'
하린은 잡념을 털어낸 눈빛으로 아이리를 향해 다가갔다.
"어때? 옴짝달싹도 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고통은?"
양 볼이 붉어진 아이리는 이를 박박 갈면서 적의를 드러냈지만, 손가락조차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그녀로선 그것만이 한계였고 전부였다.
"나를 우습게 보지 마라, 풍사……! 겨우 이정도 고통으로 나를…흐큿!?"
순간, 하린이 갑자기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쯔즛--
음부의 꽃잎과 하린의 섬세한 손가락이 만나면서, 부드럽다못해 연한 아이리의 꽃잎이 약간 기이한 소리를 자아냈다.
"무…무슨짓을 하려는거…꺄악!?"
쯔윽!
갑작스런 하린의 공격에 깜짝 놀란 그녀는, 손가락이 자신의 음부 안으로 들어오자 깜짝 놀라며 비명을 내질렀다.
"푸훗! 꺄악이라고? 너같이 선머슴같은 년도 그런 비명을 지를줄 알았나보네?"
하린은 그녀의 음부 안쪽으로 손가락을 밀어넣다가 얇은 막같은 무언가에 의해 더이상 들어가지 못하였다.
"이게 처녀막이라는거구나? 만져본건 처음인데…생각보다 말랑한 느낌인걸?"
"크…크읍……!"
하지만, 아이리는 생각보다 빠르게 평정을 되찾았다.
'그래, 어차피 여기에 갇힌이상 처녀막이 빼앗길거라곤 예상했었어……. 일본 제국의 사무라이가 가진 정신력을 보여주마!'
자신의 처녀막을 찢으면 꺅꺅대며 울부짖을거라고 예상하는 하린의 모습에, 더더욱 마음을 다잡은 그녀는 단단한 이물질이 들어온 불쾌감에 의해 표정을 찡그리며 입을 꾸욱 다물었다.
'나의 처녀는 쿄스케씨에게 주고 싶었는데…….'
한가지 안타까운점이 있다면 사랑하는 애인에게 처녀를 주어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쿄스케 뿐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였다.
============================ 작품 후기 ============================
솔직히 말하자면 한동안 멍해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장면이 한번에 날라가니까 어디서부터 감을 잡아야 할지 몰라서 당황해 했거든요.
게다가 최대한 가볍게, 그리고 최대한 잔혹하게 느낄 수 있는 타협점을 찾느라 고생좀 했습니다;;
아마 파리편을 보셨다면 너무 라이트하다 느끼시겠지만, 여기서 연재할려면 이정도밖에 안될것 같아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