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182화 (182/923)

0182 / 0923 ----------------------------------------------

3장

"고옹~ 고옹~ 치일~ 빵~!"

탕!

총구를 여기저기 천천히 오른쪽 방향으로 겨누다가 갑작스럽게 왼쪽방향으로 겨눈 진우는 방아쇠를 당겼다.

팍!

"히익!"

"으아악!"

"으악!"

20대 초중반쯤 되어보이는 젊은 남자는 자신의 얼굴 옆에 틀어박히는 총탄에 몸을 움츠리면서 짧은 비명소리를 토해냈고, 그의 좌우에 있던 두 명의 남녀는 팔을 올리며 으악 소리를 질러냈다.

공포심으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비명 소리를.

"캬하~ 역시 인간의 적응력이라는건 무시 못한다니깐."

진우는 정확한 타이밍에 으악 소리를 내는 승객들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는듯이 웃어보였다.

이미 탄창 하나를 다 비운 그는, 처음과 달리 '빵' 의 대상이 된 상대가 신음성을 내뱉으며 공포에 질려도 실금하지 않는 모습과, 무조건 꽥꽥 소리 지르며 난리를 피우는 승객들의 모습에 감탄사를 내뱉던중, 기장실에 있던 페리샤가 다가오면서 입을 열었다.

"주인님, 무전 신호가 울리고 있습니다."

"응? 그래? 과연 내 정체를 알아냈을려남~?"

영화에서 협상가들이 범죄자와 협상할때는 가장 먼저 범죄자의 정체, 범죄기록같은 신상정보를 가장 먼저 알아내는 모습을 봤었던 그는 자신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안간힘을 썼을 에드 리의 고충이 충분히 예상되었다.

"자, 그럼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질테니 다들 푹 쉬어두세요~ 다음에는 좀 더 재미난 게임과 함께 돌아올께요~"

그가 다른 게임을 들고 등장하겠다는 말에 승객들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눈치가 느린 몇몇은 대체 어째서 자신들에게 이런 짓을 하는건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었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진우가 자신들을 장난감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차라리 평범한 테러리스트에게 인질이 되는것이 더 편할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올 정도이니 이미 할 말 다 한셈이다.

그러한 인질들의 반응을 즐기고 있던 진우는 기분좋은듯이 총을 빙글빙글 돌리며 기장실로 돌아왔다.

"기장 아찌, 잘 하고 있었쪄?"

"예, 예?"

갑자기 말을 갓 배운 아기들같은 목소리와 발음으로 자신을 향해 물어오자, 기장은 오히려 되묻는듯한 어조로 대답하고 말았다.

"주인님이 나가신 이후론 쓸대없는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어이쿠~ 그렇게만 하고 계세요~ 지금처럼 우리 말만 자알~ 따르면 내가 언제 하이재킹 당했는지 모를 정도로 편안하게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교섭측의 사람이 자신의 말을 씹었다는 이유로 부기장의 관자놀이에 총알을 박아넣었던 일을 기억한 그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목숨이 언제든지 허망하게 날라갈 수 있을 정도로 가볍다는걸 알고 있었기에 공포에 벌벌 떨고 있었다.

"자, 그럼 다시 한번 재미나고 씐나게 놀아보실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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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어~ 내 정체에 대해서 알아보셨나? 시간은 충분히 든걸로 아는데 말이야.-

"……."

에드 리는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을때마다 분노가 치솟아 오르는것을 느꼈지만, 범죄자의 말 하나하나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면 교섭가로서의 자질이 모자라다는 뜻이나 마찬가지.

그는 베테랑 교섭가 답게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그쪽의 이름과 관련된 사건이 전무하더군."

-에? 진짜? 제대로 찾아본거 맞아? 내가 '이거' 하기전에 꽤 큰거 한방 제대로 터트리고 떴는데?-

상대방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진한 아쉬움에, 에드 리는 머릿속으로 정체 불명의 범죄자나 뚜렷하지 못한 범죄 기록을 머릿속에서 떠올려봤으나, 역시나 그 중에서 신빙성있는건 존재하지 않았다.

-뭐, 상관은 없어. 어차피 오늘자 이후부터 댁의 뇌리속에 똑똑하게 내 이름과 조직명이 박혀들테고, 인터폴의 수배 목록이 올라갈테니까. 캬아아~~! 국제 지명 수배자! 역시 큰 물의 스멜은 췩오라니까!-

마지막의 말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어쨌든간에 인질의 확보, 시간 벌기를 위해 에드 리는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일단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건데, 인질들에겐 손을 대지 말아주게. 굳이 그 사람들을……."

-응? 아아~ 괜찮아 괜찮아. 나는 미리 인질들에게 확실하게 경고를 했거든. 갑자기 일어선다? 죽는다. 갑자기 의자에서 이탈한다? 죽는다. 내 부하들이 여자들이라서 닥돌한번 해볼만하다? 곱게는 안죽일테니까 해볼려면 해보시던가. 어때? 이 정도면 무리한 경고는 아니지?-

'부하들이 전원 여성이라…….'

그렇게 또 하나의 정보를 얻어낸 에드 리였지만, 치우의 부하들이 전원 여성이라고 해서 방심하지 않았다.

강력한 이능력만 가지고 있으면 여성과 남성의 신체적인 구조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기 때문이다.

그 때, 한 남자가 에드 리에게 다가와 무언가를 종이에 써 보였다.

'특수 부대가 준비 되었습니다.'

끄덕 끄덕

온갖 테러를 대비하여 훈련된 베테랑 UN 특수 부대원들과 중국 정부쪽으로 보낸 협조 공문을 통하여 수송 비행기의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신호를 받은 에드 리는, 치우의 신경을 이쪽으로 돌리기 위해 일부러 한 발 물러서는듯한 어조로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대화하였다.

"그정도야 당연한 일이지. 그런데 말인데, 아까전에 부가적인 목표가 또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쪽에서는 그쪽의 요구 조언이 너무 심하지만 않으면 들어주고 무사히 이 사건을 끝내고픈 의향이 있다네."

당연히 거짓말이다.

만약, 정말로 그렇게 한다면 중국은 테러리스트의 요구에 굴복한 국가가 되어 온갖 범죄자들의 돈줄로 격하하게 되어버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 그럼 치킨좀 배달해줄래? 아, 나는 반반 무마니다.-

"…뭐?"

지금까지 온갖 테러리스트들의 요구를 들어봤지만, 살아생전 이런 요구 사항은 처음이였다.

-지금쯤 슬슬 특수 부대가 출동하거나 출동 준비를 완료했을거 아냐? 그러니까 오는 길에 치킨도 같이 가져오라고. 일단 총질하기 전에 사이좋게 치느님 뜯어먹고 시작하는게 사이 좋아보이잖아? 큭큭큭!-

"……!!"

에드 리는 전에도 느꼈다시피 치우가 제대로 된 정신을 가진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제정신이 아니지만 베테랑 테러리스트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일반적인 테러리스트라면 '특수 부대가 오기만 해 봐! 그랬다간 인질들을 모두 죽여버릴꺼야!' 라고 협박하면서 특수 부대의 개입 자체를 막으려 하는데, 치우는 오히려 오는 길에 치킨까지 가져오라는 말을 하는것이 아닌가?

-그리고 댁들이 들어올 수 있게 화물칸은 비워두지. 함정은 없으니까 마음껏 들어와도 좋아.-

'뭐지? 이 놈은 대체 정체가 뭐야?'

게다가 가면 갈수록 하는 가관이다. 아예 이쪽의 공간까지 확보해준다고 하니 제정신이라면 절대 일어날 일이 아니였다.

'함정이다. 놈은 고도의 심리전으로 이쪽의 혼란을 부추키고 있어!'

마치 가위바위보를 할때 '나는 가위를 낼거야! 무슨 일이 일어나도 가위다!' 라고 말하면서 상대방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드는 유형이다.

평범한 테러리스트와 다른 요구사항, 이쪽에서는 생각치도 못하는 교란 작전은 치우가 고도의 심리전을 사용하는 베테랑 테러리스트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특수 부대라니? 그쪽이 인질을 죽일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런 수단을 다짜고짜 강행하겠나?"

하지만, 치우가 베테랑 테러리스트라면 에드 리 또한 수백명의 범죄자들과 교섭을 진행해온 스페셜리스트다.

이쪽의 계획이 발각되면서 다른 사람들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였으나, 그는 혼자서 평정심을 되찾고 목소리의 흔들림도 없이 대꾸하였다.

-그으래에? 특수 부대는 없다 이 말이지?-

"그래. 이쪽은 인질의 안전이 최우선이니까."

-이거 아깝게 되었네? 특수 부대를 보내도 괜찮다고 말하려 했는데 말이지.-

"괜찮다고?"

-당연히 파견된 특수 부대의 목숨은 어쩔 수 없다만, 인질의 목숨은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말해주려 했거든.-

"특수 부대를 보내도 인질의 목숨에는 영향이 없다, 이 말인가?"

-그럼그럼, 나는 관대함의 표본이거든. 공자가 와도 나의 관대함에 오체투지를 할 정도지. 그러니까 특수 부대를 출동시키려면 출동시켰다고 말하는게 좋을거야. 만약, 보내지 않았다고 말해놓고선 보낸다면 인질의 숫자가 절반으로 줄어들테니까.-

세계 4대 성인중 한 명인 공자보다 관대하다는 테러리스트의 발언에, 에드 리는 헛웃음을 지을뻔 하였으나 뒤이어 들려온 그의 협박에 마른침을 삼켰다.

'제기랄…이 놈은 역시나 보통놈이 아냐!'

요약하자면 특수 부대가 출동한걸 알려주면 인질의 목숨은 살려준다, 대신에 보내지 않았다고 거잣말을 하면서 뒤통수를 치면 인질을 죽이겠다.

특수 부대를 보내서 인질의 확보와 테러리스트들의 사살을 당연시 여기고 있던 에드 리는 상대방이 심리전의 고수라는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나는…….'

테러리스트의 말을 믿을것인가, 사건을 끝내기 위해 거짓말을 할 것인가.

'이런! 이대로 가면 녀석의 페이스에 휘말리는거다!'

자신의 마음속에 깃들어진 혼란을 자각한 에드 리는 재빨리 마음을 가다듬으며 자신을 주시하고 있던 담당자를 향해 손짓을 보냈다.

'출동시켜라.'

끄덕끄덕

더이상은 대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그는 특수 부대가 출동한 사실을 모르도록 시선 끌기에 집중하기로 결정하였다.

보통의 테러리스트였다면 모든 정성을 다해서라도 설득하고 교섭하면서 어떻게든 인질의 안전을 확보했겠지만, 지금 무전기 너머에 있는 범죄자는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미친놈이였기에 교섭의 여지를 찾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쪽의 입장은 똑같다. 애초에 하이재킹 당한 비행기에 특수 부대원을 침투시키는것도 힘들고, 위험도가 너무 높으니까. 그쪽의 요구 조건을 말해준다면 들어줄 요량은 있다."

-흐음…….-

치우는 흥이 사라진듯한 콧소리를 냈다.

'아쉬워하고 있어?'

수많은 범죄자들의 미약한 어조를 통해 상대방이 긴장하고 있는지, 화를 내고 있는건지 알아낼 수 있는 에드 리는 상대방이 실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뭐, 그렇다면 그렇겠지. 대신, 감히 내가 기회를 줬는데도 뒤통수를 친다면 아까전에 말했듯이 인질의 절반을 죽여버리겠어. 그것도 이 무전기에 비명이 울려퍼지게끔.-

"…다시 말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것이다. 그보다 다른 요구 사항은 없나?"

-흐음…….-

처음으로 치우의 말문이 막혔다.

아니, 정확히는 말문이 막힌게 아니라 무언가를 생각하는듯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뭐, 그렇다면 일단 인질 한명당 10만 달러로 계산해볼까?-

'좋아! 드디어 놈을 끌어내렸다!'

아무리 심리전을 펼친다해도 결국 테러리스트는 테러리스트.

에드 리는 미친놈처럼 연기하던 치우가 돈을 요구함으로서 일반적인 테러리스트와 다를바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였다는것에 기뻐하면서도 그 흥분감을 목소리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차분하게 교섭을 해 나갔다.

============================ 작품 후기 ============================

아니...님들 제정신이세요?

제가 누누이 말했잖아요. 이 소설은 '작가의 전형적인 자딸용 소설' 이라고. 한 10번은 더 말한듯 싶군요.

제가 말하기 뭣하지만 이 소설은 작품성이 없어요. 그냥 작가가 욕구 불만을 해소하고자 자딸용으로 쓰는 것 외에는 용도가 없단 말입니다.

그런데 조아라 선작수가 만단위가 되어버렸어!!

작가가 자기 글 필터링좀 쳐주고 높게 봐주는건 당연한건데, 이건 내 기준치를 훨씬 넘었어요!

처음 연재했을때는 '선작? 한 5천쯤만 넘으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는데(전작 두개 모두 5000의 벽을 깨지 못함) 어느새 그 두배가 되어버렸단 말입니다...ㅎㄷㄷ...

아니, 내가 여자면 '하악하악 여자가 쓴 야설 하악하악' 이라고 이해라도 하지, 자위로는 분출하지 못하는 어두운 욕망을 소설로 분출하는 딸쟁이의 글이 그토록 보고 싶단 말입니까?

저 은근히 압박감에 약한 남자예요. 왠지 기대 이상으로 기대 받고 있는것 같아서 무서워요;;

PS:선작수가 내려가야 안심하고 즐거워하는 또라이같은 작가가 있다니! 그런데 그게 나라는게 참 기분이 묘하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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